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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결님의 서재입니다.

대식객(大食客)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새결
작품등록일 :
2016.07.27 22:48
최근연재일 :
2016.10.24 03:03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84,694
추천수 :
533
글자수 :
126,062

작성
16.09.13 03:17
조회
1,335
추천
8
글자
7쪽

12. 구약(求藥) (4)

DUMMY

하현은 팔호가 시선을 끄는 사이 서고 잠입에 성공했다.


"에···. 이거 많아도 너무 많은데?"


엄청난 양의 책에 막막함을 느끼던 하현은 일단 가까운 곳부터 확인하기로 하고 곧장 눈앞에 있는 책부터 한 권 훑어보기 시작했다.

문에서 가장 가까운 책장에는 20년, 가장 끝에 있는 서고에는 100년 전의 내용이 있었다.


'대충 감이 오네. 중간쯤에 여기쯤···? 그렇지!'


적당히 뽑아 든 책에는 50년 전쯤의 약물들에 관한 내용이 있었다.

뽑은 책의 주변에 있는 책을 스무 권 정도 뽑아 쌓아놓은 후에 차근차근 읽었다.

바깥의 팔호가 아직 발각되지 않았는지 별다른 소리는 들려오지 않았다.

팔호의 실력을 의심하는 것은 아니지만 언제 상황이 바뀔지 모르는 일이기에 하현은 할 수 있는 최대한 빠르게 읽어나갔다.



그 시간 서고 바깥에서는 조용한 싸움이 아직도 진행되고 있었다.

팔호는 점점 조급해 지고 있었다. 당규호의 무공이 생각보다 너무 강했다. 처음 급습 때 명치에 주먹을 날리는 것이 아니라 검을 박아 넣어야 했다는 생각이 절로 했을 정도이니······.

당규호 역시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아직 무림에 본격적으로 나서지는 않았지만 차기 가주에 대해 논 할 때면 당연히 거론되는 것이 그의 이름일 정도로 당가 내에서는 무공 수준으로는 상당한 인정을 받고있는 그였다.

그런 당규호가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었다. 말이라도 할 수 있다면 누구인지 물어보기라도 하겠으나 말도 할 수 없는 것이 그를 더 답답하게 했다.


'죽이지 않고 제압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복면인이 누구인지, 들어온 목적이 무엇인지 알려면 상대를 생포해야 했으나 생포를 생각하다간 자기의 목이 날아갈 판이었다.

상대가 검을 고쳐잡는 게 보였다.

'우우웅' 하고 떨리는 검을 보니 기운을 얼마나 불어넣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당규호가 소매에 손을 넣는 순간! 팔호는 당규호에게 검을 질렀다.


'독무!'


독 안 개가 자욱이 퍼져 팔호를 덮쳤다.


'이 독안개에 닿은 모든 것은 녹아버리지'


당규호는 복면인이 독안개에 삼켜진 순간 상대의 죽음 을 확신하고는 목에 손을 짚어 아혈을 풀었다.


"아! 아! 드디어 목소리가 나오네. 가(家) 내에서 독을 사용한 건 처음인데. 이 독무를 어떻게 몰아내지? 후- 후- 불어도 아무 소용 없네. 가주님한테는 뭐라 그러지"


당규호는 중얼거리며 독무 쪽으로 가다 무언가 생각났는지 뒤돌아섰다.


"일단 사람들을 부르···. 컥!"


아직 자욱한 안갯속에서 팔호가 튀어나와 당규호의 뒷목을 가격했다.

큰 충격을 받은 당규호는 그대로 앞으로 쓰러져 기절했다.

팔호는 쓰러진 당규호를 확인할 새도 없이 옷을 벗어젖혔다.

끌어모을 수 있는 모든 진기를 모아 몸을 보호하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옷에까지 독 기운이 스며드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팔호가 옷을 벗어 놓자마자 옷은 푸스스 소리를 내며 가루가 되어 흩날렸다.


"웨엑!"


모든 기운을 급격하게 소모한 탓에 헛구역질이 났다.

헛구역질한 팔호는 그대로 털썩 주저앉아 독 안개 쪽을 바라보았다.

바람의 방향이 변한 탓인지 안개가 팔호쪽으로 이동하는 것이 보였다.


"쿨럭···."


기침하는 소리에 이제야 당규호를 확인하니 입과 코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

바람이 방향이 바뀐 탓에 안개를 조금 마신 듯했다.

이대로 두면 죽게 될 것은 불 보듯 뻔했다.

옛날 같았으면 신경도 안 썼을 일이지만 하현을 만난 후부터는 죽일 이유가 없는 사람을 죽이는 것이 힘들었다.


'보통 독을 사용하는 자들은 해약도 함께······. 이것인가?'


당규호를 바깥으로 빼낸 팔호는 그의 품에서 해약으로 보이는 투명한 병을 발견했고 지체없이 당규호에 입에 약을 흘러 넣었다.

고통으로 가득했던 표정이 눈에 띄게 편안해졌다.


'후...해약이 맞았군'


피가 묻은 상의마저 벗겨냈다. 그가 토해낸 피 역시 독에 중독되어 있을 것이기에.

당규 호의 응급처치를 마친 팔 호는 서고 입구로 가 털썩 주저 앉았다.

이제 하현이 나오기를 기다리다 탈출만 하면 계획은 끝이 난다.

당가의 무인이 생각보다 고강하여 일을 그르칠 뻔했다. 표현에 인색한 팔호마저 지금은 힘든 기색이 역력했다.

운기조식을 하면 훨씬 좋아질 텐데 언제 무슨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니 그마저도 불가능했다.

하는 수 없이 주변을 경계하며 하현을 기다렸다.


드르륵

"아저씨 기다리고 계셨네요! 어···. 그런데···. 왜"

"?"

"음···. 아니에요. 전 다 이해할 수 있어요."

"무엇을 말이냐"

"괜찮아요! 남자를 좋아할 수도 있는 거죠. 그런데 지금 여기서는 좀 그렇지않아요?"

"!!"


팔호는 하현이 나오고 나서야 자신이 알몸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옆에 누워있는 당문의 무인 역시 웃통을 벗고있다는 사실도.


"아···. 아니 이것은!"

"와 아저씨 얼굴 되게 빨개지셨네. 장난인데"

따악!

"그렇다고 때리실 것까지는······."

"지금 이 상황에 농담이 나오느냐! 외워야 할 내용은 다 외웠느냐?"

"그럼요 제가 누군데요"


팔호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몇 년을 같이 있었어도 하현은 알기 힘든 아이였다.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나가서 안전한 곳에 몸을 숨기는 것까지 철저해야 해"

"네. 몇 번을 들었는걸요. 그런데······."

"무엇이냐"

"이 아저씨 이대로 두고 가실 거에요? 내일 아침에 발견하면 큰일이 일어나지 않을까요?"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어쩔 수 없지"

스릉


팔호는 말하며 자연스럽게 검을 꺼냈다.

이 모습을 본 하현은 깜짝 놀라 팔호의 손을 막았다.


"아! 아뇨! 그게 아니라 여기 놔두면 안 될 거 같아요. 우리가 뭐 훔친 것도 없고. 저 책도 있던 그 자리에 그대로 꽂아놨어요."

"그래서?"

"이 아저씨가 죽어있거나 쓰러지면 당연히 침입자가 있었던 것을 알게 될 거 아니에요? 그런데 사람만 없어지면 일단은 찾아보겠지만···. 나중에 이 아저씨가 다시 돌아와서 아무 일도 없었다고 하면 단순 가출사건으로 끝나지 않을까요?"

"흠···. 일리가 있군. 이자가 설득을 안 당하면 그때 가서 죽여서 입을 닫으면 될 일이다."

'약에 대해 더 물어볼 수도 있을 테고'

"설득해 봐야죠."


하현은 말을 마치자마자 쓰러져있는 당규호를 둘러업었다.

팔호가 먼저 주변을 살피며 건물 위로 뛰어올랐고 하현도 바로 팔호의 뒤를 따랐다.


작가의말

업뎃이 너무 늦었습니다.

다들 좋은 밤 보내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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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12. 구약(求藥) (8) 16.10.11 1,081 9 7쪽
35 12. 구약(求藥) (7) 16.10.10 1,160 9 7쪽
34 12. 구약(求藥) (6) 16.09.22 1,339 9 7쪽
33 12. 구약(求藥) (5) 16.09.19 1,202 11 8쪽
» 12. 구약(求藥) (4) 16.09.13 1,336 8 7쪽
31 12. 구약(求藥) (3) 16.09.11 1,438 9 7쪽
30 12. 구약(求藥) (2) 16.09.10 1,433 9 8쪽
29 12. 구약(求藥) (1) 16.09.06 1,593 13 9쪽
28 11. 용호채(龍虎砦)(6) +2 16.09.04 1,656 10 7쪽
27 11. 용호채(龍虎砦)(5) 16.09.03 1,385 8 7쪽
26 11. 용호채(龍虎砦)(4) 16.08.30 1,459 9 7쪽
25 11. 용호채(龍虎砦)(3) 16.08.29 1,634 8 8쪽
24 11. 용호채(龍虎砦)(2) 16.08.25 1,567 8 8쪽
23 11. 용호채(龍虎砦) 16.08.24 1,775 10 9쪽
22 10. 방지문(放地門) 16.08.23 1,752 9 7쪽
21 9. 사천으로 +2 16.08.19 2,036 11 7쪽
20 8. 더 많이, 더 많이!(3) 16.08.13 1,913 11 8쪽
19 8. 더 많이, 더 많이!(2) 16.08.12 1,937 14 7쪽
18 8. 더 많이, 더 많이!(1) 16.08.11 2,180 17 8쪽
17 7. 대련 16.08.09 2,047 11 7쪽
16 6. 강호출도(4) +2 16.08.07 2,348 12 5쪽
15 6. 강호출도(3) 16.08.07 2,142 12 5쪽
14 6. 강호출도(2) 16.08.05 2,460 16 5쪽
13 6. 강호출도(1) 16.08.04 2,521 14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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