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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 님의 서재입니다.

용과 전생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sung1354
작품등록일 :
2017.11.23 17:33
최근연재일 :
2019.02.13 12:30
연재수 :
9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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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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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
글자수 :
64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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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23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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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라라라의 마법

DUMMY

이곳에 잠입하기 전에 봐둔 게 있어서 식량 창고 비슷한 건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숲속 깊은 곳이다보니 보관이 용이한 식품들이 대부분이라서 먹는 데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단 옮기는 걸 나 혼자 하다 보니 시간이 꽤 걸렸다. 아, 조금 오해할 수 있게 말했지만 구출한 애들이 전부 양심 없는 쓰레기들이라서 나만 고생한 건 아니다.


오히려 대기하리고 한 건 나였다. 왜냐하면 한쪽에 널려 있는 시체들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야 괜찮지만, 다른 애들은 입맛이 떨어지는 정도면 다행이고 토하거나 기절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니까.


괜한 귀찮음이 생길 가능성을 만드느니 그냥 좀 더 고생하는 게 나았다. 뭐, 고생이라 해봤자 2번 왕복 정도지만.


내가 음식을 가져다주자 애들은 식기 따윈 장식이라는 듯 손으로 입에 집어넣었다. 배가 많이 고픈 것 같았다.


곧 팔려갈 애들이니까 배부르게 할 필요는 없다는 걸까. 인간으로서는 물론이고 판매자로서도 그리 좋은 태도 같지는 않았다.


어차피 내 것도 아닌지라 식량은 있는대로 다 퍼주었다. 식사는 1시간 가까이 계속되었다. 나는 애들이 먹는 걸 마칠 때까지 기다렸다 각자의 고향을 물어봤다.


"덴에서 살고 있었어요."


"사비크 마을에서 나왔다가 납치 당했어요."


예상대로 여기서 상당히 떨어진 곳의 지명들이 쏟아졌다. 그치만 동시에 그것들끼리는 상당히 붙어 있었다. 심지어는 동향인 아이들도 몇 있었고.


나는 이곳에 있던 조직이 판매 루트를 알지 못하게 하기 위한 역할을 하는 단체가 아닐까 생각했다. 다른 조직이 아이들을 납치하면, 이 조직이 보관한 다음 다른 곳에 팔아넘기는 것이다.


맞을지는 알 수 없었다. 어쨌든 중요한 건 협력자가 있을 수 있다는 거였다.


이곳에서 오래 머무를 수는 없다. 위험성이 지나치게 높은 선택이다. 오늘까지야 나나 아이들이 준비되지 않은데다 시간이 늦었으니 머무르더라도 내일 아침에 바로 떠나야 할 것이다.


"하아."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일단 구하고 보자는 생각으로 구하기는 했는데 그러고나니 앞일이 걱정됐다. 이 애들을 데리고 고향까지 어떻게 데리고 가나.


옛날이야 어차피 할 일도 없었으니 그냥 천천히 하면 그만이지만 지금은 개학 전까지는 돌아가야 하는 입장이다. 시간이 넉넉하지는 않다.


그리고 시간 외의 문제도 있다. 추격의 위험성을 줄이는 방법, 숲에서 아이들의 보호 방법 등. 생각해야 할 게 많다.


옛날에는 이런 문제들은 그냥 친구나 동료한테 맡기고 난 칼만 휘두르면 됐는데. 짜증난다.


내 심기가 불편한 걸 눈치챘는지 아이들이 눈치를 보았다. 나는 애써 화를 가라앉혔다. 어찌됐든 납치당한 게 얘들 잘못은 아니지 않는가. 이런 건 그냥 화풀이다.


화를 삭이고 있는데 아이들 무리 옆에서 한 아이가 일어섰다. 금발의 긴 귀를 가진 소녀, 라라라였다.


라라라는 내 앞으로 걸어와서는 왼쪽 손을 내밀었다. 낮의 경우를 기억하면 무슨 뜻인지는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할 수 있었다.


스릉.


나 또한 왼쪽 손을 내밀었다. 다만 오른쪽 손에는 검을 뽑아쥐고.


이때까지 본 거나 직감으로는 착한 녀석 같기는 했다. 하지만 감을 믿는 건 다른 대비나 예상이 불가능할 때에 한정해야 한다. 다른 걸 할 수 있으면 해야지.


내가 갑자기 검을 뽑자 지켜보던 아이들은 꽤나 놀란 것 같았다. 그러나 정작 라라라는 태연하게 내 손을 잡은 채 눈을 감았다.


얘도 아까의 상황이 있어서 이건 그저 대비와 위협일 뿐이라는 걸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빨라서 좋다고 생각하며 기다렸다.


한 번 한 사람은 다시 할 때 더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마법인지 이번엔 30초도 안 돼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리세요?"


그래.


"저도. 들려요."


가벼운 확인작업이 끝난 후에 라라라가 먼저 물었다.


"이제. 어떻게. 하실. 것인가요?"


너한테도. 고향을. 물은. 다음. 데려다. 줘야겠지. 너는. 고향이. 어디지?


"이곳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곳이에요. 하지만. 말씀. 드리기. 전. 제안. 있어요."


무엇이지?


"저. 마법으로. 한 번으로. 고향. 갈. 수. 있어요. 그것으로. 저. 고향까지. 간. 다음. 다른. 엘프들에게. 도움. 요청하는. 것. 어떨까요?"


고속이동. 마법이. 가능한가?


나는 조금 놀라서 물었다. 내가 기억하기로 그런 종류의 마법을 썼던 사람들은 모두 상당한 수준의 마법사였다. 고작 통역하는데 1분 넘게 걸리는 마법을 쓰던 라라라가 쓸 수 있을 줄은 몰랐다.


그러나 라라라는 부정을 표했다.


"불가능. 하지는. 않지만. 쓰는. 건. 다른. 마법이에요."


그럼 뭐지?


"공간이동. 마법을. 쓰겠습니다."


...


...


가능한가?


"예."


나는 판단하지 않기로 했다. 내가 마법과 이 소녀에 대한 걸 잘 모른다는 사실을 겸허하게 인정하기로 했다. 일단 믿기로 하자.


시켜보고 되면 좋은 거고 안 되면 다른 방법을 찾아보면 되겠지. 어쨌든 되면 귀찮은 문제들은 전부 해결이다.


다만 믿을 최소한의 근거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왜. 그. 마법으로. 탈출. 않은. 거지?


아이들이 걱정됐다면 그냥 먼저 고향으로 돌아간 다음 도움을 청하면 될 일이다. 청할 수 없다면 지금도 안 될 거고.


"시전. 한 시간. 넘게. 걸리고. 시도하면. 티가. 나요. 했다가. 발각. 당했어요."


충분한 근거였으니 믿기로 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물었다.


특별히. 필요한. 것이. 있나?


"이번. 대화. 끝난. 후. 마력. 회복. 다음. 바로. 시도하겠습니다. 마법. 시전하기. 시작하면. 방해가. 없게. 해주세요."


알겠다. 그. 외에. 이야기. 해야. 할. 것이. 있나?


그냥 예의상으로 해본 말이었는데 라라라는 잠시 머뭇거렸다. 할 말, 아니 그냥 말하지 않는 걸 보니 하고 싶지만 필요 없는 말인 것 같았다.


아직 이 마법을 사용한 부작용 같은 건 느끼지 못했으니 말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도. 된다.


"그렇다면. 꼭. 필요한. 물음. 아니지만. 묻고. 싶은. 것. 있어요."


라라라는 내 눈치를 살피며 물었다.


"...그. 사람들. 죽일. 필요. 있었나요?"


누구? 널. 인질로. 잡았던. 자들. 말인가?


비꼬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궁금해서 물었다. 오늘 워낙 사람을 많이 죽인 터라 맞는지 모르겠다.


라라라는 내 표정으로 그런 기분을 느꼈는지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천천히 생각해 보았다.


그때 그 상황으로 돌아간다고 가정했을 때, 취할 수 있는 방법이 정말로 그것밖에 없었는가?


답은 금방 나왔다.


그랬던. 것. 같다.


"포박할. 수. 있었지. 않나요?"


가능이야 했다. 하지만 그 후가 문제였다.


일단 잡은 후에 관리하는 것도 문제고. 처리하는 것도 문제다. 죽이지 않으려면 법의 힘을 빌려야 할 텐데 상당한 규모의 조직을 굴렸던 녀석이니까 분명 어느 정도의 인맥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녀석이 활동하던 이 주변은 물론이고, 먼 곳에 가서도 제대로 된 재판을 받을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다. 그렇게 된다면 후의 보복도 대비해야겠지.


난 그렇게까지 해서 놈을 살려둘 가치를 찾지 못했다.


"사람. 목숨. 그렇게. 쉽게. 말할. 수. 있는. 것. 아니에요."


정론이다.


하지만 가치 없는 이론이다.


"무슨. 말인가요?"


먼저. 그. 정론을. 부정한. 건. 놈이었다.


존중은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인간만이 받을 수 있다. 존엄한 인간은 다른 인간의 존엄을 지킨다.


먼저 그 가치를 저버린 놈의 죽음에 던져줄 것은 비웃음과 멸시밖에 없다.


"그렇다해도. 모든. 생명은. 가치가. 있어요."


그럴지도. 모르지. 근데. 그래서. 어쩌라고.


"네?"


이런. 대화에. 무슨. 의미가. 있는. 거지?


그게 내가 궁금한 점이었다. 날 화나게 하는 게 목표가 아니라면 대체 이런 말은 왜 하는 거지?


라라라는 잠시 머뭇거렸다. 하지만 여기까지 말한 시점에서 숨기는 건 의미가 없다는 걸 깨달은 건지 말했다.


"저. 언니. 전사에요. 그러니. 다른. 사람과. 싸우는. 것. 봤어요. 죽인. 것도. 한 번. 그치만."


라라라는 자신의 얼굴을 보여 적의가 없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 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여 말을 잇게 했다.


"죽인. 후. 언니. 슬퍼하고. 있었어요. 절대. 웃지 않았어요."


나는 내가 놈들을 죽이러 갈 때 웃었는지 기억해봤다. 죽이고 난 후에 비웃었던 건 기억나는데 그 전은 희미했다.


저렇게 말하는 걸 보니 웃었나 보다. 뭐, 어쩔 수 없지.


"사람. 죽이는. 것. 재밌어요?"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이었다. 솔직하게 대답하면 미친놈이 될 테고, 거짓으로 대답하기엔 양심이 찔리니까.


사람. 죽이는. 것. 자체. 재미있지. 않아.


그치만 그냥 사실대로 말하기로 했다. 누누히 말했지만 다시 볼 얼굴도 아니고.


하지만. 개자식들을. 죽이는. 것은. 재미있어.


"그건. 당신. 정한. 기준. 뿐이에요."


상관없어.


생각해보니 오늘이 이번 생에서 처음으로 살인을 한 날이었다. 학교를 나온 이후 몇 번 도적을 만나긴 했지만 대부분 생계형 도적이라 적당히 패고 놔줬으니까.


나오기 전에는 아트 님이 죽거나, 티아 부하가 사람을 죽이거나, 티아를 죽일까 한 번 고민해 본 것 외에는 죽음과 마주할 기회가 거의 없었고. 이렇게 말하니 생각보다는 많았지만.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런 것에 큰 의미를 두지 못했다. 저번 생에서 했던 것을 이번 생에서 할 때에 항상 색다름을 느꼈다는 걸 감안할 때, 오히려 이례적인 일이다.


어쩌면 이미 살인은 나에게 아무런 가치없는 일로 변했는지도 모른다. 그냥 밥을 먹거나 잠을 자는 것과도 같은. 다시 하거나 오랜만에 해도 전혀 감흥을 느낄 필요가 없는...


그 외에도 스스로의 상태에 대해 몇 가지 가설이 떠올랐다. 다만 지금은 어쨌든 쉬고 싶었다. 더 이상 이 영양가 없는 대화를 계속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시다면. 알겠어요. 그렇지만. 하나만. 더. 답해 주세요."


뭐지?


"그렇다면. 왜. 저희들. 구해. 주셨나요?"


이건 아까보다 더 답하기 쉬운 질문이었다.


하고. 싶었으니까.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아이들을 구하고 싶었다던가. 개자식들을 패고 싶었다던가. 니가 맞는 걸 봤을 때 에라나 미아드가 생각났었다는 것도 있지만.


요약하자면 저게 가장 간단했다. 그런 내 심플함에도 라라라는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잘. 모르겠네요."


라라라는 그 말과 함께 손을 뗐다. 하나만 더 물어보겠다던 약속을 지켰다. 마지막 말은 나한테 의문을 표한 게 아니라 그냥 혼잣말이었던 것 같았다.


라라라는 나와 애들한테서 조금 떨어진 위치에 자리를 잡더니 가부좌를 취했다. 나도 대충 아무데나 누워서 휴식을 취했다.


날도 저물은데다 몸이 노곤하니 잠이 솔솔 왔다. 잠깐 잘까 했는데 누군가 걸어왔다.


눈을 살짝 떠보니 아까 전에 라라라의 안부를 물은 여자였다. 내가 눈을 뜬 걸 확인한 그녀가 물었다.


"저기, 쉬시는 걸 제가 방해했나요?"


"방해한 건 맞지만 괜찮아.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 거야?"


"예..."


비꼰 의미 없이 순수하게 사실만을 말한 건데 심기가 불편하다고 착각한 것 같았다. 좀 더 조심스러워졌다. 굳이 정정하기도 귀찮았으니 놔뒀다.


"방금 전에 그 엘프... 분과 무엇을 하셨는지 알 수 있을까요?"


"대화."


"네? 엘프어를 하실 줄 아셨나요? 아니, 그 이전에 대화하시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는데."


"쟤가 통역 마법? 아무튼 그런 걸 사용할 줄 알 더라고. 그걸로 대화한 거야."


"그렇군요... 마법을..."


그녀가 불안한 얼굴로 라라라를 보았다. 라라라는 여전히 가부좌를 취하고 있었다.


"그녀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건가요?"


"마력을 회복하고 있거나, 공간이동 마법을 시전하고 있거나 둘 중 하나겠지. 잘은 몰라."


"공간이동이요? 마법은 그런 게 가능한가요?"


그녀는 두려운 표정을 하였다. 사람이 잘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갖는 건 당연하지는 않아도 평범한 일이다.


다만 왠지 진짜 감정보다 더 과장된 태도를 취하는 것 같았다. 그건 내가 예상한 그녀의 모습과는 조금 달랐다.


"무섭네요. 그런 걸 할 수 있다니..."


인격이야 그렇다치더라도. 나름대로의 침착함을 보였던 것과 달리 마법을 시전하는 이유조차 묻지 않은 건 확실히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오늘 이 말을 벌써 두 번째 하고 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내가 불편해하지 않게 하려고 노력하며 말했다.


"그녀를 저대로 놔둬도 될까요? 포박하거나 하지 않아도 되나 해서요."


아까 전에 나오자마자 라라라의 안부를 물었던 것과 전혀 다른 태도였다. 보여주지는 않았지만 상당한 힘을 가졌을 거라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나한테 별 반감을 보이지 않는다는 걸 감안할 때.


라라라가 마법사인 건 큰 문제가 아닐 것이다. 아마 그녀가 이러는 이유는...


"라라라가 엘프라서 그러냐?"


"네... 그런 것도 조금."


다시 말하지만 사람이 잘 모르는 것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갖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 두려움을 풀기 위해서는 두 가지 정도 방법이 있다. 그 잘 모르는 것을 제거하거나 잘 알게 만드는 것.


전자는 할 생각이 없고, 후자는 매우 귀찮은 일이 될 것이다. 나는 대충 말했다.


"별 일 없을 테니까 그냥 쉬고 있어."


"네에."


대답하면서도 그녀의 눈에 서린 미지에 대한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았다.


나는 굳이 엘프와 인간 사이의 깊은 오해의 골을 풀으려 노력하지 않았다. 딱히 친한 엘프가 있는 것도 아닌데 왜. 애초에 내가 살던 시대에서는 오해가 아니기도 했고.


몇 번이고 말하지만 난 그냥 할 일만 하고 가고 싶을 뿐이다.


시간이 흘렀다. 1시간은 물론이고, 2시간도 훌쩍 넘었을 즈음, 이변이 일어났다.


"진짜였군."


가장 먼저 눈치 챈 건 나였다. 나는 자연스럽게 잠에서 깨어 라라라가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 눈으로 보이지는 않았지만, 발달한 육감으로 알 수 있었다.


그곳에 위치한 현실을 가르는 비현실. 그것은 인간의 배를 찢고 나오는 벌레를 보는 듯한 그로테스크함을 연상시켰다. 현재의 공간을 살아가는 생물로서, 그 공간을 찢는 행위에 대해 당연한 거부감이었다.


미지에 대한 두려움은 나 역시 방금 전 여자 못지 않았다. 만약 라라라가 지금 하는 일을 미리 말해주지 않았다면 바로 베어버렸을지도 모른다.


그걸 쳐다보길 30분여. 그쯤 되니 애들한테서도 변화가 생겼다.


"우에엑."


"으아아!"


감이 예민한 애들이 비명을 지르거나 토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직 느끼지 못한 아이들도 그 분위기에 두려움을 느꼈다.


"자. 자. 괜찮아. 별 거 아니야! 그냥 공간 마법이야!"


그걸 진정시킨 게 나였다. 라라라한테 방해를 주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니 지켜야 했다. 아이들을 억지로 앉히고 증상이 심한 애들은 고통 없이 기절시켜 놓았다.


그걸로 일단은 진정되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아이들의 얼굴에 불안이 늘었다. 점점 더 라라라의 마법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10여 분 정도 더 지나자 마법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없어졌다. 나는 그제야 라라라가 이걸로 도망치지 못한 진정한 이유를 깨달았다.


긴 시전 시간은 그냥 덤일 뿐이다. 너무 심각하게 티가 나서 도저히 도주가 불가능한 것이다.


"다른 마법사들이 공간 마법을 시전할 때는 이렇지 않았던 것 같은데..."


어느 정도 불쾌감을 느끼니는 하지만 절대 이 정도는 아니다. 그냥 막연한 불길한 예감 정도? 공간 마법을 쓸 때마다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면 엘프 부대와 싸우는 병사는 집단 패닉이 일상일 것이다.


라라라만 다른 이유를 생각해보는 동안 아까 전 말을 걸었던 여자가 다시 입을 열었다.


"저, 저기 정말로 괜찮나요?"


"괜찮다니까."


나는 그 불길함을 이해했기에 이번엔 확고한 믿음을 주기 위해 웃어주었다.


"조금 부작용이 심한 것 같기는 하지만, 나나 너희들에게 무슨 일 있겠냐?"


마법이 잘못돼서 시전자가 다칠 수 있긴 하겠지만, 그건 어쩔 수 없다. 내가 하라고 강요한 것도 아니고 본인이 한 건데, 책임은 자신이 져야지. 일단 치료는 해보겠지만서도.


나 말에 조금 안심한 건지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갈라지던 공간이 마침내 사람 하나 나올 정도의 공간을 마련한 뒤 멈춘 것이다.


애들은 더욱 경계하는 것 같았지만 나는 이제야 안심했다. 후, 이제야 아무 일도 없이 쉴 수 있겠군.


갈라진 공간의 틈으로 발소리가 들렸다. 곧 귀가 긴 한 남자가 그 틈으로 상체를 빼냈다.


내가 입을 열었다. 그와 함께 남자가 내 쪽으로 손바닥을 들었다.


"인간어 가능..."


콰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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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시간 회귀 마법 +2 19.02.13 48 1 15쪽
92 질문 +1 19.02.08 28 1 15쪽
91 곤곤곤의 회의 +1 19.02.04 27 1 16쪽
90 장로들 +1 19.01.31 31 1 16쪽
89 대장 엘프랑 협상 +1 19.01.27 42 1 15쪽
88 톤톤톤 때리기 +1 19.01.25 33 1 15쪽
» 라라라의 마법 +1 19.01.23 28 1 17쪽
86 인질극 +1 19.01.21 34 1 15쪽
85 몰살과 구출 +1 19.01.19 60 2 16쪽
84 잠입 +1 19.01.18 44 2 15쪽
83 엘프랑 가해자랑 대화 +1 19.01.16 45 2 15쪽
82 도망치는 엘프 +1 19.01.14 42 1 15쪽
81 3권 후기 +3 19.01.13 47 2 4쪽
80 3권 마지막 화 +1 19.01.12 46 2 19쪽
79 패배 예고 +1 19.01.09 40 2 18쪽
78 티아리스 2차전 결말 +1 19.01.06 39 2 18쪽
77 티아리스 2차전 +1 19.01.03 53 2 15쪽
76 티아와 전투 준비 +1 18.12.31 54 2 16쪽
75 금발놈에게의 복수 +2 18.12.28 57 2 15쪽
74 금발놈과 시합 전에 +1 18.12.26 53 2 22쪽
73 내일을 위한 휴식 +1 18.12.23 48 2 11쪽
72 미아드의 비밀 +1 18.12.19 52 2 16쪽
71 각성 +1 18.12.13 66 2 18쪽
70 브릿 대 금발놈 +1 18.12.10 51 2 16쪽
69 티아의 계획 +1 18.12.07 54 2 17쪽
68 재능 +1 18.12.04 51 2 15쪽
67 안 좋은 날 +1 18.12.01 66 2 15쪽
66 토너먼트 진행 중 +1 18.11.28 48 2 15쪽
65 금발놈 승리 +1 18.11.25 58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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