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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결님의 서재입니다.

대식객(大食客)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새결
작품등록일 :
2016.07.27 22:48
최근연재일 :
2016.10.24 03:03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84,709
추천수 :
533
글자수 :
126,062

작성
16.09.03 21:47
조회
1,385
추천
8
글자
7쪽

11. 용호채(龍虎砦)(5)

DUMMY

"뭐?! 접수? 그게 무슨...!"


용호마괴는 무언가를 말하려다 날아오는 하현의 검에 말을 잇지 못했다.

얕봤던 하현의 검이 예상외로 너무 빨라 그저 막아내는 것에 급급했다.


'체력만 온전히 있었어도!'

"빈틈!"

파악- 푸욱!


좀 전의 대력거웅과의 일전에서 너무 많은 힘을 쏟아 부은 탓일까? 금세 내공이 바닥을 보였다. 그 때문에 아주 잠깐 행동이 느려졌고, 그 사이를 놓칠 하현이 아니었다.

하현의 검이 활처럼 쏘아져 용호마괴의 옆구리를 꿰뚫었다.


"크윽"

"휴우- 아저씨 지금 상당히 중상이니까 더 이상 움직이지 않으시는 게 좋을거에요"

"오십걸(五十傑)! 모두들 튀어 나오지 않고 무엇 하는 게냐! 당장 이 녀석을 이 녀석을 요절내라!"


용호마괴는 피가 콸콸 쏟아지는 옆구리를 손으로 감싸고는 오십명의 무인들을 불렀다. 평소 무인들을 용호오십걸이라 부르며 따로 별채에 기거하게 하며 싸움이 있지 않을 때에는 주로 무공수련을 하게 했는데 필시 그들을 부르는 것이리라.

하지만 별채 쪽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이 사단이 나도록 아무도 얼굴을 비추지 않는 것도 용호마괴를 불안하게 했다.


"이 정신 나간 것들아!!"

"불러도 소용없다. 지금 저기에 깨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용호마괴의 외침에는 그가 그토록 바라던 산적이 아닌 낮고 음울한 목소리의 팔호가 대답했다.

팔호는 별채 쪽에서 걸어 나왔다. 홀로 오십 명의 무인을 모두 제압하고 온 것이리라.


"팔호아저씨! 힘드셨죠?"

"....... 전혀"


말은 이렇게 했지만 팔호의 이마는 땀으로 번들거렸다. 오십 명의 무인들을 쥐도 새도 모르게 처리한다는 게(그것도 죽이지 않고) 쉬운 일만은 아니었을 게다.

황망하게 팔호를 바라보던 용호마괴는 이번에는 주변에 산적들에게 소리쳤다.


"이것들아! 지금 멍하니 무엇하는 것이냐! 어서 이것들을 잡아라. 둘 밖에 안 된다. 모두 한꺼번에 덤벼! 대력거웅 너 마저 무엇하는 것이냐!"


용호마괴의 발악에는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용호채에서 무공으로는 감히 대들 수 없던 채주를 이긴 하현과 그보다 더 무서운 오십걸을 혼자 처리한 팔호에게는 덤빌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이 모습들을 지켜보던 용호마괴는 털썩 주저앉았다.


"대력...부채주..."

"예 형님······."

"크큭 소동을 일으킨 이유가 이것이었군. 20년의 시간이 이렇게 하루아침에!"

"형님 모두가 사는 길이었소"


하지만 용호마괴는 대답하지 못했다. 옆구리의 상처에서 피를 너무 많이 흘린 탓에 혼절하고 말았다.


"와아! 제가 이긴 거죠? 대력아저씨 빨리 여기저기 다친 사람들 좀 모아서 빨리 치료해줘요. 저기 엎어져있는 아저씨도 같이요"


하현의 말에 대력거웅이 뒤에 수하들에게 손짓하자 몇몇이 부상자들을 모아 의무실로 옮겼다.

뒷정리를 지켜보고 있는 하현은 사람들이 점점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대력거웅 뿐만 아니라 용호채의 산적들이 하현과 팔호를 포위하고 있는 모양새였다.


"아저씨 할 말 있으신거에요? 지금 다른 아저씨들 다 같이?"


하현은 경계하는 투로 말했다. 이미 허리에 가 있는 손은 여차하면 검을 뽑을 기세였다.


털썩-

"전(前) 용호채 부채주 대력거웅. 채주님을 뵙습니다!"

"채주님을 뵙습니다!"

".......채주님을 뵙습니다!"


대력거웅이 한쪽 무릎을 꿇으며 하현을 향해 소리쳤다. 그를 따라 주변에 있던 산적들도 하나 둘 무릎을 꿇으며 같은 말을 외쳤다.

하현은 그런 산적들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쳤다.


"어······.이러지들 마세요."

"이러지 마시라니요. 아까 가장 강한 사람이 채주가 되어야 한다고 하셨고. 이곳을 접수한다고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아까 그거는 그 상황엔 어쩔 수 없었죠. 팔호아저···!"


황급히 뒤를 돌아봤지만 팔호는 이미 자리를 피했는지 보이지 않았다.


"이 아저씨가 어디간거야?"

"채주가 되어주십시오!"


무릎을 꿇은 산적들은 진심으로 하현이 채주가 되어주기를 원했다.

그간 용호마괴의 폭정 아래서 견디기 힘들었기 때문이리라. 하현은 말을 잇지 못하다 한숨을 푹 쉬고는 웃으며 말했다.


"휴우. 그래요 생각좀 해 볼게요. 그전에... 우리 일단 밥이나 먹죠? 배고파 죽겠는데. 여기 먹을 건 있죠?"

.

.

.

잠시 후


"이러다 다 거덜 나겠구먼."

"그러게 말이네. 저런 건 난생 처음 보는구먼."


용호채의 총관 장태수와 방규는 식사를 하던 것도 잊고 하현의 먹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장태수는 총관답게 식재료에 대한 걱정부터 앞섰다.


"우걱우걱. 여기 숙수 아저씨 요리를 진짜 잘 하시는데요? 꿀꺽. 자 한 접시 더!"

"와아!!"


하현이 벌써 열 접시 째를 비우고 열 한 접시를 주문하자 주변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산적들은 이미 하현의 먹는 모습에 반쯤 홀려있었다. 하현이 한 접시, 한 접시를 비워나갈 때 마다 분위기는 점점 달아올랐다.

하지만 장태수와 방규는 용호채의 최연장자 답게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았다.

그들은 오히려 먹는 모습을 보며 환호하는 젊은이들을 신기하게 바라봤다.


"사실 나는 잘 먹는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저게 그리 환호할 만한 일인지는 잘 모르겠네."

"젊은 친구들은 채신없어 보이지만 좋아하고 있지 않은가? 이해를 못하는걸 보니 우리도 늙은 게지"

"하하하 . 매 끼니마다 저렇게 드신다면 곳간이 금방 동 나고 말걸세"


그래도 식사 한번 만에 많은 산적들이 하현을 친근하게 여기는 듯 했다.

하현은 모두를 위해 곳간을 아낌없이 풀었다. 맛있는 음식은 다 같이 나누어 먹어야 맛있는 것이라고.

일부에서는 하현을 벌써 '어린 채주님'이라고 부르는 소리도 언뜻 들리는 듯 했다.


"흠흠. 그런데 젊은이들만 좋아하는 건 아닌 것으로 보이네만"

"무슨소린가?"

"옳지! 정말 잘 드십니다! 한 그릇 더 ! 한 그릇 더!"


방규가 총관의 시선을 따라가자 그 끝에는 어느새 깨어난 괴조타수마저 하현의 먹는 모습을 보며 박수를 치고 있었다.


".......다 같이 화합하면 좋은 게 아닌가?"

"그...그렇지"


방규는 저도 모르게 말을 더듬었다. 누가 뭐라 하는 사람 하나 없지만 괜스레 얼굴이 달아오르는 듯 했다.


작가의말

먹방으로 하나되는 용호채!

다음 편은 용호채 에피소드의 마지막 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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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12. 구약(求藥) (3) 16.09.11 1,439 9 7쪽
30 12. 구약(求藥) (2) 16.09.10 1,433 9 8쪽
29 12. 구약(求藥) (1) 16.09.06 1,594 13 9쪽
28 11. 용호채(龍虎砦)(6) +2 16.09.04 1,656 10 7쪽
» 11. 용호채(龍虎砦)(5) 16.09.03 1,386 8 7쪽
26 11. 용호채(龍虎砦)(4) 16.08.30 1,460 9 7쪽
25 11. 용호채(龍虎砦)(3) 16.08.29 1,634 8 8쪽
24 11. 용호채(龍虎砦)(2) 16.08.25 1,568 8 8쪽
23 11. 용호채(龍虎砦) 16.08.24 1,776 10 9쪽
22 10. 방지문(放地門) 16.08.23 1,753 9 7쪽
21 9. 사천으로 +2 16.08.19 2,037 11 7쪽
20 8. 더 많이, 더 많이!(3) 16.08.13 1,913 11 8쪽
19 8. 더 많이, 더 많이!(2) 16.08.12 1,938 14 7쪽
18 8. 더 많이, 더 많이!(1) 16.08.11 2,181 17 8쪽
17 7. 대련 16.08.09 2,048 11 7쪽
16 6. 강호출도(4) +2 16.08.07 2,348 12 5쪽
15 6. 강호출도(3) 16.08.07 2,142 12 5쪽
14 6. 강호출도(2) 16.08.05 2,460 16 5쪽
13 6. 강호출도(1) 16.08.04 2,521 14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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