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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결님의 서재입니다.

대식객(大食客)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새결
작품등록일 :
2016.07.27 22:48
최근연재일 :
2016.10.24 03:03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84,689
추천수 :
533
글자수 :
126,062

작성
16.07.27 22:50
조회
4,640
추천
23
글자
5쪽

1장. 배고픈 형제들(1)

DUMMY

세상엔 여러 가지 죽음이 있다.

누군가는 칼을 맞아죽고 누군가는 먹어서는 안 되는 것을 잘못 먹어 죽고,

물에 빠져죽고, 얼어 죽고······.

그렇다면 이 중 가장 괴로운 죽음이 무엇일까? 모든 죽음들이 괴롭겠지만

굳이 뽑자면 아사(餓死-굶어죽음)를 꼽겠다.

죽기 직전까지 계속되는 미칠 듯한 배고픔!


배고픔이란 보통 사람들과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애석하게도 농민들,

특히 그중에서도 산속에서 화전이나 겨우겨우 부쳐 먹는 사람들은

평상시에도 굶어죽기 십상이다. 하지만...10여 년간 계속되는 가뭄은

사람이 굶어죽는 일을 흔한 일로 만들어버렸다.

수년전 먹을 것을 찾아 떠난 부모님이 돌아오지 않아 두 형제만 살고 있는

이 집도 다른 화전민들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형...나 배고파...배고파서 죽겠어 정말..."


이제 겨우 열 살 남짓으로 보이는 아이가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옆에 있는 소년에게 말했다.

소년도 겨우 10대 중 후반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는데, 한동안 먹은 것이

없었는지 바짝 마르고 얼굴색이 누렇게 뜬것만 제외하면

남자다운 외모에 뼈대 자체는 튼튼해 보였다.

소년은 무엇을 고민하는지 옆에서 말하는 소리도 듣지 못하는 듯 했다.


"형! 나가서 먹을 것 좀 한번만 더 찾아보자······.제발"

"응? 하현아 방금 뭐라고...아...먹을거 찾으러?......휴······."


소년은 동생의 말에 대충 대꾸하고는 한숨과 함께 다시금 생각에 잠겼다.

수년전 마을을 떠난 부모님이 생각났다.

소년의 이름은 신상현 동생의 이름은 신하현이었다. 유독 달을 좋아하셨던 어머님은

두 형제에게 상현과 하현 두 반달이 합쳐져 만월을 이루라고

이름을 상현과 하현으로 지어주셨다. 비록 지금은 안계시지만······.

물론 상현도 부모님을 찾으러 나가보기도 했고, 먹을 것을 찾으러 돌아다니기도 하였다.

하지만 몇 년째 계속된 지독한 가뭄은 산에 있는 나무와 풀, 그리고 산에

사는 짐승들까지 씨가 마르게 하였다.


마을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이곳에선 본디 10가구가 좀 넘게 살고 있었다.

하지만 계속되는 가뭄에 일부는 먹을 것을 찾아 떠나고, 또 일부는 얼마 전까지 버티고 버티다 굶어죽어 버렸다.

부모님이 마을을 떠난 후, 아버지처럼 돌봐주시던 옆집 장씨 아저씨는

모든 사람들이 마을을 떠나거나 굶어죽은 후에도 마지막까지 두 형제를

돌봐주다 결국...약 열흘 전 돌아가시고 말았다. 아저씨는 본인이

죽는 순간까지 형제에게 보리알 조금을 남겨주었다.

하지만 배고픔은 무서운 것이었다. 슬픔보다 당장 먹을 것이 있다는 게 기쁠 정도였으니..

그나마도 다 먹고 두 형제는 이미 아무것도 먹지 못한지 4일째였다.


'이대로는 아무것도 안 돼 이렇게 라면 모두처럼 무기력하게 죽고말거야'


생각을 마친 상현은 하현을 바라보았다. 하현은 대꾸도 않고 생각만 하는 상현에게 조금 토라져있었다.


"하현아 그렇게 많이 배고프니?

"응..정말 배고파죽겠어..우리도 아저씨처럼 죽는 거야?"


하현은 언제 토라졌냐는 듯 재잘대기 시작했다. 말 할 기운은 어디서 나는지······.


"먹을걸 구해온다 그러면 하현이는 뭐가 제일 먹고 싶어?"

"음..음..나! 나는 먹고 싶은 건 육포!"

"응? 겨우 육포?"


먹을 거 얘기에 하현은 금세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응! 육포라는 게 제대로 말린 육포들은 1년도 더더 간다며? 나중에 커서

육포를 잔뜩 사서 집에 가득 쌓아두고 먹고 싶을 때마다 먹을 거야.

무슨 일이 생겨도 육포는 꼭 가지고 다닐 거야, 배고픈 건 이제 싫어"


상현은 그런 하현을 슬픈 눈으로 바라보았다. 저 어린게 얼마나 배고프고 괴로우면 그런 생각을 다 할까싶었다. 화제를 돌리려 한 이야기에 왈칵 눈물이 쏟아지려는 걸 겨우 참았다. 아니, 이미 눈물도 말라버렸을지도 모른다.


"하현아 우리 움직이면 배가 더 고플 테니까 오늘은 일단 잘까? 내일은 형이 꼭 나가서 먹을 거 찾아올게"

"응······.형 자꾸 보채서 미안해. 사실 나 형이 어디 가는거 싫으니까 멀리 가지마. 형도 아빠처럼..."


하현은 말을 더 이상 잇지 못하고 형에게 안겼다. 상현은 그런 하현을 굳이 떼어내지 않고 꼭 끌어안았다.


작가의말

사실 이렇게 무겁기만 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ㅠㅠ
많은 관심과 댓글 부탁드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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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11. 용호채(龍虎砦) 16.08.24 1,775 10 9쪽
22 10. 방지문(放地門) 16.08.23 1,752 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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