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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영혼 님의 서재입니다.

2032 임자왜란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시간의영혼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6
최근연재일 :
2021.11.18 10:00
연재수 :
192 회
조회수 :
44,163
추천수 :
980
글자수 :
658,694

작성
21.06.27 10:00
조회
260
추천
4
글자
8쪽

48. 400년의 비밀 (2)

DUMMY

“혹시 최석필 영수가 저를 지목한 이유를 알 수 있을까요?“


”석필 영수가 그런 일을 당할 때까지, 형민 영수의 존재는 천 윤식과 주혁이만 알고있을 뿐이었습니다.“


”다들 저를 모르셨다면 어떻게 저를 찾으신 거죠?“


”대장군 함에 형민 영수의 이름이 있어서 찾게 된 겁니다.”


​“대장군 함이요?”


“네, 대대로 영수님들이 후계자를 정할 때 홀로 면포(綿布)에 명주실로 이름을 새겨 넣어두었습니다.

영수 사후에 함을 열어서 지명된 통제영의 후계자를 정해온 전통을 이어왔습니다.”


“그 대장군 함을 볼 수 있을까요?”


월일산 지시로 두 명의 사람들이 커다란 금속 가방 같은 대장군 함을 가져왔다.


함을 열자 깨끗한 면포에 김형민의 이름과 인적 사항이 명주실로 새겨 있었다.


그 뒤로 세월이 무게만큼 많은 면포 들이 지나간 이들의 보여주듯 함에 쌓여 있었다.


“이분들이 모두 영수셨던 분들인가요?“


형민의 질문에 월일산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가장 위쪽에 깨끗한 형민 이름이 수 놓인 깃발이 보였다.



“면포에 적힌 저를 보고 놀라셨겠군요?”


아무 말 없는 월일산 대신 주혁이 말했다.


“솔직히 놀랬습니다. 당연히 통제영 내 사람이 이어받으리라 생각했었거든요.”


형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부담을 가지실 필요는 없습니다.“


월일산이 형민에게 말했다.


”최석필 영수도 20대에 지명을 받은 뒤 부담감이 크다고 힘들어한 적이 많았습니다.“


어 교수가 말을 이었다.


”당연히 부담이 크셨겠지요. 영수의 명령에 따라 사백여 년을 이어온 통제영의 존재와 민족의 보루가 위태로울 수 있는 결정을 해야 하는 일이니까요. 하지만 석필 영수는 20년간 세상과 통제영을 넘나들며 영수의 역할을 충실히 해왔습니다.“


월일산이 부드러운 미소로 형민을 보며 말했다.


”석필 영수가 지명한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저희가 영수의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드릴 겁니다.”


”저처럼 통제영의 사람이 아닌 외부 사람이 영수로 지명된 경우가 있었나요?”


“충무공의 자리를 이어받은 무의공 영수께서는 조정과 힘을 합치고자 이항복(李恒福) 대감을 찾아가 장군의 유언을 전해드리고 2대 영수 자리를 이항복 대감에게 부탁드렸습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이항복 대감이 당쟁의 희생물로 유배를 떠나며 다시는 세상에 알려진 사람에게 통제영을 맡기지 말라 하셨습니다.

통제영의 존재를 조정에 알리어 국방을 튼튼히 하려 했지만, 난국을 핑계로 자신들의 권력을 잡으려는 당파싸움을 보면서 통제영의 존재를 밝혔다가는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는 현실을 깨달으신 거죠.

충무공이 유언으로 통제영의 존재를 세상에 비밀로 하고 숨어 살면서 민족의 위기를 대비하라는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며, 다시는 조정의 정치인이나 알려진 사람에게 영수를 맡기지 말고 통제영의 존재도 비밀로 하라고 말씀하셨다 합니다.“


”영수의 존재 때문에 통제영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면 외세에 의존하는 정치적 세력에 의한 모함으로 통제영이 무사할 수 없으리라는 걸 충무공도 이항복 대감도 아셨던 거죠.“


형민은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통제영 인원은 모두 몇 명인가요?”


“모두 이천여 명 정도 됩니다. 여기에 육백여 명 있고 전라도에 오백여 명, 경상도에 사백여 명, 충청도에 삼백여 명, 수도권에도 2백여 명 그리고 해외에도 있습니다.”


“해외에도요?”


“네. 우리가 관찰할 상대는 중국과 일본이 주로 되다 보니, 해외에도 탐색 차원의 인원이 나가 있습니다.”


“정부의 한 부서 같은 규모네요. 그래도 이렇게 위험이 직면하는 신호가 분명하다면 정부 사람들을 만나봐야 하지 않을까요? 대통령에게 위험을 준비해야 한다고 설득할 시간은 아직 있잖아요?”


“우리는 그럴만한 힘이 없습니다. 설사 정부에서 우리 의견에 따른다고 하더라도 정부는 국내 친일 세력을 완전히 격멸할만한 능력과 의지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어설프게 우리 통제영의 정체만 밝혀진다면 최후의 순간에 민족의 생존을 수호할 마지막 보루마저도 잃게 되는 결과가 될 수 있습니다.”


천 윤식의 말에 형민은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머리를 감싸 안았다.


“그렇다고 우리 2천 명의 힘만으로 무엇을 할 수 있다는 건가요?

석필 영수도 이런 이유로 나를 만나고 정부 사람들과 접촉한 거 아닌가요?”


한숨을 쉬며 무거운 의무감을 자각한 듯한 영수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월일산은 다가와 형민의 어깨를 감싸며 말했다.


“영수님. 우리는 비록 적은 숫자지만 민족의 운명을 건 역사적인 위기의 순간마다 늘 이겨왔습니다.

칠천량에서 수군이 전멸하고 위기의 순간 백의종군했던 이순신 장군님이 명량대첩을 준비하기 위해 충청, 전라, 경상 3도에서 모은 군사의 숫자가 2천이 못되었습니다.

그때가 장군님이 통제영을 비밀리에 준비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계기였습니다.


독립 전쟁때, 봉오동과 청산리에서 우리 통제영 사람들은 신분을 숨기고 김좌진 장군과 홍범도 장군을 도와 수만명의 일본군에 맞서 승리을 위해 일주일여간을 못 먹고 못 자고 얼어 죽어가는 희생속에 싸웠던 숫자도 2천 명이 안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겼습니다.

우리가 중심점에 서면 혼자는 광야에 핀 흔들리는 들꽃처럼 연약했던 백성들이 뭉치고 통제영을 후원했습니다.

만주의 추운 밤마다 보급품과 주먹밥을 지어 나르며 우리를 후원했던 아녀자들의 희생을 잊지 말라는 백 년 전 영수들의 기록이 아직 남아있습니다.”


월일산의 말을 무거운 마음으로 눈을 감고 듣고 있던 형민의 눈가에는 어느덧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 뒤로 명량대첩에서 충무공과 생사를 함께했던 12척의 장수 중 한 사람인 안위 장군이 3대 영수가 되시어 병자호란 때 의병을 이끌고 고령에도 불구하고 직접 출병해서 승리를 거두며 한양으로 올라가 왕을 구하고자 했으나, 이미 삼전도에서 청군에게 항복한 왕의 수모를 막지 못했다는 자책을 하셨습니다.


그 뒤 통제영은 오랜 세월을 지나며 민족의 위기 때마다 일어나서 의병으로 신분을 감추고 청산리 봉오동 독립전쟁에서 승리하였고 독립운동가들과 함께하며 싸우는 이름 없는 의병으로 민초 같은 삶을 살며 자신을 숨긴 채 살아왔습니다.”


통제영의 역사를 듣는 형민의 가슴은 너무나 아프게 쓰려왔다.


“민족의 위기 때마다 일어나 싸운 수많은 의병이란 존재는 그냥 우연히 나타난 사람들이 아닙니다.

충무공의 유언으로 세상을 등지고 자신의 존재를 숨기고 살아온 통제영 사람들이 의병운동을 일으킨 지사들을 도와 힘없는 백성들을 모아 승리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싸워온 것이 저희가 사백여 년간 살아온 역사입니다.”


이야기를 듣자 형민은 이제야 지난 항쟁의 역사가 이해가 되었다.


어려울 때마다 의병운동이 일어나면 모여서 같이 싸운 사람들


독립지사를 도와 성공할 수 있도록 지켜준 주변의 사람들


역사에 이름 한번 남기지 못한 채, 명예도 기록도 없는 투쟁을 하며

치열한 삶을 살아왔던 사람들은 누굴까?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 역사를 배울 때면 누구나 궁금증이 드는 목숨을 바쳐 싸워온 사람들...


궁금했었던 역사의 억센 들풀 같은 이름 없는 존재들...



민족의 위기 때마다 생존을 위해 싸워온 이름 없던 사람들


그들은 통제영 사람들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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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72. 깊어지는 모의 (1) +2 21.07.21 203 6 7쪽
71 71. 거대한 음모 (2) +2 21.07.20 196 5 9쪽
70 70. 거대한 음모 (1) +2 21.07.19 209 6 7쪽
69 69. 격동하는 정치판 (2) +2 21.07.18 212 6 8쪽
68 68. 격동하는 정치판 (1) +2 21.07.17 208 7 8쪽
67 67. 국방력 강화할 마지막 기회 +2 21.07.16 214 5 8쪽
66 66. 신병산(神屛山) 기지 (2) +2 21.07.15 217 5 10쪽
65 65. 신병산(神屛山) 기지 (1) +2 21.07.14 214 6 9쪽
64 64. 냉혹한 권력투쟁 (2) +2 21.07.13 222 5 8쪽
63 63. 냉혹한 권력투쟁 (1) +2 21.07.12 216 4 7쪽
62 62. 대책을 강구하라 (2) +2 21.07.11 214 5 7쪽
61 61. 대책을 강구하라 (1) +2 21.07.10 219 6 7쪽
60 60. 비상 회의 (2) +2 21.07.09 218 4 7쪽
59 59. 비상 회의 (1) +2 21.07.08 223 5 8쪽
58 58. 현실이 된 경고 (2) +2 21.07.07 228 5 7쪽
57 57. 현실이 된 경고 (1) +1 21.07.06 234 6 7쪽
56 56. 암투의 시작 (2) +2 21.07.05 234 5 8쪽
55 55. 암투의 시작 (1) +2 21.07.04 235 5 7쪽
54 54. 국정원 출근 첫날 +2 21.07.03 240 4 7쪽
53 53. 사카모토 료마(坂本龍馬)의 후예 +2 21.07.02 242 6 8쪽
52 52. 전쟁을 배우다 (2) +2 21.07.01 251 6 8쪽
51 51. 전쟁을 배우다 (1) 21.06.30 272 5 9쪽
50 50. 새로운 삶 (2) +2 21.06.29 273 6 8쪽
49 49. 새로운 삶 (1) +2 21.06.28 266 4 7쪽
» 48. 400년의 비밀 (2) +2 21.06.27 261 4 8쪽
47 47. 400년의 비밀 (1) +2 21.06.26 269 7 7쪽
46 46. 조여오는 위협 (2) +2 21.06.25 253 5 7쪽
45 45. 조여오는 위협 (1) +2 21.06.24 257 6 8쪽
44 44. 혼자 남다 (2) +2 21.06.23 247 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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