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아퀴 님의 서재입니다.

마두의 제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아퀴(AQUI)
작품등록일 :
2012.10.17 02:47
최근연재일 :
2012.10.17 02:47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228,196
추천수 :
1,118
글자수 :
120,300

작성
12.01.23 21:53
조회
8,320
추천
35
글자
8쪽

마두의 제자 [9]

DUMMY

한린에게는 소름끼쳤던 그 밤도 벌써 나흘이 지났다. 표행길은 이제 하북을 벗어나 하남으로 향하고 있었다.


이른 새벽.


집 떠나면 고생이라고 그 흔한 녹림패 한번 마주치지 않는 표행길이지만 그래도 그 여정이 고단하지 않을 리는 없다. 비록 천천히 봄이 오고 있었지만 아직 밤은 길었다.


아직 묘시도 되지 않았으니 고요한 시간이었다. 게다가 험중한 산속이라면 사람의 발길이 닿을리 없었다. 폭포수의 찬 물안개가 달빛을 받아 별처럼 반짝였다.


그 앞에 홀연히 서있는 사내는 한린이었다.



한혈수도(寒血手刀)


월음빙정신공(月陰氷炡伸功)을 운용하여 내기를 끌어올리자 한린에 양손에 냉기가 서린다. 그 파리한 냉기에 차가워진 손은 마치 피까지 얼어붙은 것처럼 파랗게 변했다.


제1수 파령(破靈)


신형이 순식간에 쏘아져나가더니 한린의 우수가 폭포수를 꿰뚫어버렸다. 우수가 폭포수를 꿰뚫으니 마치 흐르는 폭포에 구멍이라도 뚫린 것처럼 한린의 우수를 기점으로 물결이 얼어붙기 시작했다.


내지른 우수를 거두지 않고 뒷발을 당겨 곧추서더니 좌수가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폭포수를 할퀴었다. 폭포수를 할퀴니 얼어붙기 시작한 폭포수가 마치 유리잔처럼 깨어져나갔다.


뒤로 펄쩍 뛰어 물러난 그는 바로 다음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장법의 운용은 기의 방출. 단전에서부터 밀려나오는 내력이 온몸을 휘감으며 진력을 끌어올리기 시작한다.


좌족으로 1보. 파령은 우족으로 시작했지만 장법은 좌족으로. 하체에서 부터 온 진력을 끌어올려 우수에 집중한다.


빙백신장(氷魄愼掌)


그의 오른손에서 어마어마한 한기의 파도가 밀려나가더니 깨어진 듯 어지럽던 폭포를 한번에 덮어버렸다. 마치 이불을 덮어쓰는 것처럼 폭포수는 얼음을 덮어썼다. 빙백신장의 한기가 절벽 전체를얼려버린 것이다.


'후...'


우수를 거두어 들이며 한린은 잠시 호흡을 고르고 내력을 운용했다. 실전이 아닌 훈련이다. 굳이 무리하게 기를 운용했다간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었다.


게다가 한린이 익힌 월음빙정신공(月陰氷炡伸功)은 마공. 언제 토라질 지 모르는 여인같은 녀석이다. 월음빙정신공의 운용은 언제나 한린에게 부담이 되었다. 한린은 이녀석을 늘 섬세하게 다루고는 했다.


이녀석은 언제 돌변할 지 모른다. 사부를 잡아먹었던 것처럼.



한혈수도(寒血手刀)는 한혈대마의 상징이 되는 무공이다. 사부의 독문무공이었으며 세간에 가장 많이 알려져있는 무공이기도 했다. 손에 닿는 모든 것을 얼리고 깨어버린다는 잔혹한 살법(殺法). 빙존은 약관에 나이에 이 무공만을 가지고 강호에 출도했고 이 무공을 시작으로 강호십대고수의 자리에 올랐다.


두 번째로 펼쳤던 무공은 빙백신장(氷魄愼掌). 북해빙궁의 유명한 장법이자. 빙궁의 무공중에서 다섯손가락 안에 꼽히는 이 무공은 사부가 홀로 빙궁에 침입해 탈취한 무공이었다. 빙공의 최고수를 꿈꾸던 사부는 자신의 명성을 위해 북해빙궁에 자신의 이름을 알릴 필요를 느꼈고 그 방법으로 아주 무식한 길을 택했다. 빙궁에 침입해 무공을 탈취하고 해남으로 도망친 것이다.


북해빙궁에서는 이러한 치욕을 갚고자 하였다. 허나 아무리 북해빙궁이라도 남쪽의 바다까지 그 영향력을 미칠 수는 없는 노릇. 어쩔 수 없이 기회만 엿보던 중 몇년 후 빙궁의 소궁주가 직접 한혈대마를 죽이기 위해 중원으로 나온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냐고? 망할 사부가 그때 죽었으면 그가 지금 이러고 있을 리가 없지.


놀랍게도 빙존은 한혈수도는 사용하지도 않고 빙백신장만으로 북해빙궁 최고의 절기인 빙령신검(氷領神劍)을 꺾어버렸다. 그리고는 아직 멀었으니 빙령신검 말고 빙백신장을 익혀 다시오라고 소궁주에게 모욕을 주었다.


"내가 빙백신장을 훔친 이유는 빙궁의 최고절기가 빙백신장이기 때문이니 빙령신검은 상대가 되지 않는다. 빙백신장을 배워서 다시 오라!!"


사부의 이 계략은 마치 한혈대마가 빙궁주보다 강하다는 듯이 와전되어 삽시간에 중원에 퍼져나갔다. 한혈대마가 빙궁 최고의 무공을 익히고 있고 한혈수도까지 있으니 북해빙궁에서 어쩌지 못하는 거라는 다소 어패가 있는 소문이었다.


당연히 말도 안된다.


빙백신장이 최절정 무공 중 하나임에는 틀림없지만 빙령신검은 명실상부 북해빙궁 최고의 무공이었다. 게다가 절정 무공들사이의 우위는 종이한장차이므로 시전하는 무인을 떠나서 우위를 가릴 수 없다. 물론 사부가 이기기는 했지만 당시 북해빙궁의 소궁주는 무림초출의 애송이였다. 소궁주를 이겼다고 해서 빙령신검과 북해빙궁 전체를 폄하하는 것은 모순이었다.


하지만 소문을 내기 시작한 건 사부와 사부를 따르는 사파 나부랭이 들이었고 사람들은 신비에 쌓인 북해빙궁 보다는 악명이 자자한 한혈대마가 더 피부에 가깝게 느껴졌을 것이다. 결국 모든 것은 사부의 의도대로 흘러갔고 결국 빙존은 빙궁의 명성 위에서 무림 최고의 악인으로 자랑스럽게(?) 명성을 떨쳤다. 게다가...


'아마 정당한 방법으로 이기진 않았을테지.'


아무리 사부라고 해도 빙백신장을 몇 년만에 대성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쉬운 일도 더 쉽게 하려는 사부의 성격상 보나마나 잔꾀를 부렸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소궁주는 조용히 빙궁으로 돌아갔다. 그 후에도 빙궁의 명예회복을 위해서 빙궁에서 몇몇의 고수가 파견되었지만 모두 사부앞에 무릎을 꿇었다. 이렇게 해서 사부가 빙궁을 넘고 빙존의 자리에 오른 것이다.


사실 뻔했다. 사부가 빙백신장을 택한 이유는. 한혈수도가 있으니 이번에는 장법을 가지고 싶었겠지...


한린의 사부는 검을 싫어했다.


"검이나 도를 들고다니는 건 멍청한 짓이다. 내가 검을 쓰는 무인이라는 걸 만천하에 들어내놓고 다니는 셈이지. 그렇게 정보를 내주는 놈들은 이미 2할정도는 손해보고 들어가는 거야."


"권이 검을 이기려면 3배의 수련이 필요하다지만 어느 정도 수준에 들어서면 의미가 없어진다. 검이 창을 이기려면 2배의 수련이 필요함에도 만병지왕의 자리를 검이 차지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어."


무인들이 검을 가장 많이 쓰는 이유는 검이 사람이 쓰기에 가장 적합한 무기이기 때문이라고 사부는 말했었다. 사람은 결국 도구를 쓰는 존재이니까.


"검은 가장 기본적인 도구지. 그래서 가장 익히기 쉽고 최고의 수준으로 발전해왔다. 검을 자신의 신체처럼 사용한다는 신검합일이 가능한 이유도 이것이야."


"하지만 생각해보거라. 권과 장은 굳이 신검합일이 필요없어. 왜냐면 이미 신체의 일부이니까. 하다못해 3살배기 꼬마아이도 공격이 들어오면 팔을 들어 막으려고 하지. 반면 막대기로 막는 건 쉬운일이 아니야. 즉 권이 가장 익히기 쉬운 무공이라는 말이다."


"권은 이제 막 뛰어놀기 시작한 어린애들을 잡아다 가르쳐도 5~6년이면 능숙하게 만들 수 있지. 그걸 모르고 겉멋만 들어서 검을 들고 설치니까 나이 지긋한 늙은이가 되서야 고수가 되는거다."


빙존은 세상을 향해 한심하단 듯이 말했다. 세상을 멍청이 취급하는 것은 그의 오랜 버릇이었다.


한린은 생각했다.



사부는 늘 말을 독단적으로 해서 맞는 말도 틀린 것처럼 느껴진다고...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마두의 제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마두의 제자 6권 완결 +2 12.09.26 1,178 0 -
32 신룡제 [02] +2 12.10.17 1,165 18 10쪽
31 신룡제 [01] +2 12.10.07 1,408 15 10쪽
30 신룡제 [00] +4 12.10.02 1,740 24 3쪽
29 마두의 제자 [28] +11 12.02.09 5,359 35 12쪽
28 마두의 제자 [27] +11 12.02.08 5,009 36 10쪽
27 마두의 제자 [26] +24 12.02.07 5,339 33 9쪽
26 마두의 제자 [25] +16 12.02.06 5,176 40 11쪽
25 마두의 제자 [24] +11 12.02.05 5,579 35 10쪽
24 마두의 제자 [23] +10 12.02.05 6,043 30 10쪽
23 마두의 제자 [22] +10 12.02.02 6,269 41 8쪽
22 마두의 제자 [21] +12 12.02.01 6,105 33 8쪽
21 마두의 제자 [20] +17 12.01.31 6,318 32 11쪽
20 마두의 제자 [19] +6 12.01.31 6,616 40 9쪽
19 마두의 제자 [18] +11 12.01.31 6,669 39 10쪽
18 마두의 제자 [17] +7 12.01.30 6,686 38 7쪽
17 마두의 제자 [외전] +6 12.01.30 6,531 34 7쪽
16 마두의 제자 [16] +10 12.01.30 7,023 36 6쪽
15 마두의 제자 [15] +10 12.01.29 7,346 38 8쪽
14 마두의 제자 [14] +7 12.01.28 7,541 31 10쪽
13 마두의 제자 [13] +7 12.01.28 7,562 32 7쪽
12 마두의 제자 [12] +3 12.01.27 7,919 37 9쪽
11 마두의 제자 [11] +3 12.01.25 7,903 34 6쪽
10 마두의 제자 [10] +6 12.01.24 8,302 37 13쪽
» 마두의 제자 [9] +3 12.01.23 8,321 35 8쪽
8 마두의 제자 [8] +7 12.01.23 8,680 35 7쪽
7 마두의 제자 [7] +3 12.01.22 8,916 41 7쪽
6 마두의 제자 [6] +7 12.01.22 9,083 39 8쪽
5 마두의 제자 [5] +3 12.01.22 9,489 44 9쪽
4 마두의 제자 [4] +6 12.01.21 10,218 45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