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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 님의 서재입니다.

용과 전생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sung1354
작품등록일 :
2017.11.23 17:33
최근연재일 :
2019.02.13 12:30
연재수 :
9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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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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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41,611

작성
18.12.19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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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미아드의 비밀

DUMMY

부러진 코뼈를 두 손으로 잡았다. 그리고는 조금 힘을 줘서 조각난 뼛조각들을 맞췄다.


으득. 으득.


그리 크지는 않은, 그렇지만 인간의 본능적인 공포를 자극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난 딱히 발광하거나 비명을 지르지 않고 덤덤하게 할 일을 해 나갔다.


그 모습을 몸의 피를 닦아주면서 보던 스아가 질렸다는 듯이 말했다.


“정말 눈썹 하나 안 찡그리시군요...”


“치료 좀 부탁할게.”


나는 그냥 할 말만 했다. 내가 지금은 태연해 보일지라도 안 아픈 게 아니다. 검사의 경지가 높아지더라도 고통이 약하게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감각이 예민해서 더 아팠으면 더 아팠지.


그냥 익숙해졌을 뿐이다. 처음 전생했을 때는 참을성도 리셋되서 많이 불편했지만, 이제 이 정도의 고통은 기습적으로만 당하지 않으면 얼마든지 참을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그러니까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안 아픈 건 아니다. 나는 입술을 살짝 깨물고는 다시 한 번 말했다.


“조금만 빨리.”


“아, 죄, 죄송합니다!”


스아는 내 모습을 신기한 동물 보듯이 바라보던 자신의 모습을 자각하고는 급하게 사과했다. 그리고는 한 손은 코를 살짝 잡고 신성력을 주입하고, 나머지 한 손으로는 작은 물수건으로 얼굴의 피를 닦아주었다.


약 10분 정도가 지나자 스아가 코에서 손을 뗐다. 스아의 실력을 감안하면 코뼈 하나 치료하기에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었다.


이유는 명백했다. 스아는 땀에 푹 젖은 얼굴로 어째 나보다 더 지쳐 보이는 표정을 했다. 나는 살짝 미안해져서 물었다.


“혹시 민폐였어?”


“아뇨. 치료는 제가 당연히 해 드려야 할 일이고, 할리 님은 미아드 님을 위해서 한 일이잖아요.”


“뭐, 그거야 그렇지만.”


나는 머리를 긁적였다. 아까 바닥에 부딪힐 때 까진 부분이 만져졌다. 그걸 보고는 스아가 살짝 화난 얼굴로 말했다.


“상처 만지지 마세요. 덧이 날 수 있어요.”


“아니, 오러 사용자한테 그런 일이 일어날 리가 없잖아?”


“확률이 0이 아니라면 조심해야 해요. 지금 할리 님의 몸 상태를 생각해 주세요. 아주 조그마한 거라도 조심해야죠.”


“...알았어. 안 할게.”


나는 슬쩍 손을 내렸다. 구구절절 옳은 말이었고, 게다가 걱정해서 해주는 말이었으니까. 변명할 게 있을 리가 없다.


조용히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는 멍하게 허공을 바라보았다. 스아는 내가 말을 멈추자 다시 화제를 꺼내지 않았다.


나는 문득 둘이 걱정되어서 미아드와 브릿이 누워 있는 침대들을 번갈아 보았다. 미아드는 치료가 끝난 이후 잠이 들어 아직 깨어나지 않았다.


방금 전까지 이곳은 아주 시끄러웠다. 미아드와 금발놈의 부하 둘이 꽥꽥 비명을 질러대는 데다가, 치료원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소리와 촉매를 건네 달라는 요청의 목소리가 합쳐졌으니까.


그러는 와중에도 깨어나지 않은 브릿의 신경에는 작은 감탄을 보낸다. 어쨌든 지금은 한결, 아니 숨소리랑 브릿의 코고는 소리밖에 안 들릴 정도로 조용해졌다. 현재 이곳에는 우리 넷밖에 없었으니까.


금발놈 부하들은 잘린 손가락이랑 베인 발목만 대충 치료하고 바로 도망친 금발놈을 찾으러갔다. 그리고 미아드랑 브릿, 부하놈들에게 붙어 있던 치료원들은 스아에게 나와 이곳을 맡기고 잠을 자러 갔다.


참고로 나에게 붙은 치료원은 스아 한 명뿐이었다. 미아드 다음으로 상태가 심각했던 나에게 그렇게 푸대접을 한 이유는 간단했다. 내가 그걸 바랐기 때문이다.


미아드의 상처 중에서 심각한 곳들은 잘못하면 영구적인 후유증이 남을 정도였다. 나는 그걸 그걸 미아드 주변 치료원들에게서 엿듣고 나한테 붙은 치료원들을 스아만 빼고 전부 미아드에게 보냈다.


나야 대충 끈기로 참으면 됐다. 겉보기엔 심각해 보였어도 티아는 나에게 검사로서의 오점이 될 만한 상처는 남기지 않았으니까. 그리고 자랑은 아니지만 티아 말대로 맷집에는 꽤 자신이 있다.


아무튼 나 때문에 스아는 조금 고생을 했다. 뭐, 본인은 괜찮다고 하고 치료도 잘 끝났으니 별 상관없겠지.


나는 조금 전까지의 상황을 머릿속으로 정리하고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는 이제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을 머릿속으로 떠올렸다.


4단계.


대륙에서는 천재의 영역이라고 보는 경지다. 공식적으로 이 경지에 도달했다 인정해주는 전사는 대륙에 70명이 안 되고, 은둔하거나 숨기고 있는 사람까지 감안해도 100명이 안 될 거라고 보는 극소수만의 경지.


그런 경지에 도달했다. 눈물이 흐를 정도로 기뻐해야 할 일이지만... 기분은 생각보다 좋지 않았다. 이 경지에 오르기 위해서 필요했던 게 저쪽 침대의 모습이라면...


뭐라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냥 짜증이 난다. 그렇다고 아예 안 기뻐할 수도 없는 게 어쨌든 경지가 오른 건 오른 거니까.


여러모로 감상이 복잡하지만 어쨌든 해야 할 것 하나는 확실하다. 티아를 어떻게든 해야만 한다.


그동안은 그 폭력성과 나쁜 성격을 나한테만 들이댔었지만, 이제는 미아드에게까지 손을 댔다. 더 가만히 나뒀다간 고향에 있을 우리 가족한테까지 상처를 줄지도 모른다.


티아년이라면 분명히 그럴 수 있다. 그러니 설득을 하든, 죽이든 무슨 방법을 찾긴 해야 한다.


하지만 그것도 일단 나중 일이다. 부상 치료와 경지 정리를 위해 내일 보기로 했으니 일단 그건 지금 당장 생각할 문제는 아니다.


이렇게 소거법으로 하나씩 정리해 나가보면 해야 할 일은 정해져 있다. 나는 자리에 일어나서 가부좌를 취했다. 평소 명상을 할 때와 달리 제대로 된 자세로 아까 전의 감각을 음미했다.


내가 마지막 순간에 날렸던 공격은 결코 신의 기적이나, 회귀 같은 원리를 알 수 없는 게 아니다. 오히려 한 번 해 보고 나니 지금 당장 다시 하라고 해도 칼만 주면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니 오히려 그동안 왜 마지막 공격이 4단계 능력에 의한 거라는 걸 눈치 못 챘는지 의아할 지경이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이유는 있었다.


한 번도 가정해 본 적이 없었으니까. 내가 4단계 검사가 될 거라는 걸.


아니, 이건 틀린 표현이다. 나는 수십, 수백 번 스스로가 4단계 검사가 되는 상상을 했다. 다만 그 상상이 현실이 되는 걸 어느 순간부터 포기하고 있었다.


현실은 차갑고 포기는 언제나 달콤하다. 마흔을 넘어서의 수련은 그저 실력을 유지하는 목적과 관성에 의해 반복됐을 뿐이다. 예전보다 더욱 성장을 바라게 된 건 회귀하고 나서였다.


그러다보니 깊게 생각하는 걸 자연스럽게 멈추게 된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바보 같았지만 그때는 그때 나름의 사정이 있었으니까 어쩔 수 없다.


“...”


그럼에도 여전히 스스로가 바보에다가 멍청하다는 자학을 멈출 수 없는 이유는. 그래도 알았어야 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내 능력은 스승님과 같은 계열이니까. 그렇게 몇 번이나 비슷한 걸 봐왔는데도 이제 와서 못 알아채다니. 스스로에게 실망할 지경이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도 나는 아까 허공을 베던 손맛과 홀린 듯이 운용했던 생기의 흐름을 몇 번이고 되새겼다. 앞으로 수련해야 할 부분이니 몇 시간이고 해도 부족하지 않다.


하지만 이제 멈출 수밖에 없다.


“으음. 여긴...”


둘 중 누가 먼저 눈을 뜰지 궁금했는데 역시 먼저 다친 데다가 훨씬 가벼운 상처였던 브릿이 더 빨리 눈을 떴다.


브릿은 일어나다가 허리가 아팠는지 그쪽에 손을 대고 인상을 찡그렸다. 조금 기다리자 내 시선을 느꼈는지 브릿이 이쪽을 봤다. 그리고는 가장 먼저 물었다.


“졌지?”


“어.”


“...전례가 있어서 그런데 혹시 진 게 르스야?”


“아니, 확실히 니가 졌어. 정말로.”


“후우...”


말 그대로 전례가 있어서 그런지 ‘졌어’까지도 의심스럽게 보던 브릿도 ‘정말로’까지 말하자 그제야 현실을 인정했다. 하긴 필름이 끊겼어도 스스로의 기억이 있는데 이미 알고 있었겠지. 이건 단지 확인 작업일 뿐이다.


브릿은 한숨을 내쉬고는 침울한 기색을 했다. 나는 위로를 건네려다가 아까 전의 시합에서 어디를 칭찬해야 할 지 몰라서 잠깐 고민했다. 그 모습을 본 브릿은 더더욱 풀이 죽었다.


그러다가 브릿은 뭔가 이상한 걸 눈치 챘는지 이마를 찌푸리며 물었다.


“잠깐. 그런데 왜 니가 침대에 누워 있어? 얼굴은 또 왜 그렇고. 그리고 미아드는 어딨는 거야?”


“내가 침대에 누워 있는 건 맞았으니까고. 아, 잠깐 원래 여러 개 질문에 한 번에 답할 때는 기다려주는 게 예의야. 그리고 얼굴이 이런 건 내가 맞은 대상이 티아이니까고. 미아드는 니 옆 침대에 있어. 참고로 걔는 금발놈이랑 부하놈들한테 맞았지.”


나는 브릿이 잠들어 있는 동안 일어났던 일들을 위의 몇 마디로 요약했다. 덕분에 브릿은 바로 상황을 이해하고 다음 절차로 이어갈 수 있었다.


“타티랑 티아리스 이 새끼들 어딨어!?”


나는 분노하는 브릿을 말렸다. 화내주는 건 고맙지만 이미 상황은 종료된 지 오래다.


“진정해. 임마.”


“내가 지금 진정하게 생겼어!?”


“그럼 진정해야지. 어차피 부하놈들이야 1차적인 보복은 끝났지만 나중에 2차랑 3차가 있을 거고. 티아는 내가 알아서 합의볼 거고. 금발놈은 내일 토너먼트가 있으니까.”


말하고 보니까 궁금한 점이 생겼다.


“그러고 보니 토너먼트는 어떻게 됐으려나.”


티아 때문에 개판이 돼서 어떻게 진행됐는지 잘 모르겠다. 진 걸로 됐더라도 별로 상관은 없지만 좀 아쉽기는 하다. 합법적인 린치의 기회가 사라지는 거니까. 어쩔 수 없이 불법의 영역에 들어서야 할 테니.


그때 스아가 끼어들어 말했다.


“그 시합은 할리 님이 이긴 걸로 됐던 것 같습니다.”


“응? 누나가 어떻게 알아?”


“아까 전에 선배 치료원 분들이 밖의 창고에서 촉매를 가지고 돌아오실 때, 할리 님이 결승전에 진출할 거라는 이야기를 하시던 걸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렇구나.”


그다지 신빙성은 없는 정보였다. 몇 다리 걸쳐서 들은 이야기니까. 뭐, 내일 경기장에 가보면 알겠지.


참고로 오늘은 안 갈 거다. 오늘은 그 주변에는 얼씬도 안 할 거다.


우리가 다른 이야기로 빠지니 브릿은 화내던 기세를 잃었다. 그래도 분노가 사라진 건 아닌지 다시 대화에 끼었다.


“그래서 도대체 상황이 왜 이렇게 된 거야?”


나는 잠시 고민했다. 저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티아와 나의 관계, 그리고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전부 말해야 하니까.


하지만 짧은 고민이었다. 아까 전 경기장에서 브릿은 나와 미아드에게 한 인간이 보일 수 있는 최고의 믿음과 신뢰를 보여줬다. 나 또한 그 믿음에 보답해야 한다.


나는 간단하게 브릿에게 내가 이 학교에서 편하게 지내기 위해 티아와 계약을 했다는 사실과, 그동안 대련이라고 했던 게 맞고 왔던 거라는 사실을 전했다.


브릿은 그 짧은 이야기를 듣고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젠장. 난 그동안 그런 것도 모르고... 미안해. 할리.”


“...그게 다냐?”


“아. 미안 역시 무릎이라도 꿇어야...”


“아니 니 쪽 말고 내 쪽. 배신감 같은 거 안 드냐?”


브릿은 나에게 믿음을 줬는데도 난 그것을 기만하고 속였다. 충분히 배신감을 느낄 만한 상황이다.


하지만 난 그런 질문을 던지는 나 자신에게 짜증을 냈다. 이미 대답을 알고 있으면서도 다시 확인을 해보려고 하다니. 그렇게까지 브릿을 의심해야 하는 건가?


그리고 역시 브릿은 나의 생각대로 대답해주었다.


“니가 나한테 악감정을 가지고 무언가를 숨긴 것도 아니잖아. 그렇게 치면 나도 너한테 말하지 않은 건 많은데. 딱히 화낼 일도 아니지.”


“...고맙다.”


나는 웃으며 진심으로 감사를 표현했다. 브릿이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우리 둘 사이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그때였다.


“으으...”


미아드가 신음을 흘리며 눈을 떴다. 브릿이 그걸 보고 자리에서 일어나려다 다시 허리를 붙잡고 신음을 흘렸다. 나는 그냥 가만히 앉아서 미아드가 깨어나는 걸 기다렸다.


“...”


미아드는 자리에서 일어서서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가 뭔가를 깨닫고 소리를 질렀다.


“괜찮아, 할리!?”


“너보다는 괜찮지. 살아있는 사람이라면 세상의 9할 이상이 지금의 너보다는 괜찮을 거다.”


“...으으.”


미아드는 소리를 지르고 나니까 다시 상태가 안 좋아졌는지 고통스러운 신음을 흘렸다.


몇십 분 전까지 전신 타박상에, 팔다리는 골절에, 몸 전체는 피투성이가 기본인 상태였다. 그렇게 빨리 나을 리가 없다.


나는 방금 전에 브릿한테 말했던 걸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그대로 다시 말해주었다. 이럴 바엔 그냥 미아드가 깨어나고 말하는 게 낫지 않았나 싶었다. 간단하게 말하는 거라 그렇게 오래 걸리지도 않아서 크게 상관은 없지만.


브릿과 똑같이 미아드도 분노와 진정의 과정을 거쳤다. 모든 과정이 끝나자 피로가 몰려온 나는 말했다.


“그럼 이제 슬슬 기숙사로 돌아가자.”


부상이 완전히 나은 건 아니지만 어차피 다른 치료원들은 당분간 안 돌아올 것 같고. 추가적인 치료를 받으려면 몇 시간은 기다려야 할 것 같은데. 그건 너무 귀찮다.


“그러자.”


브릿도 대충 주변 상황을 파악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스아도 우리의 대화를 듣고 의자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미아드는 뭔가 이유가 있는지 움직이지 않았다. 오히려 나가려는 우리를 말렸다.


“아, 잠깐만.”


“왜 그래?”


브릿이 의아해하자 우물쭈물하던 미아드가 스아를 보고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저기, 스아.”


“네. 왜 그러세요? 미아드 님.”


“조금 이상할 수도 있는 질문인데...”


미아드는 그리고는 다시 한 번 고민하더니 뒷말을 꺼냈다.


“...우리가 친한가?”


“네?”


“아, 음. 미안해. 이상한 질문이긴 해도 나쁜 뜻은 아니야. 그러니까...”


스아가 미아드의 말을 자르고 말했다.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으음.”


스아는 단호한 얼굴과 말투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한 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는 거지만, 미아드 님과 저 사이에는 특별한 계기나 오랜 시간에 의해 만들어진 신뢰 관계가 없습니다. 만약 지금 말하시려는 것이 친한 관계라는 것을 필요로 한다면 저에게는 하지 않는 것이 좋겠네요. 단적으로 말해서 미아드 님과 저는 친하지 않습니다.”


“...어, 응. 그렇구나. 미안.”


미아드는 스아의 확고한 의견을 듣고 왜인지는 모르지만 사과를 했다. 그리고 스아는 살짝 놀라더니 고개를 푹 숙였다. 어찌나 빠르게 숙였는지 주황색 머리가 바람에 흩날렸다.


“죄, 죄송합니다. 이런 부분은 제대로 정리해야 한다는 걸 예전에 배웠던 터라.”


“아니, 나도 미안해.”


미아드와 스아는 서로에게 깊이 고개를 숙였다. 나는 ‘이런 부분’이 무엇인지 궁금해했다. 아무튼 스아는 미아드에게 이야기 하라는 말을 남기고 치료소를 빠져나갔다. 침대들이 널린 넓은 공간에 우리 셋만 남았다.


미아드는 스아의 말을 듣고 결심을 굳힌 것 같았다. 나는 그게 아까 전의 사건으로 더 이상 자신의 비밀을 숨길 수 없다는 판단이 된 게 아닐까 싶었다.


그리고 그 판단은 맞았다. 미아드는 한 번 숨을 들이쉬더니 나에게 물었다.


“...할리. 아까 타티가 하던 얘기 들었어?”


“처맞고 있던 터라 다는 못 들었지만 대충은 들었어.”


“후우우...”


이쯤 되면 확실하다고 봐도 좋다. 미아드는 지루함을 느낄 정도로 숨을 깊게 들이쉬더니 말했다.


“할리. 브릿. 사실 나에게도 비밀이 하나 있어.”


“너한테도? 의외네.”


“...의외라는 게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지금부터 내가 하는 이야기는 전부 사실이야. 잘 들어줘.”


미아드는 브릿의 무의식적인 비아냥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했다. 그리고는 몇 번째일지 모르는 숨을 다시 한 번 크게 들이쉬었다. 그 다음에 두 눈을 질끈 감고 스아를 내보낸 의미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크게 외쳤다.


“난 사실 여자야!”


“뭐!?”


“알고 있었어.”


“응?”


의아해하는 미아드와 경악하는 브릿에게 정확한 발음으로 다시 말해주었다.


“알고 있었다고.”


작가의말

노트북은 그냥 새로 사기로 했습니다. 아버지한테 물려받은 거라 오래 썼으니까요. 세이브 만들어놓은 게 좀 아쉽기는 하지만 어차피 3편밖에 안 남았었으니까 크게 아쉽지는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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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시간 회귀 마법 +2 19.02.13 47 1 15쪽
92 질문 +1 19.02.08 27 1 15쪽
91 곤곤곤의 회의 +1 19.02.04 26 1 16쪽
90 장로들 +1 19.01.31 31 1 16쪽
89 대장 엘프랑 협상 +1 19.01.27 41 1 15쪽
88 톤톤톤 때리기 +1 19.01.25 33 1 15쪽
87 라라라의 마법 +1 19.01.23 27 1 17쪽
86 인질극 +1 19.01.21 33 1 15쪽
85 몰살과 구출 +1 19.01.19 60 2 16쪽
84 잠입 +1 19.01.18 43 2 15쪽
83 엘프랑 가해자랑 대화 +1 19.01.16 45 2 15쪽
82 도망치는 엘프 +1 19.01.14 42 1 15쪽
81 3권 후기 +3 19.01.13 47 2 4쪽
80 3권 마지막 화 +1 19.01.12 46 2 19쪽
79 패배 예고 +1 19.01.09 40 2 18쪽
78 티아리스 2차전 결말 +1 19.01.06 39 2 18쪽
77 티아리스 2차전 +1 19.01.03 52 2 15쪽
76 티아와 전투 준비 +1 18.12.31 53 2 16쪽
75 금발놈에게의 복수 +2 18.12.28 57 2 15쪽
74 금발놈과 시합 전에 +1 18.12.26 52 2 22쪽
73 내일을 위한 휴식 +1 18.12.23 47 2 11쪽
» 미아드의 비밀 +1 18.12.19 52 2 16쪽
71 각성 +1 18.12.13 65 2 18쪽
70 브릿 대 금발놈 +1 18.12.10 50 2 16쪽
69 티아의 계획 +1 18.12.07 54 2 17쪽
68 재능 +1 18.12.04 51 2 15쪽
67 안 좋은 날 +1 18.12.01 65 2 15쪽
66 토너먼트 진행 중 +1 18.11.28 47 2 15쪽
65 금발놈 승리 +1 18.11.25 58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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