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룡제 [00]
"자네, 신룡(神龍)이라고 들어봤나?"
작금의 무림은 두 사람만 모이면 신룡을 입에 올렸다. 갑甲이 말했다.
"그럼, 알다마다 남궁세가의 소가주 남궁태를 말하는 것 아닌가. 요즘 모두가 그 젊은 청년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듣기로는 남궁세가 역사상 가장 뛰어난 기재라고 하더군."
을乙이 말했다.
"사람들이 모두 난리야. 한 시대의 주인이 될 만한 자질을 가졌다고 말이야. 나도 먼 발치에서 그 무위를 본 적이 있지. 엄청나더군. 앞으로 펼쳐질 무림의 주인은 십중팔구 그의 것이 되리라고 보네."
잠자코 듣고 있던 병丙도 코웃음을 치며 덧붙였다.
"뭐 그렇게 당연한 소리를 하는가. 곤륜의 태로군泰爐君이 인정한 재능이라면 말 다했지. 뛰어난 재능을 가진 아이가 무림제일세가라는 남궁세가의 장자로 태어났으면, 최고의 재능이 더할나위없는 환경과 만난 셈이지 않은가. 그가 최고가 되지 않을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아니지 거기에 최고의 무공도 손에 넣었으니 천운을 타고났다고 봐야지."
정丁 역시 자신이 알고 있는 바를 털어놓았다.
"제왕무적검강을 말하는 것이군. 오직 남궁세가의 가주들에게만 전수된다는 무림 제일의 검공. 이미 그는 남궁세가에 창궁무애검을 대성하고 제왕무적검강을 익히고 있다는 소문이야."
"하하하하. 신룡! 그야말로 신룡이구만!"
네 사람은 입을 모아 신룡의 등장을 반겼다.
절대적 강자 없이 열명의 지존들이 무림의 패권을 놓고 경쟁하는 혼란한 상황이다. 이러한 와중에 절대적 자질과 배경을 가진 강자의 등장은 천하제일인을 선망하는 많은 사람들의 기대감을 고취시키기에 충분했다.
신룡 남궁태
재능과 미모, 가문과 무공을 모두 가진 호운아의 등장. 처음엔 모두가 그에게 시기와 질투를 느끼다가도 결국 그 행보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아 그런데, 그 신룡에게 동생이 하나 있지 않던가?"
갑자기 갑이 문득 생각난 듯 화제를 돌렸다. 이에 관해선 을도 들어본 바가 있었다.
"소문에는 안하무인에 후안무치한 풍류공자라고 하던데. 어찌 같은 가문에서 태어났으면서도 그 형과 그리도 다를꼬?"
병이 손사래를 쳤다.
"그런 소리 말게! 그 동생이라고 처음부터 그랬겠는가. 형의 그늘의 가려져 빛을 보지 못하는 게지. 예전에는 그럴듯한 별호도 있었던 것 같은데, 도통 기억이 나지를 않는군."
남궁세가의 핏줄이라면 재능이 없지는 않은 터인데, 너무 뛰어난 형 때문에 이름을 얻지 못하다니. 네 사람은 안타까운 마음에 혀를 찼다. 결국 정이 끌끌거리는 웃음을 지으며 이 대화를 마무리했다.
"알게 뭔가. 그 형이 신룡이니, 그 동생의 별호는 신룡제神龍弟 쯤 되겠지."
이것은 신룡이 아닌 신룡제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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