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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아아 님의 서재입니다.

몸속에서 벌레 군대를 키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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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아아
작품등록일 :
2022.05.11 11:53
최근연재일 :
2022.06.26 22:10
연재수 :
56 회
조회수 :
115,366
추천수 :
4,305
글자수 :
236,481

작성
22.06.19 15:15
조회
953
추천
50
글자
10쪽

50화

DUMMY



그리고 왠지, 지금 들어온 인원들은 총을 가지고 있으면 좋겠다는 느낌도 들었다. 돌이켜보면 어처구니없는 생각이었지만, 몸이 계속 묘하게 달아올랐다. 번지점프를 하고 싶어 안달하는 듯한 느낌으로.


헬멧과 방호복이 있어 뇌와 심장 피격으로 즉사하지는 않겠지- 즉사만 아니라면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미친 생각이 자꾸 드는 것이다.


이 정도까지 농도를 올린 적이 없어서 멘탈까지 이렇게 영향을 받을지 미처 몰랐던 셈인데, 이미 호랑이 등 뒤에 올라탄 상태라 어쩔 수 없었다.


지금 와서 노르에피네프린 농도를 낮추면 반응속도가 현저히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갈등하면서도 이미 몸은 움직이고 있었다. 비교적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진 구역을 택해 전력질주로 달렸다.


* * *


부사장과 이 대리가 건물 안으로 들어간 것을 확인하고 문 바로 옆에 은신하여 본관 쪽을 주시하다가, 정 부장은 옆문에서 누군가 나와 빠른 속도로 이쪽으로 뛰어오는 것을 발견했다.


척후나 미끼 차원에서 한 명 보낸 건가? 그럼 다른 테러범들은?


정 부장은 본능적으로 본관 쪽에서 별관을 바라볼 수 있는 2층 이상의 창문들을 눈으로 훑었다.


열려있는 창문이 없었고, 마침 미약하게나마 빛이 닿는 위치라 그 안도 조금 보였지만 사람의 그림자는 없었다.


뭐지? 정말 총기가 없는 건가?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미끼를 내보내도 저격 준비를 하고 실행하는데. 조금 혼란스러웠다. 뭔 생각인 거지?


그 와중에 옆문에서 빠져나온 한 명이 아주 빠르게 별관 쪽으로 다가왔다.


당초 계획과 달리 권총을 지금 써야 하나 잠깐 고민하다가, 허리띠에 있던 단검을 투척했다. 나름대로의 타협안이었다.


* * *


아무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어둠 속에서 뭔가 튀어나왔다.


나름 무게가 있는 뭔가가 공기를 가르는 소리. 그 파공음을 듣자마자 황윤건은 반사적으로 피하며 옆으로 굴렀다. 아니, 그러려고 했다.


미처 자세를 잡기도 전에 머리에 강한 충격이 전해지며 턱이 휙 돌아갔다.


육중하면서도 날카로운 물건이 옆머리를 강하게 치고 옆으로 튕겨나갔다. 헬멧이 없었으면 머리에 그대로 부딪혔을 것이다.


그 순간 왼쪽 귀에서 불에 덴 것처럼 쓰라린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살펴볼 여유가 없었다. 두 번째 파공음이 바로 들려왔기 때문이다.


휘청이다가 거의 엎드리듯 몸을 날렸다. 조금 전까지 황윤건의 명치가 있던 곳에 육중한 물건이 허공을 가르며 지나갔다.


후속타를 피하려고 바닥에서 몇 번 더 구르다가, 물건이 날아온 쪽에서 반대쪽으로 뛰어가는 발소리가 들려왔다.


어둠 속에서 뭔가를 던졌던 자가 별관 쪽으로 재빠르게 이동하며 몸을 피한 것이다.


이미 다시 돌아가기도 애매한 거리라서 황윤건은 몸을 일으켜 다시 별관 쪽으로 뛰어갔다.


거의 도착할 즈음 몸을 날려 옆쪽으로 굴렀고, 벽에 등을 대고 주변을 살폈다.


그제서야 귀가 제대로 아파왔다. 손을 대보니, 벌레들이 알아서 나섰는지 흐르고 있던 피가 이미 멎어가던 중이었다. 귀가 절반 정도 찢어져있었다.


정말 0.1초만 늦었어도 왼쪽 귀가 통째로 잘려나갔을 것이다.


아마도 헬멧에 부딪힌 건 단검이었던 듯 하다. 저 거리에서 투검술로 사람 머리 맞추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상대편에 프로가 있다는 뜻.


노르에피네프린 농도를 유지하길 잘했지. 통증도 통증이었지만 순간 식은땀이 나며 모골이 송연해졌다.


그와 함께 흥분이 좀 가라앉았다. 언제 어디에서 뭐가 날아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전신이 긴장으로 젖어들었다.


하지만 별로 두렵지는 않았다. 그래도 좀 두려워야 정상 아닐까?


뭔가 지금 멘탈 측면에서 앞뒤가 안 맞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지만, 당장 가부좌 틀고 명상할 것도 아니고 지금은 상황에 집중할 시점이다.


황윤건은 문을 찾아 뛰어다녔다. 건물 전체 범위로 벌레들 증식시키려 집중하다가 얼굴이나 가슴팍에 칼을 맞고 싶지는 않았다.


일단 개방된 외부보다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 엄폐물을 찾는 게 더 유리할 것이다.


* * *


테러범들에게는 총이 없다. 단검 두 개를 던진 후 후방으로 바로 이동한 정 부장은 확신했다.


총이 있었다면 놈이 두 번째 단도를 피한 후 엎드린 자세에서 바로 총을 꺼냈어야 한다.


그렇다면 이놈들은 대체 뭘 믿고 여길 들어온 거지? 정말 옴진리교 광신도들처럼 생화학 병기를 손에 넣은 아마추어 수준인 건가?


그런 것 치고는 칼 피하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었다. 특전사처럼 제식 훈련을 제대로 받았다기보다는, 고양이처럼 민첩하다고 하는 게 더 걸맞을 몸놀림.


실전 경험 많은 조폭 아니면 무술가 나부랭이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상대방에게 총이 없다면 일이 아주 수월해진다. 양쪽으로 열리는 강화유리 정문의 두 문고리를 체인으로 살짝만 걸어잠그며 정 부장은 내심 안도했다.


혹시나 본관을 점거한 다른 테러범이 총기를 가지고 있었다면, 미끼로 내보낸 한 명이 투검에 맞았을 때 내가 눈에 안 보여도 견제 사격이라도 했을 것이다.


만약 조금 전 내보낸 놈이 내부에서 밉보여서 죽든 말든 상관없이 희생시켜도 무방한 미끼였을 수도 있겠지만, 몸놀림을 보면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더불어 개방 공간이 아닌 한 근접 상황에서 생화학 무기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본관과 별관 모두 창문에 철제 창살이 부착되어있다. 틈이 좁기 때문에 연막탄과 수류탄 형태의 무기를 건물 안으로 밀어넣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뒷문은 철제로 되어있고 단단히 잠겨있기 때문에 일단 정문 쪽으로 올 공산이 크다. 아예 열려있으면 수상하게 여길 것이고, 너무 굳게 닫혀있으면 포기하고 도주할 수 있으니 적당히 애를 쓰면 들어올 수 있도록 세팅하는 게 필요하다.


2층에 비상시를 대비한 시큐리티 룸이 있다. 어찌되었던 회장 아들에 임원이다. 혹시라도 다치게 되면 골치 아파지니, 부사장과 이 대리는 그 안에서 견제만 해줘도 충분할 것이다.


"보호장구 착용 끝내셨으면 2층으로 이동합니다. 별관으로 직접 진입하는 자는 제가 처리할 테니까, 이사님은 2층 시큐리티 룸의 외부 슬릿만 열어서 본관에서 나와 밖으로 도주하는 이들을 저격합니다. 움직임 없을 때 공연히 탄알 낭비하지 않습니다. 연습은 없습니다. 쏜다면 맞춘다는 각오로 역할 수행합니다. 그리고 이 대리는 이사님 신변 보호한다. OK? 실시."


방독면을 착용하며 정 부장이 빠르고 분명하게 말했다.


* * *


어차피 들켰다. 조명도 있고 움직임이 다 포착되고 있다. 본관으로 돌아가서 짱박히거나, 아예 부지 밖으로 철수하지 않는 한 이제 은밀 행동은 불가능하다.


상대방 중에 조금 전 그 수준으로 단검을 투척할 수 있는 인물이 있으니, 언제 어디에서 총격이 있을지 모른다.


총이 없더라도 지난번 양재동처럼 컴파운드 크로스보우가 등장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어차피 어디에 한 번이라도 제대로 맞으면 그대로 전투불능 상태가 되는 건 똑같다.


뒷문이 쉽게 열리지 않는 것을 확인한 후 황윤건은 일단 건물 바깥에 주차된 차 뒤로 숨었다. 그들이 타고 온 지프차에 원격으로 작동하는 C4가 부착되어있는, 더럽게 운 나쁜 만화같은 상황만은 아니기를 바라며.


그 상태에서 별관 쪽 전체 공간을 대상으로 잡고 충치균을 증식시켰다. 거리가 멀어서 시간이 좀 걸렸지만, 건물 안에 세 명이 있다는 점을 곧 알 수 있었다.


한 명은 1층, 두 명은 2층에. 아마 이 지프차를 타고 온 사람들일 것이다.


그 세 명 안에 최진홍이 섞여있기를 기대하며, 차 트렁크 뒤에 무릎 끓고 앉은 채 황윤건은 세 명에게 탄저균과 보툴리눔 균을 증식시키기 시작했다.


딱 죽지만 않을 정도로 절여주마.


* * *


뒷문을 열어보려 애쓰다가 벽 뒤로 돌아간 테러범은 정문으로 오지 않고 주차장으로 이동하여 차 뒤에 숨었다.


차를 탈취하려는 건가? 실물 열쇠를 써서 수동으로만 조작 가능하도록 주문 제작한 차량이라 해킹이 안 먹힐 텐데. 정 부장은 속으로 비웃었다. 아마추어 티가 나는군.


하지만 잠깐 은신했다가 다음 행동으로 나서는 게 아니라, 1분 가까이 위치 이동 안 하고 자리 지키고 있는 것을 보니 뭔가 이상했다.


그 의혹은, 왠지 목이 부어오르고 눈앞이 침침해지며, 손가락 발가락이 점점 떨려오는 와중에 마비감까지 들면서 더욱 커졌다.


명백한 신경독 증상에, 호흡기 쪽의 비전형적인 증상까지 같이 나타나고 있었다.


도대체 어느 틈에 독을 살포한 거지?


설마, 아예 우리가 도착하기도 전에 별관까지 다 살포 처리해놓은 건가?


뒷문이고 정문이고 출입 기록도 침입한 흔적도 전혀 없었는데. 대체 뭘 어떻게 한 거지?


매우 낭패스러웠다.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게 있었다. 중독반응이 퍼지도록 그냥 앉아서 기다리고 있다가는 셋 다 그냥 전멸이다.


정 부장은 급히 방호구 옆주머니에서 제독 키트의 주사기를 꺼내 허벅지에 차례대로 꽂았다.


그리고, 기다리며 제독 반응을 살피지 않고 바로 베레타를 뽑아든 후 정문 쪽으로 튀어나갔다.


본관에 있던, 나름 한 가닥 하는 녀석들이 모조리 무력화될 정도면 가벼운 독일 리가 없다. 설마 러시아 쪽 놈들인가? 젠장.


정 부장은 마음의 각오를 다졌다. 어쩌면 불과 몇 초 정도에 승패가 갈리는, 시간 싸움일 수 있다.


이 손가락이 마비되는 게 먼저인지, 저 테러범 새끼의 머리통에 이 베레타의 총알이 박히는 게 먼저인지.


* * *


서른 명도 아니고 단지 세 명 뿐이니 벌레를 보내 증식시키는 건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언제 칼이나 총탄이 날아올지 몰라 불안한 게 문제였을 뿐.


"?"


그러던 와중, 정문이 부서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확 열리며 누군가가 뛰어나왔다.


반사적으로 머리를 들어 어떤 상황인지 보려는 찰나, 헬멧에 엄청난 충격이 오며 목이 꺾여 황윤건은 그대로 뒤로 밀려 나자빠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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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8

  • 작성자
    Lv.41 조졸졸
    작성일
    22.06.19 15:25
    No. 1

    재밌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0 혈압강림
    작성일
    22.06.19 17:30
    No. 2

    어우 거울같은것도 준비해서 다녀야겠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4 버인
    작성일
    22.06.19 18:02
    No. 3

    세균 다루는놈이 육박전 못해서 안달이 났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69 에크나트
    작성일
    22.06.19 20:54
    No. 4

    낮짝확인은 무력화 이후 확인해도 되는거 아닌가요?
    굳이 자기 생명을걸고 낮짝확인을?
    심지어 여기 들어오기전에 모든리미터를 푸네어쩌네 했는데 무슨?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7 크아앙zz
    작성일
    22.06.20 04:42
    No. 5

    능력이 10인데 작가 지능의 한계로 3밖에 못쓰는 느낌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46 su******..
    작성일
    22.06.20 08:37
    No. 6

    군대에 있을때 제독키트의 성분을 알고는 어이가없었드랜다 1차주사의 약물은 지금은 쓰지도 않는 신경가스(1차대전에서나 쓰던)의 1차해독제와 아드레날린(심장을 다시 뛰게한다 정신을 차리게하는 옹도)이 2차 주사는 염산페치딘(마약진통제) 이었다
    너무 열 받아서 소대장에게 이건 사기잖아요 했더니 소대장이 그러대
    고통없이 싸우다 죽게 해주는 것도 군인에 대한 배려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6 Asyih309..
    작성일
    22.06.21 01:41
    No. 7

    설명 설명
    A 설명하는데 1부터 10까지 나오고 B C.계속해서 z까지 설명후에 다시 반복 설명.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피리휘리
    작성일
    22.07.10 21:09
    No. 8

    뭔 총격의 신인가 나오자마자 쏜 총이 대가리.헤드샷? 기계인가...어이털리네 재밌게 읽다가 전편부터 무슨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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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43화 +13 22.06.16 1,210 6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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