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절한 복수(7)
선작과 추천 감사합니다.
“나와 이청룡 중에서 누가 더 무섭나!”
나는 강지호뿐만 아니라 주변에 모든 사람이 듣도록 큰 소리를 쳤다.
대답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자 나는 대검으로 발 밑에 있는 이청룡의 등을 포크처럼 찍어서 하늘 높이 들어올려 모두가 쳐다 볼 수 있게 했다.
내 대검에 대롱대롱 걸린 이청룡은 두 팔과 다리를 땅 쪽으로 축 늘어트리고 끝내 죽어버리고 말았다.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지만, 아무도 숨소리도 내지 못하고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 적막함이 흘렀다.
“자, 모두 들어라! 딱 1분의 시간을 주겠다! 그때까지 파란 망토를 계속 두르고 있는 녀석들은 내가 플로렌시아에 있는 한 끝없이 괴롭혀 주겠다!!”
블루드래곤 녀석들은 서로 눈치를 보며 망설이고 있었다. 상황을 보아하니 아무도 먼저 선뜻 블루드래곤 길드 탈퇴를 하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하긴, 어설프게 혼자 탈퇴하면 이청룡의 보복에 당할 것을 두려워할 테지.
세상이 멈춘 것처럼 아무도 움직이지 않은 채로 1분이 무의미하게 지나갔다. 내 기대와, 그리고 내 경고와 달리 아무도 길드 탈퇴를 하지 않았다.
들고 있던 이청룡을 땅바닥에 내동댕이쳐버렸다. 이제 내가 강하다는 것은 모두 잘 알게 되었지만, 아직까진 이청룡의 두려움이 내 강함 보다 더 크게 녀석들의 마음에 자리잡고 있는 것 같았다. 그걸 깨부시고자 했다. 내가 더 무섭고 두렵도록 만들어야 했다.
“결국은 최악을 선택을 했구나!”
나는 주먹으로 앞에 있던 강지호의 복부를 강타했다. 내 주먹은 복부를 뚫고 뱃속의 내장까지 파열 시킨 뒤에 척추를 뚫고 나왔다.
“컥!!!”
강지호는 입에 피를 토해냈다. 복부를 뚫어버렸기 때문에 비명도 지르지 못했지만 즉사하지는 않았다. 아까 이청룡의 칼에 복부를 찔려 내장이 파열되었을 때, 얼마나 고통을 컸는지 내가 몸소 겪어봐서 잘 알고 있었다. 고통 없이 죽이면 안 될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다. 최대한 고통스럽게 죽여 나를 이청룡 보다 더 두렵게 만들어야만 했다.
나는 다시 날뛰어대며 블루드래곤 녀석들의 복부를 위주로 공격했다. 이미 나에게 대적하기 포기한 녀석들이었고 길드장과 부길드장이 모두 죽어버린 상태라 사방으로 도망가기 시작했다. 나는 대쉬와 번라이프로 도망치는 녀석들을 따라잡아 모조리 내장을 파열시켰다.
복부를 관통 당해, 내장이 파열 당한 녀석들은 쓰러져서 고통을 최대한 느끼면서 죽어갔다.
워낙 사방으로 도망쳤기 때문에 몇 놈은 결국 놓친 것 같았지만, 대부분은 플로렌시아 입구에서 죽었다. 파란색 망토 때문에 플로렌시아 입구에는 커다란 파란색 카펫을 깔아놓은 것처럼 녀석들의 시체들이 수북했다.
‘휴···’
아무리 레벨이 높아도 쉬지 않고 전력으로 뛰어다니니 숨이 찼다.
“우와! 정말 대단합니다!”
“스켈레톤 길드에 가입하고 싶습니다!”
“최고에요!”
블루드랜곤이 모두 죽고 나서야 숨죽이며 구경하던 사람들이 내게 환호하기 시작했다. 블루드래곤과 싸우느라 잠시 구경하는 사람들을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날 환호하는 소리를 들으니 약간 쑥스럽기도 했지만,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아직 끝난 것은 아니었다.
수북히 쌓여있던 블루드래곤의 시체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고 있었다. 벌써 싸우기 시작한지 십 분이 지난 모양이었다. 먼저 죽은 놈들부터 부활되기 시작하면서 시체가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녀석들은 곧 다시 나올 것이다. 나는 성문을 바라보며 녀석들이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람들이 내게 보내는 환호는 끊이질 않았다.
사실 구경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내 뒤에 멀찌감치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내가 성문을 바라봐야 내 망토가 잘 보일 거란 생각에, 나는 성문을 우두커니 서서 바라보고 있었던 것도 있었다. 사람들이 나를 김민준으로 알고 있기 보다는 스켈레톤의 길드장으로 더 부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인가 유세희가 그려준 이 유치한 해골 망토가 내 심볼처럼 여기고 있었다.
“블루드래곤이다! 블루드래곤이 온다!”
이번에도 성루에서 구경하던 사람이 소리쳤다. 그러자 날 환호하던 사람들의 목소리가 작아지더니 금세 조용해지고 다시 침묵이 흘렀다. 곧 성문에서 이청룡이 앞장선 블루드래곤 행렬이 나오기 시작했다. 내가 생각한 시간보다 좀 늦게 나온 것을 보아 작전 회의라도 하고 온 모양이었다.
성문을 나오는 블루드라곤의 표정은 처음과 많이 달라져 있었다. 처음에는 비장한 모습과 자신감도 엿보였는데, 지금은 침울하고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 표정을 짓고 있었다.
“겁먹어서 안 나타날 줄 알았는데, 용케 다시 나타났구나!”
블루드래곤 행렬이 어느 정도 정리되자, 나는 이청룡에게 소리쳤다.
“자만하지 마라! 설사 널 죽일 수 없다 하더라도 널 괴롭히는 방법은 알고 있다!”
이청룡이 화가 치밀어 오른 표정으로 내게 버럭 소릴 질렀다.
“아직 정신을 못 차렸구나! 정신 차릴 때까지 끝없이 죽여주마!”
나는 이청룡에게 소리치고 나서 바로 블루드래곤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내가 달려들기 시작하자, 몰려있는 녀석들 뒤쪽에서 갑자기 정민국이 앞으로 나왔다. 그런데 정민국 혼자 앞으로 나온 것이 아니었다. 유세희가 정민국에게 붙들린 채로 같이 앞으로 나와 모습을 들어냈다. 유세희의 가느다란 목에 정민국의 칼이 꾹 눌려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 뛰는 것을 멈췄다.
“세희씨!!!”
심장이 미친듯이 두근거리기 시작했고 화가 치밀어 오르고 잔뜩 흥분되어 두 손이 벌벌 떨렸다. 정신까지 멍해지는 것 같았다.
아리아 궁전에 있던 유세희가 어떻게 정민국 손에 붙잡혀 있단 말인가! 블루드래곤은 아리아 궁전으로 들어 갈 수가 없는데 말이다. 도대체 유세희가 왜!!!
“이 쥐새끼 같은 놈아! 아까처럼 다시 날 뛰어 봐라! 그랬다가는 이 계집애 목을 당장 잘라 버리겠다!”
정민국이 유세희의 긴 머리채를 잡고 목에 칼을 더욱 꾹 누르며 내게 협박하듯 소리쳤다. 유세희는 울먹이는 표정이었지만 입술을 꾹 깨물고 울지 않으려 참고 있었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살려달라는 말도 도와달라는 말 조차도 하지 않고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아직 충격에서도 벗어나지 못했을 텐데, 다시 또 당한다면···
“이청룡! 정민국! 이 더럽고 야비한 새끼야! 유세희 몸에 상처 하나라도 냈다가는 결코 가만두지 않겠다!”
“이 계집이 어찌 되는 건, 너 하기에 달렸다! 모두 저 새끼 죽여!”
이청룡이 내게 소리치고는 부하들에게 공격 명령을 내렸다.
블루드래곤 녀석들은 이청룡의 명령에 따라 내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난 결단을 내려야만 했다. 번라이프 3단계와 스턴을 쓰면 순식간에 유세희를 구출할 수 있을까? 그러기에는 거리가 좀 멀어서 성공을 확신 할 수 없었다. 어설프게 움직였다가는 유세희를 바로 죽일 것이다. 그렇다고 유세희가 인질로 잡힌 상태에서 내가 언제까지나 이청룡에게 죽임을 당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블루드래곤 녀석들의 공격을 가만히 당하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좀 전까지만 해도 내게 겁먹고 죽었던 녀석들이었는데, 내가 공격하지 못할 거란 생각 때문이었는지 두려움이 복수심으로 바뀌어 칼로 무자비하게 나를 찔러댔다.
내가 가만히 공격을 당하고 있자, 이청룡이 안심이 되었는지 야비한 미소를 지으며 칼을 뽑아 들고 내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유세희가 또 저렇게 당하는 것에도 화나가고 또, 내가 이렇게 어이없게 죽게 된다는 것이 화가 났다.
더군다나 이렇게 많은 구경하는 사람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도 나를 도와주는 이가 없었다. 좀 전까지 나를 응원하고 환호해 줬던 사람들은 온데간데 없는 것 같았다. 이상하게 멀뚱멀뚱 구경하는 사람들까지도 실망스럽고 미워졌다.
“죽어 이 새끼야!”
“니가 아까 날 죽였을 때 얼마나 아팠는지 알아!”
블루드래곤 녀석들은 내게 복수라도 하듯이 무자비하게 찔러댔다. 나는 가만히 서서 정민국이 인질로 잡고 있는 유세희만 쳐다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유세희를 인질로 잡고 있던 정민국이 갑자기 비명을 지르더니 유세희를 손에서 놓쳤다. 그러자 어디서 나타났는지 빨간 망토를 두른 누군가가 유세희를 낚아채서 블루드래곤에게서 빠른 속도로 도망치고 있었다.
“저 새끼 잡아! 그리고 저 계집애 놓치면 안돼!”
내게 걸어오던 이청룡이 뒤를 돌아보고, 유세희를 낚아채가는 장면을 목격하고 다급하게 소리쳤다.
정민국 근처에 있었던 블루드래곤들이 유세희를 데리고 도망치는 정체불명의 남자를 다급하게 뒤쫓기 시작했다. 성문 입구에 있던 블루드래곤이 이동하자, 그 뒤에서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초록색 망토에 커다란 지팡이를 들고 있는 남자. 그린라인 길드의 파커였다.
파커가 언제 왔는지 모르지만, 뒤에서 정민국에게 라이트닝 쇼크를 먹이고 다른 발 빠른 매서커 길드원이 유세희를 구출해 준 것이다.
파커가 이곳에 왜 왔지? 그렇게 생각할 때쯤에 내 뒤쪽에서 누가 큰소리로 외쳤다.
“이청룡! 길드 대 길드의 싸움으로 알고 있는데 다른 사람을 끼어들게 해서 되겠는가!”
그 소리에 나를 에워싸고 공격하던 녀석들의 칼질이 멈췄다. 그 뿐만 아니라 블루드래곤 녀석들 모두 얼음처럼 얼어붙고 얼굴까지 창백해져 있었다..
나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삼십여 미터 떨어진 곳에 황금 갑옷과 커다란 방패를 들고 있는, 언제나 위풍당당한 오스틴이 서있었다. 그 뒤로는 엄청나게 많은 매서커 길드원들이 새빨갛게 서있었다. 길드원 모조리 다 데리고 온 것 같았다. 블루드래곤의 거의 두 배 가까이 되는 팔백 여명의 길들원이 모두 이곳에 와 서 넓게 자리잡고 있었다. 그 모습은 너무나 장관이었다.
오스틴의 옆에는 최호철이 함께 있었다. 아마 최호철에게 사정을 뒤늦게 전달받은 오스틴이 나를 돕기 위해 모든 길드원을 불러 모아 온 것 같았다. 오스틴에게 너무 고마웠다. 나에게 왜 이렇게 잘해주는지 아직도 의문이긴 했지만, 날 위기의 순간에 구해 준 것은 분명했다. 난 오늘 오스틴에게 큰 빚을 진 셈이었다.
아까 유세희를 구출했던 매서커 길드원이 블루드래곤을 피해, 멀리 빙글 돌아서 오스틴 앞에 도착했다. 그리고 안고 있던 유세희를 조심스럽게 내려놓자 최호철이 유세희를 부축해주었다.
이제 유세희는 안전했다.
즉, 블루드래곤 길드는 이제 위험해 진 것이다.
[김민준]
-체력 148 / 500
나는 바로 윈드밀을 사용해서 내 주변에 있던 블루드래곤 녀석들을 순식간에 갈아 죽여 버렸다.
“이 개새끼들아! 더 이상 용서는 바라지 마라!”
나는 내 분노의 끝에 닿아있었다.
선작과 추천 감사합니다.
- 작가의말
길고 긴 싸움이 다음화에 끝이네요...ㅎㅎ
그 다음화는 무슨 내용을 쓸지 고민중인데 좋은 의견 있으시면 반영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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