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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어린곰 님의 서재입니다.

시작부터 끝판왕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홍인평
작품등록일 :
2017.05.23 00:37
최근연재일 :
2017.06.29 18:19
연재수 :
44 회
조회수 :
169,972
추천수 :
3,026
글자수 :
228,071

작성
17.06.23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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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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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글자
17쪽

새로운 참여자들

선작과 추천 감사합니다.




DUMMY

오랫동안 사형 집행장에 있었다. 뭔가 나올 듯 말듯한 기분이 들어서 발길을 돌릴 수가 없었다. 칼리고의 영혼이여! 나타날 거라면 지금 나타나다오!


호반의 말대로 밤에만 나타나는지 좀처럼 킬리고의 영혼은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확실히 느꼈다. 이곳에 무언가 있다는 것을. 그것이 비단 칼리고의 영혼이든 아니든 말이다.


일단 밤에 다시 오기로 하고 교도소에서 나와 아리아 궁전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오늘 따라 유난히, 성 안에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서 상당히 북적거렸다. 눈치를 보니, 모두 새로 바뀐 시스템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고 있는듯 했다. 사람들마다 얼굴이 복잡해 보였다.


그 동안 사망에 대한 패널티가 무겁게 느껴지지 않았을 테지만, 오늘부터는 죽으면 하드코어처럼 완전히 새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아마도 죽으면 암흑 속에서 일 년을 버티지 못하고 지구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꽤 많을 것으로 생각됐다.



‘똑똑똑.’

궁전으로 돌아와 내방에서 쉬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방문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


“들어오세요.”

나는 누웠던 침대에 걸터앉으면서 밖을 향해 소리쳤다. 내심 유세희 이길 바랬다.


“성주님, 오늘은 지구에서 새로운 참가자들이 오는 날입니다. 탄후 광장에 가시지 않겠습니까?”

오늘따라 유난히 말끔한 차림을 한 호반이 들어와 말했다.


탄후 광장은 내가 지구에서 왔을 때, 처음으로 마주한 장소였다. 나뿐만이 아니었다. 수만 명의 다양한 인종이 함께 탄후 광장에 있었다. 그때가 처음으로 오트로 행성에 사람들이 온 날이었다. 그 후 삼 개월마다 한 번씩 지구에서 오트로 행성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는데, 오늘이 바로 그날 인 것 같았다. 하지만, 내가 거길 가야 할 이유가 있을까?


“제가 갈 이유가 있어요?”

나는 관심 없는 말투로 물었다.


“지구에서 사람들이 오는 날이면, 각 성의 성주들은 그곳에 찾아가, 새로 온 사람들이 자신의 성으로 오게끔 유세를 합니다. 그 이유는 자신의 성에 등록된 인구가 많을수록 상업이 발전하고 그만큼 세금이 더 걷히게 되기 때문입니다.”

생각해 보니, 내가 왔을 당시에는 우리가 처음 이곳에 온 인간이었기 때문에 각 성의 비에런들이 와서 자기네들의 성으로 오라고 했던 기억이 났다. 그래서 대부분 같은 인종끼리 뭉쳐서 성으로 이동했던 것이었다. 플로렌시아 성은 한국인을 중심으로 동아시아권 사람들이 초기에 많이 이동한 곳이었다.


“아, 그렇겠네요. 굳이 그것 때문만은 아니라도 구경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탄후 광장은 다섯 개의 성에서 모두 거리가 비슷한 곳에 위치해 있었다.


“몇 시에 사람들이 오죠? 12시 인가요?”

내가 왔을 때, 기억을 더듬으며 물었다.


“예, 맞습니다. 정각 12시에 사람들이 탄후 광장에 워프 됩니다.”

“알겠습니다. 세희씨랑 호철씨하고 한 번 가보겠습니다.”

시간을 확인하니, 오전 10시가 좀 넘었다. 아무래도 거리상 12시에 맞춰서 가긴 어려웠지만, 그래도 서둘러 보기로 했다. 나 혼자 가는 거라면 문제 없었지만, 발이 느린 유세희가 문제였다.


유세희와 최호철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급히 서둘러 플로렌시아 성에서 나왔다. 우리는 유세희의 속도에 맞춰 최대한 빨리 뛰었다. 유세희도 그나마 레벨이 높아서 일반 사람들 보다는 빠른 편이 되었다.



“민준 길드장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왔을까요? 헉헉···”

한참을 뛰던 유세희가 숨을 헐떡거리며 물었다.


“글쎄요. 전에는 보통 몇 명이나 왔었는데요? 저는 사람들이 올 때마다 성에 있어 본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어요.”


“어휴~ 보통 만 명쯤 온다고 들었어요. 전에 플로렌시아 성에서도 지구에서 워프 될 때마다 이청룡이 이천 명 정도씩 데리고 왔거든요.”

최호철이 불쑥 끼어들면서 말했다.


“우리 성에 많이 왔으면 좋겠다. 헉헉.. 그쵸? 헉헉.. 근데 우리 많이 늦는 거 아니에요? 헉헉···”

유세희는 숨이 차면서도 계속 말을 했다. 하지만 유세희 말대로 이대로 가다간 상당히 늦을 것 같았다. 벌써 11시인데 반의 반도 못 왔기 때문이다.


“잠깐, 좀 쉬죠.”

나는 달리기를 멈추면서 말했다.


“헉헉··· 왜요? 저 더 뛸 수 있는데···”

유세희도 멈추고 손을 무릎에 집으면서 말했다.


이왕 가는 거 처음부터 워프 되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었다. 사람들을 우리 성에 불러 모으고 그런 거에는, 큰 관심은 아직까지는 없었다. 최호철의 달리기도 느린 건 아니었지만, 맞춰 뛰기에는 답답했다.


“자, 모두 늦게 가기 싫으시죠?”

나는 유세희와 최호철을 보며 말했다.


“네!”

둘은 이번에도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 왜이리 자주 대답을 똑같이 할까? 설마 둘이 벌써 통하는 사이가 된 건 아니겠지?


“자, 그럼 저를 따라 하세요. 일단 망토를 잡으시고···”

나는 등 뒤에 있는 망토를 잡으며 말했다.


“어머, 민준 길드장님 또 눈 가려요?”

유세희가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아뇨, 아뇨. 이번은 창피해서 그래요. 망토를 돌돌 말고 나서 갑옷 안쪽으로 넣으세요. 딴 사람들이 우리 망토를 못 보게 말이에요. 우리가 무슨 길드인지 모르게···”

나는 주변에서 사냥하는 사람들을 쳐다보곤, 망토를 갑옷 안으로 넣으면서 말했다. 이 망토는 절대 풀 수가 없기 때문에, 남들 눈에 안 띄게 하려면 갑옷 안으로 넣어야 했다. 최호철과 유세희는 나를 따라서 망토를 갑옷 안으로 넣었다.


“그리고 이제 지난번처럼 호철씨가 세희씨를 업으세요. 업은 다음에는 호철씨가 다시 저한테 업히세요. 무슨 말인지 알겠죠?”


그 둘은 고개를 끄떡였다.


“그리고 도착할 때까지 고개를 푹 숙이고 계세요. 얼굴 보이게 하지 마세요.”

“왜요? 너무 빨라서요?”

유세희가 물었다.


“아뇨, 너무 쪽 팔려서요!”


나는 유세희를 업고 있는 최호철을 업고 미친듯이 뛰었다. 고개를 푹 숙이는걸 잊지 않았다. 그 둘을 업었지만, 전혀 무겁지 않았다. 아까 보다는 이렇게 뛰는 가는 것이 훨씬 빨랐다.


“우와~ 빠르다~! 민준 길드장님 바람이 너무 시원해요! 기분이 좋네요!”

유세희는 신이 난 목소리로 말했다.


“세희씨, 고개 숙이세요! 창피해요!”

나는 땅바닥을 쳐다보면서 소리쳤다.


그래도 명색에 길드장인데, 이게 도통 뭐 하는 짓인지··· 그나저나 번라이프라 있었다면, 지금보다도 훨씬 더 빨리 뛰었을 텐데. 생각할수록 아쉽기만 했다.


한 시간 좀 넘게 쉬지 않고 달리니 탄후 광장에 거의 도착했다. 엄청난 인파가 몰려 있는 것이 보였다,


“다 왔네요. 이제 내려서 같이 걸어 가요.”

등에 업혔던 최호철을 내려 놓으면서 말했다.


“어휴~ 힘드셨죠? 고생 많으셨어요.”

“민준 길드장님 고마워요! 정말 빠르시네요!”


“뭘요. 자 빨리 가보죠. 늦었네요. 이미 지구에서 사람들이 왔나 봐요.”

우리는 갑옷 속에 넣었던 망토를 꺼내고, 다시 뛰기 시작했다.


탄후 광장에 도착하자, 각 성을 차지하고 있는 길드들이 와서 호객행위를 하듯이 워프 된 사람들을 자기네 성으로 가게끔 유도하고 있었다. 멀리 빨간 망토의 매서커 길드가 보였고, 오스틴의 모습도 보였다. 오스틴은 나를 보지 못하고 계속해서 사람들을 모으는데 바빠 보였다.


얼핏 보아도 최호철이 말한 만 명도 훨씬 넘어 보였다. 모두 처음인지라 어리둥절하며 자기 피부색과 비슷한 길드 쪽으로 많이 모여가는 모습이었다.


빨간 망토의 매서커 길드는 내가 아는 길드였지만, 그 외 보라색, 오렌지색, 회색 망토가 보였다. 회색 망토 길드원 대부분 흑인이거나 동남아 쪽인 것을 보아 며칠 전 내가 갔었던 베이파아 성의 길드 같았다.


“저희 성으로 오세요! 저희 성은 세금이 싸답니다!”

“베이피아 성으로 오십시요! 우리는 다른 성보다 아주 강합니다!”

“저희 성 근처에는 좋은 사냥터가 많이 있어요!”

“저희 성은 매우 아름답고 즐길 거리가 많답니다. 저희 성으로 오세요!”


이미 절반 이상은 갈 곳을 정해서 해당 성 길드의 곁에 옹기종기 서있었지만, 아직도 결정 못한 사람들은 광장 안에서 계속 고민을 하고 있었다.



“민준 길드장님, 우리도 어서 사람들 모아요!”

유세희가 멀뚱멀뚱 있는 내 팔을 잡아 당기며 말했다.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며 사람을 모으기가 왠지 쑥스러웠다.


“저, 저는 좀···”

나는 손사래를 치며 사양했다.


“어휴~길드장님, 지난번엔 성루에 올라가셔서 모여있는 사람들한테 잘도 소리치시더니, 갑자기 이건 왜 부끄러워하세요? 제가 해 볼게요!”



“플로렌시아 성으로 오세요! 저희 성은 한국인, 일본인, 중국인들이 많아요!”

최호철이 갑자기 입에 두 손을 모으더니 우렁찬 목소리로 소리쳤다.


“여러분~~!!! 우리 성에 제일 빠르고 강한 사람이 있어요! 우리 멋진 민준 길드장님이요! 플로렌시아로 오세요!”

유세희도 신이 났는지 덩달아 소리치며 사람을 모으기 시작했다. 귓가에는 유세희가 말한 ‘멋진 민준 길드장’이 자꾸 반복 되면서 들렸다. 유세희는 딱 한번 말했을 뿐인데..


그러자 광장에 있는 사람들이 우리에게 시선을 돌리며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특히 최호철의 말이 효과가 있었는지, 동아시아계 사람들이 우리 쪽으로 하나 둘씩 다가오기 시작했다. 최호철의 소리에 멀리 있는 오스틴이 우리 쪽을 쳐다보고는 나와 눈이 마주쳤다. 우리는 미소를 지으며 눈인사를 나눴다.


“어서 오세요. 반갑습니다! 이쪽에서 기다리세요.”

최호철과 유세희가 우리에게 온 사람들을 하나 둘씩 챙기며 내 뒤에 줄 세우기 시작했다.


“저희 성으로 오세요. 성주님이 최고로 강하신 분입니다!”

유세희는 사람들이 오기시작하자 더욱 신나서 소리쳤다.



좀 더 시간이 지나자, 이제 광장 중심에 남아 있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남은 사람들을 서로 데려가려고 다른 성 길들끼리 시비가 붙는 모습도 보였다. 서로 주먹다툼까지는 아니지만, 꽤 아슬아슬한 장면들이 연출되기도 했다. 사람들 데려가는 게 뭐라고 저렇게까지··· 다 돈으로 보이는 건가?


“안녕하십니까?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타이푼 길드의 벤자민입니다.”

내 앞에 누군가 다가오더니 악수를 청하며 인사를 했다. 금발머리하고 있는, 덩치가 막 큰 것은 아니었지만 근육질 몸매에 꽤 잘생긴 서양 남자였다. 그는 오렌지색 망토를 두르고 있었고 테두리 무늬가 있는 것을 보니 길드장임을 알 수 있었다.


[벤잔민]

-레벨 : 87


레벨이 꽤 높았다. 그런데 내 스캐닝이 이상했다. 이름과 레벨만 나올 뿐 상세 스텟이 보이질 않았다. 어제까지는 멀쩡했는데 이상했다. 다시 시도해 봐도 상세 스텟은 나오질 않았다. 뭐가 잘못 된 걸까?


“네, 안녕하십니까? 저는 김민준이라고 합니다. 아, 그리고 저는 스켈레톤 길드입니다.”

나는 벤자민이 내민 손을 잡고 악수하며 말했다.


“반갑습니다. 혼자 블루드래곤을 꺾고 플로렌시아를 차지했다는 소문을 듣고 꼭 한번 만나 뵙고 싶었습니다.”

벤자민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운이 좋았습니다.”

난 겸손하게 말했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레벨이 몇인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벤자민은 불쑥 내 레벨을 물어 보았다.


“말씀 드리기 곤란합니다. 죄송합니다.”.

나는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사양했다. 억울하면 너도 스캐닝 기술을 갖던가.

“아닙니다. 제가 초면에 실례했습니다.”

벤자민도 오스틴만큼 예의가 바른 사람 같았다.


“안녕하세요. 저는 아보트 성에서 온 와일드퍼플의 줄리아라고 해요.”

이번엔 보라색 망토를 메고 있는 여자가 언제 왔는지 불쑥 끼어들며 말했다. 웨이브 진 긴 머리에 까무잡잡한 피부 톤을 갖고 있었다. 몸매는 상당히 글래머했고 섹시하면서도 예쁜 얼굴을하고 있었다. 첫 인상만으로도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그녀의 뒤에는 다섯 명의 우락부락하게 생긴 남자들이 보디가드처럼 서 있었다.


[줄리아]

-레벨 : 89


줄리아의 레벨을 보고 깜짝 놀랐다. 어떻게 여자가 이렇게 높을 수가 있지? 자세히 보니 이 여자도 길드장이었다. 여자가 레벨도 높고 게다가 성을 차지하고 있는 길드의 길드장이라니 믿기 힘들었다. 줄라아 뒤에 있는 남자들은 보디가드가 아니라 그냥 부하들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 예, 안녕하세요. 저는 김민준입니다.”

“예 알고 있습니다. 한 번 뵙고 싶었는데 여기서 만나게 되었군요. 조만 간에 플로렌시아 성에 한 번 방문 할 테니, 차라도 같이 하시죠.”

줄리아는 나를 홀리려는 듯한 눈웃음을 치며 말했다.


“네, 차 좋, 좋죠···”

나는 쓸데없이 긴장해서 대답했다.


“그럼, 곧 다시 뵙겠습니다.”

줄리아가 내게 인사하고 뒤돌아갔다. 근데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내가 쉽게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그렇다. 나는 남자였다.


벤자민도 다음에 또 만날 것을 약속하고 자리를 떠났다.


우리에게 온 사람들은 약 천이 백여 명도 되었다. 다섯 개의 성 중에서는 제일 적었지만, 늦게 도착한 것 치고는 그래도 꽤 많은 사람들이었다. 아무래도 모인 사람 대부분이 동양인이었다.



내와 유세희가 맨 앞장을 서고 최호철이 맨 뒤에서 보조를 해주며 새로 온 사람들과 플로렌시아로 향하고 있었다. 나를 따라 움직이는 사람이 천명이 넘으니 기분이 묘하게 좋았다. 유세희는 계속 뒤를 돌아보며 수다스럽게 새로 온 사람들과 웃고 떠들었다.


어둑해지는 저녁이 되어서야 플로렌시아 성에 도착 할 수 있었다. 최호철의 안내에 따라서 플로렌시아 주민 등록 센터에서 질서정연하게 플로렌시아 주민 등록했다. 새로 온 사람들 뿐만 아니라, 기존에 있던 사람들이 성에 자신을 등록해야 하는 이유는 성에 등록이 되어야 성안에 상점이라든가 기타 시설물들을 이용할 수 있었고 길드도 가입을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주민등록 센터 앞에는 우리들이 도착하기도 전부터, 여러 길드가 진을 치고 새로 온 사람들을 자신네 길드에 가입시키려고 홍보를 하고 있었다. 스켈레톤 길드에 가입하고 싶다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내가 모두 사양했다. 난 최호철과 유세희 둘을 업고 다니기도 벅찼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곳에서 박찬수와 마주쳤다. 박찬수는 새로 온 여자들에게 자기 길드에 가입하라고 고시고 있었다. 이 빌어먹을 박찬수와 호가든 길드가 플로렌시아에 아직도 남아 있었나 보다.


“야, 박찬수!”

나는 박찬수에게 소리쳤다. 나를 발견한 박찬수는 질겁하고 후다닥 내빼버렸다. 오늘이 날이 날인만큼 박찬수의 뒤를 쫓지는 않았다. 잠시 잊고 있었는데 박찬수에게는 청산해야 할 일들이 아직 남아있었다. 시간은 많으니 오늘만큼은 참았다.


오늘 최호철과 유세희가 고생이 많았다. 다들 처음 해 보는 것이지만, 즐거워 보였다. 나는 그냥 구경만 하고 싶었던 것뿐인데, 저들은 뭐가 저리도 즐거운 것일까? 오자마자 길드에 가입한 사람들은 그들을 따라 길드 사무실로 옮겨갔고, 길드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들은 임시 숙소에 배정해 주었다. 그곳에는 안내 담당 비에런들이 있어서 이곳 생활에 대해 설명해 준다. 나도 처음 왔을 때 임시 숙소에서 며칠 동안 머물며 안내 담당 비에런들에게 교육을 받았었다.




난 사실, 오늘 하루 종일 밤이 되기만을 기다렸다. 아직 자정이 조금 안되었지만, 교도소에 있는 사형 집행장으로 향했다. 아침과는 달리 깜깜하니깐 좀 으스스한 기분이 들었다.


도착한 사형 집행장에는 아침에 왔을 때보다도, 이상하게 느꼈던 기운이 더 강했다. 하지만 여전히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았다. 달은 떠있었지만, 구름에 가려져 평소보다 어둠을 많이 걷어내지는 못했다.


칼리고 나타날지 안 나타날지 모른다. 호반의 말만 믿고, 이제부터 막연히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신경을 곤두세우며 작은 부스럭거리는 소리에도 민감했다. 나는 사형 집행장 한가운데서 초조한 마음으로 서있었다.


한 시간, 두 시간··· 시간은 계속 흘러갔지만, 칼리고는 나타나지 않았고 나도 점점 집중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드문드문 딴 생각을 하며 지루하고 초조함이 반복되는 시간을 버텨내고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겠다. 긴장이 늦춰졌을 때쯤 갑자기 이질적인 소리가 귓가를 맴돌았다.


‘우···.웅···. 우···.웅···.’

정신이 번뜩 들었다. 나는 대검을 뽑아 들고 소리가 나는 방향을 찾아봤지만, 어디서 나는 소리인지 알 수 없었다. 소리는 계속 들려왔다.


‘우···.웅···. 우···.웅···.’

신경을 곤두세우며 소리의 방향을 찾았지만 허사였다. 잘못 들은 건가 싶어서, 귀를 후벼 파보기도 했지만 소리가 어디선가 나고 잇는 것은 확실했다.


그때, 내 바로 앞에서 옷 하나 걸치지 않은, 나체 상태의 남자가 스르륵 나타났다. 어디서 나타났는지는 모르겠다. 그 나체 상태의 남자는 피덩이를 뒤집어 씌기라도 했는지 온 몸에 피가 잔뜩 묻어 있었다. 그 남자는 눈동자가 없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몇 발자국 뒷걸음질을 하고 일정거리를 유지한 다음 스캐닝을 했다.



[칼리고의 넋]

-레벨 : 99


“칼, 칼리고?”

칼리고다. 드디어 칼리고가 나타났다!




선작과 추천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칼리고가 나타났습니다~

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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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정령의 계곡(1) +3 17.06.29 961 31 14쪽
43 시작되는 싸움 +2 17.06.28 906 28 14쪽
42 전운의 기운 +4 17.06.26 1,127 35 15쪽
41 길로틴 길드 +4 17.06.25 1,282 30 14쪽
40 칼리고의 넋(2) +12 17.06.24 1,416 43 14쪽
39 칼리고의 넋(1) +18 17.06.24 1,465 38 13쪽
» 새로운 참여자들 +10 17.06.23 1,639 38 17쪽
37 일 년... 그리고 변화 +6 17.06.22 1,972 42 12쪽
36 스켈레톤 길드 광랩하기(4) +6 17.06.21 1,827 45 14쪽
35 스켈레톤 길드 광랩하기(3) +14 17.06.20 1,808 40 11쪽
34 스켈레톤 길드 광랩하기(2) +8 17.06.19 2,123 46 11쪽
33 스켈레톤 길드 광랩하기(1) +12 17.06.19 2,289 46 15쪽
32 복수, 그후. +14 17.06.18 2,712 48 16쪽
31 처절한 복수(8) +18 17.06.18 2,875 59 14쪽
30 처절한 복수(7) +26 17.06.17 2,994 60 11쪽
29 처절한 복수(6) +8 17.06.17 2,940 68 11쪽
28 처절한 복수(5) +10 17.06.16 3,081 60 13쪽
27 처절한 복수(4) +9 17.06.16 3,271 55 13쪽
26 처절한 복수(3) +6 17.06.15 3,311 63 9쪽
25 처절한 복수(2) +10 17.06.14 3,402 52 9쪽
24 처절한 복수(1) +6 17.06.14 3,599 60 9쪽
23 폭풍전야 +2 17.06.13 3,546 66 12쪽
22 비보 +6 17.06.12 3,811 60 9쪽
21 오스틴과 파커 17.06.12 3,858 72 15쪽
20 두번째 공성전(7) 17.06.11 4,076 70 8쪽
19 두번째 공성전(6) +6 17.06.10 4,007 62 8쪽
18 두번째 공성전(5) +4 17.06.09 4,081 70 7쪽
17 두번째 공성전(4) +3 17.06.08 4,204 73 8쪽
16 두번째 공성전(3) +9 17.06.07 4,408 7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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