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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드리머 님의 서재입니다.

솔루스

웹소설 > 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판타지

꿈드리머
작품등록일 :
2020.08.07 14:20
최근연재일 :
2023.02.06 20:34
연재수 :
67 회
조회수 :
967
추천수 :
8
글자수 :
210,625

작성
21.10.17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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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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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6쪽

4

DUMMY

그렇게 라인은 정처없이 해매고 있었다.


초봄에 이미 해도 져가고 있어 하늘의 저멀리서 보라빛의 하늘이 드리우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앞뒤가 어디가 어딘지 모를 곳에 라인은 서있었다.


"대체 어디야······."

눈물을 머금고 지도에 몸을 맡기다시피 걷는 라인. 밤이 되면서 켜지기 시작하는 도시의 아름다운 일루미네이션이 그 모습을 더더욱 쳐절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 분위기가 싫어서일까, 아니면 정말로 정신이 나가서일까.

라인의 몸은 점점 어둡고 사람이 멀어지는 장소를 향했다.


고가도로의 옆길. 보이는 건 어둑한 길과 살풍경스러운 풍경 뿐이었다.


"······여긴 당연히 아니겠지?"

터덜터덜. 주위를 둘러보는 시선엔 확실함같은 건 코빼기도 안 보였다.

도시의 배경이 만드는 어둠에 녹아내리듯 라인은 빨려들어갈려한다.


그 때였다.


"너, 여기서 뭐하는 거야?"

이제는 익숙한 감이 있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라인은 이제 놀랄 기력도 없다는듯이 고개만 삐걱삐걱 돌려 그쪽을 바라본다.


거기엔 기력없는 이쪽을 한심하다시피 바라보고 있는 빵모자의 소녀.

이리스가 있었다.


"·········너."

"너 대체 어떻게 이곳에 들어오는 거야? 이젠 들어오고 싶지 않아도 들어오는 느낌까지 드는데."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없는 불평불만의 감상을 보이는 이리스.

하지만 그런 언질보다―.


―덥썩하고 라인은 느닷없이 가녀린 소녀의 어깨를 붙잡는다.


"뭐, 뭐야?!!"

놀라 당황해하는 소녀틱한 반응을 띄우는 그녀에게 찾아오는건.


"도와줘어어!!"

"······우웩."


그런 소리가 나올 정도로, 한심하기 그지없이 울상을 짓는 못난 얼굴의 라인이었다.











그리고 도착한 곳은 어느 가정집의 앞.


"어머, 인피 씨가 보내주신 배달물이니?"

현관문에서 맞이해주는 사람은 어느 때나 평범하기 그지없는 주부였다.


"그런데 그런 것치고는 꽤나 늦은 시간에 도착했네. 무슨 일 있었던거니?"


그에 대해.


"아, 아하하~."

어색한 웃음으로 무마시키고 있는 라인이 있었다.


이제 완전히 검어진 하늘과 따뜻해 보이는 가정집의 빛 줄기를 받으며. 수상한 잡화점에서 받은 수상해보이는 큐브를 건내주는 걸로. 라인의 간단한(고단한) 임무(배달)는 끝이 났다.


어찌저찌 인사를 나누며 라인은 물러나고.


"이제 끝났어?"

어느새 옆에 나온 이리스가 뒷짐을 서선 몸을 낮춰 라인의 얼굴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몸집이 작기 때문에 괜스레 귀여워 보이는 포즈를 취할 필요는 없을텐데··· 아마도 아까 전 라인의 표정은 그런 걸 신경 쓰지 못할 정도로 한심했었나보다.


"고마워. 덕분에 오늘 안에 도착할 수 있었어."

"···오늘 안이라니 너무 호들갑아니야?"


그렇게 말하면서도 그럴 수도 있겠구나, 라고 곱씹는 이리스. 실례라고 못마땅하는 라인은 늦은 밤이기에 얼른 걸음을 옮길려고 한다.


"잠깐."


그 때였다.


가녀린 말과 작은 손이 라인의 소매를 붙잡는다.


"잠시 이야기하지 않을래?"

그리고 그녀가 가리키는 곳은 늦은 시간 한적해진 어느 카페였다.










라인은 쭈뼛거리며 자리에 앉고 있었다.

고풍스러운 카페는 눈을 어디다 두든 익숙하지 않는 고급스러움에 노출되어 라인의 눈빛을 흔들고 있었다.


"주문이 결정되시면 불러주세요."

또한 메뉴를 가져다준 점원의 예의바름도 그 쭈뼛거림을 한걸음 앞당겼다.


"나 돈 없는데···."

"괜찮아. 도움받았으니 내가 쏠게."


뭔가 처음부터 끝까지 폼이 나질 않는 라인이었다.


"저는 아이스티로 주세요."

"으음··· 나도 같은 걸로."


그에 반해 야무지게 주문하는 이리스에 라인은 잔말없이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알겠습니다, 라고 예의바르게 물러서는 점원의 모습을 신기하게 바라보고 다시 정면의 이리스를 바라봤다.


"그래서 이야기라니 무슨 이야기야?"


실내인데도 여진히 몸을 꽁꽁 싸맨듯한 옷차림에 큰 빵모자조차 벗지 않는 모습. 고풍격스러운 가게에서 눈에 띈다고 생각하지만, 늦은 시간에 보이는건 자신과 그녀, 그리고 점원 뿐이다.


"이젠 너도 관련이 되버렸으니까. 이야기해줘야겠다고 생각했어."

태연하게 대답해놓고 다른 곳에 시선을 두는 그녀의 모습은 어딘가 초연해보였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어느샌가 점원이 다가와 주문한 아이스티를 예의 바르게 차려주곤 자리를 뜬다.


뭐가 뭔지몰라 들이켜마시는 라인과 달리, 이리스는 시원스럽게 준비된 아이스티를 빨대로 천천히 휘저으면서 여유롭게 다룬다.


"그래서 무슨 이야기――이거 맛있네."

사정을 묻는 말과 처음 맛보는 도시의 맛에 대한 감상. 라인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은 어느 것도 앞선 것이 없었다.


그 모습에 이리스는 쓴웃음을 지으며 응시할 수 있었다.


"이것저것이야. 어째서 쫓기고 있는건지, 왜 그렇게 된건지, 이렇게까지 하고 있는 이유라든지."

초연했던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이다.


진지하고.

또 어딘가 슬픈.


"······난――."


아무도 없는 가게 속에 그 앳된 목소리는 크게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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