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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드리머 님의 서재입니다.

솔루스

웹소설 > 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판타지

꿈드리머
작품등록일 :
2020.08.07 14:20
최근연재일 :
2023.02.06 20:34
연재수 :
67 회
조회수 :
1,020
추천수 :
8
글자수 :
210,625

작성
21.12.10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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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7

DUMMY

"으그윽······."

머리에 난 혹을 어루만지면서.

라인은 구석진 곳을 바라보게 만든 소파에 앉아있었다.



불만스러운 표정이지만 그 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는 완전한 불평불만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칸막이.

벽을 이룰 정도의 풀 커텐이 경계를 나뉘고 있었고.

그 너머에서는.



"우와··· 진짜 말끔하게 잘려나갔네."

"아, 쫌··· 그만······ 간지러워···!"



귀를 통해서 들어오는 부끄러움이 존재했었다.



"오. 역시 공주님이라 그런지 피부가 완전 애기 피부네."

"끄으··· 자기도 완전 꼬맹이――"



짝! 하고 피부를 때리는 소리가 날카롭게나곤.

"――꺅!!"

"이제 됐다. 몸에 이상은 없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보지않아도 알 것 같은 대화를 얼굴을 붉힌 채 최대한 피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야."

"우왓?!"



집중의 방향성이 다른 와중에 갑자기 말이 걸려와서 놀랐다.

들려온 방향으로 보니 커튼에서 최소한 얼굴만을 빼낸 붉은 수녀, 인피가 있었다.



"옷 벗어라?"

"뭐?"

"옷 벗으라고. 네가 험하게 다룬 그 옷이라도 이용해서 '보강'을 하기로 했으니까. 대신 입을거면 아까 가져온 신품을 입고."

"아, 어, 응."



이해하고 옷을 벗으려니.

탕!!!

고무탄이 날라왔다.



"왜!!!"

"뭘 눈앞에서 벗고 앉았냐! 내 눈이라도 썩히고 싶은거냐?"



그 행동에 능글맞임이 있어 더더욱 얼굴을 붉혀진다.



"다 되면 가져와라. ······또 눈치없이 굴면――."

"아, 알았다고!"

"――그리고 얼굴 좀 식혀놓고. 내 머리카락보다 얼굴이 빨간 놈은 처음봤다 야."



다시 커튼 너머로 사라진 얼굴에 열이 받아 완전히 홍당무가 됐지만.

"후우우우우."

어떻게든 침착하게 마음을 유지시킨다.



아까 인피가 준비해준 여분 제복의 구성을 한 번 보고, 그에 맞춰 자신의 옷을 벗는다.

신품의 제복으로 갈아입은 다음 남겨진 자신의 옷을 손에 집고 있자니.



'이거 어떻게 줘야되지?'



다음으로 곤란하던 와중에.



촤악!!

하고 커튼이 열렸다.



헉! 하고 깜짝 놀란 라인에게.

"뭘 그렇게 놀라고 앉았는지."

한심하듯 혹은 재미를 반반으로 한 듯 싱글벙글의 붉은 수녀가 나왔다.



그 수녀를 벽으로 삼듯 옆에 빼꼼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아까 찢어진 검은 수도복을 입고 있는 이리스도 있었다.



라인은 계속해서 당하고 있다는 사실에 열불이 나긴 했지만, 재정비한 침착함으로 상황을 판단했다.



이리스가 입고 있던 수도복.

그리고 라인의 마나를 실험한답시고 찢어버린 그건 라인이 손댄 부분, 손상 부분이 핀같은 종류로 임시고정되어 있었다.



말그대로 최저한의 임시복구.



"내놔."

거기서 인피는 라인에게 대뜸 손을 내밀었다.



'보강'이란 걸 하기 위해서 벗어놨던 제복을 달라는 것이겠지.

침착함을 유지한 채, 하지만 상기된 얼굴을 완전히 달래진 못한 채.



라인은 아까까지만 해도 자기가 입고 있던 제복을 넘겼다.



"······하아."

물건을 다루는만큼 어딘가 불만족스러운 표정을 띈 인피였지만, 마음을 다잡고 이리스가 있는 쪽으로 향했다.



"이쪽은 내 전문이 아닌데다, 이 녀석이 험하게 다룬 걸로 '보강'하니까. 이것도 결국엔 임시방편이다."



어딘가 사뭇 진지한 말투.

거기에 무엇이 담겼는지는 둘 사이에만 알고 있다는 듯 이리스는 이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 동의를 얻고.

인피는 라인에게서 받은 옷을 다룬다.



'다룬다'의 의미는 여럿 있을 것이다.

재봉한다. 관리한다. 최고의 상태를 유지시킨다.



하지만 지금 여기에서 그 의미는.



기적『마법』을 의미하고 있음이 틀림없을 것이다.



빛이 퍼져나간다.

실과 그리고 그 뭉텅이와도 같은 온후한 빛.



모든 걸 평온히 감싸안을 것만 같은 그 빛을 붉은색의 테두리가 감싸고.

조절되고 조정되며.

다뤄진다.



붉은 마나가 길을 인도하듯.

그들은 담겨진다.



새로운 결과『기적』에.



주위의 빛이 사라지고.



"후. 됐다."

어느 기색도 내지 않으며 그녀는 자신이 해낸 성과를 확인한다.



핀으로 고정된 아슬아슬한 수도복에 다가와 조심스레 빼낸다.



아슬아슬한 상황에 살짝 흠칫하게 된 라인이지만, 거기엔 확신이 있었다.

저건 이미 괜찮다는.



조심스레 핀이 빠진 수도복이지만, 찢어진 결손부위는 언제 있었냐는듯 사라져있었다.



툭툭.

이제 남지 않는 손상부위, 어깨를 가볍게 넘기듯 치며 어깨에 손을 얹고.



"명심해. 결국엔 임시방편이라고."

"·········."



라인에게 안들리는 어떤 가벼운 말을 나눈다.



뭐라고 하는건지? 하고 있는 라인에게 차례가 찾아왔다.


하지만 그 차례는 당사자에게는 최악이었지만.



"그. 래. 서."



그건 무시무시하게 혹은 어마무시하고, '무섭다'를 여럿 표현할 수 있는 말을 한대 합쳐놓은 것처럼.



"새로운 수도복이 필요하겠지?"

"어?"



다가오는건 그런 말들의 총합체.

미소였다.



"그럼 해야할 일이 있겠지?"

"아, 아니··· 이건 내 탓이――"

"――그래도 필요하겠지?"



정말로――



"――진짜 마귀할멈이네."

"그래. 꼬맹이라고 부르는 것보다 그게 더 좋겠지."

"이 마귀할멈 꼬맹이!!!"



――탕!!!



그렇게 결국.

라인은 마지막으로 고무탄을 얻어맞고 쓰러졌다.



"뭘, 가벼운 심부름일 뿐이다."

화난건지 아니면······ 누구도 모를 음흉한 미소의 붉은 수녀는 총신이 긴 권총을 짊어진다.









불꽃과도 같다고 생각했다.

푸르르고 새하얀 눈동자에는 그들은 그렇게 보였다.



하지만 거기에 담기는 건.

"·········."

그 누구도 알 수 없을 뿐이지만.












결국엔.



첫날과 다름없는 날이 되어버렸다.

처음과도 완전히 달라진 게 하나도 달라진 게 없는 날.



"어머, 오늘도 또 왔구나?"

온후한 실내의 빛 뿐만 아니라 거기서 마중나와준 젊은 사모님조차도.



"아하하······."

어째서 이전과는 다른 곳에 배달을 왔을텐데 같은 사람이 마중나왔다는 사실은 이미 잊어버린 채 곤란한 미소를 짖고 있는건.

실내의 빛에 비춰지는 흰 색의 머리카락과 그에 반대되는 검은 제복이 눈에 띄는.

라인이었다.



배송처의 사모님은 그 어리숙해보이는 태도에 의심을 품지 않은 채 배달물을 받고.

"힘내렴♪"

관록이 느껴지는 온후한 미소와 응원으로 답해주고 있었다.



여기까지가 심부름의 끝.

하늘은 이미 완전히 검게 변해있었고 주위에는 여전히 인기척이라곤 있을리가 없었다.



하지만 다른 점이라곤.



"뭐해. 가자."



그 때와는 다른 차림의 이리스가 함께였다는 것 뿐이었다.



검은색일텐데도 새껌한 밤하늘의 아래에서 빛을 끌어모으는 신비한 수도복.

거기에 작은 몸집과 그에 어울리지 않는 분위기.



옆에서 나란히 걷는 중인 그녀를 보면 잡화점에서 그 괴짜 점주의 말이 떠오른다.

공주님 혹은 요정――



"왜."

"아, 아니."

"차암. 또 길이라도 잃을려고 그러나."



――자신이 부끄러운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얼굴을 붉히는 라인이었다.



마음을 가다듬기 위해 밤하늘을 바라본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완전히 어둡지 않는 도시의 신비한 밤하늘.

하지만 그 속에서 어제와는 다른 차이점이 떠오르게 된다.



잡화점을 나온 직후.

어제와 마찬가지로 혼자서 직진할려는 자신을 목덜미부터 붙잡아 끌고 간 검고 작은 수녀.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르지만 명확하게 존재하는 그 차이에.

라인은 미소가 지워지지 않았다.



"그럼."

문뜩 들어온 한 마디.

"여기까지네."



"어?"



지워지지 않는, 허나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말했많아. 하루 뿐이라고."

"하, 하지만······."

"됐어."



사뿐거리는 발걸음.

그건 어제와도 같았다.

어딘가 쓸쓸하면서도 실낱같은 희망이 담겨있을 법한.



그런 라인에게 검은 수녀는 쓴웃음을 지으며.

"괜찮아. 니네 수녀님한테 이야기 해놨으니까."

아무런 걱정도 없다시피 펼쳐지는 미소.

"폐쇠수도원이라는 이야기는 없어졌고 더 좋은 곳으로 안내받았으니까."



"·········"

별 다른 이야기는 할 수 없었다.

그렇다. 결국엔 자신의 억지를 통해서 여기까지 온 거니까.



하지만.



어제와 지금.

결국에는 같다고 생각한다.



억지와 어리광으로 이어진 인연이지만.

믿고 싶고 믿으니까.



이리스라면. 이 작지만 똑부러지고 자신의 목덜미조차 잡을 수 있을 아이라면.

괜찮을거라고.



'게다가 사감님이 붙어 계신다면야.'



결국은 이어진거다.

자신의 믿음과 믿음이.



웃자.

미소로 이 아이를 보내주는게 자신의 할 일이라고.



은은하게 감도는 은빛의 밤하늘.

호화롭게 감도는 도시의 빛과 그들의 조화는 두 아이를 축복하듯 이 세상에 자리잡고 있었다.



하늘의 붉은 길-로아와 푸른 길-루아가 제시한 듯.






그 때였다.



"아참."


라인은 중요한 이야기 하나가 떠올랐다.



"그러고보니 그 녀석이 말했던게 있었는데."



문득 떠오른 오늘의 한 일.

축복과 이별의 길에서 더더욱 떠울린.

오늘 밝은 아침에도 안개와 그림자가 끼었던 그 공원의.

그 때를 떠올리면서 한 단 한마디.



"음? 그 녀석?"

"어, 그···."


그 때의 들은 말을 라인은 읊은다.



"후임이 정해졌다고."



한순간.



공기가 싸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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