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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드리머 님의 서재입니다.

솔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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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드리머
작품등록일 :
2020.08.07 14:20
최근연재일 :
2023.02.06 20:34
연재수 :
67 회
조회수 :
965
추천수 :
8
글자수 :
210,625

작성
20.09.08 13:28
조회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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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4

DUMMY

"·········뭐···?"


어이없어하는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주위를 겉도는 붉은 광택을 잠재우기 충분할 정도로.


분명 쐈을 현재 최대전력의 힘. 이성을 놓고 쐈기에 적당도 정확도 없는 마법이다. 그렇기에 파괴력만은 극한까지 올린 마법일텐데···.


"어떻게···."


적어도 이 골목길을 이루고 있는 건물들의 외벽과 부속물들은 싸그리 날려버리고 충분할 정도의 마법이···.


완전히 사라지고 없어져버렸다.


힘의 상쇄도 아니었다. 마치 원래부터 그런 건 없었다고 하는 것처럼 사라져 버린거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건.


색이 바랜 것 같은 백발의 소년이었다.


왼손을 활짝 펼쳐 내민 그 모습. 분명 무슨 특별한 걸 준비하고 이뤘음이 틀림없다.


하지만 그렇다하더라도.


"내 마법을 어떻게 지운거야?"


흔적도 없이 완전히 사라지는 건 어디에서 들어보지도 못했다.


불온한 마음이 퍼진다.


'그럴리가 없어, 난······.'


설마 저기 서있는 소년이 자신을 압도할 정도의 존재일지도 모른다고.


마음 속이 식어간다. 붉었던 감정은 시퍼렇게 물들기 시작할려한다.


'···설마.'


생각한다.


불온하고도 비참하면서 두려운. 어떤 과거로부터 기어올라오는 두려운 기억이――.


그리고 눈앞의 소년, 라인이 움직이는 그 때.


항상 기운 찬 태도를 유지해오던 그녀가 온 긴장이 날카롭게 세워진다.


어떤 과거의 기억이 시퍼러진 마음을 부추기기 시작―.


―하기 전에 소년은 뒤로 그대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뭐···."


한껏 긴장했던 마음이 다른 의미로, 어떻게 보면 또다시.


"뭐야 대체!!!"


폭발해버렸다.








"하아, 하아, 하아···!"


라인은 달리고 있었다.


이젠 다른 걸 엎어지고 있는 오른손에서 산산조각 난 짐의 감촉이 서서히 잃어가고 있었다.


"크윽···!"


그러면서도 뒤에서 느껴진 서늘한 낌새에 몸을 튼다.


쉬이익!!!


날카로운 바람이 쇳소리를 내면서 몸을 틀어생긴 빈 공간을 스쳐지나간다. 만약 몸을 조금이라도 틀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 지······. 식음땀이 등을 타고 흘러내려간다.


'어떻게 이쪽 위치를 다 아는거지!?'


살짝 꺽인 몸 상태에서도 생각을 멈추지 않았다.


지금까지 이 복잡한 골목길을 헤집듯이 달려나가고 있었다. 방향을 트는 것은 물론이고, 빌딩의 부속물까지 밟고 올라간 적도 있었다.


어디를 가고 있는지 자신도 모르는 상황. 그럼에도 저쪽은 정확히 이쪽의 위치를 알고 있다시피······.


"거기 서!"


뒤에서 들려온 호통에 다시 몸을 젖힌다. 젖힌 몸을 다시 억지로 반대 방향으로 젖히는 기행을 이루면서, 그리고 원래부터 그랬다는 것처럼.


끼이익!!


또다시 몸을 젖혀 생긴 빈 공간에 둔중한 파열음이 터져나간다.


"으윽!"


날카로운 바람과는 다른, 폭탄처럼 터진 그것에 라인은 옆으로 떨어져나간다. 몸을 낮춰 억지로 균형을 붙잡아 넘어진 않았으나 지면을 쓸다시피 밀려나갔다.


"이제 말할 생각이 들었나?"


날카로우면서도 어딘가 화를 참는 듯 숨을 몰아쉬는 당찬 여자아이의 목소리.


그 목소리가 들려오는 위치가 높은 것은 몸을 낮춰서가 아니다. 교복의 여자아이는 지면이 아닌 공중 위에 똑바로 서 있었기 때문이다.


공중부양, 혹은 비행. 어울리는 말은 많았으나 그걸 보고 가장 먼저 떠올린 생각은.


'바람이라도 타는건가, 저건?!'


시골에서는 언제나 그리고 잔뜩 느꼈던 바람.


어쩔 땐 선풍, 어쩔 땐 돌풍, 어쩔 땐 폭풍. 단순한 공기의 흐름이라고 할 수 있으면서도 피부로 느끼고 눈으로 본 자연의 일부.


그런 종류의 바람이 저 아이의 발치에서 소용돌이 치고 있었다.


"후우. 이제 말해줘야겠어. 아까 대체 뭘 한건지."


숨이 찰리가 없을텐데도 어딘가 숨이 차 보이는 교복의 아이를 곤란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곤란하게······.


"어딜 보는거야?"


"우그부웩?!"


바라보던 중에 얼굴을 얻어맞았다.


"그렇게 저 여자아이의 스커트가 그렇게 신경쓰여? 사춘기 남자아이의 호기심이라는건가?"


"···아니······."


이젠 완전히 짐의 감촉을 잃어버린 오른손. 그 오른손이 들어엎치고 있는건 빵빵한 모자를 깊게 눌러쓴 빵모자의 아이였다. 뒤로 도망치면서 놔두면 안 좋을거라 생각해 들고왔는데··· 저항 하나없이 얌전했던 얘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안면을 때린 것이다.


'이 각도에서 안쪽이 안 보이는게 궁금했을 뿐이었는―.'


공중에 떠있는 그녀와 중심을 낮추기 위해 몸을 낮춘 자신. 그 높이 차이에서 스커트를 입고 있는 그녀에게서 당연히 보여야할 것 대신에 검은 그림자밖에 보이지 않았다.


"저건 교복에 달려있는 기능 중 하나야. 부끄럼타는 얘들을 위한 기능이지. ······요즘엔 저런 기능 항상 쓰고 있진 않을텐데."


"그, 그건 됐고!"


"얼버부렸네. 변태."


가슴을 콕콕 찌르는 말은 일단 저쪽에 버리도록 하자.


"그래서 어떻게 할거야. 너 때문에 저쪽은 엄청 화난 것 같은데."


"당연히 도망쳐야지."


"야······."


당연한 소릴. 지금까지 뭘 한 거라고 생각하는 걸까 이 아이는.


"착각하지마. 난 혼자였어도 괜찮았어."


"그럼 왜 나한테 잡혀있는거야."


"그건······ 어떻게 되든 괜찮으니 네가 어떻게 하는지 볼려는거야."


"그게 뭔······."


"그보다도."


이쪽도 갑자기 말을 돌리는건가 생각하는 순간.


"앞을 보지 않아도 괜찮을려나?"


그게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다.


눈앞. 아까 전보다 거대한 바람을 휘두르고 이쪽을 내려다 노려보는 눈빛이 있다는 걸.


"눈앞에 상대를 두고―."


앗차, 하는 순간.


"―뭘 지들끼리 속삭이는거야!!!"


펑! 하고 바람의 폭탄이 터쳐나왔다.











"어떻게 할거냐고! 너땜에 더 화난 것 같은데?!"


"···아까 전부터 뭐만 하면 내탓을 하는데. 대부부은 너 때문인거 같은데."


"그. 니. 까! 니들끼리 뭘 속닥거리는거야!!"


달리는 라인. 그에 엎어들린 빵모자 아이. 그리고 그들을 쫓아 날아드는 교복의 소녀. 이젠 지겨워질 듯한 추격전이 계속되고 있었다.


"나 없이도 괜찮다며! 뭐라도 알려주기라도 해주라고!!"


"······하는 수 없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뱉더니.


빵모자의 아이는 들쳐엎힌 자세에서 솜씨 좋게 일어나 라인의 어깨에 걸터앉는다.


"야······!"


"그대로 저 모퉁이를 돌아."


"뭘 어쩔려――."


"잔말말고."


일축된 말을 줍어담기도 전에.


"아, 진짜! 어떻게 되든 난 몰라!!"


말보단 행동이라고. 말한 그대로 따르기로 했다.


골목길에 한가득한 길모퉁이 중 하나로 돌아들어갔다.


그 순간.


어깨에 걸터앉은 빵모자가 뛰어나가버렸다.


'아.'


한순간 라인은 생각했다.


'이젠 될대로 되라지······!'


오늘은 안될 날이라고.











교복의 소녀는 당황하고 있었다.


바람을 발밑에 두르고 날던 그녀가 지면에 내려와 여기저기 살피는 모습에서 그걸 느낄 수 있었다.


"대체 어딜간거야!?"


반응이 완전히 사라졌다. 공기의 흐름을 통해, 바람의 움직임을 통해 반경 수 킬로미터는 모두 파악할 수 있을텐데.


"으으으!!!"


부들부들 몸부림치는 그녀는 마지막으로 보았던 장면을 떠올린다.


골목길 모퉁이를 돌면서 사라지는 '그 녀석'의 마지막 대사.





『너도! 사정이 있겠지만 조절이란 걸 해. 말괄량이 화 많은 바람쟁이!!』





다시 그걸 떠올렸을 쯤에는.


"누가 바람쟁이라는거야아아아아아아!!!!"


그 날, 화창한 도시의 날씨에 있을 수 없을 거센 바람이 불어지나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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