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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영혼 님의 서재입니다.

2032 임자왜란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시간의영혼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6
최근연재일 :
2021.11.18 10:00
연재수 :
19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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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980
글자수 :
658,694

작성
21.07.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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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69. 격동하는 정치판 (2)

DUMMY

대통령 직권으로 국회에 국방력 강화방안 법안 상정을 앞두고 청와대에 모인 사람들은 밤새 회의하며 마지막 법안 검토를 신중하게 해나갔다.


국조현 3차장은 비참한 심정으로 보고했다.


“야당과 언론들이 국민들을 상대로 사실상의 심리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비서실장이 솔직하게 대통령께 말했다.


“야당은 물론 여당 의원들의 지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언론사들의 총공세에 국방력 강화법안이 마치 예산을 낭비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국민들 사이에 퍼져있어 여당 국회의원들도 지역구민들의 눈치를 보는 상황입니다.”


3차장과 비서실장의 보고를 현가석 대통령은 묵묵히 듣고 있었다.


생각에 잠겨 있던 대통령이 입을 열었다.


“그래도 정면 돌파해봐야 하지 않겠나? 주위에서 도와주지 않는다고 손 놓고 있는 것은 대통령의 직무 유기야.

비서실장 지금 임시국회가 열리고 있으니 내가 직접 국회 연설을 통해 여야 의원들을 설득해 보겠소.”


전가정 비서실장은 한숨을 쉰 뒤 대답했다.


“대통령님이 직접 국회까지 가서 법안 처리를 요청하셨다가 부결될 경우, 대통령님은 심각한 정치적 내상을 입게 되시는 겁니다.”


“그래도 할 수 없지. 난 결심이 섰으니 국회 방문 일정을 의장단과 조율해주세요.”



대통령의 요청으로 국회의장단과 논의한 결과 임시국회 방문 일정은 이틀 뒤로 잡혔다.


대통령의 국회 방문은 취임 초 이후 두 번째였으나, 일부 야당 의원들은 노골적인 법안 반대 포스터를 테이블 앞에 놓고 대통령의 직권상정 법안에 대한 반대를 주장했다.


대통령의 적극적인 정면 돌파 의지에 자유국가당 의원들은 의원총회를 열며 정치적 셈법 계산에 바빴다.



”만약에 현가석정부가 국방비를 증가해서 일본과 진짜 전쟁이 났는데 이기면 우리는 어떻게 되겠나?“


​”우리는 영원히 집권 못 하는 거야.“


​”그렇지. 전쟁이 나든 안 나든, 현가석 정부 때 국방비 증가는 안 돼”


“국방비 증가도 우리가 집권했을 때 해야 자주국방 공도 우리가 가져올 수 있는 거야.”


“그래 무조건 반대야. 다들 알았지. 반대하는 거야.”​


자신들의 유불리만 따지며 정치공학적 계산을 하는 시대착오적 야당 국회의원들의 단순한 사고방식은 임진왜란을 앞두고 일본으로 탐색하러 간 조선통신사 보고에서 정사 황윤길과 부사 김성일이 서인과 동인이라는 이유로 각자 다른 보고를 해 결국 조선을 7년간이나 전쟁의 참화를 겪게 만든 사백여 년 전 추태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대통령은 홀로 국회를 찾아 법안 통과의 필요성을 역설했지만, 지역구의 눈치만 보던 여당 의원들도 대통령을 외면했다.



결국, 대통령 직권으로 상정한 국방력 강화법안은 105 : 170 기권 25표의 결과로 부결되고 말았다.



진보적인 일본 시민들과 공산당 등 일부 일본 야당 정치인의 반대 속에서도 군사 대국화를 향한 평화헌법개정을 위해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국민투표 시행을 막을 수 없었다.




2029. 12. 25.



대구 동이네 국밥



서문시장에서 따로국밥을 파는 윤필내 여사는 40년 동안 대구 서문시장을 지켜온 터줏대감인 동이네 국밥집의 안주인이다.



시어머님이 지금의 남편인 아들 연동의 이름을 따서 지은 동이네 국밥을 20년 전 이어받았고 윤 여사가 아들 현태를 낳고 공부시킨 삶의 터전이 바로 동이네 국밥이었다.


대를 이어 서문시장에 자리 잡은 동이네 국밥은 시장 사람들의 사랑방이자 토론장이었다.


시장에 모이는 사람들의 의견을 주도하고 큰소리로 결론 내는 것은 언제나 윤필내 여사의 몫이었다.


선거 때마다 역대 대통령 후보 중에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하면 윤필내 여사의 손을 잡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


아마 젊었으면 대구 시의원쯤 하고도 남을 시장통의 유명 인사였다.


야당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대구에서도 서문시장의 터줏대감 윤필례 여사는 보수적인 정치 성향으론 으뜸이라 할만한 분이셨다.


24일 대체휴일로 인해 토요일부터 성탄절 화요일까지 이어지는 긴 연휴를 즐기기 위해 시민들 대부분이 놀러 가서 시장통은 사람이 드문드문 보일 뿐 장사가 말이 아니었다.


"오전에 겨우 30그릇 팔았네. 어머니 때부터 장사가 이렇게 안 되기는 처음이야."


남편의 한숨 소리에 윤여사도 대꾸하며 맞장구쳤다.


"글쎄 말이야. 정부가 진작에 대책을 세웠어야지. 장사하는 사람들 다 죽고 난 뒤 대책 나오면 뭐 하나."


"그나저나 내후년 대통령 선거는 누가 나오는 거야. 이리 어수선해서 누가 누군지도 모르고 투표할 순 없잖아."


"누가 나오든 무조건 정부 반대하는 사람 찍어야지. 정부 놈들 심판한다면 누가 되도 상관없어."


"아니, 엄마 연휴에 사람들이 놀러 간 거지. 장사 하루 안 된다고 정부가 한 일도 아닌데 무슨 정부를 심판해."


방학 중에 주방일을 돕던 아들 현태가 손을 씻고 나오며 엄마의 억지에 듣기 싫다는 짜증을 내었다.


"보수 세력이 정권 잡았으면 이런 일이 생겼겠냐? 이게 다 대통령 탓이야."


정수기에서 냉수를 받아 마시던 현태는 어이없는 듯한 표정으로 헛웃음을 터트렸다.


더 싸우지 말라는 듯이 아빠는 엄마 뒤에서 현태를 향해 손을 내저었다.


“네 엄마 억지 하루 이틀 들은 것도 아니고 싸우면 더 시끄러워. 나도 대구사람이지만 매주 광화문에 데모하러 가는 네 엄마는 나도 못 말린다. 일없으니 조용히 나가서 친구들이나 만나.”


아빠의 귓속말에도 현태는 짜증이 났다.


평소 뜬금없이 억지 정치 소신을 주장하는 윤 여사 때문에 며칠에 한 번씩은 아들 현태와 논쟁이 붙곤 했던 가족이었다.


박정희와 전두환 정권 시절이 살기에 최고였다는 엄마의 주장에 대구 출신 아니면 정치하는 사람들 다 나쁜 놈들이라 매도되는 말을 현태는 질리듯이 듣고 자랐다.




가게 문이 열리며 옆집 주방용품 사장님이 들어왔다.


"국밥 한 그릇 말아줘. 장사도 안 되는데 놀러나 갈 걸 그랬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시장통 사람들 이러다 언제 돈 버나?"


쟁반에 밑반찬을 가져온 아버지를 보고 국밥을 데우려 주방에 들어간 현태는 들려오는 대화를 신경 쓰지 않으려 귀를 막았다.


"장사가 별로인데 어떡할까?"


"대구신용보증재단에서 대출 문자 와서 가볼려구. 인테리어로 업종을 바꿔볼까 해."


"그래 다음 선거에서는 야당 찍어서 정부 놈들 심판하자구요. 그래야 정신 차릴 거야."


항상 대화의 결론에 정부 심판 보수승리를 외치는 엄마의 말을 애써 무시하며

현태는 따끈하게 데운 따로국밥을 손님에게 내놓고 가게 문을 열고 나왔다.




"현태야 어디 가냐?“


엄마의 외침이 뒤에서 들렸지만, 현태는 더 이상 궤변을 듣기 싫어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윤필내 여사 같은 동원된 국민들을 내세우며 벌이는 야당의 2달여의 전국적인 데모에 더해서 언론사들의 주장하는 한일관계 평화를 해치는 대통령의 법안 반대 총공세에 설득된 국민들의 비난 속에, 국방력 강화법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후 대통령과 정부의 지지율은 더욱 떨어져만 갔다.






2029년 12월 27일



결국 헌법개정을 위한 국민투표일이 다가왔다.



일본 국민들의 지대한 관심 속에 치러진 헌법 9조를 포함한 평화헌법 개헌 국민투표는 일부 시민들의 반대를 누르고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되었다.



1945년 2차대전 종전 이후 85년 만에,



2030년 일본은 군사 대국으로 동아시아에 파문을 일으키며 다시 등장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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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73. 깊어지는 모의 (2) +2 21.07.22 190 6 9쪽
72 72. 깊어지는 모의 (1) +2 21.07.21 203 6 7쪽
71 71. 거대한 음모 (2) +2 21.07.20 196 5 9쪽
70 70. 거대한 음모 (1) +2 21.07.19 209 6 7쪽
» 69. 격동하는 정치판 (2) +2 21.07.18 212 6 8쪽
68 68. 격동하는 정치판 (1) +2 21.07.17 208 7 8쪽
67 67. 국방력 강화할 마지막 기회 +2 21.07.16 214 5 8쪽
66 66. 신병산(神屛山) 기지 (2) +2 21.07.15 217 5 10쪽
65 65. 신병산(神屛山) 기지 (1) +2 21.07.14 214 6 9쪽
64 64. 냉혹한 권력투쟁 (2) +2 21.07.13 222 5 8쪽
63 63. 냉혹한 권력투쟁 (1) +2 21.07.12 216 4 7쪽
62 62. 대책을 강구하라 (2) +2 21.07.11 214 5 7쪽
61 61. 대책을 강구하라 (1) +2 21.07.10 219 6 7쪽
60 60. 비상 회의 (2) +2 21.07.09 217 4 7쪽
59 59. 비상 회의 (1) +2 21.07.08 222 5 8쪽
58 58. 현실이 된 경고 (2) +2 21.07.07 227 5 7쪽
57 57. 현실이 된 경고 (1) +1 21.07.06 234 6 7쪽
56 56. 암투의 시작 (2) +2 21.07.05 233 5 8쪽
55 55. 암투의 시작 (1) +2 21.07.04 234 5 7쪽
54 54. 국정원 출근 첫날 +2 21.07.03 239 4 7쪽
53 53. 사카모토 료마(坂本龍馬)의 후예 +2 21.07.02 242 6 8쪽
52 52. 전쟁을 배우다 (2) +2 21.07.01 251 6 8쪽
51 51. 전쟁을 배우다 (1) 21.06.30 272 5 9쪽
50 50. 새로운 삶 (2) +2 21.06.29 272 6 8쪽
49 49. 새로운 삶 (1) +2 21.06.28 266 4 7쪽
48 48. 400년의 비밀 (2) +2 21.06.27 260 4 8쪽
47 47. 400년의 비밀 (1) +2 21.06.26 268 7 7쪽
46 46. 조여오는 위협 (2) +2 21.06.25 253 5 7쪽
45 45. 조여오는 위협 (1) +2 21.06.24 256 6 8쪽
44 44. 혼자 남다 (2) +2 21.06.23 247 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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