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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영혼 님의 서재입니다.

2032 임자왜란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시간의영혼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6
최근연재일 :
2021.11.18 10: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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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0
글자수 :
658,694

작성
21.07.0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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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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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7쪽

54. 국정원 출근 첫날

DUMMY

2027년 3월 3일



마포의 한 원룸



2003년생 장 한강의 집



알람에도 일어나지 못하고 코를 골던 장 한강은 창가에 들어오는 강렬한 아침 햇빛에 눈이 떠졌다.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술기운에 머리가 몽롱한 가운데 앗! 번개처럼 정신이 들었다.


“이런 젠장! 첫 출근인데 늦었다!”


비명을 지르며 일어난 장 한강은 양치는커녕 휴지로 눈곱만 띈 채, 불이 나게 밖으로 뛰어나갔다.


어제 친구들과 취업 축하 치맥 파티가 길어진 게 화근이었다.


맥주라 취하는 줄 모르고 마셨는데 이렇게 늦잠을 자버렸다.



2002년 월드컵 4강 진출로 가게마다 무료 맥주 서비스로 응원할 때, 응원 중 만났다는 장 한강의 부모님은 사랑에 빠져 한강을 낳은 후 서울에서의 오랜 직장생활을 끝내고 어느새 은퇴하셔서 아버지의 고향인 마산으로 내려가셨다.


시골 텃밭을 일구며 아들이 7급 국정원 공무원에 합격하셨다고 마을 잔치까지 벌이셨다는데...


‘내가 도대체 무슨 정신인 거야!’


스스로 자책하며 달리던 장 한강은 대로변에 보이는 택시를 무조건 탔다.


“기사님. 국정원 가주세요.”


“어디요?”


“국정원, 국가정보원이요!”


자동차 백미러로 수상하게 장 한강을 살피던 기사는 내비게이션 마이크에 국정원을 말하고 출발하였다.


택시를 타고 가며 장 한강은 창문 바람에 자느라 짓눌렸던 머리를 세워보았다.


수소자동차가 일상이 된 2027년이었지만, 구형 택시에는 아직도 LPG 사용이 허용되고 있었다.


안전속도를 준수하며 신호마다 정차하는 택시 뒷자리에서 장 한강은 몸 둘 바를 모르고 독촉을 했다.


“기사님 차 LPG 차인가요?”


“그런대요?”


“아니 아무리 LPG 차라도 시속 70km로 가는 건 너무 하잖아요.”


“70km가 어때서요? 법정 속도 최고치 준수하며 가는데...”


“아, 아니 기사님 정말 죄송한데요. 제가 좀 급한 일이 있어서요. 좀, 달려주시면 안될까요?”


“달려요? 그러다 이 수많은 CCTV에 찍혀서 벌점 나오면 손님이 책임지실래요?”


“아뇨. 계속 달리라는 게 아니라 CCTV 없는 곳에서는 좀 빨리 가달라고 부탁드리는 겁니다.”


“급해요? 젊은 양반이 아침부터 국정원에 무슨 급한 일이 있을까?”


“아주 급한 일이 있습니다. 저의 일생이 달린 중요한 일입니다. 기사님”


“일생이 달린 중요한 일? 혹시 손님 스파이입니까?”


“누가요? 저요? 제가 무슨 스파이입니까?”


택시 기사의 말을 부인하려는 순간 백미러를 통해 바라보는 택시 기사의 호기심에 찌그러진 미간을 보며 질문을 부인했다간 제시간에 가기는 틀렸다는 것을 느꼈다.


“스, 스파이는 아니고... 뭐 비슷한 겁니다.”


“비슷한 거요? 그럼 뭐 첩보원?”


택시 기사의 기대에 찬 물음에 장 한강은 시인도 부인도 아닌 한마디를 남겼다.


“저희는 비밀엄수의무가 있습니다.”


“오! 첩보원! 하하 첩보원이구나. 알겠습니다. 최대한 빨리 가보지요.”


LPG 택시가 이렇게 빠른지 몰랐다.


2003년생 장 한강이 성인이 된 후 오랜만에 타본 LPG 택시는 마포에서 국정원까지 질풍처럼 내 달렸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뛰어내려 국정원 정문을 통과해 전속력으로 달린 장 한강은


신입직원 연수를 위해 대강당에 모인 사람들의 시끌벅적한 소리를 밖에서 들으며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호흡을 가다듬고 옷매를 만지며 대강당의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대강당에 꽉 찬 사람들의 모든 시선이 자신에게 쏠리는 것을 느꼈다.



국정원 입사 첫날 늦잠을 자고 지각한 신입사원



양치는커녕 세수도 눈곱만 띄고 나타난 장 한강의 모습은 늦은 이유를 잘 보여주고 있었다.



“장 한강 씨 다른 기업 취직돼서 국정원 입사 포기한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요?”


“국정원 역사에 입사 첫날 지각한 사람은 자네가 최초일세.”


무표정하게 말하는 팀장의 말에 장 한강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다.


“죄, 죄송합니다. 그게 아니라 어제 친구 녀석들이 공무원 된 거 축하한다며

치킨에 맥주 쏘라고 해서 기분 좋게 먹다가 그만 어쩌든 죄송합니다.”


“킥 킥”


장 한강이 더듬으며 궁색하게 하는 변명에 주변 동료들의 웃음을 참는 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여러분 동료의 지각에 웃는 겁니까? 이렇게 동기 애가 없어서야 앞으로 힘든 임무를 어떻게 협조하며 완수하겠습니까?”


“모두 엎드려!”


팀장의 벼락같은 큰소리가 떨어졌다.


국정원 입사 동기들은 모두 강당 바닥에 엎드렸다.


장 한강도 즉시 엎드렸다.



“번호 복창하며 팔굽혀펴기를 하는데, 끝 번호 복창하면 2배로 늘어납니다. 10회 팔굽혀펴기 복창하며 실시!“


”하나“


”둘“


”셋“


...

...

이런 식의 단체 훈련이 늘 그렇듯, 꼭 끝 번호를 외치는 사람이 있었다.


”열“


”누가 복창했어! 20회 실시!“


결국 입사 첫날 팔굽혀펴기를 40회나 한 다음에 장 한강과 입사 동기들은 겨우 일어났다.



그때 환영사를 위해 들어오던 국 조현 3차장이 대강당에 들어서다 멈칫했다.



팀장에게 혼나는 걸 3차장에게 마주치고 만 것이다.


차장 비서가 달려와 팀장에게 눈짓으로 지시하는 듯하였다.


”자, 자리들 정리하고 전체 차렷“


당황한 팀장도 신입사원들 줄을 세우며 차렷 자세를 취했다.


아무 일도 없던 듯 3차장은 단상에 올라가 앉았다.


곧, 국정원 고위급 인사들이 줄줄이 입장했고 국정원장의 인사말이 시작했다.


장 한강은 머리가 복잡했다.


출근 첫날부터 자기 때문에 동기들이 고생하고 3차장까지 마주쳤을 때, 당황한 팀장의 표정에서 꼬여도 단단히 꼬였다는 생각이 들뿐...


국정원장 연설은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아~ 이 길이 아닌가? 다시 대기업 지방 지사라도 지원해야 하나?’


장 한강의 입사 첫날 하루는 시작부터 고달 폈다.



환영사 후 단상을 내려가 나가던 3차장이 지나가며 팀장에게 물었다.


”아까는 무슨 일이야?“


”아? 네. 죄송합니다. 신입 한 명이 지각해서 국정원 창설 이래 최초 입사일 지각이다 했더니 동기들도 웃고 그래서 긴장하라고 잠시 운동 좀 시켰습니다.“


”지각한 친구가 누구야?“


”아? 네. 장 한강이란 친구입니다.“


팀장은 태블릿PC 인사파일을 뒤져 장 한강을 찾았다.


”특기는?“


”전산 특기로 입사했습니다.“


국 조현 3차장은 장 한강의 인사파일을 유심히 보았다.


”국정원 창설 이래 입사일 지각이 최초는 아니야.“


”네?“


”자네 입사하기 전에 그때는 국정원이 아니었지. 옛날에도 그런 얼빠진 친구들이 있었어.“


”아, 네 하하“


미소를 지으며 나가던 3차장이 말했다.


”옛날에는 그런 친구들은 제일 한직에 배치했지. 안기부 지하에 기밀 서류함 관리만 하다가 퇴사했네.“


”아, 그랬었습니까?”


“오래 다닐 친구인지 알아보려면 그런 일 한번 시켜봐.”


“아? 네, 알겠습니다.”



입사일의 지각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5개월간의 혹독한 신입 요원 기초 교육을 마친 장 한강은 국정원 내 사이버, 통신, 과학정보 등의 업무를 맡은 3차장 소속 부서의 지하 보안 센터로 배치를 받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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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72. 깊어지는 모의 (1) +2 21.07.21 203 6 7쪽
71 71. 거대한 음모 (2) +2 21.07.20 196 5 9쪽
70 70. 거대한 음모 (1) +2 21.07.19 209 6 7쪽
69 69. 격동하는 정치판 (2) +2 21.07.18 212 6 8쪽
68 68. 격동하는 정치판 (1) +2 21.07.17 208 7 8쪽
67 67. 국방력 강화할 마지막 기회 +2 21.07.16 214 5 8쪽
66 66. 신병산(神屛山) 기지 (2) +2 21.07.15 217 5 10쪽
65 65. 신병산(神屛山) 기지 (1) +2 21.07.14 214 6 9쪽
64 64. 냉혹한 권력투쟁 (2) +2 21.07.13 222 5 8쪽
63 63. 냉혹한 권력투쟁 (1) +2 21.07.12 216 4 7쪽
62 62. 대책을 강구하라 (2) +2 21.07.11 214 5 7쪽
61 61. 대책을 강구하라 (1) +2 21.07.10 219 6 7쪽
60 60. 비상 회의 (2) +2 21.07.09 217 4 7쪽
59 59. 비상 회의 (1) +2 21.07.08 223 5 8쪽
58 58. 현실이 된 경고 (2) +2 21.07.07 228 5 7쪽
57 57. 현실이 된 경고 (1) +1 21.07.06 234 6 7쪽
56 56. 암투의 시작 (2) +2 21.07.05 234 5 8쪽
55 55. 암투의 시작 (1) +2 21.07.04 235 5 7쪽
» 54. 국정원 출근 첫날 +2 21.07.03 240 4 7쪽
53 53. 사카모토 료마(坂本龍馬)의 후예 +2 21.07.02 242 6 8쪽
52 52. 전쟁을 배우다 (2) +2 21.07.01 251 6 8쪽
51 51. 전쟁을 배우다 (1) 21.06.30 272 5 9쪽
50 50. 새로운 삶 (2) +2 21.06.29 272 6 8쪽
49 49. 새로운 삶 (1) +2 21.06.28 266 4 7쪽
48 48. 400년의 비밀 (2) +2 21.06.27 260 4 8쪽
47 47. 400년의 비밀 (1) +2 21.06.26 268 7 7쪽
46 46. 조여오는 위협 (2) +2 21.06.25 253 5 7쪽
45 45. 조여오는 위협 (1) +2 21.06.24 256 6 8쪽
44 44. 혼자 남다 (2) +2 21.06.23 247 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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