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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결님의 서재입니다.

대식객(大食客)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새결
작품등록일 :
2016.07.27 22:48
최근연재일 :
2016.10.24 03:03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84,693
추천수 :
533
글자수 :
126,062

작성
16.09.04 21:14
조회
1,655
추천
10
글자
7쪽

11. 용호채(龍虎砦)(6)

DUMMY

어느 때보다 요란했던 식사시간이 끝나고. 하현은 움직일 수 있는 모든 산적을 불러모았다. 그중에는 팔다리가 꽁꽁 포박된 용호마괴도 있었다.

군중의 한가운데 서 있는 하현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제가 밥을 먹으면서 생각을 해 봤어요."


내력이 담긴 목소리는 수백 명의 사람들에게 똑똑히 들렸다. 좌중을 한 번 둘러본 하현은 말을 이었다.


"저는 이곳의 채주는 될 수 없어요."


하현의 말에 많은 수의 산적들이 실망한 기색 표했다.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많은 산적이 하현의 매력에 푹 빠진 터였다. 짧은 시간이나마 함께 식사하고 웃고 하며 마음을 열었다.

사람들의 마음을 쉽게 얻는 것, 그것이 하현이 가진 가장 큰 무기 중의 하나이리라.


"하지만! 산적 두령이 아닌 용호문(龍虎門)의 문주라면 받아들일게요."

"문주? 무슨 뜻이지?"

"지금 뭐라고 하신 거야?"


하현의 말에 주위는 웅성거리는 소리로 시끄러워졌다. 하현의 말을 이해 못 한 자들이 태반이었다.


"지금부터 산적 용호채는 사라지고, 무림 문파인 용호문으로 거듭나는 거예요. 지금 문파가 되는 것에 대해서는 의견을 물어보고 있는 게 아니에요. 통보라고 하죠. 통보. 혹시 수긍하지 못하시는 분들은······."

"죽을 것이다"


하현의 뒤에 그림자처럼 서 있기만 하던 팔호가 하현의 말을 자르고 들어왔다. 팔호의 낮고 음울한 목소리에 산적들은 머리끝까지 소름이 돋았다. 팔호가 죽인다고 하면 반드시 죽을 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다. 이미 오십 명의 무인들을 소리하나 없이 제압한 그가 아니던가?

분위기가 급히 가라앉자 하현은 그런 팔호를 급히 제지했다.


"아! 아저씨 지금 그게 아니었어요. 계속 산적으로 남고 싶은 사람들은 관아에 넘길 거란 말이에요. 어차피 뭐 거기서도 대부분 사형이겠지만요."

"아니, 내가 죽일 것이다."


둘의 대화에 모두의 표정이 흙빛으로 물들어 갈 무렵. 대력거웅- 진유강이 가장 먼저 포권을 하며 고개를 숙였다.


"문주님의 명을 받들겠습니다."

"대력 아저씨!"


이번에도 진유강이 먼저 시작하자 마치 전염병처럼 퍼져나가 모든 사람들이 하현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단 한 사람 용호마괴만을 제외하고.


"용호 아저씨는 함께 하시지 않으실 건가요?"

"네놈이 얼마나 잘 먹고 잘살 거 같으···. 으억!"


욕지거리를 내뱉으려던 용호마괴는 바로 옆에 있던 젊은 산적이 발로 차 넘어지고 말았다.

팔다리가 모두 묶여있기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


"감히 어떤 놈이냐!"

"이 자식! 전엔 그냥 마음에 안 든다고 우리 형을!"

퍽! 퍼억! 퍽!


그리고는 구타가 이어졌다. 무공을 모르는 자의 발길질이라 하나, 손을 쓸 수 없어 검상을 당한 옆구리와 얼굴은 그대로 노출되어있었다.


"으···. 으억! 윽! 옆구리는 때리지 말아다오!"

"나도 있다 이놈아! 물을 엎질렀다고 내 손가락을 두 개나 자른 놈이. 뭐? 옆구리는 때리지 말아줘?"


이들의 행동이 도화선이 되어 한동안 용호마괴에게 원한을 가진 자들이 돌아가며 응징을 가했다. 하현이 수차례 말려보려 했지만 흥분한 군중을 막기에는 무리였다. 대력거웅도 난처한 표정으로 바라만 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만···. 그만!!"


내력이 가득 담긴 하현의 목소리에 그 재서야 분위기가 진정되었다. 사람들이 빠진 자리에는 넝마조각이나 다름없는 용호마괴가 겨우 숨만 붙은 채 기절해 있었다.


"쯧···. 착하게 좀 사시지···. 대력아저씨 저 아저씨 응급처치 좀 해 주세요. 그래도 죽게 놔둘 수는 없잖아요."

"저기 질문이 있습니다. 우리는 문파가 되면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합니까? 그리고 독문 무공도 없는 상황인데. 무인들은 어떻게 키웁니까?"


오십걸의 수장 주철심이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했다. 무림 문파라고 하면 무공을 배우려는 문하생의 기부금을 받거나 여러 의뢰를 수행하는 등의 방법으로 돈을 벌어 생활한다. 소림이나 무당 같은 경우에는 일반인 시주들이 기부하는 금액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용호채 아니 용호문에는 문하생이 무공을 배우러 이 산골까지 올 리도 없고 돈을 벌 수 있을 만한 의뢰를 수행하기에는 턱없이 실력이 부족했다. 게다가 종교는커녕 독문 무공조차 가지고 있지 않았다.


"무공은 제가 가르쳐드릴 거에요. 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그리고 우리 문(門)은 특별하게···. 농경과 목축을 합시다."

"농사를 짓고 돼지를 치자는 말입니까?".

"네! 바로 그거에요. 아까 둘러보니 용호아저씨가 모아놓은 재물도 어느 정도 되는 거 같더라구요. 그걸 밑천 삼아 농사를 짓고, 돼지랑 소를 키우면 일단은 자급자족할 수 있을 거예요. 그러다 보면 수년 후에는 수익을 낼 수 있을 겁니다."

"그래도 문파라고 하셨는데 농사를 짓다 보면 무공 수련은 언제······."

"주경야독! 아니 주경야수련? 해야죠. 가장 중요한 건 절대···. 절대 산적질은 더는 하면 안 된다는 거죠! 처음에는 무공 수련보다는 일하시는 것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시게 될 거에요. 하지만 생활이 안정되고 규모가 커지다 보면 결국 무공에만 집중할 수 있는 날이 올 겁니다.“


하현의 말에 모두 처음에는 어안이 벙벙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오랜 산중 생활과 불안정한 생활이 그들을 지치게 해서일까? 농사를 지으며 무공을 익힌다는 것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게 들렸다.

무엇보다 자신들도 제대로 된 무인이 된다는 것에 기뻐했다. 이곳에 모인 대부분의 산적들, 그 중 오십걸은 각자 사연을 가지고 무림을 떠나 녹림으로 도망친 것이나 다름없는 사람들이었다. 항상 열망했던 상승무공을 배울 수 있다는 기대감은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을 주었다.

산적 중에는 원래 태반이 농사하던 사람들이었기에 농경기술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하현은 용호채 시절 비축해 놓은 재물들을 아낌없이 풀어 지원했고. 처음 일 년을 견딜 식량을 비축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무공은 팔호에게 배운 심법을 모두에게 전수 했다.

마교의 무공이나 마기를 띄지 않기에 문도 들이 익히기에는 적합했다.


훗날 하현이 농경과 축산을 하자는 하현의 결정은 중원 식도락 계에 큰 반향을 일으킨다. 목축업자 대부분이 가축을 키울 때 가둬서 키우는 데 반해 넓은 용호산에 방목해서 키우는 소와 돼지들은 유난히 육질이 쫄깃하고 고소했고, 용호산을 개간한 땅은 비옥하여 맛있는 쌀을 생산해 낼 수 있게 되어 많은 사람이 찾게 되었다.

규모가 커지고 커져 중원 곳곳에 납품되기 시작하며 유명 객잔이나 식당에서는


‘쌀은 역시 용호미(米)!’

'돼지는 역시 용호돼지!'


라는 말이 유행하게 되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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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12. 구약(求藥) (7) 16.10.10 1,160 9 7쪽
34 12. 구약(求藥) (6) 16.09.22 1,339 9 7쪽
33 12. 구약(求藥) (5) 16.09.19 1,202 11 8쪽
32 12. 구약(求藥) (4) 16.09.13 1,335 8 7쪽
31 12. 구약(求藥) (3) 16.09.11 1,438 9 7쪽
30 12. 구약(求藥) (2) 16.09.10 1,433 9 8쪽
29 12. 구약(求藥) (1) 16.09.06 1,593 13 9쪽
» 11. 용호채(龍虎砦)(6) +2 16.09.04 1,656 10 7쪽
27 11. 용호채(龍虎砦)(5) 16.09.03 1,385 8 7쪽
26 11. 용호채(龍虎砦)(4) 16.08.30 1,459 9 7쪽
25 11. 용호채(龍虎砦)(3) 16.08.29 1,634 8 8쪽
24 11. 용호채(龍虎砦)(2) 16.08.25 1,567 8 8쪽
23 11. 용호채(龍虎砦) 16.08.24 1,775 10 9쪽
22 10. 방지문(放地門) 16.08.23 1,752 9 7쪽
21 9. 사천으로 +2 16.08.19 2,036 11 7쪽
20 8. 더 많이, 더 많이!(3) 16.08.13 1,913 11 8쪽
19 8. 더 많이, 더 많이!(2) 16.08.12 1,937 14 7쪽
18 8. 더 많이, 더 많이!(1) 16.08.11 2,180 17 8쪽
17 7. 대련 16.08.09 2,047 11 7쪽
16 6. 강호출도(4) +2 16.08.07 2,348 12 5쪽
15 6. 강호출도(3) 16.08.07 2,142 12 5쪽
14 6. 강호출도(2) 16.08.05 2,460 16 5쪽
13 6. 강호출도(1) 16.08.04 2,521 14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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