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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드리머 님의 서재입니다.

솔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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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드리머
작품등록일 :
2020.08.07 14:20
최근연재일 :
2023.02.06 20:34
연재수 :
67 회
조회수 :
955
추천수 :
8
글자수 :
210,625

작성
20.11.1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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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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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쪽

2

DUMMY

피할 길 따위, 바꿀 방향따위는 없었다.


날카로운 창 혹은 송곳을 연상키는 돌무더기들이 모든 방향, 모든 위치에서 날아들어오고 있었다.


하지만 라인은 멈추지 않는다.


'《확장》.'


속으로 되뇐 말을 기점으로.


라인의 눈에 들어오는 감각이, 시간이 느려져간다.


감각확장의 마법. 간단하지만 효율이 좋지않으며 바뀌어진 감각에 적응하지 못하면 유효하지도 못하는, 장점보다 단점이 많은 마법.


그 마법을 수 십의 마법으로 겹겹히 쌓아 효율을 매꾸고 수련을 통해 적응해낸.


말 그대로.


라인만의 《확장》마법.


느려져가는 시간 속에 들어오는 전방위의 감각은 모든 석창의 위치와 더불어 노리는 방향, 그리고 그 난관을 넘어설 수단을.


라인은 사고해낸다.


'―에서 《강화》.'


《확장》에 분할된 마법을 서서히 《강화》로 옮긴다.


이어지는 말을 기점으로 들어오는 감각은 이완되며, 그에 상응하게 전신의 힘이 넘쳐흐른다.


그리고 넘쳐흐르는 힘의 중심.


나무의 목이 감싼 주먹을 굳게 움켜쥐며 자세를 잡는다.


퉁! 오른주먹과 정면의 석창이 격돌한다.


일반적으로 주먹따위는 간단히 찢어내고 라인을 꿰뚫을 정도로 날카로울 석창. 하지만 완전히 이완되지 않는 감각은 정확하게 라인은 원하던 퍼포먼스를 이뤄낼 수 있게 만들어준다.


단단한 나무목이 감싼 주먹은 대열의 바로 앞에 존재하는 석창의 날카로운 정면이 아닌 측면을 때리고.


첫 줄에서 흐트러진 석창은 다른 대열과 부딪히며, 마치 연쇄작용처럼 전방의 석창들은 모두 흩어져 버린다.


《확장》을 통해 사고해낸 돌파구. 그리고 그걸 수행할 수 있게 분할 수행된 《강화》.


이것이 바로 라인의 마법이다.


마나를 흘리면 극심한 고통과 상처를 입는다. 그렇기에 화려하고 강력하며 효율적인 유효마법은 쓸 수 없다.


그렇기에 비효율적인 강화마법을 수없이 병렬수행. 이를 위한 적응 수련과 몸의 단련.


뱁새가 황새를 추월하기 위한 피나는 노력.


그 결실로 라인은 길을 뚫어낸다.


정면의 길은 열어냈다.


하지만 격돌의 충격 때문에 전진은 더디지고. 그 순간을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후방과 위쪽에서 석창이 쏟아진다.


그에 대헤, 라인은 충격에 저항하지 않고 그대로 뒤로 뛴다. 몸을 완전히 회전시켜 뒤에서 몰려오던 석창을 짓밟아 전방의 것들처럼 흐트리며.


크게 뛴다.


날아든 석창을 밟아 추진력을 얻은 도약. 그 추진력에 힘입어 그대로 앞의, 위쪽에서 쏟아지고 있는 석창들을 발차기로 쳐낸다.


피할 수 없을 공격들을 모두 쳐내는 곡예와도 같은 기행. 거기엔 수많은 공정과 말도 안될 정도의 집중력을 통해 이뤄낸 업적.


허나 업적이라 부르기 충분한 거기에 라인은 멈추지 않는다.


그대로.


공중에 날아온 상태 그대로.


시리우스를 향해 짓쳐들어갔다.


"대단하군. '수중'의 물방울과 '석공'의 창을 넘어올 줄이야."


당황조차 없이 시리우스.


"하지만 그것 뿐이다."


그는 품안에서 초콜렛을 꺼내 입에 털어넣는다.


라인의 주먹이 닿기 직전.


시리우스의 검은 바탕에서 암석과도 같이 쏟아오른 갈색이 사라지고, 거세게 불어오는 바람과도 같은 회색이 몰아쳤다.


순간.


"크윽!!"


강력한 풍압이 날아들어오는 라인을 그대로 날려버린다.


"너는 최선을 다했다. 모든 불리한 조건에서 너는 내가 가진 두가지 수를 넘어선 것이다."


하지만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허나 여기까지다."


거세게 몰아치는 회색에 고열의 불꽃과도 같은 붉은색이 덧씌워진다.


"길을 비키도록."


라인을 밀어친 풍압을 따라.


주위의 펼쳐진 불길이 순식간에 모여들어.


모든 걸 불태울 것만 같은 불길이 솟구친다.










"꺄――!!!"


이번에야말로 빵모자의 소녀, 쉘브 이리스는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지금껏 보지도 못한 화력의 불길이 이 좁은 골목에서 솟아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아마 그 안에서.


자신의 연약함을 상징하는 소년이 고통받고 있을 모습을 상상하면··· 비명을 지르지 않을수가 없었다.


'내 탓이야··· 내가 기대버려서, 내 연약함을 떠넘겨버려서···!'


참고있던 눈물이 떨어져 나왔다.


절대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건 자신만의 사정이다. 이건 어떻게보면 이기적인 어리광일 수도 있다.


절대로 눈앞의 그가 험한 꼴을 당해선 안되는 이유였다.


'내가··· 내가···.'


깊은 늪에 빠진다.


소중한 약속을 더럽힌.


절망과 실의라는 이름의 늪에.


점점.


눈앞이 검게 물들어간다.



·····················


············


······


···



그 때였다.






―파악!!


좁은 길목 전체의 강한 열기를 뿌리고 있던 불길의 소용돌이가.


찢겨져나가 퍼져나가 버린다.


그리고 그 안에서.


쉘브 이리스는 검게 물들어가는 시야 속에서 눈에 띄는 그것을 발견한다.


탈색에 가까워 잡스러움이 섞인 흰회색.


그럼에도 절망과 실의 속에서 빛을 지닌, 눈에 밝히는 그 존재.


자신의 연약함, 소년은 그 강렬한 불길을 가르고 서 있었다.


"···어째서."


'그렇게 계속 서 있을 수 있는걸까.'


속으로 담은 마음.


저건 분명 나약함이다. 각오를 부정하는 실수였다.


그런데도 각오의 앞에서 막아설 수 있다.


참고 있었던, 지웠던 눈물의 이슬이 맺힌다.


그 소년의 모습에 쉘브 이리스는 무언가 느껴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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