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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칸더브이 님의 서재입니다.

남홍여중 소녀들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서칸더브이
그림/삽화
Bomemade
작품등록일 :
2019.04.04 01:56
최근연재일 :
2019.07.31 23:37
연재수 :
59 회
조회수 :
11,787
추천수 :
406
글자수 :
287,562

작성
19.05.09 05:40
조회
266
추천
5
글자
11쪽

Chapter Twelve-Real Game (5)

DUMMY

소라와 리에, 은혜가 타고 있던 2호 보트는 1호 보트와 통신 후, 본선에서 떨어진 신입생들을 구하기 위해 아즈망의 후방으로 향했다. 당황해서 비명을 지르거나 허우적거리던 신입생들이 하나, 둘 정신을 차리기 시작해 2호 보트 주위로 모여들었다.


“2호, 나와라, 2호, 오바.”


“여긴 2호. 말해라. 1호.”


가쁜 숨을 내쉬며 말하는 남주의 목소리가 무전기에서 흘러나왔다.


“소라야, 신입생 구조 끝나면, 애들 배 위에 놓고 2, 3학년은 전부. 아니 2학년 중 한 명은 신입생들과 보트 위에 대기 시키고, 나머지 모두 아즈망 우현(starboard) 물위에서 집합.”


“알았어. 근데 오징어 잡으려면 본선에 오르던가 보트를 타고 하는게 낫지 않을까?”


“수중에서 잡을 거야.”


“수중에서? 배 위에 있는데? 지금이 좋은 기회잖아.”


“바닥에 한 마리 더 있어.”


“바닥에 있다고? 뭐가? 오징어가?”


“응. 바닥에 있어. 엄청 큰 놈.”


“응?”


“시간이 없어. 빨리 와.”


“남주야, 이해가 안 돼. 배 위에 있는 오징어 뱃속에서 루비를 꺼내는 게 더 쉽지 않아? 왜 물 속에서 더 큰 놈을 잡는 거야? 그럴 필요가 있어?”


“회장 결정이야.”


“······.”


“보트 위에 있는 작살하고 조명탄 모두 가지고, 애들 준비 잘 시켜서 데리고 와. ‘구족’이라는 정말 큰 놈 이야.”


“······.”


무전이 끝나고 한동안 말을 하지 않던 소라는 인상을 찌푸린 채로 은혜에게 질문했다.


“그래서 ‘구족’이 뭔데?”


“68년도에 나타난 초대형 오징어인데, 그 크기가 어마어마한 것도 있지만···성질이 매우 흉폭하다고 적혀 있었어요.”


은혜는 조심스럽게 68년도 성문일지에서 읽었던 내용을 소라에게 말해주었다.


“얼마나 큰 놈인데?”


“몸통이 배 길이의 한 배 반 정도 된다고···.”


“한 배 반? 아즈망이 한 30미터 하니까, 45? 50? 그 정도면 할 만한데.”


인원 체크를 마친 리에가 끼어들었다. 그에 반해 소라의 얼굴을 어두워졌다.


“그게···68년도 남홍여중 학생회에 타고 다니던 본선은 범선으로 길이가 50미터···조금 넘었어.”


“뭐?!”


흥분한 리에의 목소리와는 대조적으로 3학년 사라의 목소리는 더욱 더 침착해 졌다.


“회장도 이거 아는 거지?”


“···유정 선배가 68년도 일지를 보신 거라면, 아마도···.”


“흠···. 주리에, 인원 체크 했어?”


“네? 넵. 본선에서 물에 빠졌다는 오 명 전원 확인되었습니다.”


“오 명? 육 명이었잖아?”


“그게 보윤이 말에 의하면, 전소하가 자신을 구해주고는 본선 좌현으로 가버렸다고 합니다.”


리에의 보고에 소라는 물속에서 2호 보트를 잡고있는 신입생 김보윤을 쳐다봤다.


“김보윤, 전소하가 널 구해주고 좌현으로 갔다고?”


“네, 선배님. 그리고···.”


“그리고 뭐?”


“그리고 얼마 뒤에 지현이랑 봄이도 소하를 따라가는 것을 봤어요.”


“뭐?! 미쳤어?! 게네들이 좌현으로 갔다고? 왜!? 뭐하러?!”


격양된 목소리의 리에가 되물었지만, 소하가 구해준 신입생은 답을 할 수가 없었다.


“이것들이 진짜···. 잘한다, 잘한다 하니깐, 이런 씨···. 오징어잡이만 끝나봐, 내가 아주 조져줄 테니까.”


“리에야, 신입생들 물속에서 끌어올리고, 장비 챙겨서 우리는 회장 명령대로 우현으로 간다.”


소라는 리에의 말을 끊고 명령을 내렸다.


“은혜야, 넌 신입생들 태우고, 좌현으로 가서 소하랑 지현, 봄이 찾아서 우현으로 데리고 와.”


“네, 선배님.”


얼굴마저 붉으락푸르락해져서 화를 내던 리에는 소라의 명령을 대원들에게 확인시키고 장비를 챙겨 입수했다. 검은 슈트를 입은 일곱 명의 소녀들이 물속으로 귀신처럼 사라졌다.


---*---


1호 보트는 한강 하류를 빠져나와 본선의 우현(starboard) 쪽에 도착했다. 아즈망 위에 올라간 거대한 오징어를 본 아이들은 다들 놀라는 눈치였지만, 남주와 유정은 침착하게 작전에 대해 논의를 했다.


“지금이 좋은 기회 아니야, 회장? 본선 상황만 나쁘지 않다면, 저 상태에서 누두를 노려보는 게 루비를 얻기에 더 좋을 것 같은데, 수중에서 보다.”


“···.”


“설사 회장 말처럼 지금 이 밑에 ‘구족’이? 다리 아홉 개밖에 없는 초대형 오징어가 진짜 있다고 하더라도, 루비를 얻고 나서 잡으러 들어가는 것이 나을 것 같은데, 내 생각엔.”


사실, 남주는 밑에 있는 더 크고 흉포한 오징어를 노려야 한다는 유정의 주장을 이해하지 못했다. 백 보 양보해서, 그것을 공격한다 쳐도 남주의 논리가 맞았다. 누두가 아직 보이지는 않았지만, 물 위에 오래 나와 있다 보면 녀석은 분명 적어도 한 번쯤은 외투 밖으로 깔때기를 뺄 것이고, 그때를 노려 작살을 쏜다면 생각보다 손쉽게 루비를 얻을 수 있을 것이었다. 유정도 그것을 알았기에 남주의 의견에 제대로 반박할 수 없었다.


하지만, 유정의 기억 속에 무언가가 그녀를 망설이게 했다. 유정은 68년도 일지에서 읽었던 내용을 자세히 상기하려고 노력했다. 분명 지금 상황이 그때와 비슷했다. 당시에도 큰 놈과 작은 놈 두 마리가 인천 앞바다에 나타났고, 선배들은 큰 놈, ‘구족’을 노렸다. 유정은 왜 선배들이 상대적으로 작은 오징어를 쫓지 않고 스스로도 흉포하다고 기술해 놓은 ‘구족’을 노린 이유가 기억나지 않았다.


“일단 내려가 보자.”


언제나처럼 유정은 자신의 결정이나 행동을 자세히 설명해주지 않았지만, 언제나처럼 남주는 그녀의 결정을 존중했다.


“알았어. 내려가 보자.”


유정과 남주가 작살을 챙겨 내려가자마자, 먼저 도착해 대기하고 있던 3호 보트가 다가왔다.


“회장하고 부회장은?”


유정과 남주가 보이질 않자, 3호 보트에 타고 있던 영은이 물었다.


“먼저 밑에 내려가 보신다고 하셨습니다.”


1호 보트의 윤지가 대답했다.


“밑에? 밑에는 왜?”


“그게···밑에 ‘구족’인가···초대형 오징어가 있을지도 모르신다면서 내려가셨습니다.”


“구족?”


“네, 촉수 하나 포함해서 다리가 아홉 개밖에 없는 오징어라고 해서 그렇게 불렀다고···.”


본선으로 오는 중에 급하게 들은 내용이라, 윤지의 말투에는 자신감이 없었다.


“그런 게 있다고? 이 밑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그래서 둘이 먼저 내려간 거야?”


“네.”


“본선하고 연락은? 누가 선교에서 떨어진 건지 확인해 봤어? 우리가 계속해 봤는데 받질 안네.”


“네, 방금 본선 영주한테 교신이 왔는데, 재선 선배님이 촉수에 맞아 갑판 위로 떨어지셨는데. 다행히 무언가를 잡고 계신다고.”


급박한 상황에서 재선의 상태에 대한 보고가 정확하게 될 리가 만무했다.


“그래? 다행이네. 그래도 여전히 위험한 상황 아냐? 본선에 먼저 올라가 봐야 하는 거 아냐? 여기서 뭐 하고 있는 거야?”


“그게···유정 선배가···.”


바닷속은 검었다. 유정과 남주는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구족’을 의식해서 수경에 달린 플래쉬를 켜지 않고 하강했다. 불과 몇 미터 옆에서 같이 가라앉고 있는 동료조차 보기 힘든 상태였다. 하지만, 하강을 시작한 지 불과 일분 여쯤 뒤, 발밑에서부터 어둠이 걷혔다. 초등학교 운동장의 반을 덮을 만한 크기의 놈은 반투명의 외투를 가지고 있었고, 몸통 깊은 곳에서 붉은 기운의 빛을 발하고 있었다.


멀리 내뿜는 강렬한 종류의 것은 아니었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반투명 외투가 그 빛을 반사하여 오징어의 웅장한 몸체를 선명하게 밝혔다. 아직도 바닥 떨어진 생닭을 주워 먹고 있는 건지, 잠을 자고있는 건지 알 수 없었지만, 그것은 다행히 남홍여중 학생회가 동서남북 설치해 놓은 그물들 한가운데서 커다란 움직임 없이 꿀렁대고 있었다.


유정과 남주는 재빨리 서로 손짓을 교환하고는, 각각의 그물이 설치된 곳으로 헤엄쳤다. 재빠른 움직임으로 잠금쇠를 풀고, 도르래를 돌려 감겨 있는 그물을 풀기 시작했다. 하나씩 풀어놓은 4대의 그물은 미역 줄기처럼 수면으로 천천히 떠 오르기 시작했다. 얼마쯤 올라가자, 작은 모터가 달려 있는 그물들은 나선형으로 돌면서 붉은 오징어의 사면팔방을 감싸기 시작했다. 그물이 제대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한 유정과 남주는 수면으로 올라갔다.


“있어. 구족이 있어. 윤지야, 2호 연락해서. 신입생들 내려놓고···. 아니다. 무전기 이리로 던져봐.”


유정과 함께 물속에서 튀어나온 남주는 지체없이 윤지에게 무전기를 요청했다. 유정은 남주가 고마웠다. 유정도 잘 알았다, 자신같은 성격은 회장직을 맡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남주가 없었다면, 남홍의 전설도 무엇도 아닌 제멋대로 하는 독불장군이었을 뿐이라는 것을.


“소라야, 신입생 구조 끝나면, 애들 배 위에 놓고 2, 3학년은 전부. 아니 2학년 중 한 명은 신입생들과 배 위에 대기 시키고, 나머지 모두 아즈망 우현(starboard) 물위에서 집합.”


3호 보트에서 남주와 소라의 무전 내용을 듣고 있던 영은이 유정에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회장, 본선에 올라가서 상황 체크부터 하는 게 옳지 않아? 재선이도 당장은 괜찮을지 몰라도, 저렇게 갑판 위에 있는 거는 위험한데, 의식을 잃고 바다에 빠지거나 오징어 부리에 물리기라도 하면 어떡하려고? 그리고 우리가 루비를 얻으려고 하는 거지, 오징어를 정말 사냥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잖아. 왜 밑에 있는 큰 것을 노리는 거야!”


영은의 의견도 타당했다. 유정은 자신의 결정을 설명할 수 없었다. 아무리 학생회장이라고 한들, 자신의 감이 그렇다고 떼를 쓸 수도 없었다. 하지만, 당장은 그것 이외의 아무런 이유가 없었다.


“그냥 내 감이···.”


유정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본선 선수에 달라붙어 있던 오징어가 심하게 꿈틀거리더니, 풍덩 바다로 떨어졌다. 그 때문에 일어난 커다란 물결이 유정과 아이들이 있는 곳까지 전달됐다. 그 물결이 유정의 기억을 일깨웠다. 그녀가 기억하고 싶었던 68년도 일지의 내용을.


“작은놈한테는 루비가 없어! 이미 큰 놈을 보고 겁에 질려서 다 토해냈고 프렌지 상태에서 도망치다 본선에 달라붙은 거야! 루비는 큰 놈이 이미 먹어 버렸을 거고.”


“확실한 거야?”


모든 것이 확실치 않은 이런 상황에서 옳고 그른 것은 없었다. 모두의 눈이 유정을 향했다. 설명을 잘하는 타입은 아니었지만, 역대 가장 강하다는 평을 듣는 남홍의 71대 학생회였다, 그리고 그 꼭지점에 서있는 회장 신유정이었다. 그녀의 단호한 말 한마디에 다들 사냥꾼의 눈으로 바뀌었고, 일사불란 일초의 낭비도 없이 움직였다. 영은 또한 더이상 의심하지 않았다.


“지금 들어간다. 소라 도착하면 바로 합류하라고 해.”


아즈망에서 떨어져 나간 오징어는 물속에서 이쪽저쪽으로 튕겼다. 그 움직임의 파동은 물속에서 잠자코 있던 구족(九足)을 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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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Chapter Twenty Two-Graduation [1부 완결] +1 19.07.31 142 5 12쪽
57 Chapter Twenty One-현무의 심장 (5) +1 19.07.31 118 6 13쪽
56 Chapter Twenty One-현무의 심장 (4) +1 19.07.30 98 3 15쪽
55 Chapter Twenty One-현무의 심장 (3) +1 19.07.30 111 4 12쪽
54 Chapter Twenty One-현무의 심장 (2) +1 19.07.29 90 5 12쪽
53 Chapter Twenty One-현무의 심장 (1) +1 19.07.29 99 4 13쪽
52 Chapter Twenty-Black Moon +3 19.07.25 112 4 14쪽
51 Chapter Nineteen-기억 (2) +2 19.07.21 96 4 12쪽
50 Chapter Nineteen-기억 (1) +2 19.07.18 108 4 14쪽
49 Chapter Eighteen-Biker Girls vs Mad Boys (3) +2 19.07.14 165 6 14쪽
48 Chapter Eighteen-Biker Girls vs Mad Boys (2) +1 19.07.11 125 6 12쪽
47 Chapter Eighteen-Biker Girls vs Mad Boys (1) +2 19.07.07 110 5 13쪽
46 Chapter Seventeen-여름방학 (2) +1 19.07.04 121 6 15쪽
45 Chapter Seventeen-여름방학 (1) +1 19.06.30 124 3 15쪽
44 Chapter Sixteen-Rock, Paper, Scissors +1 19.06.27 123 5 15쪽
43 Chapter Fifteen-7년전 (2) +1 19.06.23 137 3 16쪽
42 Chapter Fifteen-7년전 (1) 19.06.20 104 4 14쪽
41 Chapter Fourteen-The Dragon Lair +1 19.06.16 146 3 17쪽
40 Chapter Thirteen-홍백전 (2) +2 19.06.13 123 3 14쪽
39 Chapter Thirteen-홍백전 (1) +1 19.06.09 117 4 13쪽
38 Interlude +4 19.06.06 110 5 13쪽
37 Chapter Twelve-Real Game (6) +4 19.05.09 183 6 9쪽
» Chapter Twelve-Real Game (5) 19.05.09 267 5 11쪽
35 Chapter Twelve-Real Game (4) 19.05.09 114 6 8쪽
34 Chapter Twelve-Real Game (3) 19.05.09 75 6 8쪽
33 Chapter Twelve-Real Game (2) 19.05.09 101 6 9쪽
32 Chapter Twelve-Real Game (1) 19.05.09 92 6 9쪽
31 Chapter Eleven-흑주작 (6) +2 19.05.08 120 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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