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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칸더브이 님의 서재입니다.

남홍여중 소녀들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서칸더브이
그림/삽화
Bomemade
작품등록일 :
2019.04.04 01:56
최근연재일 :
2019.07.31 23:37
연재수 :
59 회
조회수 :
11,817
추천수 :
406
글자수 :
287,562

작성
19.05.09 05:35
조회
101
추천
6
글자
9쪽

Chapter Twelve-Real Game (2)

DUMMY

동풍이 매캐한 화약 냄새를 한강 하류까지 몰고 왔다. 아직 한강 하류를 벗어나지 못한 고무보트 위 아이들은 강화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감지하지 못했다. 세 대의 보트 중, 가장 앞서 달리고 있는 3호에는 2학년 부회장 윤민아와 제1 서기관 이영은, 제3 서기관 김효은 외 다섯 명이 타고 있었다.


“선배님도 강화만에서 오징어잡이는 처음이시죠?”


뒤에서 방향키를 잡고있는 민아가 긴장된 목소리로 선배 영은에게 물었다.


“응.”


“···만약 강화만에 오징어가 없으면 어떻게 되나요?”


“···모르겠네. 그런데, 지난 25년간 일지를 봐도 강화만에 오징어가 나타나지 않은 적은 없었어.”


“그래요? 그런데요, 선배님? 재선 선배 따라 강화만 바닥에 그물을 설치하기는 했는데, 그 넓은 강화만에서 오징어를 그물이 있는 지점으로 몰 수 있을까요?


제3 서기관직을 맡고있는 2학년 효은이 특유의 허스키한 목소리로 물었다. 부회장 박재선을 따라 몇 주전 강화만 바닥에 그물을 설치하기는 했지만, 그 큰 강화만에서 오징어를 그물이 있는 위치로 유인하는 방법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생닭을 던지잖아, 그물이 설치된 지점 위에서. 지금쯤 먼저 간 아즈망에서 던지고 있을걸?”


“아, 생닭! 재선 선배가 준비하라고 해서 하긴 했는데. 그런데 그게 정말 효과가 있나요? 오징어 원래 꽃게 좋아하는 거 아니었나요?”


“꽃게를 주로 먹는 것 같은데. 잡식성이라서 자기보다 사이즈가 작은 같은 종족도 먹기도 하고···. 아무튼, 일지에 나와 있어. 생닭으로 유인하라고. 일종에 별미인가 봐.”


“으으···같은 종족까지요? 선배님들은 그런 것들을 다 어떻게 알아내셨을까요? 참 신기해요. 근데 생닭으로 유인하는 거면 그물 설치할 때, 아예 같이 통발이 같은 거에 닭을 넣어 놓으면 더 낫지 않나요?”


“그러면 오징어가 한강으로 들어오다가 닭 먹느라 멈춰버리거나 자칫 그물에 걸려버리면 낭패잖아.”


민아가 대신 답을 했다.


“아~, 그렇지~.”


민아의 현답에 영은이 일지에서 본 내용을 추가하였다.


“왜~, ‘오적어’라는 말 들어본 적 없어? 오징어가 ‘오적어’라는 명칭에서 유래됐다고 하는 거?”


효은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까마귀 오(烏)에 도적 적(賊), 물고기 어(魚). ‘까마귀를 잡아먹는 도적’이라는 뜻인데, 옛날에 까마귀가 물고기를 좋아했는데, 오징어가 그걸 알고 유인하려고 물에 둥둥 떠다니다가 까마귀가 먹이인 줄 알고 수면으로 내려오면 바로 먹물로 쏴서 떨어뜨렸대. 그리고는 빨판이 달리 촉완으로 촤악~ 낚아채서 바닷속으로 끌고 들어갔다는 이야기. 못 들어봤어? 그런 것도 있는데, 오징어의 부리가 새의 부리를 닮고 검정 먹물을 내뿜는 것이 까마귀가 바닷속으로 들어가 변했기 때문에 그렇다는 설화도 있고, 삼족오(三足烏)를 잡아먹어서 그렇게 되었다는 설도 있고.”


“삼족오요?”


“다리 세 개 달린 까마귀. 못 들어봤어?”


“네-.”


“한국이랑 중국, 동양 신화에 자주 나오는데 동물인데, 태양 속에 사는 새라고. 다리가 세 개인 까마귀라는 뜻의 ‘삼족오’로 주로 알려져 있지. 우리나라 고구려 고분 벽화에도 있고, 삼국사기에도 언급이 있고. 아무튼 ‘금오(金烏)’, ‘흑오(黑烏)’, ‘적오(赤烏)’ 등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는데. 우리 남홍의 성문일지에 보면 적오, 그러니깐 붉은 까마귀라고 불렸던 새가 어쩌면 주작이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도 적혀 있더라고.”


“아~~.”


“아무튼, 주작의 알을 물고 오는 오징어도 그렇고, 생닭을 좋아하는 것도 그렇고. 묘한 연관이 있단 말이야. 좀 더 연구해보면 뭔가 특별한 발견이 나올 것도 같기도 한데···.”


“생닭···. 오징어가 그렇게 좋아하는 거면, 조금 위험하지 않나요? 본선에서 생닭을 떨어뜨려서 유인하는 거? 그러다가 배 위로 올라오기라도 하면···.”


“안 위험하다니까. 일지에 쓰여진 것도 그렇고 내 경험에도 그렇고, 오징어가 사이즈만 컸지 그렇게 위협적이지는 않아요. 오히려 자칫 잘못하면 ‘루비’를 얻기도 전에 바다로 도망가버릴 수도 있는 게 더 걱정이지.”


“도망가면 어떡하나요?”


“그러면 큰일이지. 바다로 한번 도망쳐 버리면 방법이 없어.”


“정말 방법이 없나요?”


“그게 서해 바다에서도 오징어잡이를 했었고 백 년 전에는 제주 앞바다에서도 했으니, 방법이 아예 없진 않을 건데···. 지난 25년간 강화만 아님 한강에서 잡아서, 사실 이제 바다 사냥은 힘들지 않을까? 따로 훈련도 안 하는데.”


“그러면 본선에 포경용 작살은 왜 달려있어요?”


“아, 그거. 전에 있던 배에 포경용 작살이 장착되어 있어서, ‘아즈망’ 개조 주문할 때 달아 논거야. 아마도 90년대 이전에는 바다에서 오징어잡이를 했으니까, 포경 작살포도 그때 사용했을 거야. 지금은 쓸 일이 없지. 재선이 작살포 사용할 줄은 알아?”


“재선 선배요? 사용할 줄 알 걸요.”


“그래? 의외인데.”


“아시잖아요. 선배, 기기라면 환장하는 거. 근데, 1학년 때는 뭣도 모르고 아즈망 위에서 편하게 봤는데, 이제 막상 물에 들어가려고 하니까 솔직히 조금 겁이 나네요.”


“나도 그랬어. 근데, 걱정마. 훈련 때 하던 대로 하면 별문제 없을 듯.”


영은의 안심시키는 말끝에 포경작포가 본선에 장착되어 있다는 사실을 처음 들은 민아가 다시 끼어들었다.


“아즈망에 작살포가 있어요? 어디요?”


“있어. 선수 쪽 밑에.”


효은이 재빨리 대답하여 영은의 수고를 덜어주었다.


“진짜? 선수 밑에? 어디?”


“매립식으로 해 놔서 선교에서 스위치를 올리면, 갑판이 있는 문이 열리고 밑에서 작살포가 올라오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어.”


“진짜? 근데 왜 훈련 때 한 번도 못 봤지?”


“나도 사용하는 걸 본 적이 없어. 사실 작살포 마운팅(mouting)도 안 되어있어.”


“응? 장착도 안 되어 있다고?”


“응. 지금은 거치대만 있어.”


“그럼 작살포는?”


“그 뒤에 창고에 있어.”


“음~~~.”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 민아는 포경작포가 선수 앞에 올라온 아즈망을 상상하며 다시 전방을 주시했다.


“영은 선배님, 그럼 7년전 사고나 3년전 사고는 어떻게 난 건가요?”


효은은 다시 영은에게 하고 싶었던 질문을 이어갔다.


“7년 전 사고에서 돌아가신 선배님은 슈트 고장이 원인이라고 일지에 나와 있고, 3년전 사고는 도망치던 오징어의 촉수에 맞아서 다리를 다친 거고.”


“그랬구나···그런데 정말로 공격적일 때가 없나요, 오징어? 그래도 바닷속 상위 포식자 중 하나 일 텐데, 신경 잘못 건드리면······. 왜~ 순한 고래도 사람이나 배를 공격한 적이 있지 않나요?”


“신경? 근데 진짜 걔네들 도망치기 바쁘지 사람을 공격하지는···. 아, 맞네. 읽은 적 있다, 일지에서. 프렌지 상태가 되면 그럴 수도 있다고.”


“프렌지요?”


“응. 프렌지(frenzy). 일종에 광란의 상태인데. 그런데 드문 것 같아. 그물에 걸리거나, 작살로 공격을 해도 먹물을 뿜고 도망치려고 하지 그렇게 미치고 날뛰는 상태가 되지는 않더라고. 선배들도 일지에 프렌지 상태에 대해서 언급만 할 뿐,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지 않아서···. 어쩌면 더 옛날 거에는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사실 일지가 다 전자화되어 있음, 오징어가 언급된 부분을 전부 검색할 수 있을 수 있어서 좋을 텐데. 이게 종이이다 보니···. 아무튼, 최근 거에는 그냥 ‘그런 상태가 있다’ 정도 밖에 안 나와 있어서···. 효은아, 걱정하지마. 오징어 순한···.”


“영은 선배님?”


민아였다.


“응?”


“본선에 연락해봐야 할 것 같은데요?”


“본선에 왜···.”


강화만으로 들어선 3호 보트 위의 소녀들은 거대한 슬라임(slime) 덩어리가 아즈망의 코에 달라붙어 있는 광경을 목격하고 모두 할말을 잃었다. 달빛에 번들거리는 두족류 종족의 껍질은 그 거리에서도 메스꺼웠다. 더 가까이 다가가자, 오징어의 기다란 촉수 중 하나가 선미 쪽에 휘감겨 있고 여덟 개의 다리는 선수를 꼭 감싸고 있는 모습이 드러났다. 그녀들의 회색 늑대는 불쾌한 덩어리를 떼어내려고 요동쳤지만, 안타깝게도 힘겨워 보였다. 아즈망의 엔진 소리가 수면을 타고 떨려왔고, 간간히 들려오는 여자아이의 비명소리가 밤바다에 메아리쳤다.


“아즈망 나와라. 오바. 여기는 3호. 여기는 3호. 아즈망 나와라. 오바. 아즈망, 안 받는데요. 어쩌면 1호랑 통신 중···앗!”


바로 그때 거대한 촉수 하나가 갑자기 튀어나와 아즈망의 선교를 내리쳤다. 누군가가 선교 밖으로 떨어졌지만, 3호 보트에서는 누구였는지 알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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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Epilogue +5 19.07.31 322 4 12쪽
58 Chapter Twenty Two-Graduation [1부 완결] +1 19.07.31 143 5 12쪽
57 Chapter Twenty One-현무의 심장 (5) +1 19.07.31 118 6 13쪽
56 Chapter Twenty One-현무의 심장 (4) +1 19.07.30 99 3 15쪽
55 Chapter Twenty One-현무의 심장 (3) +1 19.07.30 112 4 12쪽
54 Chapter Twenty One-현무의 심장 (2) +1 19.07.29 91 5 12쪽
53 Chapter Twenty One-현무의 심장 (1) +1 19.07.29 100 4 13쪽
52 Chapter Twenty-Black Moon +3 19.07.25 113 4 14쪽
51 Chapter Nineteen-기억 (2) +2 19.07.21 97 4 12쪽
50 Chapter Nineteen-기억 (1) +2 19.07.18 109 4 14쪽
49 Chapter Eighteen-Biker Girls vs Mad Boys (3) +2 19.07.14 165 6 14쪽
48 Chapter Eighteen-Biker Girls vs Mad Boys (2) +1 19.07.11 126 6 12쪽
47 Chapter Eighteen-Biker Girls vs Mad Boys (1) +2 19.07.07 110 5 13쪽
46 Chapter Seventeen-여름방학 (2) +1 19.07.04 122 6 15쪽
45 Chapter Seventeen-여름방학 (1) +1 19.06.30 125 3 15쪽
44 Chapter Sixteen-Rock, Paper, Scissors +1 19.06.27 124 5 15쪽
43 Chapter Fifteen-7년전 (2) +1 19.06.23 138 3 16쪽
42 Chapter Fifteen-7년전 (1) 19.06.20 105 4 14쪽
41 Chapter Fourteen-The Dragon Lair +1 19.06.16 146 3 17쪽
40 Chapter Thirteen-홍백전 (2) +2 19.06.13 124 3 14쪽
39 Chapter Thirteen-홍백전 (1) +1 19.06.09 118 4 13쪽
38 Interlude +4 19.06.06 110 5 13쪽
37 Chapter Twelve-Real Game (6) +4 19.05.09 183 6 9쪽
36 Chapter Twelve-Real Game (5) 19.05.09 267 5 11쪽
35 Chapter Twelve-Real Game (4) 19.05.09 114 6 8쪽
34 Chapter Twelve-Real Game (3) 19.05.09 76 6 8쪽
» Chapter Twelve-Real Game (2) 19.05.09 102 6 9쪽
32 Chapter Twelve-Real Game (1) 19.05.09 94 6 9쪽
31 Chapter Eleven-흑주작 (6) +2 19.05.08 121 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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