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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퀴 님의 서재입니다.

마두의 제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아퀴(AQUI)
작품등록일 :
2012.10.17 02:47
최근연재일 :
2012.10.17 02:47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228,203
추천수 :
1,118
글자수 :
120,300

작성
12.02.01 16:26
조회
6,105
추천
33
글자
8쪽

마두의 제자 [21]

DUMMY

그 시각 정아는 매우 난처한 상황이었다.


'이거 생각보다 훨씬 만만치 않은데.'


만만할 리가 없지. 지금 그녀의 상대는 육대세가 중 하나인 하북팽가의 무사들이지 저잣거리의 삼류무사들이 아니었다. 팽가 무인들의 진영에 홀로 뛰어들다니, 보통 무인이라면 죽으러 가는 것과 다름없는 일이다. 물론 그녀는 일개 무인과는 거리가 많이 멀기는 하지만...


"아가들 사랑싸움 때문에 이 고생이라니."


정아는 날아오는 도격(刀擊)들을 받아넘기며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신세한탄을 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너무 꼴사나운 상황이었다.


'이건 나답지 못해!'


울상을 지었지만 후회는 항상 늦는 법. 고개를 저으며 그러한 생각을 단숨에 날려버렸다. 원래 담아두는 것과는 거리가 먼 호탕한 성격이었다.


빽빽하게 모여든 무인들 사이사이로 그들의 어깨를 디딤돌 삼아 날아오른다. 귀식대법과 그녀의 빠른 몸놀림을 활용하면 아무리 숫자가 많아도 진영을 헤집어 놓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사실 적들이 많아도 한번에 상대해야 하는 숫자는 열명이 채 되지 않는다. 합격(合擊)이라는 것이 무한한 다수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한명에게 달려들 수 있는 숫자는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경지를 넘어서면 화살조차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절정 고수들에게 일대 다수의 싸움은 생각만큼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는 수백, 수천명을 홀로 상대했다는 수많은 전대 고수들이 증명해 온 사실.


무림인 간의 대결에서 고수는 단 한명으로도 전황을 바꿀 수 있지만 하수는 아무리 숫자가 많아도 장애가 되지 못한다. 게다가 그녀의 생각대로 팽지창이 데려온 병력은 호위라는 구색을 맞추기 위한 것으로 초일류의 고수들이 포진된 병력은 아니었다. 또한 팽지창의 생포 명령으로 팽가의 무인들은 그녀에게 살초를 가하지 못했고, 덕분에 그녀는 아슬아슬하게 무인들 사이를 헤쳐나갈 수 있었다.


빽빽하게 모여든 무인들의 무리가 마치 바위를 만난 물길처럼 일렁인다. 그녀는 다가오는 도격을 받아친 후 그 반발력을 이용하여 밤하늘을 향해 날아올랐다.


열천창아(裂天槍牙)! 분천귀도(分川鬼道)


그녀의 창이 달빛을 반사시켜 밤하늘에 그림을 그린다. 하늘을 찢는 어금니라는 그 이름처럼 그녀의 창격에 앞길을 막고 있던 무인들이 찢어지듯 양쪽으로 갈라졌다.


"그래도!! 너무 많아!!"


정아는 한린이 어서 작전을 끝내기만을 기원하며 날카로운 비명을 질렀다. 역시 쪽수에는 장사없다고 그녀는 차츰 다수의 병력이 만들어내는 올가미 속으로 빠져들어가고 있었다.



그 모습을 아주 멀리서 바라보며 어쩔 줄 모르는 사내가 있었으니, 우리의 명탐정 귀보 되겠다.


낭황의 부하들을 쫓아 석가장에 잠입한 그는 어제 낮 연무장에서 가장 먼저 대련에 나선 검은창을 발견하고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역시! 모든 것은 이어져있는 것이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낭황과 검은창이 한 패일수도 있겠다는 새로운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그녀를 주위깊게 관찰했다. 그녀는 무인처럼 보이지는 않는 청년과 함께였다.


'저 청년이 연락책인 모양이군'


그의 예리한 해결사적 통찰안은 단번에 모든 상황을 파악했다. 그리고 그녀가 낭황과 접촉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밀착 감시를 늦추지 않았다. 그는 작전중에는 뒷간에도 가지 않는다. 그는 일주일동안 단 한번도 해결하지 않고 참을 수도 있는 최고의 해결사니까.


하지만 그 귀신같은 년은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다. 눈치채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방법을 찾아야 한다. 역시 그는 행운의 사나이! 마침 그들이 머물고 있는 방앞에서는 작은 연못이 하나 있었다.


"저 곳이라면 뒷간에 갈 필요도 없다!"


그는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그는 천기를 읽는 도사, 모든 것은 그의 예측대로. 아니나 다를까 밤의 어두움을 틈타 두 사람은 석가장을 빠져나갔다. 그것도 석가장의 금지옥엽을 납치해서!


이러한 사실을 목격한 귀보는 아름다운 여인을 구하기 위해 그의 붉은 용곤을 곧추 세우려고 했으나...


"도대체 저놈들 뭐하는 거야?"


지금 그는 알 수 없는 상황으로 혼란에 빠져있는 중이었다. 왜 저 귀신같은 년이 혈혈단신으로 팽가의 진영으로 진입한단 말인가. 귀보는 차선책으로 석소희를 납치한 청년을 쫓았으나 청년은 귀보가 쫓아갈 수도 없는 표홀한 신법으로 팽가의 진영 더욱 깊숙히 들어가버렸다.


"뭐하는 거지? 설마 무림맹의 일원인 팽가도 저들과 한패인가? 그나저나 검은창이 위험하잖아! 귀신같은 년이 팽가에 잡혀버리면 곤란한데..."


그는 도통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천기를 읽는 그 조차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라니. 그래서 그는 볼 일이 급한 토끼마냥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결코 이틀 간 뒷간에 가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때마침 소희와 함께 진영을 벗어나던 한린은 곤경에 처한 정아를 발견했다. 소희를 안고 있지 않은 왼손에 내력을 집중하자. 순식간에 한손 위에 왼팔에 수개의 빙환이 생겨난다. 소희는 냉기를 이용해 보석같은 구슬을 만드는 신기한 무공에 깜짝 놀랐다.


발탄(發彈)!


한린이 내공을 주입하자 빙환들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쏘아져나간다. 빙환은 팽가의 무인들에게 커다란 피해를 입혔지만 수많은 병력에 둘러싸인 정아를 돕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어쩌지...'


그의 얼굴에 난처한 빛이 떠올랐다. 본격적으로 정아를 도와 벗어나야 하는데, 오른팔에 석소희를 안고있는 터라 난감했다. 한린의 등장을 알아챈 팽가의 무인들이 거리를 좁혀온다.


게다가 매사에 꼼꼼한 그의 두뇌는 여기서 팽가의 무인들에게 소희를 보였다가는 이후에 더 곤란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아를 이대로 두고 볼 수도 없는 것도 사실. 쾌풍변천을 이용해 무인들의 공격을 피하면서 그는 해결책을 찾으려 애썼다.


한린이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망설이는 찰나... 갑자기 정아의 앞으로 붉은 복면을 쓰고 붉은 두건을 동여맨 정체불명의 괴한이 등장했다.


"정의의 사도! 육봉달(肉棒撻) 등장!!"


외침과 함께 붉은 몽둥이가 마치 번개처럼 강하게 대지로 내리꽂히자, 폭발과 함께 어마어마한 내공의 폭풍이 진영 한가운데을 휩쓴다. 자칭 정의의 사도는 당연히 자칭 무림맹 최고의 해결사 귀보다.


한린은 갑작스럽게 일어난 폭발에 소희를 보호하며 신속하게 상황을 살폈다. 정체불명의 사내의 등장과 엄청난 내공의 폭발로 일대의 무인들이 적잖게 당황하고 있었다.


"저 자는 누구지?"


내공의 양으로만 보면 그를 훨씬 웃도는 고수의 등장이었다. 귀보는 초식과 무예 자체는 일류의 수준이지만 50년 가까이 선천양기를 소모하지 않고 내공화 하였기에 무림맹 내에서도 손꼽이는 내공을 지니고 있었다. 아 동자공의 위대함이여. 하지만 그 사실을 모르는 한린은 그를 거의 십존에 필적하는 고수라고 평가했다.


'상황이 너무 안좋다. 어쩌면 목숨을 걸어야 할지도..."


이렇게 한린이 목숨 건 각오를 하고 있을 때, 의문의 괴한의 외침소리는 그를 공황상태에 빠뜨렸다.


"귀신 2호! 도우러왔다. 지금은 서로를 위해 사사로운 감정은 접어두지."


응? 뭐지?? 귀신 2호???


"누님의 동료인가?"


"동료 같은거 아냐!!!"


폭발을 틈타 빠져나온 정아가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빽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는 황급히 한린의 손목을 잡아끌었다.


"얼른 달아나자."


"엇! 그래도 우리를 구해준 거 아닙니까? 저렇게 두고 가면..."


"괜찮아. 저 놈은 반(半) 신선이라 안죽어."


"네? 신선이요?"


한린은 여전히 당황스러웠지만 이럴 때일수록 동작은 신속했다.


그의 등 뒤로 나 혼자 두고 가면 어떡하냐는 처량한 외침소리가 들려왔다.






-


작가의말

아이콘을 달았습니다. 또 아이콘 다는 김에 필명도 바꿨습니다.
순 우리말로 '끝마무리를 잘하는 사람' 정도 되겠네요. +++
그렇습니다. 이것은 완결을 향한 굳은 의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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