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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칸더브이 님의 서재입니다.

남홍여중 소녀들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서칸더브이
그림/삽화
Bomemade
작품등록일 :
2019.04.04 01:56
최근연재일 :
2019.07.31 23:37
연재수 :
59 회
조회수 :
11,819
추천수 :
406
글자수 :
287,562

작성
19.05.09 05:41
조회
183
추천
6
글자
9쪽

Chapter Twelve-Real Game (6)

DUMMY

사라가 개폐기 스위치를 올리자, 선수에 달라붙은 오징어와 재선 사이에 갑판이 열리고 그 밑으로 작살포 거치대가 설치된 공간이 나타났다. 크지 않은 공간이었지만 사람 한두 명은 충분히 누워있을 수 있는 곳이었다. 문이 열리자 재선의 발이 먼저 그 안으로 떨어졌고, 180cm가 넘는 거구를 더이상 감당할 수 없게 된 지현의 작살이 뽑히면서 중력의 법칙에 따라 그녀는 그 공간 안으로 미끄러졌다. 하지만, 사라가 안도의 한숨을 돌린 순간도 없이 오징어는 갑자기 몸을 크게 비틀며 점액질을 토해내고 바닷속으로 들어갔다.


소하의 작살이 누두 속으로 빨려 들어가 정확하게 오징어의 배설기관에 꽂혔다. 오징어는 고통 속에 몸을 어찌할지 모르고 요동만 치다가 결국 물속으로 떨어졌다. 분명 작살은 명중했고 오징어는 구역질했다. 그렇지만, 소하는 붉은 돌멩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사실 오징어가 토해낸 것은 점액질의 액체일 뿐 미처 소화하지 못한 먹이 하나 없었다. 이해가 되지 않은 소하는 같은 표정의 지현과 봄을 잠시 쳐다보고는 오징어를 쫓아 물속으로 잠수했다.


오징어는 고통 때문인지 방향을 잡지 못하고, 아즈망의 아래에서 이리 튀고 저리 튀었다. 깜깜한 바닷속에서 소하는 발광하는 오징어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쫓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혹시라도 물속에서 토해냈다면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어야 하는 ‘주작의 알’을 찾기 위해, 시야가 답답했던 소하는 허리춤에서 섬광탄 하나를 꺼내 발밑으로 쏘았다.


합류한 3호 보트 대원들을 포함해서 총 25명의 남홍여중 2, 3학년 선배들이 정어리 떼처럼 움직였다. ‘V’자 대형으로 하강하던 선배들은 칼로 자르는 듯한 동작으로 4개의 팀으로 쪼개져서 소라 껍데기의 골을 그리듯이 올라오고 있는 그물의 동서남북에 자리 잡았다. 그리고는 물속을 나는 전사들처럼 사냥감이 올라올 방향으로 작살총을 겨누었다.


‘이제 조금만 더 있으면 놈이 그물 속으로 올라올 것이다. 아홉 다리 중에 하나라도 그물코에 걸린다면 그것을 떼어내려고 몸부림칠 것이고, 몸부림치면 칠수록 그물은 더욱더 세게 조여들 것이다.’ 소녀들은 승리를 확신했다. 바로 그때, 그들의 계산에 없던 섬광탄 하나가 위에서 내려왔다.


순간 스물여덟 쌍의 작은 눈이 섬광탄을 쫓았고, 동시에 다른 종류의 눈 두 쌍이 그것을 발견했다. 수면에 가까웠던 작은 오징어는 섬광을 보자 바로 달려들었고, 그 바람에 바닥에서부터 나선형으로 올라오며 새장 모양의 케이지(cage)를 만들고 있던 그물이 헝클어졌다. 그물 밖에서 달려든 프렌지(frenzy) 상태의 오징어는 촉수에 그물이 걸리자 방향을 틀어 내뺐고, 감싸 안을 물체 없이 엉키기 시작한 그물은 순식간에 쪼그라들어 커다란 빈 공간을 만들었다. 당황한 남홍여중의 소녀들은 진짜 사냥감의 존재를 잊어버린 채 작은 오징어를 쫓아 작살을 쏘기 시작했다.


정작 다리가 아홉 개 달린 놈은 마치 이 상황을 모두 지켜보고 있었다는 것처럼 자신이 빠져나갈 수 있을 만큼의 공간이 그물 사이에 생기자, 거대한 누두를 빼내 어마어마한 양의 물을 내뿜으며 그 공간으로 빠져나갔다. 그리고 성인 팔뚝만 한 수십 개의 이빨을 모두 드러낸 촉수를 내뻗어 작은 오징어를 잡아챈 후 자신의 입으로 세차게 끌어당겼다.


지친 작은 오징어는 힘없이 끌려갔고 진짜 크라켄징어, ‘구족’은 2미터가 넘는 부리로 먹이를 찍어 물고는 서해를 향해 우주선처럼 유영해 나갔다. 난동 속에서 겨우 정신을 차린 유정은 재빨리 허리춤에서 트랙커(tracker) 하나를 꺼내 작살에 부착하고 멀리 달아나고 있는 구족을 향해 겨눴다. 거리가 멀었다. 부질없는 맘에 방아쇠를 당겨보았지만, 역시나 작살은 사냥감에 닿지 못했다. 실패했다.


크기 때문에 모든 것이 눈앞에서 느리게 움직이고 있는 착각이 들었지만, 구족의 움직임은 거대한 물결을 일으켰고 주위에 있던 아이들을 모두 날려버렸다. 미처 피하지 못한 몇몇 소녀는 그의 몸체나 다리에 부딪혀 정신을 잃거나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졌다.


임원들은 재빨리 동료들을 구해 본선에 올라 상황을 점검했다. 멀어져가는 구족을 마지막까지 바라보던 유정이 본선에 올라왔을 때는 이미 다친 아이들은 응급처치를 받고 있었고, 조금 전까지 오징어가 올라와 있던 선수 갑판 위에서 소하, 지현, 봄은 얼차려를 받고 있었다.


“니들이 지금 얼마나 큰일을 저질렀는지 모르지! 니들 미쳤지?! 선배 명령을 따르지 않고 독단 행동을 한 것도 모자라, 아예 오징어잡이를 망쳤어. 백 년 전통을 니들이 깼다고. 이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건지 모르지? 아, 진짜. 이 병···. 야! 다 엎드려!”


격양된 리에의 목소리가 강화만 한가운데서 울렸다. 참지 못한 리에는 결국 육두문자를 쏟아부었고, 아이들은 죄책감에 고개를 들지 못했다.


“후보생, 일어나. 전소하, 일어나! 너 이제 어떡할 거야. 니가 가서 잡아 와. 왜 잠수 잘하잖아. 따라가서 잡아 와. 가서 잡아 오라고, 그렇게 잘났으면. 아오, 씨~!.”


감정에 북받친 리에가 손가락으로 소하의 어깻죽지를 찔러가며 훈계를 계속했다.


“너는 애초에 학생회에 들어오지 말았어야 해. 아니 남홍여중에 들어오지 말았어야 해. 왜 널 받아줬을까? 정말 후회스럽다. 기록도 미달이고, 체력도 미달이고, 머리도 미달인 애를. 정말이지 시계를 돌려 올해 초로 돌아가고 싶다. 수련회 첫날에 박살을 내서 너 같은 애는 바로 걸러버리게.”


소하는 갑자기 울컥했다. 좋은 의도밖에 없었다. 물에 빠진 동료를 구했고, 침착하게 배 위로 올라온 오징어의 누두 안으로 작살을 쏘아 소프트스팟을 맞췄다. 혹시나 하는 경우를 생각해 대비책도 떠올렸고, 그 덕에 재선은 무사할 수 있었다. 게다가 ‘구족’같은 것은 훈련 때 들어본 적도 없었다. 선배들도 한 번도 오징어가 두 마리일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해준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억울해서 울컥한 것이 아니었다. 소하는 남홍여중에 들어오고 싶지 않았다. 그녀가 남홍여중에 들어온 이유는 단 하나,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사라진 언니를 찾기 위해서였다. 그녀도 시작을 돌려 입학식 전으로 돌릴 수만 있다면 그러고 싶다고 생각했다.


“왜? 억울해? 니가 뭐 잘한 게 있다고 억울해? 억울한 게 있으면 얘네들이지. 멍청한 너 따라 움직이다 같이 욕먹는 윤봄, 김지현이 억울하겠지.”


“저희는 억울하지 않습니다. 저희가 자발적으로···.”


“조용히 안해! 김지현! 니가 분위기 파악이 지금 안돼지?! 지금 상황이 끼어들 상황인지 아닌지, 똥인지 된장인지 내가 한번 먹여봐 줘, 김지현!”


그때 상황을 어느 정도 정리한 남주가 리에에게 다가왔다.


“오늘은 그만하자. 애들도 알고 그런 것도 아니고. 벌을 주더라도 학교 돌아가서 정식으로 해. 이렇게 감정적으로 하지 말고.”


“선배님, 그래도. 얘들 한 짓이···.”


“알아. 오늘은 그만하자.”


“······예.”


아직도 화가 덜 풀린 리에는 씩씩거렸다. 그런 그녀 또한 이해가 가는 남주는 리에의 어깨를 툭툭 치고 선교를 향해 돌아섰다. 마침 물에서 올라온 유정이 남주에게 다가와 물었다.


“남주야, 혹시 애들 중에 작살에 트랙커 붙여서 쏜 애 있으면 알아봐 줄래?”


“없을걸. 그 와중에 그걸 붙여서 쏜 애가 있을까···. 근데 트랙커는 왜? 바다로 쫓아가게?”


“음···그래도 한 번만 알아봐 줘.”


“설사 있다고 해도 무리야, 유정아. 그건 정말 위험하다고. 그냥 청송마을에 가서 물어보자. 루비 못 구했다고. 아니면 일지를 더 찾아보던가.”


“일단 혹시라도 트랙커가 오징어에 붙어 있는지부터 알아보자. 따라갈지 말지는 그다음에 논의하고.”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소하가 조심스럽게 끼어들었다.


“저기요, 선배님.”


“조용히 안 해, 전소하. 니가 어딜 끼어들어!”


리에가 ‘빽’하고 윽박질렀지만, 소하의 다음 말에 다들 입을 다물고 그녀를 응시했다.


“제가 트랙커 붙였는데요.”


유정이 소하 앞으로 다가가 그녀의 두 눈을 뚫어지라 쳐다봤다.


“제가 분명히 트랙커 붙여서 작은 오징어의 똥꼬를 맞췄어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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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Epilogue +5 19.07.31 322 4 12쪽
58 Chapter Twenty Two-Graduation [1부 완결] +1 19.07.31 143 5 12쪽
57 Chapter Twenty One-현무의 심장 (5) +1 19.07.31 119 6 13쪽
56 Chapter Twenty One-현무의 심장 (4) +1 19.07.30 99 3 15쪽
55 Chapter Twenty One-현무의 심장 (3) +1 19.07.30 112 4 12쪽
54 Chapter Twenty One-현무의 심장 (2) +1 19.07.29 91 5 12쪽
53 Chapter Twenty One-현무의 심장 (1) +1 19.07.29 100 4 13쪽
52 Chapter Twenty-Black Moon +3 19.07.25 113 4 14쪽
51 Chapter Nineteen-기억 (2) +2 19.07.21 97 4 12쪽
50 Chapter Nineteen-기억 (1) +2 19.07.18 109 4 14쪽
49 Chapter Eighteen-Biker Girls vs Mad Boys (3) +2 19.07.14 165 6 14쪽
48 Chapter Eighteen-Biker Girls vs Mad Boys (2) +1 19.07.11 126 6 12쪽
47 Chapter Eighteen-Biker Girls vs Mad Boys (1) +2 19.07.07 110 5 13쪽
46 Chapter Seventeen-여름방학 (2) +1 19.07.04 122 6 15쪽
45 Chapter Seventeen-여름방학 (1) +1 19.06.30 125 3 15쪽
44 Chapter Sixteen-Rock, Paper, Scissors +1 19.06.27 124 5 15쪽
43 Chapter Fifteen-7년전 (2) +1 19.06.23 138 3 16쪽
42 Chapter Fifteen-7년전 (1) 19.06.20 105 4 14쪽
41 Chapter Fourteen-The Dragon Lair +1 19.06.16 146 3 17쪽
40 Chapter Thirteen-홍백전 (2) +2 19.06.13 124 3 14쪽
39 Chapter Thirteen-홍백전 (1) +1 19.06.09 118 4 13쪽
38 Interlude +4 19.06.06 110 5 13쪽
» Chapter Twelve-Real Game (6) +4 19.05.09 184 6 9쪽
36 Chapter Twelve-Real Game (5) 19.05.09 267 5 11쪽
35 Chapter Twelve-Real Game (4) 19.05.09 114 6 8쪽
34 Chapter Twelve-Real Game (3) 19.05.09 76 6 8쪽
33 Chapter Twelve-Real Game (2) 19.05.09 102 6 9쪽
32 Chapter Twelve-Real Game (1) 19.05.09 94 6 9쪽
31 Chapter Eleven-흑주작 (6) +2 19.05.08 121 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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