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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결님의 서재입니다.

대식객(大食客)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새결
작품등록일 :
2016.07.27 22:48
최근연재일 :
2016.10.24 03:03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84,688
추천수 :
533
글자수 :
126,062

작성
16.10.14 03:36
조회
1,387
추천
5
글자
8쪽

12. 구약(求藥) (9)

DUMMY

팔호의 해독약을 만드는 과정은 순탄하게 흘러갔다.

광충을 제외한 나머지 재료들은 주변에서 돈만 있다면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당규호는 여러 가게를 돌아다니며 재료들을 쉽사리 구했다. 단 한 가지만 빼고.

사천 성도의 어느 한 약초 가게는 그날 온 손님 때문에 소란스러웠다.


"뭐요? 어성초(魚腥草)가 없소? 그 흔한 게 없다니 말이 되오?"

"아유 그러니까 한 톨도 남지 않았다니까? 다시 들어오려면 칠주야는 있어야 해요"

"칠주야나 걸리오? 아니 어떻게 어성초가 없을 수가 있소? 아이고······. 다른 데로 가야겠소."


약초 가게를 시끄럽게 한 주범은 당규호였다. 팔호의 약재를 순조롭게 구해오던 당규호는 마지막 재료에서 난관에 봉착했다.

어성초는 물고기 비린내가 나 어성초라는 이름을 얻은 풀로 해독효능이 있는 풀이다.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고, 따로 특수하게 나오는 지역이 없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의 유입도 많은 풀이었다.


"다른 가게 가보셔도 소용 없으실 텐데요.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얼마 전에 당가에서 어성초를 싹 다 사갔어요. 우리 가게에서만 아니라 성도에 있는 약초가게에 어성초란 어성초는 싹다 긁어모아 간 거 같던데요?"

"당가···? 망할···."


당규호는 별 소득 없이 가게를 나섰다. 머리를 긁적거리며 나온 당규호는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어휴 팔 호 형님 일 끝나고 돌아가려 그랬는데······. 이거 싸움 있었다는 거 당가 사람들 다 알고 있을 텐데 어떡하지?"


당가에서 독무의 흔적을 어떻게 결론 내렸는지 아직 꿈에도 모르는 당규호는 터덜터덜 당가로 발걸음을 옮겼다.

집으로 가는 길은 익숙했다. 그리고 익숙한 길은 가까웠다.

얼마 걷지도 않은 것 같은데 벌써 대문 앞에 도착했다.


끼이익-

대문을 열고 들어가자 문 바로 앞에 있던 무인과 눈이 마주쳤다. 당규호와 항렬이 같은 동생 당규철이었다.


"하······. 하하······. 규철아 별일 없었지?"

"형님 죄송해요."

"응?"

"여기! 당규호가 돌아왔다!"

"야! 너 뭐 하는 거야 지금?!"

"여기 당규 읍읍"


당규호는 황급히 당규철의 입을 막았다. 하지만 때는 이미 늦은 후였다.


쒜엑!

"으악! 가주님 진짜 던지시면 어떡해요!"

"그럼 맞으라고 진짜로 던진 거지 가짜로 던지겠느냐!"


어디선가 나타난 당철중이 당규호에게 비수를 던졌고 당규호는 그 비수를 가까스로 피해냈다.


"왜 그러시는 거예요!"

"맞아서 쓰러지면 사고는 못 치겠지!"

"잠깐만 잠깐만! 제가 무슨 사고를 쳐요?"

"너 내가 너한테만 준 독무를 터트려버려서 아무 일도 아닌 척 하고 가출을 해? 내가 그렇게 장난치지 말라고 했거늘!"

"독무요?"

"그래. 난 담이라도 넘어올 줄 알았건만 뻔뻔하게 정문으로 들어오더구나"

"아······. 그렇게 알고 계시는구나. 잘못했습니다!"

"네놈이 네 잘못을 모르고···. 응?"

"잘못했다고요!"

"그···. 그래"

"가주님! 어성초좀 주십시오. 지금 필요합니다."

"어성초?"

"네 가문에서 사천에 있는 어성초란 어성초를 모두 다 사 갔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급히 쓸 곳이 있습니다. 많이도 필요 없어요 한 근만 주십시오."

"어느 곳에 쓸 것이냐"

"은인을 구하는데 쓸 것입니다."

"흐음···. 그래 가져가라 창고로 가서 창고지기 문 노인한테 말해라"

"감사합니다!"


당규호는 말이 끝난 즉시 창고로 달려갔다. 생각보다 많이 안 혼나서 기분 좋게 어성초를 찾으러 갔다.

당철중의 옆에 가만히 서 있던 당가의 총관 당지만이


"가주님 어성초는 지금 만들고 있는 중요한 약물에 들어가는 재료이지 않습니까? 지금 산 것도 모자란 판에······."

"되었다. 은인을 구한다잖아. 그거면 됐지 더 뭐가 필요한가?"

"그렇···. 군요."


그때 창고로 달려가던 당규호가 당철중에게 멀리서 소리쳤다.


"아 맞다! 가주님 저 당직 좀 빼주세요!! 하하하!"

"끄으응······. 총관······. 저놈 당직 말고 그냥 후계자 후보 명단에서 빼버리게"

"진심으로 하시는 말씀이십니까?

"당장 빼!"




◆ ◆ ◆ ◆




모든 재료를 구해 온 팔호와 당규호는 해독약 제조에 들어갔다.

제조하는 것은 크게 어려울 게 없었다. 다만 한가지 까다로운 점이라면 약이 숙성하는데 약 일주일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자아! 이제 다 완성됐소. 방을 하나 더 빌려서 그 방에 이걸 잘 널어두고 말리면 끝이오. 이미 노독을 복용한 지 수십년이 흘렀기 때문에 한 번만 복용한다고 해서 다 낫는건 아니고 수차례에 걸쳐서 잘 복용하면 되오. 아시겠소?"


당규호는 넓은 널빤지에 해독약을 만들어 올렸다. 팔호는 객잔의 방을 하나 더 빌려 해독약들을 고이 모셔놓았다.

마음 같아서는 팔호와 하현이 사용하는 방 바로 옆방을 구하고 싶었지만 이미 그곳엔 들어와 있는 손님들이 있었기 때문에 하는 수 없이 반대편 끝쪽에 있는 방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


"고맙다"

"어이고? 고맙단 말도 할 줄 아시네?"

"당규호 아저씨 지금 팔호 아저씨 얼굴 잘 봐봐요. 미묘하게 빨개져 있을걸요? 부끄럼이 많아서요"

"오 정말인 거 같은데? 그런데 하현아 넌 언제까지 날 아저씨로 부를 거냐 나 아직 스물일곱밖에 안 됐어. 형이라고 불리어도 충분한 나이라고"

"정말요? 얼굴이······."

"당가에선 어려서부터 고생을 많이시켜서 그래······."

"......."

"일단 약은 다 준비됐으니 난 집에 좀 가봐야 할 것 같다"

"아 돌아가시게요?"

"그래야지 너무 오래 집을 비웠어. 아마 돌아가면 가주님께 좀 혼날 거야 하하!"

"약 완성되는 것만 보고 가시지 그래요?"

"칠주야 동안이나 더 집을 비웠다간 내 방이 사라져있을 거야 아마. 팔호형님 형님 계산으로는 노독 발작이 며칠이나 남은 것 같소?"


당규호는 떠날 채비를 하며 팔호에게 물었다. 떠날 채비라고 해봤자 옷매무새를 가다듬는 것 말고는 크게 할 것도 없었다.


"열흘"

"그럼 숙성되고 나서 사흘이나 남는군. 어느 정도 여유가 있어서 다행이오. 특별히 건드리시지 말고 저 방에 그대로 놔두는 게 제일 좋을 것이오. 좀 주의해야 할 점은 먼저 너무 습한 곳을 피해야 하는데 아까 저 방 정도면 아주 괜찮았소. 또 두 번째로는 불을 피해야 하오. 재료 중에 바싹 말라 있어야 효과를 받는 것들이 많으므로 최대한 바싹 말렸다오. 그래서 불 가까이만 가도 화르륵 타오르고 말 것이오.

"그래 알겠다. 조심하지."

"그럼 진짜 가오. 하현아 너 그동안 사고 치지 말고. 조용히 팔호 형님 잘 도와드리고 있어. 무슨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당가로 찾아와서 날 찾고. 알겠냐?"

"예 고마워요. 형."

"하하! 훨씬 듣기 좋네! 자 꼭 해약을 막고 노독을 몰아내기를 바라오. 이 정도면 내 몫숨값은 톡톡히 한 것 같소. 안 그러오?"

"충분하다."

"내가 죽을뻔한 것도 형님 덕이고 살아난 것도 형님 덕이니 애매하구만! 모레나 글피쯤에 우리 당문에 한번 들러주시오. 일단은 급하게 해약부터 준비했고. 저 약을 받아들이기 위해선 간단하게 시술을 하나 해야 하오. 얼마 안 걸리긴 하는데 기구들이 당문에 있소. 준비해 놓을 테니 그때쯤 오면 되오."

"그래. 이틀이나 사흘 후 당문으로 찾아가지."

"그때는 담 넘어오지 말고 정문에서 나를 찾으면 되오. 아셨소? 하하하하."

"그러도록 하지. 고맙다."


당규호는 팔호의 감사의 말에 크게 한번 고개를 끄덕인 후 객잔을 나섰다.

이제 단 칠일. 이레 후에는 지겹도록 팔호를 쫓아다니던 죽음의 그림자를 따돌리는 데 성공할 것이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마지막 부분이 약간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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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13. 바람은 낮은곳에도 분다 (2) +2 16.10.17 996 8 9쪽
38 13. 바람은 낮은곳에도 분다 16.10.16 1,272 8 9쪽
» 12. 구약(求藥) (9) 16.10.14 1,387 5 8쪽
36 12. 구약(求藥) (8) 16.10.11 1,081 9 7쪽
35 12. 구약(求藥) (7) 16.10.10 1,159 9 7쪽
34 12. 구약(求藥) (6) 16.09.22 1,339 9 7쪽
33 12. 구약(求藥) (5) 16.09.19 1,202 11 8쪽
32 12. 구약(求藥) (4) 16.09.13 1,335 8 7쪽
31 12. 구약(求藥) (3) 16.09.11 1,438 9 7쪽
30 12. 구약(求藥) (2) 16.09.10 1,433 9 8쪽
29 12. 구약(求藥) (1) 16.09.06 1,593 13 9쪽
28 11. 용호채(龍虎砦)(6) +2 16.09.04 1,655 10 7쪽
27 11. 용호채(龍虎砦)(5) 16.09.03 1,385 8 7쪽
26 11. 용호채(龍虎砦)(4) 16.08.30 1,459 9 7쪽
25 11. 용호채(龍虎砦)(3) 16.08.29 1,634 8 8쪽
24 11. 용호채(龍虎砦)(2) 16.08.25 1,567 8 8쪽
23 11. 용호채(龍虎砦) 16.08.24 1,775 10 9쪽
22 10. 방지문(放地門) 16.08.23 1,752 9 7쪽
21 9. 사천으로 +2 16.08.19 2,036 11 7쪽
20 8. 더 많이, 더 많이!(3) 16.08.13 1,913 11 8쪽
19 8. 더 많이, 더 많이!(2) 16.08.12 1,937 14 7쪽
18 8. 더 많이, 더 많이!(1) 16.08.11 2,180 17 8쪽
17 7. 대련 16.08.09 2,047 11 7쪽
16 6. 강호출도(4) +2 16.08.07 2,347 12 5쪽
15 6. 강호출도(3) 16.08.07 2,142 12 5쪽
14 6. 강호출도(2) 16.08.05 2,460 16 5쪽
13 6. 강호출도(1) 16.08.04 2,521 14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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