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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 님의 서재입니다.

용과 전생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sung1354
작품등록일 :
2017.11.23 17:33
최근연재일 :
2019.02.13 12:30
연재수 :
9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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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15
추천수 :
165
글자수 :
641,611

작성
18.12.23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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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내일을 위한 휴식

DUMMY

"..."


미아드는 잠시 동안 멍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저게 금발놈한테 맞은 후유증이 아닐까 조금 걱정을 했지만 다행히도 그건 아닌 것 같았다.


"어째서!?"


저렇게 금방 경악하는 표정으로 돌아왔으니까. 옆에서 브릿이 시간을 달라는 듯이 손을 휘저었다. 그러더니 남은 한 손으로 머리를 부여잡고 중얼거렸다.


"기다려 봐. 그러니까 지금까지 들은 말을 종합해 보면 미아드가 여자고 할리는 그걸 알고 있었다는 거지..."


"종합이고 뭐고 나온 이야기가 그거밖에 없을 텐데."


내가 말하는 걸 들은 브릿이 중얼거렸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들은 말을 종합해 보면 미아드가 여자고 할리는 그걸 알고 있었다는 거지..."


"..."


정정하겠다. 저 녀석은 안 들었다. 귀 표면쯤에서 내 말을 튕겨내고 상황 정리에 힘 쓰고 있었다. 그럼에도 힘이 부치는지 같은 말을 몇 번째 반복하고 있었다.


대체 왜 저 간단한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지 고개를 갸웃하고 있는데 미아드가 더듬거리며 물었다.


"왜, 왜 알고 있는 거야? 아니,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어떻게고 뭐고 만난 첫날부터 대충 짐작했었어. 확신한 건 다음 날쯤이었나?"


"첫날!?"


미아드는 다시 한 번 경악해서 외쳤다.


"그때부터 알았다고!? 나 그날부터 반 년간 계속 너랑 같은 방에서 잤는데!? 화장실이긴 하지만 옷도 같은 방에서 갈아입었는데!? 심지어는 더운 날에 등목도 한 번 같이 했는데!? ...잠깐 등목은 니가 하자고 한 거였잖아."


"곤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는다."


"야 이 미친 자식아!?"


변명을 해보자면 나도 진짜 할 생각은 아니었다. 단지 한 순간의 장난으로 당황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농담을 걸어봤을 뿐이다. 근데 하필 그날이 미아드가 더위를 먹은 날이었던 것이 비극의 원인이었다.


그리고 애초에 볼 것도 별로 없었...


"너 지금 무슨 생각했어."


"곤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


"..."


"미안하다."


나는 지금 미아드가 지은 표정이 평생 동안 저 녀석이 지은 표정 중에 제일 무서운 게 아닐까 의심했다.


미아드는 내 사과를 듣고 나서야 표정을 풀었다. 그리고는 애써 화를 참는 얼굴로 물었다.


"...그럼 왜 반 년 동안이나 알고 있다고 말해주지 않은 건데?"


"순서가 틀렸으니까."


"?"


미아드가 고개를 갸웃했지만 솔직히 이 문제에 대해 화내야 하는 건 나였다.


"난 니가 때가 되면 말해줄 줄 알고 계속 참고 기다렸다고. 혹시나 너한테 심각한 문제일까봐 눈치 챘다는 티도 안 냈는데... 그걸로 나한테 화를 내는 거냐?"


"윽. 미안..."


"그래야지."


나는 정당한 항의와 함께 가벼운 눈요기나 가끔씩 놀려먹기용으로 알고 있던 걸 말하지 않았던 진실을 은폐했다.


언제나 진실은 분노와 함께 묻히는 법이니까.


나는 미아드가 그 문제에 관해 다시 거론하기 전에 재빨리 말했다.


"브릿이 말했듯 딱히 내 모든 걸 너한테 밝힐 이유도 없고, 니 모든 걸 나한테 밝힐 이유도 없어. 친구 사이에도 비밀은 있는 법이니까. 중요한 건 우리가 친구라는 거지. 딱히 친구 사이에 성별이 중요한 건 아니잖아?"


"응. 그렇지?"


"그럼 뭐가 문제야?"


"문제 없네."


"그렇지."


미아드와 나는 함께 납득하고 함께 웃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둘 사이의 우정을 다져내는데 성공했다.


"...아니, 문제가 없을 리가 없잖아."


그때, 혼란스러워 하던 브릿이 태클을 걸었다. 쳇, 자세히 신경 쓰면 곤란해지는 문제라서 대충 넘기려 했는데.


"아무튼 왜 그동안 여자라는 사실을 속인 거야? 내가 모든 비밀을 말할 필요가 없다고는 했지만, 이건 다른 문제잖아."


나는 나한테 불리한 이야기가 나오면 바로 논점을 흘리기 위해 대기하며 둘의 말을 들었다.


미아드는 브릿을 향해 고개를 깊게 숙이며 말했다.


"미안해. 하지만 할머니가 내가 여자인 건 절대로 누구한테도 이야기하지 말라고 하셔서..."


내가 기다리던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질문하고 싶은 게 생겼다.


"돈 얘기도 할머니가 말하지 말라고 하신 것 중에 하나라며. 그런데 둘이 왜 그렇게 취급이 달라?"


"할머니는 그 둘 중에 하나를 이미 밝혀버렸다면 나머지 하나는 죽을 각오로 감추라고 하셨어."


현명하신 할머니였다. 미아드가 비밀을 감추지 못할 거란 걸 미리 예견한 거니까.


"하지만 이젠 둘 다 아는 사람이 생겼네..."


미아드가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그걸 보고 고개를 휘휘 저은 다음 말했다.


"그리고 한 가지만 알고 있는 사람이 양산됐지."


"그래. 이제 이 학교 아이들 대부분이 내 비밀에 대해 알고 있을 테니까... 내일부터 학교를 어떻게 다니지..."


"미아드."


브릿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미아드를 바라보았다.


"이제와서 하는 이야기지만..."


하지만 나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별로 걱정하지 않았다.


"니가 여자일 거라고 짐작하고 있던 애들은 예전부터 있었어. 그것도 꽤 많이."


"뭐!?"


"뭐라고!?"


"하루종일 몇 번을 놀라는 거냐. 이것들아. 오히려 내 입장에서는 이때까지 조금도 눈치 채지 못했던 니들이 신기하거든."


반 년 동안 자신의 비밀이 드러났을 거라고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녀석이나, 뻔히 드러난 사실을 반 년 동안이나 몰랐던 놈이나.


정말 둔감의 극치를 달리는 녀석들이었다.


그럼에도 미아드는 믿을 수가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잠깐? 그건 또 왜야? 너야 오랫동안 나랑 가까이 지냈으니까 알 수 있었다 쳐도. 걔들은 왜? 나도 그동안 나름 열심히 감췄는데..."


"그게 감춘다고 감춰지냐?"


13살쯤 되면 대게 2차 성징이 일어나 남자와 여자의 모습이 확실하게 갈린다. 그나마 미아드는 아직 그 영향을 적게 받은 편이지만, 그래도 목소리나 체형은 점점 여자 쪽에 가까워져 가고 있었다.


그리고 행동도 그렇다. 체육 수업을 할 때 항상 탈의실 근처에는 얼씬도 안 하고, 화장실도 기숙사의 것 외에는 정말 급할 때가 아니면 안 쓴다.


그리고 나한테는 항상 자신이 볼일을 보고 난 이후 30분은 있다가 들어가라고 뭐라 했었지.


...안 들킬 거라고 생각하는 게 더 너무하잖아.


"이외에도 많지만 시간이 없으니 그만하자."


"그럴 수가..."


미아드가 세상에 대한 신뢰를 잃은 표정을 지었다. 넌 그런 표정 지을 자격 없어. 임마.


그때 브릿이 이상하다는 듯 말했다.


"하지만 그렇다면 왜 그동안 아무도 미아드한테 성별에 관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건데?"


"마, 맞아!"


미아드가 그 말을 듣고 다시 기운을 찾았다. 당연히 이유는 있었다.


"티아한테 부탁했었으니까."


"아..."


"..."


"다른 년놈들이 너한테 개짓거리 못하게 해달라고."


결국 다시 이 문제로 돌아오게 된다. 미아드가 작게 탄성을 지르고 브릿이 말문을 닫았다.


나는 신경 쓰지 않고 이야기를 끝맺었다.


"학교를 어떻게 다닐지 같은 건 니가 걱정 안 해도 돼. 내가 티아랑 어떻게든 담판을 지어볼 거니까."


"...고마워."


미아드는 고맙다는 말밖에 하지 않았지만 브릿은 고개를 세차게 휘젓고 말했다.


"너도 그 문제에 대해 신경 쓰지 마. 티아리스랑 이야기하는 건 내가..."


"아니, 그건 무리지. 너랑 티아는 달라."


나는 브릿의 말을 바로 끊었다. 딱히 내가 브릿을 무시해서 이러는 건 아니었다.


"3대 가문이니 뭐니,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너랑 티아는 일단 이 학교에서의 위상이 너무 다르잖아."


"젠장."


그동안 봐온 바에 의하면 금발놈과 브릿은 학생들 내부에서 딱히 다른 놈들에 비해 추가적인 대접을 받은 적이 없다.


교사들 사이에서는 꽤 대우해주던 것 같지만 티아에 비하면 그것도 그닥.


티아는 이 학교 내부에서 다른 학생들에 비해 확실하게 한 단계 높은 계급에 위치하고 있다.


그게 순수한 무력에 의한 경외에 의한 것이든, 오랜 정치에 의한 결과물이든. 상관없이 브릿은 티아와 대등하게 협상할 위치가 못 된다.


아니, 솔직히 위치고 뭐고 그런 것도 다 없는 걸로 치더라도...


브릿은 티아랑 한 인간으로서 동등하지 않다. 적어도 내가 본 티아라는 인간은 그랬다.


"적어도 지금의 니가 티아를 이기는 건 무리지. 그게 어느 분야든."


"크윽..."


브릿은 무력감을 느끼는 건지 이를 세게 악물었다. 나는 이제 어느 정도 몸이 나은 것 같아서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브릿에게 다가가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괜찮아. 날 위해 화를 내 준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엄청나게 고마우니까."


"..."


"너는 니가 지금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을 하면 돼. 미아드 너도."


"응!"


미아드의 눈이 분노에 휘감겼다.


"타티 르스. 그리고 그 부하 둘. 이번에는 이렇게 당했지만 다음에는 이렇게 쉽지 않을 거야!"


"그럼 다음 번에는 어렵게 처맞는 거냐?"


"꼭 이런 상황에서 장난을 쳐야겠어!?"


"하하!"


미아드가 짜증을 내는 모습을 보자 브릿은 조금은 기운이 났는지 크게 웃었다. 곧 미아드도 화를 가라앉히고 작게 웃었다.


나도 활짝 웃으며 둘에게 말했다.


"그럼 가자. 지금 해야 할 일은 우리 셋 다 돌아가서 두 다리 쭉 뻗고 푹 자는 거니까."


"가자! ...아야야."


미아드는 외치며 팔을 크게 들었다. 그러다가 다시 상처 부위가 아팠는지 신음 소리를 내었다. 나는 피식 웃고 미아드한테 다가갔다.


그리고는 아까처럼 공주님 안기로 들어올렸다. 미아드가 얼굴을 붉히며 몸을 흔들었다.


"그, 그만 둬! 부끄럽잖아."


"아, 움직이지 마. 힘들어. 안 그래도 무거운 게."


"무겁다니! 나도 여자라고!"


"여자면 가벼워야 한다거나, 혹은 가볍다고 말해줘야 하는 법칙이라도 있는 거냐? 이 새끼 이거 알고 보니 성차별 엄청나네."


"그게 아니잖아!"


미아드는 그런 대화 와중에도 계속 몸부림을 쳤다. 그러다가 내가 놓아주지 않을 거라는 걸 어느 순간 알아차린 것 같았다. 포기하고 그냥 내 목에다 팔을 걸었다.


그리고는 고개를 내 정면 방향으로 돌리고, 즉 내가 자기 얼굴을 볼 수 없게 하고 작게 물었다.


"지, 진짜로 무거워?"


"..."


무겁냐, 가볍냐는 비교 대상에 따라 달라지는 법이다. 나는 예전에 리리나 에라를 안았을 때를 떠올렸다. 당연히 나이도 적고 몸도 작았던 그 애들이 더 가벼웠다.


물론 그게 정답이 아니라는 걸 모를 만큼 나이를 헛먹지는 않았다.


"브릿에 비하면 가벼워."


"...비교 대상이 애매해."


미아드는 투덜거렸지만 다행히 완전히 틀린 답은 아니었던 것 같았다. 미아드는 내 품으로 자신의 몸을 맡겼다.


나는 대기하고 있던 브릿에게 말했다.


"어서 가자."


"그래. 나도 어서 빨리 타티 르스를 이길 만한 실력을 갖춰야겠지!"


미아드한테도 목표가 되더니. 아주 동네북이구만. 금발놈.


나는 다시 내일을 위해 오늘의 휴식을 누리기로 했다.


작가의말

늦은 데다 짧아서 죄송합니다. 세이브를 저번 컴퓨터와 함께 날려버린 걸 잊고 있었습니다. 나머지 분량은 다음 편에서 추가로 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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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잠입 +1 19.01.18 44 2 15쪽
83 엘프랑 가해자랑 대화 +1 19.01.16 45 2 15쪽
82 도망치는 엘프 +1 19.01.14 42 1 15쪽
81 3권 후기 +3 19.01.13 47 2 4쪽
80 3권 마지막 화 +1 19.01.12 46 2 19쪽
79 패배 예고 +1 19.01.09 40 2 18쪽
78 티아리스 2차전 결말 +1 19.01.06 39 2 18쪽
77 티아리스 2차전 +1 19.01.03 53 2 15쪽
76 티아와 전투 준비 +1 18.12.31 54 2 16쪽
75 금발놈에게의 복수 +2 18.12.28 57 2 15쪽
74 금발놈과 시합 전에 +1 18.12.26 53 2 22쪽
» 내일을 위한 휴식 +1 18.12.23 48 2 11쪽
72 미아드의 비밀 +1 18.12.19 52 2 16쪽
71 각성 +1 18.12.13 66 2 18쪽
70 브릿 대 금발놈 +1 18.12.10 51 2 16쪽
69 티아의 계획 +1 18.12.07 54 2 17쪽
68 재능 +1 18.12.04 51 2 15쪽
67 안 좋은 날 +1 18.12.01 66 2 15쪽
66 토너먼트 진행 중 +1 18.11.28 48 2 15쪽
65 금발놈 승리 +1 18.11.25 58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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