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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드리머 님의 서재입니다.

솔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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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드리머
작품등록일 :
2020.08.07 14:20
최근연재일 :
2023.02.06 20:34
연재수 :
67 회
조회수 :
966
추천수 :
8
글자수 :
210,625

작성
20.11.18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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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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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5

DUMMY

"설마 네가 이렇게까지 할 줄이야."


그 모든 걸 보고 있던 시리우스.


의도적으로 검게 만들었던 전신의 바탕도 이제는 완전히 하얗게 변하였고 지면을 살짝 공중에 뜬 그 모습. 사람의 모습과 동떨어지는 그 모슨은 마치 자신의 존재가 전능한 다른 존재라고 말하는듯했다.


"네 존재의 의의인 '이계를 보는 눈'을, 그것도 교회를 등지면서까지 가져온 그것을 이용해 타인에게 양도하다니."


주위를, 공간자체를 비틀어 부술 정도로 강대한 힘을 두루기에 소란스러운 지금, 그 목소리가 들릴 지 모르지만.


시리우스는 보지않아도 알 수 있었다.


무슨 말을 하든 상관하지 않을거란 표정을 짓는 이리스의 표정이.


"하지만 상관없겠지."


그 말에 4개의 백색의 띄가 한 번 크게 요동치듯 넓어진다.


"정령들이 얌전해질 때까지. 내 마나가 떨어질 때까지."


주위의 건물을 갈아먹고, 하늘조차 갈아먹는 힘이 사나운 폭음을 일으킨다.


"짓밟으면 되겠지."


닿기만해도 위험한, 치명적이고 압도적인 힘이다.


싫증나지만 자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힘.


저들에게 승산이란 절대없다.


그 때였다.


시리우스의 방심을 일으킨 일이 벌어진 것은.


'···뭐지.'


압도적인 힘 앞에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


저쪽에서 돌진해오는 일이.


'자포자기인가. 아니면······.'


노림수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빠르게 들어오는 라인은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


"허나 거기까지겠지."


아무렇게 뻗은 손. 그 아무런 행동에 어마무시한 힘이 뒤따른다.


이 공간 자체를 찢어내는, 이제는 거대해진 백색의 띄가 달려오는 라인에게 내려쳐진다.


"흡!"


그 힘에 짓눌리지 않고 라인은 전력으로 뛰어오른다. 몸을 강화시켜 거대한 띄를 넘어설 수 있을 정도로 뛴 라인.


그러나 그런 라인을 기다리는건.


도망칠 구석따위 주지 않겠다는 듯 나머지 3장의 백색의 띄가 겹치어 들어오고 있었다.


공기조차, 공가조차 그 경계면에 닿으면 울부짖으며 찢겨나가는, 위험한 울음소리를 내뱉는.


막다른 길.


어쩌면 끝장이라고 말하고 있는 막다른 길.


허나 주저앉지 않는다.


오직.


왼손의 주먹을 내지를 뿐.









하는 일은 간단했다.


항상 아슬아슬 한계까지 조절하고 있는 마나를, 마법을 손에 놓는 느낌으로 풀어낼 뿐.


하지만 그것만으로,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이 간단히 할 수 있는 그 단순한 일만으로.


라인의 주먹 쥔 왼손은 부서져나갔다.


살과 근육은 찢어지고 관절을 있는대로 꺾이고 뼈가 부러진다.


비명을 지를만한 일.


하지만 그에 대한 반응은 무덤덤했다.


고통에 익숙해지지 말라. 그런 충고를 들었고 그게 무슨 의미인지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으하아아아아아!!!!!!"


해야할 때가 있는거다.


부서져가는 왼손과 동일하게.


길을 막고 있던 백색의 띄들은 부서져나갔다.


"···?!"


이제는 백색의 정령술사, 전능해보이는 시리우스가 그 순간만큼은 크게 동요했다.


이제까지 있을 수 없는 변수. 자신의 전력이 한순간에 무너져내려가고 있었다.


'대체? 완전한 소거? 있을 수 없다. 저건 4대 정령과 내, 총 5개의 원천을 그대로―.'


자신의 사고능력을 전부 사용하여 담고 있는 지식을 모두 들쳐내어보지만.


시간이 없었다.


백색의 원천, 띄의 잔해를 너머서서.


바로 눈앞까지.


기사라 불렀던 소년이 다다르고 있었다.


"―크윽!"


부서져나간 백색의 띄의 후광 때문인지, 어쩌면 어떤 작용 때문인지.


어딘가 하얗게 일렁이며 재빠르게 달려오는 라인의 모습에 시리우스는 서두른다.


부서진 3개의 띄 외, 라인을 처음 덮쳤던 처음의 띄를 불러들이는 동시에 부서진 잔해들을 어떻게든 재조립, 혹은 띄의 재구성을 서두른다.


'늦지않는다.'


예측 상 바로 코앞에서라도 그 기세를 멈출 수단은 마련된다.


지나쳐간 띄를 불러들이고, 또 산산조각난 띄를 재구성한다.


지나치지 않으며 확실하고, 또 신속하게.


'이대로―.'


그 순간.


백색의 정령술사는 눈치챈다.


'―어딜 보고 있는거지.'


눈앞의 소년은.


자신의 위압과도 맞설 정도로 빛이 나는 소년은.


지지않는 두 눈이 담고 있는 불꽃과도 같은 두 눈동자는.


자신이 아닌 다른 무언가를 보고 있다는 것을.


'말도 안된다.'


하나의 간과.


'이계를 보는 눈'.


시리우스는 이 눈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것이 어떤 성질을 갖는지, 어떤 효력을 갖는지,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싫어도 잘 알 정도로 그 눈에 대해.


축복이자 저주에 대해.


'그걸 어떻게.'


그렇다.


빌려줬다고 한다고 해서 볼 수 있을리가 없다. 저건 그런 단순한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임시방편이리라. 단순히 공격을 읽기 위한 저쪽의 임시방책이라고 판단했다.


그렇다면 새로운 방도와 방책을 찾아내야――.


하지만 그런 생각은 이미 허사였다.


라인은 이미.


다음의.


오른손 주먹을 꽉 쥐고 내지르고 있었다.







처음에는 적응되지 않았다.


눈에 보이는 세상의 상이 겹겹이 겹쳐선 어지러운, 술을 먹지 않는 라인은 모르겠지만 취한 것과 같은 그런 종류의 어지럼같은 것이었다.


산에 틀어박혀 하루종일 단련한 라인이기에 쓰러지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현기증이다.


그런 극도의 현기증에도.


라인은 오직 집중했다.


눈으로 들어오는 것이 아닌 눈에 담겨진 열기를, 들어오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 안에 있는 걸 찾아낸다.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닌, 받아들이는데 집중했었다.


그러니 '꿀꺽'하고 받아들여졌다.


'꿀꺽?'


그 삼키는 소리에 의문은 들었지만, 어찌저찌했든 그걸 기준으로 세상을 보는게 편해졌다.


원하는 걸 원하는데로 볼 수 있다. 겹겹이 쌓인 상 속에서 원하는 걸 찾아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정령들과의 연결점을 찾아."


길을 알려주는 조력자도 있었다.


"그 연결점에 너의 그 힘을··· 때려넣으면 시리우스는 일시적으로 힘을 잃을거야."


그 말 덕분에 확고히 볼 수 있었다.


무수히 연결되어있는 실무리들의 집합점. 어떤 색들이 진하게, 그리고 모여들어 밝은 백색을 띄고 있는 어떤 점.


드높게 떠있는데도 그 모든 것의 중심이라고 말하는듯한 그 점에.


오른손이 뿌드득하고 울릴 정도로 세게 주먹을 쥐고.


내지른다.


백색의 정령술사가 아닌, 하늘에 떠있는 그의 원천을.


부서져가는 오른주먹과 동시에.


원래의 눈에 보이지 않을 광명은 사르르 부서져내려간다.







광명이 한 번 터져나왔다.


분명 자신의 눈 밖에 보이지 않을 눈부심. 하지만 그걸 보는 것은 자신만이 아닐 것이다.


터져나오는 백색의 광명 속에서.


단 하나의 그림자가 이쪽을 향해 날라오고 있었다.


'···그렇군.'


그 그림자에 납득해버린다.


이제 다른 방법이 전혀 없었다.


두르고 있던 백색의 광위도 전부 벗겨져나가고, 이제는 의미없는 술식이 되어버린 검은 바탕만 남겨져가고 있었다. 주위에 들끓던 정령의 힘도 전부 사라져가고 있었다.


자신이 이룰 수 있는 전부가 나가떨어지고 있었다.


"이 세상은 이렇게도 조용했었군."


이제까지 보지못한 세상. 시끄러웠던 소리가 들리지 않는 세상.


그 세상을 보고.


남겨겨있던 것 전부를 놔두고.


납득했다.


그림자는 이쪽 향해 날아오고.


남겨뒀던 전부인, 백색의 후광을 뒤로한 채.


기사라고 불렀던 소년의 엉망진창인 주먹에.






검은 정령술사 시리우스는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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