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새결님의 서재입니다.

대식객(大食客)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새결
작품등록일 :
2016.07.27 22:48
최근연재일 :
2016.10.24 03:03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84,690
추천수 :
533
글자수 :
126,062

작성
16.10.10 02:59
조회
1,159
추천
9
글자
7쪽

12. 구약(求藥) (7)

DUMMY

무작정 거리로 나온 하현은 일단 달렸다.

어느 목적지를 가지고 달린 것은 아니었다. 아니 애초에 갈 곳이 없었으니까.

어디론가 간다는 것보다는 달리지 않고서는 하현 스스로가 버틸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달리지 않는다면···. 주저앉아 울어버릴 것만 같았다.


한편 하현이 떠난 객점

"이보시오! 어···. 내가 그쪽을 뭐라 불러야 할지···."

"그냥 팔호라고 불러라"

"알겠소 팔호양반. 내 어느 정도 기억이 난 것 같소."

"...! 그게 정말인가?"

"아무렴 이 상황에서 거짓말을 할까? 그런데 생각해보니 연배가 어떻게 되시오? 나보다 그리 많아 보이시지도 않는데 자꾸 반말하시고. 나는 계속 높여주고 있는데 말입니다."

"마흔"

"....아이고 많이 형님이시네. 괜히 물어봐서 손해 봤네. 얼굴이 왜 이렇게 동안이시오?."

"....조합법이 기억이 난 것인가?"

"조합법이 기억이 난 건 아니오. 그리고 잘 모르나 본데······. 이런 종류의 독들은 조합법이 완전히 같지 않는 이상 서로의 독을 중화시키지 못하오. 물론 그 조합법은 만든 사람만 알 것이고"


당규호의 말에 팔호는 살짝 어질 하는 것을 느꼈다.


"그럼 방법이 없는 것인가···?"

"하하하 그건 또 아니오. 우리 당가는 독으로도 제일 문파라는 걸 알고 사천까지 온 것 아니오? 사실 당문에서 노독을 사용하지 않게 된 이유가 정파에 편입되며 너무 잔인하다고 판단되어 쓰지 않게 되었다고 알고 있지만. 그것은 사실 대의명분일뿐.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소"


팔호는 말을 하다 끊는 당규호에게 다시 묻는 대신 그저 바라만 보았다.

당규호도 그런 팔호를 바라보다 주변에 아무도 없지만, 괜히 목소리를 죽여 속삭이듯 말했다.


"해독약이 만들어졌기 때문이지"

"해약?!"


팔호는 앉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해독약이라니! 마교에 있을 때부터 혈화단은 해약이 없다고만 생각했다.

해약을 염두에 두고 만든 약이 아니라고만 들었고 본적도 없기 때문에.

하지만 앞에 있는 당가의 사내는 그 해약을 말하고 있었다.


"그렇소. 당가가 해독하지 못할 독은 없지. 그것도 수십 년 전 일이라 내가 직접 겪은 일은 아니지만 배워서 알고 있소. 그런데 한가지 문제가 있는데······."

"문제?"

"아까 들은 혈화단이란건 우리 당가에서는 노독(虜毒)이라 불렀소. 말 그대로 복용한 자를 노예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지. 사실 본인한테 먹이는 것보다는 가족들한테 먹이는 게 더 효과적이긴 하지만······."

"됐고. 문제라는 게 뭐지?"

"우선 첫째가 재료, 노독의 해약을 만드는 데는 열 가지의 재료가 필요하오. 그 중 아홉 가지는 전갈 독이나 약초 같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인데, 흔히 못 구하는 재료가 하나 있소. 사천광충(四川光蟲)이라는 벌레의 말린 것이 필요한데······."

"당장에라도 그 벌레를 잡으러 가면 될 것이 아닌가?"

"그게 그 벌레가 지금 멸종돼서 구하질 못한다오. 원래를 이 주변에 그렇게 많아 이름도 사천광충인데 말이지"

"그게 만들 수 없다는 말과 무엇이 다른 것······. 후우······."

'이 정도면···. 할 만큼 한 건가······.'


말에 팔호는 버럭 했지만 이내 고개를 떨구었다. 생에 대한 집착은 이미 한번 포기했었다.

굳이 끝까지 살아남고 싶은 이유도 없었다. 다만 자신이 없어졌을 때의 하현을 떠올리며 떨군 고개를 다시 들지 못했다.



◆ ◆ ◆ ◆



"학···. 학···."


하현은 숨이 턱 끝까지 차도록 달렸다. 어디로 가는지 방향도 생각하지 않았고 주변 사람들의 눈도 생각하지 않았다.

현기증이 날 때까지 달리자 어느덧 사람들이 거주하는 곳을 벗어나 산길로 접어들었다.

해는 이미 저물어가고 있었다.

하현은 달리다 멈춘 그 자리에 그대로 대 자로 누웠다.

달려오는 동안 눈물이 다 말라버렸는지 더는 눈물도 흘리지 않았다.


"......아저씨"


하지만 팔 호를 생각하자 다시 울컥하는 걸 느꼈다.

하현은 애써 울음을 참으며 그대로 누워 생각을 정리했다.

반시진 가량이 지나고 주위는 아주 어두워졌다. 인가에서 꽤 벗어났는지 주변에 불빛을 찾기 어려웠다.

하지만 심장이 터지도록 달린 후에 생각을 정리한 덕분일까? 하현은 상당히 진정된 상태였다.


'지금 내가 이러고 있어도 아무 소용도 없어. 아저씨 마음만 아프지······. 빨리 객잔으로 돌아가서 도와드릴 일이 있나 여쭈어봐야겠어.'


속으로 생각을 마친 하현은 벌떡 일어나 왔던 방향으로 다시 걸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두운 탓에 길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산길을 내려가려 할수록 점점 지금 있는 위치가 어디인지 알 수 없게 되었다.

길을 잃어버린 것인가 싶을 때 저 멀리 불빛이 보였다.

저 불빛만 따라가면 누군가 사람이 나올 것이다.

하현을 불빛을 향해서 발걸음을 옮겼다.


"조금···. 이상한데?"


하지만 아무리 걸어도 불빛이 가까워지지 않았다. 애써서 산길에서 벗어나려 했건만 어째 빛을 따라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더 산으로 들어가는 듯했다. 게다가 가만히 있으니 불빛은 점점 멀어지는 것처럼 보였다.


"뭐지? 반딧불이는 아닌 거 같은데······. 설마 도깨비불인가?"


불빛을 그만 따라갈까 했지만, 빛을 따라가다 완전히 길을 잃어버린 상태였다.

어쩔 수 없이 하현은 빛을 따라갔다. 그냥 걷는 것으로는 따라갈 수 없었기에 경공을 사용해서까지 따라갔다.

잠시 뒤 하현은 드디어 그 빛을 약 10장(30m) 정도까지 따라붙었다.


"벌레였잖아? 곤충이 뭐 이렇게 커?"


눈으로 식별 가능할 정도로 다가가자 하현이 본 것은 손바닥 크기만한 풍뎅이와 비슷하게 생긴 벌레였다.

벌레가 날갯짓할 때마다 날개에서부터 벌레의 온몸으로 불그스름한 빛이 났다.

그 덕분에 횃불과 착각한 것이었다.

실망하고 있던 하현의 뇌리에 한 문구가 스쳤다.


'사천광충, 성체가 되면 손바닥만 한 크기까지 자라는 곤충. 날갯짓을 할 때 날개에서 나오는 물질이 공기와 닿아 빛을 발하고, 사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기 때문에 사천광충이라는 이름이 붙음. 비록 흔한 재료지만 말린 사천광충은 때때로 좋은 해독약의 필수 요소가 될 때도 있음.'


당가에서 몰래 들어간 서고에 있던 책 중에 이런 문구를 본 기억이 났다.

혹시나 저 벌레가 사천광충이 맞는다면 분명 팔호의 해독에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하현은 날아가는 벌레를 잡기 위해 더욱 속도를 높였다.


작가의말

말도없이 너무 오랜만에 와 죄송합니다...

더욱성실히 재미있는 글을 쓰려 노력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대식객(大食客)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2 13. 바람은 낮은곳에도 분다 (5) 16.10.24 1,037 10 7쪽
41 13. 바람은 낮은곳에도 분다 (4) 16.10.19 1,020 6 9쪽
40 13. 바람은 낮은곳에도 분다 (3) 16.10.18 1,036 8 9쪽
39 13. 바람은 낮은곳에도 분다 (2) +2 16.10.17 996 8 9쪽
38 13. 바람은 낮은곳에도 분다 16.10.16 1,272 8 9쪽
37 12. 구약(求藥) (9) 16.10.14 1,388 5 8쪽
36 12. 구약(求藥) (8) 16.10.11 1,081 9 7쪽
» 12. 구약(求藥) (7) 16.10.10 1,160 9 7쪽
34 12. 구약(求藥) (6) 16.09.22 1,339 9 7쪽
33 12. 구약(求藥) (5) 16.09.19 1,202 11 8쪽
32 12. 구약(求藥) (4) 16.09.13 1,335 8 7쪽
31 12. 구약(求藥) (3) 16.09.11 1,438 9 7쪽
30 12. 구약(求藥) (2) 16.09.10 1,433 9 8쪽
29 12. 구약(求藥) (1) 16.09.06 1,593 13 9쪽
28 11. 용호채(龍虎砦)(6) +2 16.09.04 1,655 10 7쪽
27 11. 용호채(龍虎砦)(5) 16.09.03 1,385 8 7쪽
26 11. 용호채(龍虎砦)(4) 16.08.30 1,459 9 7쪽
25 11. 용호채(龍虎砦)(3) 16.08.29 1,634 8 8쪽
24 11. 용호채(龍虎砦)(2) 16.08.25 1,567 8 8쪽
23 11. 용호채(龍虎砦) 16.08.24 1,775 10 9쪽
22 10. 방지문(放地門) 16.08.23 1,752 9 7쪽
21 9. 사천으로 +2 16.08.19 2,036 11 7쪽
20 8. 더 많이, 더 많이!(3) 16.08.13 1,913 11 8쪽
19 8. 더 많이, 더 많이!(2) 16.08.12 1,937 14 7쪽
18 8. 더 많이, 더 많이!(1) 16.08.11 2,180 17 8쪽
17 7. 대련 16.08.09 2,047 11 7쪽
16 6. 강호출도(4) +2 16.08.07 2,347 12 5쪽
15 6. 강호출도(3) 16.08.07 2,142 12 5쪽
14 6. 강호출도(2) 16.08.05 2,460 16 5쪽
13 6. 강호출도(1) 16.08.04 2,521 14 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