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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결님의 서재입니다.

대식객(大食客)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새결
작품등록일 :
2016.07.27 22:48
최근연재일 :
2016.10.24 03:03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84,701
추천수 :
533
글자수 :
126,062

작성
16.09.11 10:15
조회
1,438
추천
9
글자
7쪽

12. 구약(求藥) (3)

DUMMY

팔호는 순간 이질적인 인기척을 느꼈다.

하지만 이리저리 둘러보아도 별다른 점은 발견하지 못하자 이내 관심을 끊었다.

사천으로 들어온 지 오늘로 벌써 열흘째 오늘에서야 겨우 약에 대한 단서를 잡을 수 있었다.

하현이 식사를 마치고 나오자 팔호는 하현을 조용한 곳으로 데리고 갔다.

주변에 사람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난 후에야 팔호는 겨우 입을 열었다.


"오늘, 당문에 들어갈 거다"

"당문? 사천당문이가요?"

"쉿. 목소리가 너무 크다. 당가에는 여러 서고가 있는데 그 중 한 곳에는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약물들의 약방첩을 모아놓는 곳이 있다."

"우리가 사천으로 온 게 거기에 가려고 온 거예요? 왜 가는 건데요?"

"그건 이번 일이 끝나면 말해주마."

"맨날 나중에······. 알았어요! 제가 뭘 하면 돼요?"

"일단 서고에 들어가면 일정 기간에 기록된 모든 약방첩과 조합법을 할 수 있는 만큼 외워야 한다."

"양이 얼마나 되는데요? 서고라고 하면 책들이 어마어마하게 많을 거 아니에요?"

"필요한 정보는 약 오십 년 전쯤부터 사용되지 않은 약물이다. 그러니 넉넉잡아 약 사십 년 전부터 육십 년 전 정도까지 이십여 년간의 기록이다. 일 년에 두 권에서 세 권 정도를 만든다 하니 외워야 할 것은 사십 권 정도 될 것이다."

"사십 권······. 너무 쉽게 말씀하시는 거 아니에요?"

"그래서 네가 필요해. 너만이 할 수 있다."

"그렇죠. 전 할 수 있죠"


성의 없어 보일 정도로 간단한 계획이었지만 하현의 뛰어난 오성이 아니었다면 정대 불가능할 계획이었다.

둘은 곧장 객잔으로 돌아가 몸부터 깨끗이 씻고 옷을 갈아입었다.

체취는 많은 사람들이 생각지 못하지만, 몸을 숨길 때 발각되는 가장 많은 이유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간과한다.

인간의 코는 가장 민감한 부위 중의 하나이다. 물론 그만큼 빨리 익숙해지기도 하지만.



◆ ◆ ◆ ◆



초승달이 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밤. 팔호와 하현은 담을 넘었다.

언뜻 봐도 보통높이의 담이 아닌 것이 당문의 위세를 보여주는 듯했다.


'다행히 건네받은 약도와 일치하는군.'


팔호는 주변을 둘러보고는 안심했다. 용호문에서 가지고 온 대부분 돈을 당문에 대한 정보를 얻는데 지불했다.

개방과 하오문중 고민한 결과 개방은 당문과 같은 명문정파라는 것이 마음이 걸렸기에 하오문으로 정했다.

팔호는 하오문으로부터 받은 약도에 대한 확신이 생기자 지체없이 서고 쪽으로 이동했다.

당문에는 특이하게도 순찰을 도는 사람이 없었다.

순찰이 없는 대신에 건물마다 적게는 한 명에서 많게는 열댓 명까지의 사람들이 당직을 서는 형태였다.

이는 당문이 개개인의 무공을 얼마나 신뢰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개인과 개인의 싸움은 물론이고, 다수 전에서도 엄청난 신위를 발휘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독과 암기였다.

오늘 제삼서고(第三書庫)를 담당하고 있는 당규호(唐葵虎) 역시 당문의 강자 중 하나였다.

그가 지키고 있는 서고는 당문의 과거 기록을 보관하는 곳이었다.

과거에는 사용했지만,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 독과 암기는 물론이고, 당문의 과거 행적을 기록한 책들도 있었다.

현재에는 사용하지 않는 독이라 하여 결코 살상력이나 성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당문이 정파의 길을 걷기 시작하며 너무 잔인하거나 비 인도적인 독과 암기는 스스로 자제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안 쓰이게 된 독들이 생겨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문에서는 제삼서고에 크기는 가장 작지만 그 날의 당직자들 중 가장 강한 자를 배치하곤 했다.

그 말인즉슨 당규호는 오늘 밤에 깨어있는 당문 사람 중 가장 강한 자였다.


"하암- 해가 뜨려면 얼마나 있어야 하려나."


당규호는 늘어지게 하품을 했다. 무인 구실을 하게 된 후부터 일주일마다 한 번꼴로 당직을 선지도 벌써 십 년째였다.

벌써 수백 번째의 밤을 지냈지만, 당직은 할 때마다 지루했다.

기지개를 켜던 당규호의 눈이 순간 반짝 빛났다.


'풀벌레 소리가 멈추었다.'


그리고는 슬며시 소매에서 비수 한 자루를 꺼냈다.

잠시 후 풀벌레들이 다시 울기 시작했다. 단 한 곳만을 제외하고.


슈왁-

"꾸엑"


당규호는 급히 소리가 난 곳으로 신형을 날렸다.


"누구···. 냐?"


풀숲을 헤집어 보니 커다란 두꺼비 한 마리가 비수를 맞고 죽어있었다.

허리를 숙여 두꺼비에게 꽂힌 비수를 회수한 그는 다시 허리를 펴고 주위를 둘러보려 했다.

그 순간 검은 그림자 하나가 그를 덮쳤다.


"으윽, 누구···. 흡!"


당규호는 명치에 느껴지는 극심한 통증에 하던 말도 마저 하지 못했다.

그를 급습한 괴인이 다시 한 번 주먹을 질러 왔다.

겨우 정신을 차린 그는 가까스로 주먹을 피해 낼 수 있었다.


"후욱···. 후욱···."


몇 번의 심호흡을 하고 나니 겨우 눈앞의 상황을 분간할 수 있었다.

소리를 질러 주변에 알리려 했지만 복면인이 처음 공격했을 때 아혈을 함께 집혔는지 말을 할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일단 눈앞에 복면인을 상대하기 위해 양손에 비수를 한 자루씩 들었다.

상대도 이 모습을 보고는 검을 뽑아 들었다. 검은 숯으로 색칠한 것 마냥 검정으로 얼룩덜룩 한 검이었다.

아혈을 다시 짚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지만, 상대는 그 찰나의 순간을 잡아낼 것이라 직감했다.


'일단 이 상황을 알려야 해'


당규호는 양손에 들고 있던 비수를 동시에 던졌다.

복면인의 바로 뒤에는 커다란 종이 있었다. 상대가 비수를 피한다면 비수는 종에 맞아 큰 소리를 낼 것이고 혹여나 막아낸다 하더라도 날아가는 비수를 검으로 쳐내는 소리는 생각보다 매우 크다.

다른 곳에 당직을 서고 있는 사람들이 그 소리를 듣기에는 충분할 것이다.


틱-틱-


하지만 그가 기대하는 일은 나지 않았다. 비수를 막아낸 검에서는 금속성의 소리가 아닌 흡사 검으로 나무를 치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렸다.

이 정도 소리로는 주변에 누구도 알아채기 힘들 것이다.

검에 한 검은 칠이 소리를 흡수하는 듯했다. 상대는 이런 상황이 한두 번이 아닌 듯 익숙해 보였다.

당규호는 절대 상대가 만만히 생각할 수 있는 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며 다시 한 쌍의 비수를 소매에서 꺼내어 들었다.

하지만 이런 대치상황에 신경을 너무 쓴 탓인지 또 하나의 그림자가 건물로 조용히 기어들어간 것은 알아채지 못했다.


작가의말

다들 좋은 주말 보내세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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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12. 구약(求藥) (8) 16.10.11 1,081 9 7쪽
35 12. 구약(求藥) (7) 16.10.10 1,160 9 7쪽
34 12. 구약(求藥) (6) 16.09.22 1,339 9 7쪽
33 12. 구약(求藥) (5) 16.09.19 1,202 11 8쪽
32 12. 구약(求藥) (4) 16.09.13 1,336 8 7쪽
» 12. 구약(求藥) (3) 16.09.11 1,439 9 7쪽
30 12. 구약(求藥) (2) 16.09.10 1,433 9 8쪽
29 12. 구약(求藥) (1) 16.09.06 1,594 13 9쪽
28 11. 용호채(龍虎砦)(6) +2 16.09.04 1,656 10 7쪽
27 11. 용호채(龍虎砦)(5) 16.09.03 1,385 8 7쪽
26 11. 용호채(龍虎砦)(4) 16.08.30 1,459 9 7쪽
25 11. 용호채(龍虎砦)(3) 16.08.29 1,634 8 8쪽
24 11. 용호채(龍虎砦)(2) 16.08.25 1,568 8 8쪽
23 11. 용호채(龍虎砦) 16.08.24 1,775 10 9쪽
22 10. 방지문(放地門) 16.08.23 1,753 9 7쪽
21 9. 사천으로 +2 16.08.19 2,037 11 7쪽
20 8. 더 많이, 더 많이!(3) 16.08.13 1,913 11 8쪽
19 8. 더 많이, 더 많이!(2) 16.08.12 1,938 14 7쪽
18 8. 더 많이, 더 많이!(1) 16.08.11 2,180 17 8쪽
17 7. 대련 16.08.09 2,047 11 7쪽
16 6. 강호출도(4) +2 16.08.07 2,348 12 5쪽
15 6. 강호출도(3) 16.08.07 2,142 12 5쪽
14 6. 강호출도(2) 16.08.05 2,460 16 5쪽
13 6. 강호출도(1) 16.08.04 2,521 14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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