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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결님의 서재입니다.

대식객(大食客)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새결
작품등록일 :
2016.07.27 22:48
최근연재일 :
2016.10.24 03:03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84,707
추천수 :
533
글자수 :
126,062

작성
16.09.19 19:26
조회
1,202
추천
11
글자
8쪽

12. 구약(求藥) (5)

DUMMY

“화화독(火和毒). 복용 후 약 2개월의 잠복 기간이 있으며, 독 기운이 돌기 시작하면 해약이 없음. 온몸이 불처럼 뜨거워지다 죽는다 하여 화화독임. 독 기운이 몰아치기 전에 시독(尸毒)을 중화시켜 서서히 혈관으로 주입해야 함. 너무 많은 양의 시독을 주입하면 도리어 시독에 중독되어 사망에 이르고, 너무 천천히 집어넣으면 화화독을 중화시키지 못함. 만드는 재료로는······.”

“그만. 그것은 아니다. 다른건 없느냐?”

“청진독(靑眞毒) 음독 후 1개월에 걸쳐 사망하는 독. 사망에 이르기까지 점점 몸이 푸른색으로 변해가며······.”

“그다음.”


하현과 팔호와 객잔에 마주 앉아 당문에서 얻어 온 독에 대한 정보들을 하나하나 읊었다. 하지만 그 안에 팔호가 원하는 정보가 없었는지 팔호의 표정이 영 좋지 않았다.


“아저씨. 기간을 잘못 잡은 것 아니에요? 50년 전까지의 내용은 이게 전부예요.”

“잘못된 정보였단 말인가?


하오문으로부터 받은 정보를 너무 맹신한 탓일까? 혈화환에 대한 정보를 잡을 것이라 확신했던 팔호는 조금 맥이 풀리는 것을 느꼈다.


“으음···”

“아저씨! 이 사람 깨어나려나 봐요!”


그때 침상에 묶여있던 당규호가 신음을 흘리며 정신을 차리는 듯했다.

팔호는 재빨리 당규호에게 다가가 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으윽 머리야. 당신들은 누구···? 난 왜 묶여있지?”


당규호는 쓰러지기 직전의 상황을 상기했다. 독무를 사용하고 나서 갑자기 큰 충격을 받았고, 쓰러지며 독무를 마신 것까지 어렴풋이 기억이 났다. 기절하는 그 순간에도 죽으리라는 것을 직감하기까지 했다.


“정신을 차려라. 물어볼 것이 있다.”

“당신은!”


당규호는 팔호가 어제의 복면인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맨 얼굴이지만 분위기만으로도 알아챌 수 있었다.


“도대체 당신은 누구요! 왜 당가까지 쳐들어와 나를 납치 한 것이오? 아니 그전에 난 어떻게 살아있는 거지? 내 독무를 내가 마셨는데?”

“품 안에 투명한 병. 해독약이더군”

“오. 그것이 해독약인지 어떻게 알아차렸소? 일단은 고맙소! 아니지? 애초에 당신이 아니었으면 독을 사용할 일도 없었잖아?”

“대단한 독이더군. 하마터면 죽을뻔했다.”

“하하하! 그 독무를 쓰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라오. 당가 내에서도 쓸 수 있는 사람은 몇 안 되지. 아니? 당신은 어떻게 그 속에서 살아남았지?”

“진기를 몸에 둘러···.”

“호신강기로군! 그 정도의 호신강기라니. 당신 엄청난 고수였구려. 그러니 내가 질 수밖에 없지. 제기랄! 도대체 당신은 누구요?”

“······.”

팔호는 어느 순간부터 당규호에 물음에 대답하지 못하고 침묵으로 일관했다.

침상에 묶여있는 상황에서도 당가의 무인은 한마디를 지지 않았다. 아니, 팔호가 한마디를 하면 그가 수 마디를 했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묶여있는 사람은 겁을 먹거나, 긴장하기 마련이다. 본인의 생사 결정권이 전적으로 상대에게 넘어간 상황에 저토록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자가 얼마나 되겠는가?


“이봐요 아저씨 지금 무슨 상황인지 모르세요? 지금 우리한테 잡혀서 포박당하고 계신 거라고요”

“그러네. 지금 내가 잡혀있다는건 나도 잘 알고 있다네”

“그러면 고분고분하게 묻는 말에 대답······.”

“잠깐! 말 끊어서 미안하네. 내 생각에 자네들은 날 못 죽일 것 같군. 죽인 생각이었다면 진즉 죽였겠지. 그리고 저기 어두우신 분이 나에게 처음 한 말이 물어볼 것이 있다고 했는데. 내가 그 대답을 해주기 전까지는 죽일 수가 없겠지. 나 당규호를 잡아올 정도면 상당한 고급 정보가 필요할 터. 나 정도의 인물을 다시 잡으러 당가에 잠입하기엔 위험 부담이 너무 클 테니 나를 잘 구슬려서 원하는 정보를 얻는 게 편할 것 같네만. 내 말이 틀렸나?”

"와···. 아저씨 말 진짜 많네요."

"칭찬 고맙네. 자 일단 내 팔부터 풀어 주시겠나? 그리고 슬슬 배가 고파지려 하는 참이라네."


하현은 인상을 쓰며 당규호를 쳐다보다 이내 팔호에게 고개를 돌렸다.

팔호는 어느샌가 뒤로 몇 발자국 물러나 있었다.


"아저씨. 저도 지금 이 아저씨처럼 말이 많아요?"

"비슷하다"

"와. 내가 이 정도였구나. 좀 자제해야겠네요."

"내가 말이 뭐가 많다고 그러냐. 자 어서 팔부터 풀어 달래도?"


당규호에 말에 대꾸도 하지 않은 하현은 방 안을 이리저리 둘러보기 시작했다.


"잠시만 기다려봐요. 요 어디서 본 거 같은데"

"무엇을 말이냐?"

"찾았다! 지금 이게 제일 필요한 거 같아요."


하현이 방 안을 두리번거리다 찾은 것은 어제 신고 벗어놓은 양말이었다.

벗어놓은 양말을 둥글게 뭉쳐 곧장 당규호의 입속에 욱여넣었다.


"읍! 읍읍으읍!"

"저는 잔인하게 고문하거나 그러지는 않을 거예요. 혹시 말하고 싶어지시면 다시 말해주세요. 밥이나 먹고 와야지"

"읍읍!!읍읍읍!"

"팔호아저씨! 저 배고파요. 일단 내려가서 식사나 하시죠"

"그···. 그래"


하현은 휑하니 일층으로 내려가 버렸고. 팔호도 곧 뒤를 따랐다.


"아읍...으으으읍!"

'말을 하게 해 줘야 할 것 아니냐!'


하지만 당규호의 외침을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1층으로 내려가며 하현은 아주 잠시 당규호에게 너무 심하게 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당규호를 잊었다. 그를 어떻게 할 것인지보다는 당장 눈앞에 음식이 더 중요한 하현이었다.


잠시 후 하현은 부른 배를 만족스럽게 두드리며 2층으로 올라왔다.

그런 하현을 당규호는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읍!!읍읍읍!!"

"아 맞다. 아저씨 까먹었네"


하현은 머리를 긁적이며 당규호의 입에서 양말을 꺼내주었다.


"하아···. 하아······. 너 내가 누군지 알아? 나한테 원하는 게 있어서 납치해 온 게 아니냐고! 감히 나한테!"

"에휴...시끄러"

"아. 아니야. 아니 아닙니다. 소협 미안하오. 내 더는 시끄럽게 하지 않으리다."


하현이 한숨을 쉬며 침으로 축축한 양말을 다시 당규호의 입으로 집어넣으려 하자 당규호의 태도가 금방 바뀌었다.


"아저씨. 묻는 말에만 대답 잘 해주시면 바로 풀어드릴게요. 진짜 우리 싸우려고 이러는게 아니라니까요?"

"알겠소. 뭐든 물어보시오. 내 당가에 위해를 가하는 일이 아니라면 뭐든 알고 있는 걸 말해 주리다."

고분고분해진 당규호에게는 꿍꿍이가 있었다.

분명 당가에서는 자신을 찾고 있으리라는 확신을 했다.

어젯밤에 터트린 독무는 보통 독이 아니었다. 정말 강적을 만나지 않았다면 절대 사용하지 말고 혹시 사용하게 되더라도 정말 조심히 사용해야 한다며 당가주가 그에게 직접 전수한 독이었다.


'어제 독무가 사용됐던 흔적을 발견하면 보통 일이 일어난 게 아니라고 판단하신 가주님께서는 날 찾기 위한 추격대를 꾸리실 것이다. 그때가 너희들의 제삿날이지'


시간만 충분하다면 당가의 무인들이 자신을 구하러 와 줄 것은 불 보듯 뻔했다.

일단 저들의 말을 다 들어주는 척하며 시간을 벌어야 한다.

입에 냄새나는 양말을 주저 없이 쑤셔 넣을 정도로 잔인한 사람들이니 살살 구슬려야 한다고 판단했다.

당규호는 하현을 보며 슬슬 미소를 흘렸다.

하현은 당규호의 속마음은 모른 채 갑자기 변한 당규호의 태도에 황당함 마저 느끼고 있었다.


작가의말

오랜만입니다. 명절은 잘 보내셨나요?
늦어서 죄송합니다.
변명을 하자면...시골댁에 컴퓨터가 없어 펜으로 글을 쓰고 있었습니다.
시간 되는대로 컴퓨터로 옮겨 업로드 하겠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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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13. 바람은 낮은곳에도 분다 16.10.16 1,272 8 9쪽
37 12. 구약(求藥) (9) 16.10.14 1,388 5 8쪽
36 12. 구약(求藥) (8) 16.10.11 1,081 9 7쪽
35 12. 구약(求藥) (7) 16.10.10 1,160 9 7쪽
34 12. 구약(求藥) (6) 16.09.22 1,340 9 7쪽
» 12. 구약(求藥) (5) 16.09.19 1,203 11 8쪽
32 12. 구약(求藥) (4) 16.09.13 1,336 8 7쪽
31 12. 구약(求藥) (3) 16.09.11 1,439 9 7쪽
30 12. 구약(求藥) (2) 16.09.10 1,433 9 8쪽
29 12. 구약(求藥) (1) 16.09.06 1,594 13 9쪽
28 11. 용호채(龍虎砦)(6) +2 16.09.04 1,656 10 7쪽
27 11. 용호채(龍虎砦)(5) 16.09.03 1,385 8 7쪽
26 11. 용호채(龍虎砦)(4) 16.08.30 1,460 9 7쪽
25 11. 용호채(龍虎砦)(3) 16.08.29 1,634 8 8쪽
24 11. 용호채(龍虎砦)(2) 16.08.25 1,568 8 8쪽
23 11. 용호채(龍虎砦) 16.08.24 1,776 10 9쪽
22 10. 방지문(放地門) 16.08.23 1,753 9 7쪽
21 9. 사천으로 +2 16.08.19 2,037 11 7쪽
20 8. 더 많이, 더 많이!(3) 16.08.13 1,913 11 8쪽
19 8. 더 많이, 더 많이!(2) 16.08.12 1,938 14 7쪽
18 8. 더 많이, 더 많이!(1) 16.08.11 2,180 17 8쪽
17 7. 대련 16.08.09 2,048 11 7쪽
16 6. 강호출도(4) +2 16.08.07 2,348 12 5쪽
15 6. 강호출도(3) 16.08.07 2,142 12 5쪽
14 6. 강호출도(2) 16.08.05 2,460 16 5쪽
13 6. 강호출도(1) 16.08.04 2,521 14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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