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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영혼 님의 서재입니다.

2032 임자왜란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시간의영혼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6
최근연재일 :
2021.11.18 10:00
연재수 :
19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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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164
추천수 :
980
글자수 :
658,694

작성
21.07.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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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0쪽

66. 신병산(神屛山) 기지 (2)

DUMMY

“다가올 수 있는 국난을 극복할 수 있을까요?”


“우리 민족은 위기에 강한 저력이 있습니다.


일례로 유일한 박사님은 미국에서 사업으로 번 돈을 전부 의약품으로 바꿔 한국으로 가져오셔서 유한양행을 시작하셨습니다.

태평양전쟁이 발발하고 일제는 미국 자본이라 하여 유한양행을 몰수하였지만, 박사님은 미국으로 건너가 50대 나이에 독립운동에 투신하셨습니다.


CIA의 전신인 CSS에서 냅코 프로젝트(Napko Project) 라는 한국인들이 직접 서울을 탈환하는 서울진공작전을 준비하셨고 '미스터 A'라는 암호명으로 활약하셨죠.

유일한 박사님은 평생 독립운동에 직접 투신하신 것을 비밀로 하셨습니다.


유한양행뿐만 아니라 많은 민족 자본가들이 기업으로 번 돈으로 독립운동을 후원하셨어요.

이런 선각자들이 있었기에 한국은 폐허에서 다시 일어날 수 있었던 겁니다.


통제영 사람들이 뒤를 받치고 있으니 영수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네, 한편으로는 독립운동에 일생을 바치셨던 그분들을 생각하면 지금 우리는 덜 힘든 상황이란 생각이 듭니다.”


“오늘부터 전투 훈련을 첨단 기술에 맞게 좀 더 실전처럼 하기로 했습니다.

경상도, 전라도 기지 분들도 올라와 같이 훈련한다니 영수님도 참관하시죠.”


동굴 뒤 훈련 장소로 쓰이는 넓은 벌판으로 가보니 안 상사의 지휘 아래 폭발물 훈련을 하고 있었다.


"가소성 폭약, 흔히 C-4 플라스틱 폭탄이라 불리는 녀석입니다. 군사용이 아닌 민간에서 구할 수 있는 폭발물 중 가장 위력이 센 폭약이죠."


안 상사는 껌 크기의 작은 C-4 폭탄을 철문에 붙이고 뇌관을 심은 후, 뒤로 물러서란 손짓을 했다.


20m 거리로 사람들이 물러나자 스위치를 눌렸다.


"펑"


작은 폭발음과 함께 철문의 손잡이 부분이 너덜너덜하게 떨어져 나갔다.


"필요할 때 요소요소에 장착해 사용한다면 개인용 폭탄으로 수류탄보다 더 효과적인 무기입니다."


전라도 기지에서 올라온 통제영 식구 중 노도사가 다가와 형민에게 인사를 했다.


“영수님 잘 계셨습니까?”


“노도사님도 안녕하셨죠? 도사님도 폭발물 훈련을 받으시나요?”


“밥값 하려면 해야죠. 통제영은 누구든 자기 앞가림은 자기가 해야 합니다. 하하”



멀리서 통제영 사람들의 폭발물 훈련을 지켜보던 형민은 노도사에게 물었다.


“예전에 위험한 시기로 2032년을 주목하라 하셨는데, 이후 달라진 점이 있으신가요?”


"저는 단지 주역(周易), 정역(正易), 법화경(法華經), 화엄경(華嚴經) 공부를 하면서 천문과 산술에 의거 개인적인 예측을 할 뿐입니다."


"다시 예측해보신 적이 있으신가 해서요?"


“궁금하시면 오늘 한번 계산해 볼까요.”


형민의 요청에 그는 팔괘를 꺼내 한참을 혼잣말로 중얼거리면서 예측했다.


주역의 팔괘를 던진 그는 심각한 표정으로 팔괘를 보며 말했다.


"조금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2030년대 초반 한반도에 드리워진 전쟁 운 역시 그대로 있습니다.“


”그렇군요.“


형민의 어두운 표정을 살피던 노도사가 말했다.


”어디까지나 주역은 확률적 예측일 뿐이지, 확정된 사실은 아닙니다. 너무 마음에 두진 마세요.“


”네 알겠습니다. 며칠 더 머무르시는 거죠.“


”네, 안 상사가 플라스틱 폭탄이랑 드론 조종 등 시대가 바뀌면서 나온 새로운 무기를 다루는 거 배워야 한다 해서 올라온 거니 내일모레까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따 식사할 때 또 뵐게요.“


”그래요. 같이 점심 하시죠.“



노 도사가 훈련받으러 가자, 천윤식이 누군가를 데리고 다가왔다.


”영수님 전에 말씀드렸던 중국에 나가 있던 식구들이 오랜만에 들어왔습니다.“



한 사내가 다가와 한쪽 무릎을 꿇었다.


”마현걸 입니다. 영수님께 인사드립니다.“


”반갑습니다. 말씀 많이 들었어요 얼마 만에 귀국하신 건가요?“


”10년만입니다.“


”정말 반갑습니다. 중국 쪽 인원들은 다 무탈하지요?“


”네. 저희는 워낙 오래 있어서 다들 중국인으로 알고 있을 정도로 잘 적응해있습니다.“


통제영 내 중국 정보를 담당하는 마현걸은 임진왜란 때 명나라군으로 참석했다가 조선에 정착했던 마두오(码垛) 의 후손이다.


중국어로 곡식더미란 뜻의 마두오(码垛) 이름처럼 부모님들이 배고프지 않고 살 것을 바랬던 마두오는 임진왜란이 발생하자 고향 광둥성(廣東省) 출신인 명나라 해군 도독 진린(陳璘)을 따라 조선으로 왔었다.


해전의 와중에 침몰한 군선에서 떨어진 마두오는 부상을 입은 채, 바닷물에 흘러 외딴 섬에 왔고 그를 구해준 통제영 내 여인과의 인연으로 몸을 회복한 뒤 낳은 아들의 후손들이 대대로 통제영과 중국을 오가며 정보를 살펴오고 있었다.


통제영에선 외국인인 중국인과의 결혼을 염려했으나, 사생활은 건드리지 않는다는 통제영의 규칙에 따라 두 사람은 혼인을 맺고 마두오는 조선에 정착하였다.


마두오의 후손들은 아버지의 고향인 광둥성(廣東省)에서 한국을 오가며 통제영으로 신분을 감추며 살아왔고, 마현걸 역시 유년기가 지나자 광둥성에 있는 친척 집에서 초등학교를 마치고 중학교 때 어머니 품으로 다시 돌아온 후 지금까지 중국과 통제영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었다.


현재 부모님은 모두 돌아가시고 신병산(神屛山) 뒤에 묻혀 영면하고 있었다.


중국의 친척과 지인들을 통해 정보를 모으는 통제영 내 중국통인 마현걸은 1983년생인 47세의 중년으로 아들 마선창 역시 중국 내 정보수집 일을 이어받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천윤식이 또 다른 통제영 식구를 모시고 왔다.


"미국에 치료차 계시다 귀국한 류천오회장님입니다. 방산 업체를 운영하고 계신 서애 류성룡 어르신의 15대 후손이십니다."


"류천오라고 합니다. 오래 살아서 새로운 영수님을 뵐수있으니 영광입니다."


"류회장님 반갑습니다."


두 손을 덥석 잡은 형민의 목이 메어 오는 듯했다.


"뭐라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다만 서애 할아버님의 뜻을 이어받아 살아왔을 뿐입니다.

제가 직계 자손은 아닙니다만, 저희 집안에선 직계든 방계든 후손 중의 한 명을 뽑아 대대로 서애 할아버님의 뜻대로 통제영 일을 돌보게 했습니다.

고향에서 대대로 나랏일에 앞서는 분들을 뒤에서 지원해 왔고 저희 가문에서 하는 일도 방산 산업입니다.

총 만드는 일은 자주국방을 위한 가장 기초적인 공정이지요."


"방산 사업을 하시는 뜻도..?"


"네, 서애 할아버님의 뜻을 이어받기 위해 한국전쟁 이후 문중에서 돈을 모아 시작하게 된 겁니다."


"감사하단 말밖에 드릴 말씀이 없네요."


"뭘요? 감사는 제가 하지요. 이렇게 무사히 영수님을 뵐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몸은 좀 어떠신지요?“


”잘 회복되어서 이렇게 오랜만에 귀국해 영수님을 뵐 수 있어 다행입니다.“


”오래 저희 곁에서 힘이 되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영수님. 서애 할아버님과 충무공께서는 임진왜란이 마무리되면서, 향후 일본의 재침을 대비하기 위한 비밀조직이 필요하다는 논의를 하셨습니다.

일본이 알 수 없는 노출되지 않는 조직으로 일본의 침략에 대비하는 전략과 힘을 기르기 위한 목적으로 통제영을 만드셨습니다.


이제 영수님 같은 젊은이들의 시대입니다. 저희가 지켜온 뜻을 잘 이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류성룡 대감의 후손을 만난 형민은 한동안 잡은 손을 놓지 못했다.



못 봤던 통제영의 사람들을 만나고 환영의 자리를 가진 형민은 다가오는 임자년을 주의하라는 노도사의 말이 왠지 마음에 걸렸다.


겨우 청한 잠자리에서 악몽에 뒤숭숭하게 잠을 설치고 답답함을 느낀 형민은 방문을 열고 올라가 동굴 밖으로 나갔다.


어두운 밤에도 동굴 입구에는 다섯 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영수를 알아본 사람들이 인사를 했다.


"이 밤에 무엇을 하시나요?"


"취각령(吹角令) 중입니다. 조선시대부터 이어지던 24시간 교대로 비상대기하는 명령입니다. 군대의 불침번 같은 근무입니다."


“신병산에 온 지 9년이 넘었는데 밤에도 늘 수고해주시는 분들 제대로 살펴보지 못했네요. 잠시 제가 바람 쐬고 있을 테니 따뜻한 차 한잔하고 오세요.”


“네. 감사합니다.”


웃으며 들어가는 근무자들 멀리 소민의 뒷모습이 보였다.



통제영에 오던 날 그를 구해주었던 소민이었지만, 그 후 좀처럼 형민에게 다가오지 않는 그녀를 형민도 어려워했다.



소민에게 다가선 형민이 나지막이 물었다.


"저녁은 먹고 근무하나요?"


고개를 옆으로 돌린 소민은 형민의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저녁은 물론 취각령 근무 전에는 야식도 먹습니다.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형민이 신방산에 온 지 10년이 다 되어 가지만, 소민은 아직 영수란 말을 입에 올리지 않고 있었다.


"제가 많이 부족하지요. 미안합니다."


미안하단 형민의 말에 소민은 살짝 놀란 듯 대답했다.


"무슨 말씀이신가요? 영수는 그런 말씀 하시면 안 됩니다."


형민을 피해 동굴 입구로 돌아가려는 소민의 등 뒤에 형민이 말했다.


"제가 부족하지만 주어진 운명이라면 받아들이겠습니다. 소민씨도 저를 좀 도와주세요."


두세 걸음 걷다가 멈춘 소민은 뒤돌아 형민을 응시했다.


"석필 영수도 형민님을 만나지 않았으면 그렇게 허망하게 가지는 않았을 겁니다."


어둠 속에 가려진 얼굴에서도 달빛에 반사된 눈물이 흐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석필 영수가 소민과 주혁 남매를 아꼈었다는 말은 들은 바 있었다.


일찍 부모를 여의고 통제영에 들어온 소민에게 석필은 아버지 같은 존재였다.



아무 말 없는 형민을 뒤로 하고 소민은 눈물을 감추며 동굴로 들어갔다.



새벽의 찬 공기를 마시며 상념에 빠진 듯 형민은 한동안 먼 하늘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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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73. 깊어지는 모의 (2) +2 21.07.22 191 6 9쪽
72 72. 깊어지는 모의 (1) +2 21.07.21 203 6 7쪽
71 71. 거대한 음모 (2) +2 21.07.20 196 5 9쪽
70 70. 거대한 음모 (1) +2 21.07.19 209 6 7쪽
69 69. 격동하는 정치판 (2) +2 21.07.18 212 6 8쪽
68 68. 격동하는 정치판 (1) +2 21.07.17 208 7 8쪽
67 67. 국방력 강화할 마지막 기회 +2 21.07.16 214 5 8쪽
» 66. 신병산(神屛山) 기지 (2) +2 21.07.15 218 5 10쪽
65 65. 신병산(神屛山) 기지 (1) +2 21.07.14 214 6 9쪽
64 64. 냉혹한 권력투쟁 (2) +2 21.07.13 222 5 8쪽
63 63. 냉혹한 권력투쟁 (1) +2 21.07.12 216 4 7쪽
62 62. 대책을 강구하라 (2) +2 21.07.11 214 5 7쪽
61 61. 대책을 강구하라 (1) +2 21.07.10 219 6 7쪽
60 60. 비상 회의 (2) +2 21.07.09 218 4 7쪽
59 59. 비상 회의 (1) +2 21.07.08 223 5 8쪽
58 58. 현실이 된 경고 (2) +2 21.07.07 228 5 7쪽
57 57. 현실이 된 경고 (1) +1 21.07.06 234 6 7쪽
56 56. 암투의 시작 (2) +2 21.07.05 234 5 8쪽
55 55. 암투의 시작 (1) +2 21.07.04 235 5 7쪽
54 54. 국정원 출근 첫날 +2 21.07.03 240 4 7쪽
53 53. 사카모토 료마(坂本龍馬)의 후예 +2 21.07.02 242 6 8쪽
52 52. 전쟁을 배우다 (2) +2 21.07.01 251 6 8쪽
51 51. 전쟁을 배우다 (1) 21.06.30 272 5 9쪽
50 50. 새로운 삶 (2) +2 21.06.29 273 6 8쪽
49 49. 새로운 삶 (1) +2 21.06.28 266 4 7쪽
48 48. 400년의 비밀 (2) +2 21.06.27 261 4 8쪽
47 47. 400년의 비밀 (1) +2 21.06.26 269 7 7쪽
46 46. 조여오는 위협 (2) +2 21.06.25 253 5 7쪽
45 45. 조여오는 위협 (1) +2 21.06.24 257 6 8쪽
44 44. 혼자 남다 (2) +2 21.06.23 247 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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