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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드리머 님의 서재입니다.

솔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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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드리머
작품등록일 :
2020.08.07 14:20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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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수 :
67 회
조회수 :
970
추천수 :
8
글자수 :
210,625

작성
20.10.18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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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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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쪽

1

DUMMY

터벅터벅. 라인은 계단을 올라가고 있었다.


은근히 힘이 없어 보이는 이유는 방근 전까지 다이나믹하고도 포근한 몸매를 가진 사감 수녀님에게 기를 빨릴 정도로 쌔게 안겨진 탓이었다.


"어머? 이제보니 상태가 말이 아니네요? 짐도 보이지 않고···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요?"


그 질문에 대답은 간단하지 않아 얼버부렸지만.


"오늘은 많이 늦었으니 얼른 방으로 올라가셔서 쉬도록 하세요."


웃으며 깊게 캐묻지 않는 수녀님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라인은 2층의 복도에 도착한다.


"라인의 방은 2층 오른쪽 안쪽이랍니다."


건실히 갖춰진 수녀님에서 언뜻 보인 푸른 머리결. 그 모든 게 고향의 선생님을 떠올리게 하면서.


라인은 자신의 방 앞에 우뚝 선다.


"아, 그러고보니."


하지만 역시 다른 점은 있었다.


"라인의 방은 2인실이에요."


이곳은 더 이상 시골이 아닌.


"룸메이트와 사이좋게 지내주세요."


새로운 장소.


새로운 인연이 시작되는 곳이었다.


라인이 문을 열자.


저물어가는 주황색의 에데아의 빛이 눈을 찔렀다.


한순간의 깜박거림. 강한 햇빛을 손 언저리로 가려막으며 라인은 보았다.


그 후에 들어오는 건 이제부터 지내게 될 방. 시골에 있는 방처럼 소소하기에 정겹게 느껴지면서도 빛을 받아 어딘가 인상적인 새로운 공간.


그리고.


그 빛나는 세상 속에 한 그림자가 있었다.


"음?"


라인과 비슷하면서도 어딘가 침착하면서 온후한 목소리였다.


"네가 이 방의, 내 룸메이트니?"


점점 저물어가는 에데아에 빛이 힘을 잃어가고. 주황빛은 점점 너울너울 보라빛으로, 그리고 저 멀리 검은색으로 넘어갈려는 무렵.


눈을 찌르던 빛도 기세를 잃었기에, 라인은 가려막던 손을 내린다.


"아, 그렇지. 자기소개부터 해야겠지?"


처음 보인 것은 악수를 신청하듯 내민 손.


"내 이름은 테오. 네 이름은 뭐야?"


그리고 저 멀리 사라져가는 주황빛과 그에 대조되듯 몰려오는 보랏빛의 어둠을 등진 채 서 있는 한 소년이었다.


평범하다고 하면 할 수 있지만, 침착하고 온후한 목소리와 담백한 태도는 오히려 수려한 인상을 남기고 있었다. 그럼에도 눈에 띄는 것이 있다면 져물어가는 햇빛을 받아 밝은 초록색을 띄고 있는 머리색과, 그에 대조되게 빛을 받지 못하는데도 선명하게 띄여진 에메랄드와 같은 녹색의 눈동자였다.


"·········."


라인은 자신을 테오라 소개한 소년을 그리고 내밀어진 손을 한 번 번갈아 보았다.


그렇다.


이제 도시라는 다른 세상이 도착했다.


실감이 확연히 들어왔다.


"그래."


어째서인지 싫지는 않았다.


어째서인지 눈앞에 처음보는 룸메이트에 거부감은 없었다.


"잘 부탁해."


어째서일까.


케스를 떠올릴 정도의 친근감과 함께.


눈앞의 악수를 받아들였다.


"난 라인이라고 해."


두 손이 맞잡는 그 순간.


한순간의 반짝임이 있었다.


저물어가는 태양빛에 의한 착각이라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절대로 그런 사소한 것은 아니라 할 수 있었다.


이것은.


자신을 테오라 소개한 소년도 모르는, 당사자인 라인조차도 모르는.


그런.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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