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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결님의 서재입니다.

대식객(大食客)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새결
작품등록일 :
2016.07.27 22:48
최근연재일 :
2016.10.24 03:03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84,696
추천수 :
533
글자수 :
126,062

작성
16.08.19 02:38
조회
2,036
추천
11
글자
7쪽

9. 사천으로

DUMMY

창문하나 없는 석벽으로 이루어진 방...천장과 벽이 직각으로 각져있지 않았다면 동굴이라고 착각할 만한 방이었다.

흔한 장식물 하나 없이 방 중앙에 침상만 덩그러이 놓여있고 정적만이 감싸는 이 방은 겨우 서너개의 촛불만이 주변 사물을 겨우 분간할 수 있게 만들어줄 뿐이었다.


끼이익-


문이 열리고 한 중년인이 방으로 들어왔다. 열린 문을 따라들어온 바람에 촛불이 일렁이며 그림자가 춤을 추었고, 그 소리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정적을 깨기에는 충분했다. 열린 문에서 새어들어온 빛은 방 안을 어느정도는 식별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연성은 아직...헛...!"


중년인은 중얼거리며 안으로 들어오다 안을 들여보고는 깜작놀라 뒷걸음질을 한걸음 쳤다. 분명 방 안에 침상에는 사람이 누워있어야 하는데 침상 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이 석벽의 문은 안에서만 열 수 있게 되어 있으니 분명 아직은 안에 있으리라. 중년인은 놀란 마음을 금새 진정시키고 천천히 방 안을 살피기 시작했다. 눈이 어느정도 암순응(暗順應)되자 방 구석에 한 남자가 웅크리고 있는것을 발견하고는 기쁜 얼굴이 되어 그 남자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드디어 깨어났군! 이곳이 어디인줄 알겠느냐?"

"......."

"말을 못하는건가? 그럴리는 없을텐데...무언가 잘못된건가?"


중년인은 말을 하며 한걸음 한걸음 구석의 사내에게 다가갔다.

중년인이 점차 다가가자 구석에 숨은 사내는 점점 불안해했다.

마치 벽이라도 뚫고 들어갈 것 처럼 점점 더 세게 벽에 달라붙었다.

중년인은 그런 모양이 맘에 들지 않는지 인상을 확 구겼지만 이내 온자한 표정으로 돌아갔다.

그리고는 사내에게 손을 내밀었다.


"자아...일어났으니 이 어두운곳에서 나가자"

쒜에엑!


그때 벽에 붙어있던 사내가 중년인을 향해 손을 내질렀다. 정권이나 장법이 아닌 마치 짐승이 앞발을 휘두르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휘두르는 손에는 천근의 거력이 깃들어 있었다.


사악-


중년인은 머리로 향하는 그 손을 가까스로 고개를 비틀어 종이 한장 차이로 피해냈다.


'이런 막무가내식이 아니라 제대로된 주먹이었다면 피할 수 없었을지도..'


속으로 생각하며 무의식중에 손을 이마에 가져가자 피가 묻어 나왔다.


"저런 막무가내로 권풍을 일어낸다? 하하하하하...하지만...주인을 못알아보면 쓰나!"


중년인은 사내의 주먹을 피할때 흐트러진 앞머리를 뒤로 쓸어넘기고는 윗옷을 벗어 침대 위로 던졌다.


"천존께는 아무래도...내일이나 모레쯤 깨어날것같다고 말씀드려야겠군!"


그리고는...

퍼억! 퍼억!


사내를 향해 발길질을 하기 시작했다.


"말 안듣는 개는...매가!...약이지!"

"으...으으...으으으!"


사내도 팔을 휘두르며 저항해 봤지만 무공을 쓰는 중년인의 앞에서는 무용지물일 뿐이었다.

얼마간 구타가 계속되자 사내는 자연스래 무릎을 꿇고 발길질을 해대는 중년인의 발을 끌어안았다.


"이제야 주인이 누군지 알아볼 생각이 드는가보지?"


중년인은 다시한번 머리를 뒤로 쓸어올리고는 침상에 올려놓은 윗옷을 입었다. 그리고는 방문으로 곧장 걸어나가며 사내에게 품에서 금창약을 꺼내 툭 던졌다..


"자 내일 올테니 네가 어떻게 할지는 생각해두는게 좋겠지? 자 이걸 상처부위에 잘 바르거라. 내일 생채기 하나 남아있다면 오늘같은 교육이 또 시작될테니 그리알고"


쿵-


문이 닫히고 또다시 어둠만이 가득한 방 구겨놓은 종이처럼 앉아있던 사내는 엄금엄금 중년인이 던지고 간 약으로 기어갔다.


"으으..흑흑...흑흑흑...."


짐승같이 울부짖기만 하던 사내의 신음성은 어느순간부터인가 흐느낌으로 바뀌어있었다.

그리고는 흐느끼며 온 몸에 금창약을 치덕치덕 바르기 시작했다. 금창약을 바르던 사내의 눈빛이 아주, 아주 잠깐 빛난것같이 보인건 착각일까?

사내는 통증이 있는 부위에 약을 바르고는 벽을기대고 앉았다. 알싸한 약의 기운이 통증을 금새 가라앉혔다.

통증도 없을것이지만 사내의 눈에서는 계속해서 눈물이 흐르고있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한참을 앉아있던 사내는 계속 어둠을 응시하다 이내 적막속에 한마디를 툭 내뱉었다.


"......하현아"




◆ ◆ ◆ ◆





"네? 부르셨어요?"

"헛것마저 듣는게냐. 부른적없다."

"이상하네 분명히 누군가 날 불렀는데...잘못들었나봐요."


팔호와 하현은 산길을 걷고 있었다. 하현이 매고 있는 봇짐이 처음에 비해 많이 작아진것으로 보아 여러 날이 지난듯 했다.


"아저씨! 우리 도대체 어디로 가고있는거에요. 왜 말을 안해주세요?"

"......."

"어휴 답답해! 육포나 씹어야지"


팔호는 출발한지 여러날이 지난 아직까지도 하현에게 말 해주지 않고 있었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따라갈 수 밖에 없는 하현은 그저 답답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질겅질겅 육포를 씹으며 다시 앞으로 걸어나갈 수 밖에.


"여기가 어디쯤인지 알겠느냐"

"여...기는 산속이죠?"

"...정확히 말하면 중원의 동남쪽 복건성쪽이다. 이곳은...무이산 쯤 되겠군. 이제 여기서 사천으로 향할것이다."

"사천? 거기는 왜요?"

"......"


다시 이어지는 팔호의 침묵에 하현은 다시 궁시렁거리며 먹던 육포를 마저 먹었다.

팔호는 그런 하현의 뒷모습을 잠시 멈춰서서 바라보았다.


'사천의 당가는 암기와 함께 독에 능하니...'


팔호는 꺼내려던 말을 도로 삼켰다. 그리고는 묵묵히 다시 산길을 걸어갔다.

하현에게는 아직 혈화환에 대해 말하지 못했다.

처음에는 하현에게 그런것까지 말할 생각이 없었지만 현재는 하현의 성격을 알기에 말하지 못하고있었다.

마교로부터 도망 칠 당시 4호가 남겨준 12알의 혈화환... 그때는 3년의 시간이면 충분히 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하현을 만나고는 생각이 바뀌었다. 하현과 함께한 2년여의 시간은 마검대로서 살아온 40여년보다 더 의미있었고...너무 짧았다.


'...더 살아남아야 해...'


하현에게 말은 못하지만 팔호는 2년전과 같은 심정으로 돌아갔다.

오직 살아남는것, 살아남아서 하현이와 하루라도 더 있는것...마교로 돌아가 혈화환을 구한다는건 말도 안되니 독에 능한 사천 당가를 찾아가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해독약을 만들어야 했다. 그게 힘들다면 같은 성질의 혈화환이라도 만들어야만했다.

살아남는것...현재 팔호에게는 그것만이 전부였다.


작가의말

대대적인 스토리의 수정이 있어 한동안 업데이트가 뜸햇습니다.
조만간 1~8회차 업데이트분의 약간의 수정이 있을 예정입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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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12. 구약(求藥) (6) 16.09.22 1,339 9 7쪽
33 12. 구약(求藥) (5) 16.09.19 1,202 11 8쪽
32 12. 구약(求藥) (4) 16.09.13 1,336 8 7쪽
31 12. 구약(求藥) (3) 16.09.11 1,438 9 7쪽
30 12. 구약(求藥) (2) 16.09.10 1,433 9 8쪽
29 12. 구약(求藥) (1) 16.09.06 1,593 1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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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11. 용호채(龍虎砦)(4) 16.08.30 1,459 9 7쪽
25 11. 용호채(龍虎砦)(3) 16.08.29 1,634 8 8쪽
24 11. 용호채(龍虎砦)(2) 16.08.25 1,567 8 8쪽
23 11. 용호채(龍虎砦) 16.08.24 1,775 1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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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사천으로 +2 16.08.19 2,037 1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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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8. 더 많이, 더 많이!(1) 16.08.11 2,180 17 8쪽
17 7. 대련 16.08.09 2,047 11 7쪽
16 6. 강호출도(4) +2 16.08.07 2,348 12 5쪽
15 6. 강호출도(3) 16.08.07 2,142 12 5쪽
14 6. 강호출도(2) 16.08.05 2,460 16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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