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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칸더브이 님의 서재입니다.

남홍여중 소녀들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서칸더브이
그림/삽화
Bomemade
작품등록일 :
2019.04.04 01:56
최근연재일 :
2019.07.31 23:37
연재수 :
59 회
조회수 :
11,798
추천수 :
406
글자수 :
287,562

작성
19.05.09 05:33
조회
92
추천
6
글자
9쪽

Chapter Twelve-Real Game (1)

DUMMY

-소하야, 뭐 하려고?


“들어갈려고.”


“미쳤어? 일단 선배님 명령 기다려.”


“늦어.”


“전소하!”


선미 쪽 갑판(stern deck) 위에 있었던 소하가 수경과 작살총을 챙긴 후 망설임 없이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갑자기 나타난 미끌거리는 물체에 화들짝 놀란 봄과 지현은 그녀를 뒤쫓아야 할지, 대기해야 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 거대한 촉수 두 개가 ‘아즈망’의 양쪽으로 치솟았다가 선박 위로 떨어졌고, 선교 쪽으로 올라온 촉수는 들러붙을 곳을 찾지 못해 나가떨어졌지만 다른 하나는 선미 갑판 위에서 여전히 팔딱거렸다.


갈래갈래 쪼개지는 외계 생명체의 주둥이처럼 오징어는 여덟 개의 다리들을 흉측하게 벌려 아즈망의 선수를 단단히 감싸 안았다. 벌어진 다리 안쪽에 숨겨져 있던, 앵무새의 것을 닮은 부리가 선체(hull) 철판에 긁히는 소리를 냈다. 선미 갑판을 휘감은 촉수는 마침내 빨판을 고정할 곳을 찾았고, 꿈틀거리던 오징어는 남홍여중의 본선을 물속으로 세차게 끌어당겼다. 그 바람에, 갑판 위에서 미끼를 던지던 신입생 몇 명이 중심을 잃고 바다로 떨어졌다.


“아아악~!”


실전은 훈련과 달랐다. 막상 자신들의 몸보다 수십 배는 더 큰 생물이 눈앞에 나타나자, 묵묵히 훈련을 잘 견뎌냈던 아이도 비명을 질렀고 국가대표급 수영 실력을 가진 아이도 허우적댔다. 갑작스러운 상황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있었던 아이는 소하 뿐이었다. 그녀는 재빨리 주위를 둘러보고 수경과 작살을 챙겨 바다로 떨어진 아이들 중 위급해 보이는 쪽을 향해 주저 없이 다이빙했다.


“배 안 빨려 들어가! 크루, 제 위치!”


느닷없는 공격에 놀란 것은 선교(flying bridge) 위에 있던 재선과 사라도 마찬가지였다. 재선의 말 대로 배는 물속으로 끌려들어 가진 않았다. 하지만, 제대로 들러붙은 오징어의 당기는 힘은 배를 계속해서 흔들었다.


“선배님, 촉수 하나가 선미 갑판 쪽에······몇 명 바다에 빠진 것 같습니다.”


후방을 체크한 사라가 재선에게 다급히 전했다.


“뭐?! 몇 명?”


“잘···보이지가 않습니다.”


재선은 당황스러웠다. 오징어가 배를 공격한 적은 없었다. 잠수부를 공격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그 경우 또한 인간을 먹이로 생각하고 그랬다기보다는 잠수부들로부터 도망치거나 방어하기 위한 수단이었을 뿐. 자기 몸통보다 더 긴 배에 들러붙었다는 이야기는 선배들한테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렇기에, 그만큼 안전하다고 여겼기에, 아즈망에는 신입생들과 임원 한 명만 승선했던 것이었다. 그녀의 상식이 깨지는 순간, 당황한 재선은 놀란 신입생들 앞에서 가까스로 냉정을 찾고 있었다.


“이사라, 가서 인원 체크···. 아니다, 내가 갔다 올게, 키(helm) 잡아.”


“네?”


“훈련 기억하지? 선미 갑판에 내려 갔다 와 볼 테니까, 저게 떨어질 기미가 보이면 전속력으로 후진해. 풀 어스턴(full astern), 기억하지? 영주야, 앵커(anchor) 올리고, 1호랑 연결해서 회장한테 상황 보고해!”


인원 체크를 명령하려던 재선은 맘을 바꿔 사라에게 아즈망의 타륜(helm)을 맡겼다. 조종법을 가르쳐준 적이 있다고 한들 이런 상황에서 신입생에게 본선 조종을 맡기는 것이 과연 좋은 선택일까 일순간 고민했지만, 그녀는 상대적으로 안전해 보이는 선교에 신입생들을 남겨두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거대한 오징어의 촉완 하나가 아직 선미 갑판 위에 있었고, 그쪽 상황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키 혹은 타륜이라고 불렸지만, 신식 요트를 개조한 아즈망의 핸들(steering wheel)은 자동차의 것과 비슷했다. 사라는 긴장한 두 손을 타륜 위에 올려놓고 전방을 주시했다. 몇 번을 끌어당기려고 했던 오징어는 포기했는지 이제 선수 갑판 위로 스멀스멀 기어올랐고, 그 때문에 아즈망의 선체가 앞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선미로 내려간 재선은 갑판 위의 촉완을 보고 흠칫했지만 당황할 겨를이 없었다.


“김지현, 인원 체크 가능해?”


“네! 전소하 포함해 총 육 명이 물속에 있습니다.”


재선은 지현이 듬직했다. 갑작스러운 이변에 다들 허둥지둥하고 있을 거라 걱정했는데, 예상외로 지현과 봄은 침착해 보였고 수경과 작살총까지 챙겨 대기하고 있었다.


“다른 아이들은?”


“엔진 룸에 있는 3인을 제외하고, 모두 크루 체임버(crew chamber) 안에 대기 중입니다.”


“좋았어. 그런데 너희 둘은 여기서 뭐 해?”


“그게···.”


“그게 뭐?”


“소하가 바다에 빠진 애들을 구하려고 입수해서, 저희도 따라 들어가려고···하던 참이었습니다.”


“뭐? 전소하가 물에 들어갔다고?”


재선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신입생의 돌출 행동은 또 다른 위험을 초래할 수 있었다. 험상궂은 얼굴이 된 재선은 지현과 봄에게 고함쳤다.


“니들 정신 나갔어! 너희 둘도 당장 체임버로 가서 대기해! 명령 있기 전에 덱(deck)으로 올라오지 말고! 알았어?”


“···네.”


여섯 명이 빠졌다. 아니 다섯 명이 빠졌고, 잘난 한 명은 구하겠다고 스스로 뛰어들었다. ‘상황이 생각보다 좋지 않아!’ 재선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선교로 뛰어 올라갔다.


단호한 명령을 남기고 황급히 돌아가는 재선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지현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봄을 쳐다보며 수화로 대화했다.


-어떡하지, 봄아?


-뭘?


-뭐라니? 재선 선배님 명령 못 들었어?


-무슨 명령? 못 들었는데. 나 귀 안 들리잖아.


영민한 봄이 재선의 명령을 알아듣지 못할 리가 없었다. 지현은 봄의 표정을 잠시 연구하다가, 한번 피식 웃고는 소하가 뛰어든 방향으로 뛰어들었다. 봄도 크게 숨을 한번 들이쉬고는 듬직한 그녀의 뒤를 따라 다이빙했다.


선수를 타고 올라오기 시작한 오징어 때문에 선박이 앞뒤로 심하게 너울거렸다. 갑판 위로 올라온 오징어의 돌출된 눈알 하나가 제멋대로 움직이더니 선교 위 사라에게 고정됐다. 지름이 1미터쯤 되는 그것은 메두사의 눈처럼 사라 뿐만 아니라 선교 위에 있던 모든 아이들을 얼어붙게 했다. 흐늘거리는 연체동물은 십여 미터 앞에서 꿈틀댔지만, 끈적이는 촉수가 종아리와 허벅지를 타고 올라오는 환각에 소름이 돋았다. 두려움이 선교 위를 완전히 지배하기 직전, 재선이 올라와 아이들을 깨웠다.


“뭐해? 다들 정신 안 차려?! 영주, 1호에 보고했어?”


“네? 그게 하려고 하는데···.”


“사라야, 다음번 피칭(pitching)에 선미 쪽이 내려가면 레버(speed control lever) 끝까지 당겨, 알았어?”


재선은 떨고 있는 영주의 손에서 무전기를 낚아채고 아직 강화만에 도착하지 못한 유정의 보트를 호출했다.


“1호 나와라, 1호, 오바. 여기는 아즈망. 긴급상황. 긴급상황. 1호. ···윤지? 오징어가 본선을 공격했어. ···자세히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냐! 신입생 육 명이 공격으로 인해 바다로 빠졌고, 지금···. 지금이야, 이사라!”


“지금이요? 아직 앵커가···.”


“당겨!”


항해 중인 선박의 여섯 가지 기본 움직임 중에 피칭(pitching)은 배가 앞뒤로 흔들리는 것을 말한다. 거대 오징어가 선수를 짓누르며 올라오자 배의 뒷부분이 들렸고, 선체 후미 바닥에 장착된 프로펠러가 물 밖으로 노출되어 아즈망은 엔진의 힘을 제대로 받을 수가 없었다. 다행히, 바닷물의 부력과 파도로 인해 아즈망은 앞뒤로 조금씩 너울을 탔고, 재선은 선미가 내려가는 타이밍에 맞추어 전속력 후진을 명령했다.


재선의 예측대로, 레버를 내림과 동시에 MTU 16V 4000시리즈 엔진 2기를 장착한 아즈망은 으르렁거리며 주둥이에 들러붙은 기분 나쁜 연체동물을 떨쳐버리려고 요동쳤다. 그러나, 앵커가 아직 다 올라오지 못한 상황에서 배는 멀리 내뺄 수 없었다. 게다가, 불행히도 그녀는 상대의 행동을 예측하지 못했고, 흔들리는 놀이기구가 더 세게 요동치면 두 손으로 힘껏 잡는 것이 자연스럽듯, 오징어는 도망치는 아즈망의 선교 위로 자유로웠던 촉수를 다시 한번 내뻗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성공했다.


“아아악!”


미친 듯 날뛰는 촉수에 맞은 재선이 선교 밖으로 나가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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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Epilogue +5 19.07.31 321 4 12쪽
58 Chapter Twenty Two-Graduation [1부 완결] +1 19.07.31 143 5 12쪽
57 Chapter Twenty One-현무의 심장 (5) +1 19.07.31 118 6 13쪽
56 Chapter Twenty One-현무의 심장 (4) +1 19.07.30 98 3 15쪽
55 Chapter Twenty One-현무의 심장 (3) +1 19.07.30 112 4 12쪽
54 Chapter Twenty One-현무의 심장 (2) +1 19.07.29 90 5 12쪽
53 Chapter Twenty One-현무의 심장 (1) +1 19.07.29 99 4 13쪽
52 Chapter Twenty-Black Moon +3 19.07.25 113 4 14쪽
51 Chapter Nineteen-기억 (2) +2 19.07.21 97 4 12쪽
50 Chapter Nineteen-기억 (1) +2 19.07.18 109 4 14쪽
49 Chapter Eighteen-Biker Girls vs Mad Boys (3) +2 19.07.14 165 6 14쪽
48 Chapter Eighteen-Biker Girls vs Mad Boys (2) +1 19.07.11 125 6 12쪽
47 Chapter Eighteen-Biker Girls vs Mad Boys (1) +2 19.07.07 110 5 13쪽
46 Chapter Seventeen-여름방학 (2) +1 19.07.04 122 6 15쪽
45 Chapter Seventeen-여름방학 (1) +1 19.06.30 125 3 15쪽
44 Chapter Sixteen-Rock, Paper, Scissors +1 19.06.27 123 5 15쪽
43 Chapter Fifteen-7년전 (2) +1 19.06.23 137 3 16쪽
42 Chapter Fifteen-7년전 (1) 19.06.20 104 4 14쪽
41 Chapter Fourteen-The Dragon Lair +1 19.06.16 146 3 17쪽
40 Chapter Thirteen-홍백전 (2) +2 19.06.13 124 3 14쪽
39 Chapter Thirteen-홍백전 (1) +1 19.06.09 117 4 13쪽
38 Interlude +4 19.06.06 110 5 13쪽
37 Chapter Twelve-Real Game (6) +4 19.05.09 183 6 9쪽
36 Chapter Twelve-Real Game (5) 19.05.09 267 5 11쪽
35 Chapter Twelve-Real Game (4) 19.05.09 114 6 8쪽
34 Chapter Twelve-Real Game (3) 19.05.09 76 6 8쪽
33 Chapter Twelve-Real Game (2) 19.05.09 101 6 9쪽
» Chapter Twelve-Real Game (1) 19.05.09 93 6 9쪽
31 Chapter Eleven-흑주작 (6) +2 19.05.08 120 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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