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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결님의 서재입니다.

대식객(大食客)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새결
작품등록일 :
2016.07.27 22:48
최근연재일 :
2016.10.24 03:03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84,708
추천수 :
533
글자수 :
126,062

작성
16.08.11 01:03
조회
2,180
추천
17
글자
8쪽

8. 더 많이, 더 많이!(1)

DUMMY

'이걸..어떻게해야하지?'


하현은 인생 최대의 고민의 길에 서 있었다.


'나한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다니...믿을 수 없어...'


머리마저 쥐어 뜯으며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현재의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고민했으나 뚜렷한 해답은 나오지 않았다.


'문제가 발생한 원인을 생각해내자...그래 천천히 생각해보는거야...내가 아까 팔호아저씨랑 대련하기전에

.

.

아...그때도 이미 다섯접시나 먹었구나'


약 2각(30분)여 전

하현은 팔호가 떠날 준비를 하러 떠난 직후부터 다시 객잔에 들어와 아까 하던 식사를 다시 시작했다.


"쩝쩝...아...아저씨가 육포는 꼭 넉넉하게 사오셔야할텐데...꿀꺽"


음식을 먹으면서도 다음 먹을 음식 걱정은 빼놓지 않는 하현이었다. 식사를 마무리 해 가고있는데 객잔이 조금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거참, 그럼 이 많은 닭찜을 다 어쩌란 말이요? 이것 참 이래서야 사람을 어떻게 믿고 예약을 하란거요!"

"아이참, 숙수 정말 미안하게되었소... 대감님이 갑자기 날고기 말고 돼지고기만 드시고싶으시다는데 제가 무슨 힘이있소... 자 이렇게 사죄의 의미로 음식값의 반은 지불하겠소이다. 제발 이번 한번만 마음 너그러이 용서해 주시오"

"지금 내가 그깟 음식값때문에 이렇게 화가난 줄 아시오? 닭 20마리라 해봤자 얼마 되지도 않는거, 내 음식이 버려진다는게 화가나는거요! 아직 오전이라 객잔에 손님도 없어 이거 처리도 곤란하고 에효"


하현은 이번에도 번쩍 귀가 띄였다. 누군가가 예약을 갑작스래 취소하여 음식이 엄청나게 남는 모양이었다.


'아..아저씨가 조용히 있으라했는데...'


하지만 생각과는 달리 이미 몸은 두 사람에게 다가갔다.


"저기..."

"음? 오...잘먹는 손님이시구려. 무슨일로 오셨소? 뭐가 더 필요하신가?"


퉁명하게 말다툼 하던 숙수는 하현을 보고는 인자하게 웃으며 말을 건냈다. 요리사로서 자기의 음식을 저렇게 잘 먹어주는 사람만큼 고맙고 좋은사람이 또 누가 있을까?"


"곤란한 상황에 빠지신것 같아서요 하하. 제가 도와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하현의 말에 시종일관 곤란한 표정으로 있던 대감집 집사의 얼굴이 이제야 밝아졌다.


"오! 소공자! 어떻게 도와주실 수 있겠소?"


하현은 눈앞에 이 아저씨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고의로 그런것은 아니라고 말은 하지만 음식을 가벼이 여기는듯한게 하현의 심기를 건드렸다.


"저랑 내기 하나 하시죠"

"내기?"

"네 아저씨, 제가 반시진(한시간)동안 저 닭 스무마리를 모두 먹으면 아저씨가 음식값을 모두 지불하시구요, 만약 못먹게되면 제가 다 낼게요"

"이걸 어떻게 한사람이 다 먹을수가있겠소. 농담하지 마시오"

"농담 아닌데요? 저 지금도 밥먹는 중이었어요. 아저씨한테 훨씬 유리한 내기 아니에요?"


이렇게 먹기 내기가 시작되었고 이내 하현의 앞에는 스무마리의 닭이 고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잘 먹겠습니다!"


하현은 무서운속도로 눈앞에 음식에 달려들었다.

집사는 어디서 구해왔는지 한시진짜리 모래시계를 뒤집어놨다.

한접시, 한접시 접시를 비워가도 처음에는 먹는속도가 좀처럴 줄어들 줄을 몰랐다.

집사의 얼굴은 점점 흙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여보게들! 아까 마당에서 대련하던 아이가 이번엔 먹는 내기를 한다네!"


사람들은 다시 한번 하현의 주위로 몰려들었다.


"와...저렇게 빨리 먹을수있다니?"

"지금 저게 다가 아니고 아까는 요리를 다섯접시나 먹고 또 먹는중이라면서?"

"닭은 또 얼마나 알뜰이 먹는지 뼈에 살점하나 안붙어있다니까!"


사람들은 와글와글 떠들며 하현의 먹는 모습을 지켜봤다. 하현의 먹는 모습을 보며 자신들도 배가 배가 고픈지 한명한명 함께 음식을 시켜 먹으며 구경했다.


그리고 현재

어느덧 하현이 음식을 먹기 시작하고 약 이각여가 흐르자 열 여섯마리 째를 먹고 네마리 정도만이 남았다.

하지만 하현은 배가 불러와 아까처럼 엄청난 속도로 먹지 못하고있었다.

지루해지는 양상에 사람들도 하나 둘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괜히 나섰다가 아저씨도 못 도와주고 망신만 당하는거 아니야...?'


여기서 그만둔다는건 생각할 수도 없었다. 왜인지 무공은 몰라도 먹는 내기에서 지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그런 방법으로...'


무언가를 생각해낸 하현은 슬슬 기운을 온 몸에 돌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가부좌나 참선자세같은 집중할 수 있는 모양새가 아니라 힘들었지만 이내 성공해 내었다.


'여기서 기운을 내장기관에 집중시키자...주먹이나 검에 내력을 불어넣는것처럼 내장에...'


내장기관에 기를 불어넣자 너무 배불러 터질러같던 위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위에서꼼짝도 안하던 음식들이 내력을 돌리자 어느덧 십이지장으로 조금씩 조금씩 이동했다.

이미 이정도만 해도 어느정도 편안함을 느꼈다.

기를 조금 더 계속해서 집어넣자 십이지장으로 내려간 음식들은 엄청난 속도로 소화되며 작은창자로 이동하였다.

그런데 이상한일은 여기서부터였다.

작은창자로 내려간 음식들은 구불구불한 소장을 지나면 연기가되듯 스르르 자라졌다.

순식간에 소화가 되는 느낌에 음식이 어디에선가 사라진다는걸 느낄 겨를도 없던 하현은 반각여만에 위장을 반이나 비워냈고 다시 먹기 시작했다.


"오오...포기하는줄 알았는데 다시 시작했다!"


하현의 먹는 속도가 다시 회복됨에 따라 구경꾼들도 다시 열을 냈다.

남이 음식을 먹는것에서 이렇게 희열을 느낄 줄 누가 알았겠는가!

하지만 정작 하현은 사람들을 의식 할 겨를이 없었다. 위장에 진기를 집중시키는데에 온 정신을 쏟아부었다.

젓가락과 입 역시 쉼없이 움직였다.

두마리.. 한마리! 그리고 마지막 닭다리가 하현의 입에 들어갔다가 뼈만 쏙 나왔다.


"와아! 드디어 다 먹었다!"


하현이 다 먹고 숟가락을 내려놓은 순간 구경하던 사람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아이고...사람이 아녀! 괜한 내기를 해서...숙수 알겠소 내 돈을 다 지불하도록 하겠소."


집사는 애써 표정을 유지하며 숙수에게 돈을 지불했고 주변 사람들은 모두 자기가 돈을 받은것마냥 기분좋게 그 광경을 바라봤다.

그때 하현은 기묘한 몸상태에 생각에 골똘히 잠겼다.


"허허 소공자 아니 소협! 내 오늘은 소협에게 음식값을 받지 않겠소. 얼마든지 드시고싶은만큼 드시구려"

"......."


숙수가 웃으며 말을 건냈지만 하현은 말이 없었다.


"소협. 소협?"

"....네? 아, 아 죄송해요. 저도 될 줄 몰랐는데 아까운 음식 안버리게 되서 다행이네요! 저 잠시만 위에좀 올라갔다올게요!"


하현이 다급히 2층 방으로 올라갔고, 그 모습을 사람들은 의아하게 쳐다보다 이내 방금 자신들이 본 바를 다시 떠올렸다. 자신이 먹은것도 아닌데 괜시리 기분이 좋아지고 음식맛도 더 좋아지는 느낌이었다.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먹는 음식도 괜시리 더 맛있게 느껴졌다.

훗날 임가촌에서 가장 큰 이 객잔에서는 내노라하는 대식가들을 모아 음식많이 먹기 대회를 열거나, 항상 가운데 테이블에서는 누군가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등의 특별한 행사를 열며 더 규모를 키워갔고 이것은 결국 임가촌의 상징이되었다. 그 후 점차 다른 지역들로도 퍼지고 퍼지다 한 시인이


'먹는모습이 마치 가득찬 둑을 열어 물을 방류시키는듯 하는구나'


라고 한 말이 유명해져 '먹방'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사람들이 즐겨보게 되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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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12. 구약(求藥) (7) 16.10.10 1,160 9 7쪽
34 12. 구약(求藥) (6) 16.09.22 1,340 9 7쪽
33 12. 구약(求藥) (5) 16.09.19 1,203 11 8쪽
32 12. 구약(求藥) (4) 16.09.13 1,336 8 7쪽
31 12. 구약(求藥) (3) 16.09.11 1,439 9 7쪽
30 12. 구약(求藥) (2) 16.09.10 1,433 9 8쪽
29 12. 구약(求藥) (1) 16.09.06 1,594 1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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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11. 용호채(龍虎砦)(2) 16.08.25 1,568 8 8쪽
23 11. 용호채(龍虎砦) 16.08.24 1,776 10 9쪽
22 10. 방지문(放地門) 16.08.23 1,753 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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