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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드리머 님의 서재입니다.

솔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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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드리머
작품등록일 :
2020.08.07 14:20
최근연재일 :
2023.02.06 20:34
연재수 :
67 회
조회수 :
984
추천수 :
8
글자수 :
210,625

작성
20.10.23 19:32
조회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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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2

DUMMY

에데아가 저문 바깥에 어둠이 몰려오고 있었다.


도시의 빛은 강하여 한밤의 어둠도 몰아붙였지만, 산기슭은 그 기세가 약하여 시꺼먼 정도는 아니지만 어둡다고는 할 수 있었다.


완전히 어둡지 않은, 도시의 빛이 약하기 때문에 이데아의 빛을 받아 은은하게 빛나는 장소.


라인이 살게 되는 기숙사는 그런 장소였다.


그리고 그런 장소의 안.


이제 한동안 지내게 될 방 안에는, 그런 바깥의 자연현상을 무시하듯 천장의 전등은 방 안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라인은 도시는 처음이야?"


"처음은 아니지만, 이렇게 살게된 건 처음이야."


정해지지 않았는데도 자연스럽게 정해진 자신들의 자리에 앉아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라인과―.


"아하, 그렇구나. 도시는 처음이 아니구나? 나는 처음이라. 부족한 게 있으면 라인이 좀 알려줘."


"아니, 나도 그렇게 잘 아는 건 아니라. 어른들을 따라간 정도라서 자세히는 몰라."


―그렇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건 에메랄드과도 같은 색의 머리카락과 눈동자가 눈에 띄는 소년, 테오였다. 전등의 빛을 흡수하지 않고 반사하는 그 색은 침착하고 온후하며 어떻게보면 수수해보일 수 있는 그의 인상을 조금 화려하게 바꾸고 있었다.


그런 테오는 곰곰이 생각에 빠져선 뭔갈 중얼거리고 있었다.


라인의 눈에 그 모습은 어떤 소꿉친구를 떠올리게 되어서 살포시 웃음이 따라왔다.


···어째서인지 그 모습은 싫지 않았다. 오히려 예전에 비해 박식해져 어른스러워진 케스의 모습이 떠올라서 일까.


아니면······.


테오와 마찬가지로 어떤 생각에 빠지던 와중.


"흠··· 그러면 모르는 장소는 탐색을··· 어라? 라인. 많이 졸린가보네?"


그런 지적을 받았다.


중얼거리던 말까지 쏟아버리면서 걸려온 지적.


그 지적에 라인은 자신의 눈이 반쯤 감겨있다는 걸 깨닫는다.


"아···."


"옷도 그렇고, 짐도 없는 것도 그렇고, 무슨 일이 있었던 모양인데 피곤하면 난 신경쓰지 말고 먼저 잠에 들도록 해."


뭐라 말하고 싶었지만, 대꾸할 힘도 감겨져가는 눈꺼풀도 들어올릴 힘도 나질 않았다.


"아, 미안. 먼저 '쉬'도록 할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지만, 스르륵 내려가는 몸을 막을 힘이 없었다.


"응――."


라인은 일어나 아직 자리도 정하지 않은 침대로 찾아갔다.


푹하고 포근한 침대에 몸을 맡기면서.


"――잘 자. 라인."


테오의 말을 어렴풋이 들으며 눈이 감겼다.


'······뭐···.'


푹신한 침대에 잠겨가며.


'잠을 잘 수 있다면 말이지.'


어렴풋한 그건 대답일지도 모른다.


허나, 그 이상으로 의미심장한 걸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어렴풋함을.


내려다보는 눈빛이 있었다.


방 안일수도 있고, 기숙사의 밖일수도 있고, 도심에서 일 수도, 어쩌면 도시 밖일 수도 있는.


매한가지 의미심장한.


하늘색의 빛을 띈 눈빛.


당연히 알 바가 없는 라인을 놔두고.


날은 바뀌어갔다.












날이 밝아 자연스럽게 라인은 일어났다.


단련과 수련 생활과 더불어 산 덕분인지 무리를 한 다음 난 아침의 찌부둥함은 더 이상 라인에겐 없었다.


가볍게 몸을 풀면서 자신의 왼손을 체크한다.


부러진 흔적 하나없이 완벽히 나아진 손. 다친 곳을 무의식적으로 치료하는 버릇이 작용한 덕분이리라.


모든 건 수련 덕분이리라.


항상 그렇게 생각하며 라인은 방을 나와 밑의 층으로 내려갔다.


"응?"


계단을 내려가자니 맛있는 냄새가 어디선가 솔솔 풍겨져 왔다.


냄새가 풍겨오는 방향, 몸을 돌려 그쪽을 향했다.


2층으로 가는 계단은 현관문 바로 앞에 있었기에 계단모퉁이를 돌아 안쪽을 향하게 되었다.


짧은 복도를 지나, 방의 너머너머, 그 향긋한 냄새가 풍겨오는 방에 도착했다.


"안녕, 라인."


"어서와요. 라인. 아침 식사는 제가 준비해뒀으니 얼른 드세요."


식탁을 중심으로 펼쳐진 거실. 그리고 그 식탁에 앉아 밥을 먹고 있는 테오와 자애스 사감님이었다.


"아, 음. 좋은 아침."


그 모습과 고향에서의 어떤 모습이 겹쳐보여서인지 라인은 잠시 쭈뼛거렸다가 식탁에 합석했다.


아침식사는 흰쌀밥에 야채 가득 된장국, 그리고 영양을 맞춘 것이 보이는 반찬들이 가득했다.


라인도 잘먹겠습니다 를 말하고 자리에 앉아 젓가락을 들었다.


"·········."


라인은 밥을 입에 옮기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한 손으로 작은 수첩을 다른 한 손으로 아침을 입으로 옮기고 있는 테오, 수녀복에 앞치마라는 생소한 조합의 복장으로 정갈하게 아침을 드시는 자애스 사감님.


보통 식사는 숟가락을 기본으로 한다고 생각한 라인에게 있어서 식탁의 모두가 능숙하게 젓가락을 다루는 모습은 라인에게 신기한 광경이었다.


그런 신기하고도 새로운 감각을 느끼면서 라인은 젓가락에 집중한다.


"아참. 라인."


그러던 중 수녀복에 앞치마라는 특이한 조합이 어째서인지 어울리는 자애스 사감님이 말을 걸어왔다.


"짐은 잃어버리신거였죠?"


"아, 음, 아하하··· 네."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어영부영하게 대답해버린 라인.


"그렇다면······."


당연히 그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자애스 사감님은 앞치마 안쪽 수녀복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무엇을 꺼내들었다.


"이걸로 필요한 걸 사도록 하세요."


그건 지갑이었다.


도시로 올 때, 정말로 중요한 건 따로 배송해놨다. 짐은 정말 중요한 것이 아닌, 개인물품 내에서 그렇게 크게 중요하지 않는 옷가지 같은 것들이었다.


라인은 중요한 지갑을 받아들이며.


"네, 감사합니다."


"생필품을 사실거라면 제가 추천하는 잡화점에 한 번 가보세요. 친구가 운영하는 곳이라 연락 넣어드릴게요. 거기가 어디냐면······"


어디인지 자세히 설명해주는 사감님.


하지만 정작 라인은 불안감만 떠오르고 있었다.


'······잘 찾아갈 수 있을까?'


쥐고 있던 젓가락에 힘이 풀릴듯 말듯하는 그 때, 옆에서 테오가 사이에 들어왔다.


"아, 그럼 나도 같이 가자. 주변 지리도 외울 겸 나도 필요한 게 있을지도 모르니까."


"어머. 그게 좋겠네요. 룸메이트끼리 침목도 다질 겸."


손뼉을 한 번 마주치며 미소짓는 사감님.


테오와 함께라면··· 라인의 걱정이 화색으로 바뀌는 순간.


"이번엔 제 시간에 도착할 수 있겠네요."


수녀님 특유의 순수백미 미소에 푹 주저내렸다.


"응? 뭔 소리야?"


사정을 모르는 테오는 그 사이에서 물음표를 띄우고 있었다.


"아하하······."


그에 라인은 어떻게든 얼버부리듯 웃어 넘겨보았다.


아침도 거의 다 먹어가는 와중이다. 더 이상 이곳에 계속있다면 더 타격을 받을테니······.


"아참."


다 먹고 남은 식기를 부엌에 옮기려 일어난 순간.


"라인. 그런 꼴로 밖에 나가진 말아주세요."


뜨끔. 하고 자신의 옷차림이 어제 그대로인, 여기저기 풀어 헤쳐진 버릇 안 좋은 차림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네."


잘먹었습니다, 라고 테오가 식기를 정리하는 가운데, 라인의 마음 속 고개는 우뚝 떨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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