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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결님의 서재입니다.

대식객(大食客)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새결
작품등록일 :
2016.07.27 22:48
최근연재일 :
2016.10.24 03:03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84,703
추천수 :
533
글자수 :
126,062

작성
16.08.24 03:40
조회
1,775
추천
10
글자
9쪽

11. 용호채(龍虎砦)

DUMMY

"말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을 텐데? 술법이 제대로 먹히지 않은 건가?"


송방실은 눈이 동그래져 사내를 살펴봤다. 하지만 사내는 '하현아' 라는 말 이외에는 할 수 없는 것 같았다.

그나마 할 수 있는 이 말도 무언가를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 혼탁한 눈빛으로 무의미하게 반복 할 뿐이었다.


"하현아? 무슨 말이지? 칫... 이런 하자가 있는 채로 천존께 데려가야 하나...근 30년 동안 공을 들인 술법인데······."


하지만 고민은 잠깐이었다. 한가지만을 제외한다면 술법은 성공적이었다.

실험지에서 극한으로 뽑아낸 땅의 기운을 처리하지 못하여 수십 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려할때


"절벽에서 천골지체가 떨어지다니 이야말로 하늘의 계시가 아닌가?"


송방실은 사내를 방에서 이끌며 웃음을 흘렸다. 이제 무림으로 돌아가기까지는 딱 한 발자국만이 남았다.

50여 년 전 자신들을 쫓아낸 무림에.......




◆ ◆ ◆ ◆




강서성 용호산에 자리를 잡고 있고 용호산을 대표하는 용호채(龍虎砦)의 부채주 대력거웅(大力巨熊)은 용호채에서 가장 빨리 부채주의 위치까지 오른 자였다.

채주인 용호마괴(龍虎魔傀)를 제외하면 무공의 신위가 가장 뛰어났고 부하들을 다루는 능력 또한 뛰어났다.

원래 어떤 문파의 문하생이었다고는 하는데 자신의 과거를 주변사람들에게 일절 얘기하는 바가 없었다.

하지만 숨겨진 과거쯤 하나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용호채의 일부 녹림도 들은 채주보다도 대력거웅을 더 따르는 자도 있었다.

원래 부채주의 위치까지 오른다면 직접적으로 현장에 나가는 일은 거의 하지 않는다.

녹림도 들이 무림인을 잘못 건드리거나 관병(官兵)들과의 충돌이 있을 때만 움직이지 대부분은 산채에서 무공수련등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게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대력거웅은 조금 달랐다. 그는 종종 직접 현장에 나가 영업을 뛰기도(?)하였고 신입들을 교육시키는 일도 하였다.

오늘도 그는 두 명의 신입들을 데리고 교육을 하기위해 나왔다. 교육이라고 해봤자 산길을 다니는 사람들에게서 약탈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뿐이었지만.


"와아! 드디어 사람이 만들어놓은 길이 보여요 아저씨!"


대력거웅은 저 멀리서 사람 목소리가 들리자 더욱 풀숲으로 숨었다.

거대한 덩치가 무색하게 풀숲은 대력거웅을 완전히 숨겨주었다.

잠시 후 두 명의 사람이 시야로 들어왔다. 아직은 어려보이는 사람 한명과 검은색 무복을 입고 있는 또 한명.

순간 눈으로 살펴보자 둘 다 허리춤에는 검이 한 자루씩 달려있었다.


'무림인이군······.'


무림인인 것을 인지했지만 대력거웅은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그는 조심히 석궁(石弓)에 화살을 재었다.


끼이이익


활시위가 당겨지고 대력거웅은 숨조차 쉬지 않으며 기다렸다.

무림인도 무서워하지 않을 수 있는 이유는 이 석궁이었다.

산적이라고 하면 다들 길가에 갑자기 튀어나와


'이곳을 지나가고 싶으면 있는 것을 다 내놓아라!'


라고 말하며 길을 가로막는 사람들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로 그런 식으로 영업활동을 하는 산적들도 많았다.

하지만 대력거웅은 그런 바보 같은 모험을 하지 않았다. 아무리 무공을 익혔다고 한들 날아오는 화살에 맞으면 치명상을 입는 건 매 한가지!

돈을 가지고 있든 없든 일단 죽이고 나서 주머니를 뒤지는 것이 대력거웅의 영업방식이었다.


"이게 얼마 만에 걷는 길이냐!! 아저씨 이쪽으로 걸어가면 사람도 나올까요?"

"......."


더 어린 사내가 재잘거리며 점점 다가왔다. 대력거웅은 입가에 슬쩍 미소를 흘렸다.


'좀 더 가까이...가까이... 이런 경우에는 더 어린 쪽을 먼저 치는 것이 정석이지'


그리고는 이정도면 되었다 싶을 때 그는 활시위를 놓았다.


슈아악!


석궁에서 쏘아진 화살은 순식간에 날아갔다.

이제 저 화살은 사내의 가슴팍에 박히고 가슴에서는 붉은 꽃이 피리라.

대력거웅은 명중을 의심치 않았기에 화살이 날아가는 것을 본 순간 석궁을 내버리고 허리춤에서 도(刀)를 뽑으며 관도로 튀어나갔다.


"으악! 이게 뭐야! 어? 사람이다! 아저씨 사람이 나타났어요!"


관도로 튀어나온 대력거웅은 순간 눈앞이 아찔했다. 가슴팍에 박힐 것이라 의심치 않던 화살은 옆에 있던 흑의인의 손에 잡혀있었다.


'고수...이런 오늘이 내 제삿날인가'


대력거웅은 도를 잡은 손에 더욱 힘을 주어 꽈악 잡았다.



하현은 무언가 날아오는 느낌이 드는 순간! 팔호 아저씨가 날아오던 것을 낚아채 주었고, 갑자기 풀숲에서 거대한 사람이 튀어나오자 어찌된 일인지 영문을 몰라 당황했지만 금방 상황 파악을 마쳤다.

팔호의 손에 들려있는건 화살이었다. 아까 날아오던 방향대로라면······.


"내가 맞을 뻔했잖아! 팔호아저씨 산적인가봐요!"


하현은 부지불식간에 화살에 맞아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식은땀이 삐질 흘러나왔다.

그리고 나서 찾아오는 것은 분노.

생명의 위협을 당했다고 생각하니 저절로 검으로 손이 갔다. 하지만 하현은 검을 뽑지 못했다.


까앙!


어느 샌가 팔호가 검을 꺼내 산적에게 달려들었다. 산적은 팔호의 검을 몇 수 받아내는가 싶더니


"크윽······."


결국 팔호의 검에 오른쪽 어깨를 베이고 말았다. 손에 힘이 빠져 검마저 놓쳐버리고 말았다.

대력거웅은 아직 성한 왼손에서 손가락 세 개만을 땅에 대었다.

손가락 세 개만을 땅에 닿게하는것은 용호채만의 퇴각 신호였다.


'너희들이라도 빨리 도망쳐라 도저히 상대할 수 있는 자가 아니야'


대력거웅은 계속 숨어있을 신입들에게 신호를 보내며 목으로 검이 날아오는 것을 보았다.


'이렇게 허무하게······.'

"아저씨! 잠깐만요!"

'?!'


팔호의 검이 대력거웅의 목을 치기 직전 하현이 팔호에게 소리쳐 팔호의 검을 저지했다.

그 소리를 들은 팔호는 잠시 멈칫하더니 결국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며 하현을 바라보았다.


"네 목숨을 앗아가려는 자에게도 자비를 베풀려는 것이냐."

"꼭 죽일 필요는 없잖아요. 안 그래요?"


하현은 슬슬 팔호의 눈치를 보며 말했다. 팔호 역시 하현의 성향을 알기에 이 상황에 의구심을 표하지는 않았다.


"이자는 산적이다. 여기서 우리가 처리하지 않는다면 다음번 만나는 사람이 고수가 아니라면 이자에게 죽고 말겠지. 그게 한명이 될 수도, 혹은 백 명이 될 수도 있는 것인데 여기서 죽이는 것이 더 많은 사람은 구하는 길이 아니겠느냐"


팔호의 말에 하현은 잠시 멈칫했다. 맞는 말을 했기에 쉽게 반박할 수 없었다.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우물쭈물하던 하현에게 대력거웅의 왼 손가락이 눈에 들어왔다.


"팔호아저씨! 그럼 이 산적아저씨의 본거지를 털어버리는거에요! 어때요?"

"본거지?"

"네! 산적아저씨 아저씨 혼자 아니죠? 동료들이 여기 어딘가에 있죠?"

"아...아니오 나는 원래 혼자 다니는 것을 좋아하오."

"거짓말 하시마세요! 보통 오른쪽 어깨가 그렇게 베였으면 왼손으로 상처를 감싸고 있어야지 그렇게 어색하게 왼손만 땅에 짚고 있으면 그건 수신호로 볼 수밖에 없죠. 아니에요?"


대력거웅은 하현의 말에 말문이 턱 막혔다. 부자연스럽게 왼손을 상처부위로 가져가며 자신도 모르게 부하들이 숨어있을 풀숲을 곁눈질로 잠깐 바라보았다.

하지만 하현은 그 잠깐을 포착해 내었다.


"여기구나!"


하현은 대력거웅이 슬쩍 바라본 풀숲으로 뛰어들었다.


퍽- 퍽-

"으악!"


풀숲에서 비명이 터져 나오고 하현은 금세 양 옆구리에 사람을 한명씩 끼우고 나타났다.


"아저씨 두 명밖에 없어요?"


하현의 물음에 대력거웅은 고개만 끄덕거렸다.


"아저씨네 산채가 어디에요?"


다시 이어지는 물음에는 대답할 수 없는 척 했다.


'산채로만 데려간다면...!'


단 두 명으로 산채에 쳐들어오겠다는 것 자체가 무모한 일이었다. 이자들이 상당한 고수라지만 수백 명이나 되는 식구들을 상대 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자가 산적이라면 산채에는 수십에서 수백 명이 기다리고 있을수도있다. 혹은 더 많을수도 있겠지. 그런 곳으로 쳐들어가서 어떻게 하려는 것이냐 그리고 이 자가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한다고 장담할 수 있겠나"

"아저씨가 더 많은 사람을 구하는 길을 택하자고 했잖아요? 저한테 생각이 하나 있어요. 그리고 정보라면 뭐... 뒤에도 두 명이나 있는데요 뭐"


하현은 말하면서 씨익 웃음을 지었다. 대력거웅은 그 표정을 보고는 살짝 소름이 끼치는걸 느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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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12. 구약(求藥) (7) 16.10.10 1,160 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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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12. 구약(求藥) (5) 16.09.19 1,202 1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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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12. 구약(求藥) (2) 16.09.10 1,433 9 8쪽
29 12. 구약(求藥) (1) 16.09.06 1,594 13 9쪽
28 11. 용호채(龍虎砦)(6) +2 16.09.04 1,656 10 7쪽
27 11. 용호채(龍虎砦)(5) 16.09.03 1,385 8 7쪽
26 11. 용호채(龍虎砦)(4) 16.08.30 1,459 9 7쪽
25 11. 용호채(龍虎砦)(3) 16.08.29 1,634 8 8쪽
24 11. 용호채(龍虎砦)(2) 16.08.25 1,568 8 8쪽
» 11. 용호채(龍虎砦) 16.08.24 1,776 10 9쪽
22 10. 방지문(放地門) 16.08.23 1,753 9 7쪽
21 9. 사천으로 +2 16.08.19 2,037 11 7쪽
20 8. 더 많이, 더 많이!(3) 16.08.13 1,913 11 8쪽
19 8. 더 많이, 더 많이!(2) 16.08.12 1,938 14 7쪽
18 8. 더 많이, 더 많이!(1) 16.08.11 2,180 17 8쪽
17 7. 대련 16.08.09 2,047 11 7쪽
16 6. 강호출도(4) +2 16.08.07 2,348 12 5쪽
15 6. 강호출도(3) 16.08.07 2,142 12 5쪽
14 6. 강호출도(2) 16.08.05 2,460 16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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