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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영혼 님의 서재입니다.

2032 임자왜란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시간의영혼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6
최근연재일 :
2021.11.18 10:00
연재수 :
19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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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157
추천수 :
980
글자수 :
658,694

작성
21.06.2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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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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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50. 새로운 삶 (2)

DUMMY

"자! 오늘은 새로운 영수님이 오셨으니 환영의 잔치를 열겠습니다."



정 포수가 잡아 온 멧돼지 통구이가 장작불에 올려지고 더덕 담금주들이 수십 병씩 나왔다.


"자, 서울서는 돈 주고도 못 구하는 십 년 넘은 더덕주입니다.

오늘 이 술 먹고 아들, 딸 낳고 싶은 사람들은 줄을 서시오."


천 윤식이 제일 먼저 뛰어갔다.


”오천 형은 일본서 매일 고급 사케만 드시던 분이 더덕주에도 욕심을 내소?”


안 상사가 두 번째로 뛰어가며 말했다.


“야, 내가 사케를 먹고 싶어 먹었냐? 한국 사람인 거 모르게 잘 어울리려고 마신 거야.”


“아? 임무에 충실하다 보니 매일 술 마셨구나?”


“너, 임마. 농담이라도 그렇게 말하면 새로 오신 영수님이 내가 술만 마시는 줄 알잖아.”


“오천형님 술 실력은 이미 오사카에서 봤습니다.”


“어? 그렇지. 이미 한번 했었네요.”


“하하하”


천 윤식의 너스레 속에 장작불은 타오르고 오가는 술잔과 고기 속에 신병산에서 인사를 나누며 형민은 가슴속의 슬픔이 조금씩 가라앉는 것을 느껴졌다.




다음날부터 형민은 통제영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천연 화강암 지하동굴로 이루어진 신병산(神屛山) 기지는 지하 1층부터 5층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지하 4, 5층은 중간 차단벽을 내리면 핵 공격에도 버텨낼 수 있는 튼튼한 지하 기지입니다.”


형민은 월일산, 윤식과 함께 신병산 기지 전체를 돌아봤다.


“지하 1층 회의실 및 식당


지하 2층 생활관


지하 3층 무기고


지하 4층 무기 제조와 드론 등 미래 무기 대응연구를 하는 공작소


지하 5층 창고, 식량 저장소, 지하수 보관소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윤식의 설명에 월일산이 말을 이었다.


“이곳 외에도 호남에 한곳. 영남에 한곳 기지가 있어 전국에 3곳의 기지가 있습니다.”


“만주에서 항일전쟁을 할 때도 천연 동굴을 기지로 사용해왔습니다.

은폐와 방어에 동굴만큼 좋은 곳이 없습니다.”


“아직 안 가보신 4층으로 내려가 보시죠.”



공작소가 있는 지하 4층은 작은 공장 같은 크기에 여러 작업이 진행되는 듯 분주히 사람들이 일하고 있었다.


“무기 제조 및 수리 담당을 책임지고 있는 정 선호입니다.“


천 윤식의 소개에 검은 뿔테 안경을 낀 사내가 꾸벅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정 선호입니다.“


”정 포수와 형제지간입니다. 형은 현장에서 동생은 내부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반갑고 또 고맙습니다.“


인사를 나눈 형민은 정 선호의 안내로 공작소를 돌아보며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공작용 선반에서 막 작업을 끝낸 듯한, 민수용과 군용 소총을 섞어놓은 듯한 총기를 보며 신기한 듯 물었다.


“총기도 직접 만드신 건가요?”


“구할 수 있는 부품들은 구하고 직접 만들 수 있는 부품은 만들어 개조한 소총입니다.“


정 선호는 총열을 보여주며 말했다.


“6.8mm 총열로 개조한 소총입니다.”


“6.8mm 총알을 사용한단 말씀이시죠?”


“네. 미군도 곧 6.8mm 총열로 개인화기를 교체할 예정입니다. 한국군도 미군이 바꾸면 총열 규격을 바꿀 것입니다.”


“위력이 높아졌나요?”


“보통 방탄복은 관통할 수 있는 위력입니다.”


형민은 개조한 총을 들어 가늠쇠를 겨눠보았다.


“직접 총도 개조한다니 놀랍네요.”


“우리 인원은 소수지만 전투력 강화를 위한 준비는 항상 해오고 있었습니다.

사백여 년을 이어오며 무기에 대한 지식을 탄탄하게 쌓아 온 통제영입니다.”


윤식의 말에 형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소총, 드론 등의 개조에서 놀라실 것 없습니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방산기업에서도 통제영 사람들이 오랫동안 연구하고 있습니다.”


“방산기업까지요?”


”네, 독립운동가 후손이 운영하시는 방산기업입니다. 조만간 교대로 인사하러 올 것입니다.“


고개를 끄덕이는 형민에게 윤식은 지하 5층으로 안내했다.


“자, 5층으로 가보시죠.”


5층 창고와 식량 저장소, 지하수 보관소까지 담당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었다.


“자, 이제 대충 보셨으니 식사하러 올라가시죠. 다른 식구들도 새로운 영수님 얼굴 한번 보려고 다들 안달이 났습니다.”


“네, 석필 영수 부고 후 식구들 사기가 떨어져 있습니다. 통제영의 사기를 올리는 것도 영수의 주된 임무입니다.”


기지 전체를 돌아보며 올라온 형민은 윤식을 돌아보며 말했다.


“통제영 식구분들은 사회 각층에서 신분을 들어내지 않고 필요한 역할을 하고 계셨군요. 군 다녀오신 분들은 특수부대 출신들이 많으신듯해요.”


"모두 특수부대 출신들만은 아닙니다."


동굴을 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로 주방장 옷을 입은 사내가 나왔다.


"또, 또 군대 짧게 갔다 온 거 자랑인 분 나오네."


"저는 방위 출신입니다. 그런데 제가 없으면 여기서 왕년에 날았다 했던 녀석들 모두 밥을 굶습니다."


"뭐. 녀석들? 내가 너 동생이냐?"


안 상사가 한 대 치려고 하자 국자로 막은 사내는 계속 큰소리를 쳤다.


"아! 형님도 저 없으면 밥 못 먹잖아요. 라면밖에 못 끓이는 게.."


"못 끓이는 게? 너 오늘 말끝이 짧다. 영수님 새로 오셨다고 내가 오늘 너 그냥 둘 거 같냐?"


때리려는 안 상사의 원투펀치를 국자로 막아내는 주방장의 자세를 보니, 하루 이틀 싸운 게 아닌 듯싶었다.


유치하게 싸우는 두 사람을 보며 천 윤식이 말렸다.


“니들 왜 먹을 때만 되면 싸우냐? 식당에서 좀 먼지 피우지 마라.”


“너! 영수님 덕분에 오늘 무사히 넘어가는 거야.”


"오천 형만 아니면 오늘 한번 해보는 건데...“


국자로 방어하며 끝까지 장난치는 듯하던 사내는 천 윤식의 눈짓에 그제야 자세를 바르게 하고 형민을 향해 인사했다.


"저 식복만. 영수님께 인사 올립니다."


'식복만! 주방장 이름이? 복 많이 먹으란 뜻인가?'


갑자기 이름 뜻이 궁금해지며 형민은 웃음이 터지려는 입을 간신히 참았다.


눈치를 챘는지 옆에서 윤식이 말했다.


"저 녀석 이름 들으면 누구나 웃습니다. 안 참고 웃으셔도 됩니다. 녀석 아버님이 철학관 하셨었는데 용하신 분입니다. 앞으로 무슨 일로 먹고살지 정확히 알고 이름 붙이셨네요."


“푸”


“큭 큭”


윤식의 설명에 형민도 주변 사람들도 웃음이 터져 나왔다.


웃는 사람들을 무시하고 식복만은 형민에게 씩씩하게 말했다.


"나중에 주방 한번 들리세요. 주방 식구들 인사드릴 기회도 주셔야죠. 영수님은 특별히 24시간 주방 오픈되어있으니 출출하실 땐 새벽도 가능하니 언제든 오세요."


"뭐. 뭐야? 우리는 식사 시간 늦으면 찬밥만 주더니? 영수님은 24시간 된다고?“


"석필 영수도 밤에 가끔 오시면 술안주 만들어 드렸어. 억울하면 출세하던가! 영수님 되면 내가 서비스 당연히 해주지."


"어휴, 주방장 유세 그만 해요. 군대 얘기도 좀 그만하고... 군대 짧게 갔다 와서 취사병 시절 자랑하는 사람은 복만 오빠밖에 못 봤어요."


"알았다. 소민이가 장기 복무했으니 내 몫까지 했다 치자."


"참, 내가 부사관까지 한 걸 왜? 복만 오빠 짧게 한 거랑 퉁쳐요?"


"왜, 싫으냐? 간만에, 꿩 잡아서 치킨처럼 튀길 생각인데 소민이 너는 생각 없지."


"치, 치킨"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복만에게 돌아갔다.


산에서 고기 구워 먹을 일은 많으나, 튀겨먹을 일은 잘 없었다.


"야! 치킨은 나갔을 때 밖에서 사 먹고 다니랬지. 산에서 뭔 치킨 타령이야."


오천형의 큰소리에도 모두 들 입맛을 다셨다.


"오천형은 치킨 안 먹을듯하니 입 하나 줄었네."


"야! 누가 안 먹는다 그랬어. 콩 한 조각도 나눠 먹는 게, 통제영의 전통인 거 몰라?"


"응. 난 몰라. 치킨은 먼저 먹는 게 임자야."


뛰어가는 식복만 뒤로 사람들이 우루루 쫓아갔다.


”야! 치킨 남겨놔!“


오천형은 복만에게 손가락질을 하나가 형민과 눈이 마주치자, 어이없다는 듯이 웃어버렸다.


형민도 웃으며 윤식이 이끄는 대로 주방으로 향했다.



산중생활에 적응해가는 형민도 일상에서 작은 즐거움을 찾는 통제영 사람들의 삶 사이로 녹아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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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73. 깊어지는 모의 (2) +2 21.07.22 191 6 9쪽
72 72. 깊어지는 모의 (1) +2 21.07.21 203 6 7쪽
71 71. 거대한 음모 (2) +2 21.07.20 196 5 9쪽
70 70. 거대한 음모 (1) +2 21.07.19 209 6 7쪽
69 69. 격동하는 정치판 (2) +2 21.07.18 212 6 8쪽
68 68. 격동하는 정치판 (1) +2 21.07.17 208 7 8쪽
67 67. 국방력 강화할 마지막 기회 +2 21.07.16 214 5 8쪽
66 66. 신병산(神屛山) 기지 (2) +2 21.07.15 217 5 10쪽
65 65. 신병산(神屛山) 기지 (1) +2 21.07.14 214 6 9쪽
64 64. 냉혹한 권력투쟁 (2) +2 21.07.13 222 5 8쪽
63 63. 냉혹한 권력투쟁 (1) +2 21.07.12 216 4 7쪽
62 62. 대책을 강구하라 (2) +2 21.07.11 214 5 7쪽
61 61. 대책을 강구하라 (1) +2 21.07.10 219 6 7쪽
60 60. 비상 회의 (2) +2 21.07.09 217 4 7쪽
59 59. 비상 회의 (1) +2 21.07.08 223 5 8쪽
58 58. 현실이 된 경고 (2) +2 21.07.07 228 5 7쪽
57 57. 현실이 된 경고 (1) +1 21.07.06 234 6 7쪽
56 56. 암투의 시작 (2) +2 21.07.05 234 5 8쪽
55 55. 암투의 시작 (1) +2 21.07.04 235 5 7쪽
54 54. 국정원 출근 첫날 +2 21.07.03 240 4 7쪽
53 53. 사카모토 료마(坂本龍馬)의 후예 +2 21.07.02 242 6 8쪽
52 52. 전쟁을 배우다 (2) +2 21.07.01 251 6 8쪽
51 51. 전쟁을 배우다 (1) 21.06.30 272 5 9쪽
» 50. 새로운 삶 (2) +2 21.06.29 273 6 8쪽
49 49. 새로운 삶 (1) +2 21.06.28 266 4 7쪽
48 48. 400년의 비밀 (2) +2 21.06.27 260 4 8쪽
47 47. 400년의 비밀 (1) +2 21.06.26 269 7 7쪽
46 46. 조여오는 위협 (2) +2 21.06.25 253 5 7쪽
45 45. 조여오는 위협 (1) +2 21.06.24 256 6 8쪽
44 44. 혼자 남다 (2) +2 21.06.23 247 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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