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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결님의 서재입니다.

대식객(大食客)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새결
작품등록일 :
2016.07.27 22:48
최근연재일 :
2016.10.24 03:03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84,681
추천수 :
533
글자수 :
126,062

작성
16.10.19 23:32
조회
1,019
추천
6
글자
9쪽

13. 바람은 낮은곳에도 분다 (4)

DUMMY

"으헙······."

챙그랑-!


하지만 팔호는 검을 끝까지 내려치지 못하였다. 숨이 턱 막히며 온몸에 힘이 풀려 검을 놓치고 말았다.

모든 진기의 고갈! 겨우 마지막, 마지막 일 검을 앞두고 팔호의 모든 진기가 고갈되었다.


"으 으······. 조금만 더······."


그의 신형을 겨우 지탱하고 있는 다리는 사시나무 떨리듯 떨리고 있었고, 온몸에선 식은땀을 비 오듯 흘렸다.

팔호는 무너지듯이 쓰러져 떨어뜨린 검을 다시 집으려 더듬더듬 검을 찾았다.

이미 눈앞도 노래져 앞을 분간하기도 힘들 상황이었다.

이젠 곧 죽겠구나 하고 있던 석고명은 갑자기 팔호가 쓰러지자 다시 기세등등해졌다.

더듬거리다 겨우 검을 잡은 팔호가 검을 다시 들기도 힘들어 하는 것을 보며 그의 상태를 짐작할 수 있었다.


"이 개자식!"

퍼억!

"으억···. 쿨럭쿨럭······."


겨우 몸을 일으키려던 팔호는 가슴팍에 발길질을 맞고 뒤로 벌렁 넘어가 버렸다.

볼품없이 바닥을 뒹군 팔호는 숨을 쉬기 어려운지 기침만 연신 해대었다.


"이 자식이. 감히! 이 석고명님을 죽이려 들어? 이 건방진 자식, 쓸모없는 자식!"


석고명은 쓰러져있는 팔호에게 상소리를 하며 발길질을 해대었다. 수차례의 발길질에 팔호는 그저 고통에 찬 신음을 흘릴 뿐이었다.

연신 발을 놀리다 우뚝 멈춘 석고명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자신이 떨어뜨린 검을 찾아 다시 집어 들었다.


"흐흐 여기 있었군. 이제 황천으로 보내주지. 저기 저 꼬맹이와 함께 말이야."


석고명은 팔호에게 점점 다가갔다.

팔호는 겨우겨우 다시 몸을 일으켜 세웠다.


"이런 건 왜 아직도 들고 있는 거야! 휘두를 힘도 없으면서!"

퍽- 휙휙휙 창그랑!


석고명이 팔호의 손을 노려 겨우 들고 있는 검을 멀리 차 버렸다.

팔호의 손을 떠난 검은 공중에서 몇 바퀴 돌더니 이제 겨우 정신이 들어가는 하현의 옆에 떨어졌다.

날아가는 검이 하현의 옆에 떨어지자 팔호의 시야엔 이제 하현이 들어왔다.

그런 하현을 바라보던 팔호는 석고명의 앞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


"교관님. 교관님! 제발 저 아이는······. 하현이는 살려주십시오. 제발······."

"크하하! 천하의 팔호가 저런 꼬맹이 하나에 무릎을 꿇다니?"


팔호는 이미 많이 맞아 퉁퉁 부어 발음도 잘 안 되는 말로 하현이를 살려달라고 빌었다.

석고명은 그런 팔호가 우스울 뿐이었다.

이미 하현은 팔호의 전부였다. 3년 전 죽었어야 했던 목숨이 다시 살아갈 힘을 얻게 해 준 것은 하현이었다.

만약 하현이 없었더라면 그는 이토록 살려 발버둥 치지 않고 조용히 어디 산속에서 혈화환에 생을 마감했으리라.


"저랑 아무 상관도 없는 아이입니다. 제 목숨으로 부족하십니까!"

"아무 상관 없는 아이니 죽여도 되겠지? 하하하. 그럼 특별히 저 아이부터 죽여주도록 하지. 거기서 잘 보고 있으라고."


석고명은 웃으며 하현에게 다가가려 했다.

하지만 팔호는 석고명의 바짓단을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어디서 이런 힘이 남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석고명이 몇 번을 떼어내려 해도 팔호는 절대 놓지 않았다.


"에잇 귀찮게! 너도 금방 따라가게 해줄게. 네가 아끼는 아이의 최후이니 잘 봐야 하지 않겠느냐! 크크크"

샤악-!


석고명은 귀찮다는듯 바짓가랑이는 잡고 있는 팔호의 손을 검으로 잘라냈다.

팔호의 잘린 손목에서는 피가 콸콸 솟았지만 팔호는 신음소리 하나 내지 않았다.


"지독한 놈! 응?"


석고명은 다시한번 하현에게 가려 했으나 다시 뜻대로 하지 못했다.

팔호는....... 석고명의 바짓단을 이빨로 물고 놓아주지 않았다.


"이, 이 버러지 같은 게! 먼저 죽고 싶어서 환장했구나!"


석고명은 격노하며 결국 팔호의 목에 검을 휘둘렀다.


"아저씨!!!!!"


팔호가 마지막으로 들은 것은 하현의 목소리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본 것은 어느샌가 정신을 차리고 자신에게 달려오는 하현의 모습이었다.

하현이 이미 깨어났다면 부상당한 석고명에게 그리 쉽게 지지 않을 것이었다.

이 상황에서도 안도감이라는 것은 팔호를 찾아왔다.


석고명의 검이 휘둘러저 팔호의 목에 닿는 아주 찰나의 순간.

팔호는 하현과 분명 눈이 마주쳤다고 생각했다.

마지막 눈 맞춤에 그는 지금까지 하현의 등 뒤에서 눈빛으로 지금까지 못 했던 말을 전했다.


'사랑한다.'

푸학!


그렇게 강했고, 태산 같았던 팔호의 목은 의외로 쉽게 떨어졌다.

절대 놓지 않을 것만 같던 팔호의 이도 목이 잘리자 힘이 빠져버렸는지 석고명을 놓아주고 말았다.


툭, 데구르르르······.


팔호의 목은 데구르 굴러 팔호에게 달려가던 하현에게 굴러갔다.

팔호의 목을 잡아든 하현은 그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여기저기 얻어맞아서 퉁퉁 붓고, 얼마나 세게 물고 있었는지 입속도 피가 가득했다.

그리고 결국 눈도 감지 못한 그의 얼굴을.

하현은 머릿속에 새겨 놓으려는 듯 팔호를 바라보다 팔호의 눈을 감겨주고는 조심스레 팔호의 목을 내려놓았다.

마침, 공교롭게도 아까 석고명이 날려버린 팔호의 검은 하현의 옆에 떨어져 있었다.


"아저씨······. 미안해요······. 흑······. 모두 나 때문에······. 내가 잡히지 말았어야 했어요. 내 사람을 죽이지 않겠다는 쓸데없는 고집이 결국 아저씨를 죽게 하였어요. 이제 알겠어요······. 아저씨의 말씀을 너무 늦게 알아버려서 죄송해요. 지금 아저씨의 복수. 제가 할 일인 거 맞죠?"


하현이 중얼거리고 있을 때 석고명은 하현에게 달려들었다.

하현도 단칼에 끝내버릴 생각이었다.

눈물을 흘리고 있는 하현의 눈에선 그냥 눈물이 아닌 새빨간 눈물이 나왔다.


"너도 팔호를 따라가라!"

챙챙챙...! 카앙!


비록 석고명도 지쳐있다고는 하나 혼신의 힘을 다해 휘두른 검을 하현은 너무 쉽게 막아냈다.

그리고는 석고명에게 뛰어들어 몇 번의 합을 겨루었다.

하현은 가볍게 휘두르는 듯했지만 석고명에게는 일검, 일검이 태산같이 느껴져 감당하기 힘들었다.

팔호와 싸울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석고명은 하현에게 공포감을 느껴버렸다.


"괴물···! 괴물이야! 윽!"


석고명의 외침은 하현의 검에 묻혀버렸다. 쉴 새 없이 몰아치는 하현의 검은 말 할 새도 없게 만들었다.

점점 빨라지는 것 같은 하현의 검이 석고명의 검을 강하게 위로 올려쳤다.

석고명은 그 힘을 이기지 못하고 팔이 머리 위로 들려버렸다. 흡사 검을 쥐고 만세를 하는 것 같은 형상이었다.

아주 잠깐의 틈이었지만 이런 틈을 놓칠 하현이 아니었다.

하현의 검이 찔러지고, 아주 찰나의 순간에 검은 석고명의 목까지 날아갔다.

그리고 목에 닿기 전 잠깐, 아주 잠깐 멈칫하는 듯했지만 이내 목을 꿰뚫었다.


푸욱- 파학!


그의 목에서 붉은 피가 튀고, 하현은 바로 앞에서 그의 피를 뒤집어썼다.

피를 뒤집어쓰고 검을 쥔 모습은 악귀를 방불케 했다.

석고명은 무언가 말을 하려는 듯 입을 뻐금뻐금했지만 결국 말을 하지도, 또 소리를 내지도 못하게 되었다.


스윽- 털썩-!


하현이 검을 뽑아내자 석고명의 시신이 바닥에 쓰러졌다.


"아아악!!"


하현은 괴성을 질러냈다. 그리고는 이미 쓰러져 있는 석고명의 시신에 다시 검을 찔렀다.

하지만 석고명이 반응이 있을 리 만무했다.

폭주한 하현은 실성했는지 소리를 지르며 석고명의 시신에 다시 검을 휘둘렀다.

그때 하현의 앞에 한 노인이 나타났다.

하현은 그나 다가옴을 느끼고는 그에게 다시 검을 휘둘렀다.


카앙...!


카앙? 하현의 검이 노인의 손에 잡혔는데 노인이 다치는 대신 쇳소리가 났다.

노인이 하현의 검을 잡아채자 하현은 손에서 검을 빼려 낑낑댔지만 쉽사리 빼지 못했다.


"저기 죽어있는 자는 마검대 팔호이고. 지금 이자는 석고명 이고······. 과거의 은원이 이렇게까지 온 것인가? 팔호가 이태껏 어떻게 살아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자네도 대단한 내공이군. 이제 그만하지 않겠는가?"

"으으으으으아아아아!"


실성한 하현은 괴성만 질러댔다.

노인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몇 번 가로젓고 주먹으로 하현의 복부를 때렸다.

복부를 맞은 하현은 뒤로 퉁겨지듯 한참을 날아갔다.

바닥에 부딪히면서도 큰 충격을 입었을 하현은 일어나려 했지만 결국 일어나지 못하고 정신을 잃었다.


작가의말

아저씨...ㅠㅠ
팔호를 떠나보내야 할지 마지막 순간까지도 고민하다 결국 원래 구상했던 이야기대로 가야 어긋남이 없을것이라 생각하여 결단을 내렸습니다.
1부(1권) 가 마지막 화만 남겨놓았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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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13. 바람은 낮은곳에도 분다 16.10.16 1,272 8 9쪽
37 12. 구약(求藥) (9) 16.10.14 1,387 5 8쪽
36 12. 구약(求藥) (8) 16.10.11 1,080 9 7쪽
35 12. 구약(求藥) (7) 16.10.10 1,159 9 7쪽
34 12. 구약(求藥) (6) 16.09.22 1,339 9 7쪽
33 12. 구약(求藥) (5) 16.09.19 1,202 11 8쪽
32 12. 구약(求藥) (4) 16.09.13 1,335 8 7쪽
31 12. 구약(求藥) (3) 16.09.11 1,438 9 7쪽
30 12. 구약(求藥) (2) 16.09.10 1,433 9 8쪽
29 12. 구약(求藥) (1) 16.09.06 1,593 13 9쪽
28 11. 용호채(龍虎砦)(6) +2 16.09.04 1,655 10 7쪽
27 11. 용호채(龍虎砦)(5) 16.09.03 1,385 8 7쪽
26 11. 용호채(龍虎砦)(4) 16.08.30 1,459 9 7쪽
25 11. 용호채(龍虎砦)(3) 16.08.29 1,633 8 8쪽
24 11. 용호채(龍虎砦)(2) 16.08.25 1,567 8 8쪽
23 11. 용호채(龍虎砦) 16.08.24 1,775 10 9쪽
22 10. 방지문(放地門) 16.08.23 1,752 9 7쪽
21 9. 사천으로 +2 16.08.19 2,036 11 7쪽
20 8. 더 많이, 더 많이!(3) 16.08.13 1,912 11 8쪽
19 8. 더 많이, 더 많이!(2) 16.08.12 1,937 14 7쪽
18 8. 더 많이, 더 많이!(1) 16.08.11 2,180 17 8쪽
17 7. 대련 16.08.09 2,047 11 7쪽
16 6. 강호출도(4) +2 16.08.07 2,347 12 5쪽
15 6. 강호출도(3) 16.08.07 2,141 12 5쪽
14 6. 강호출도(2) 16.08.05 2,459 16 5쪽
13 6. 강호출도(1) 16.08.04 2,520 14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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