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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드리머 님의 서재입니다.

솔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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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드리머
작품등록일 :
2020.08.07 14:20
최근연재일 :
2023.02.06 20:34
연재수 :
67 회
조회수 :
983
추천수 :
8
글자수 :
210,625

작성
20.11.15 19:05
조회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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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7쪽

4

DUMMY

접근을 허용했다.


완전한 접촉은 아니었지만 어느정도의 사정권에 들어갈 수 있는 접근.


그리고 무엇보다.


벗어날 수 없을 거라 여겼던 공격들이 돌파되고 있었다.


특히나 정령과의 연결이 끊기지 않는데도 원소의 발현이 사라지는 그것이 너무나도 신경이 쓰였다.


'매직 캔슬··· 아니, 기사단 입단생이 그런 고도의 기술을 가질리는 없고··· 마법에 대한 강한 저항력인가?'


검은 바탕에 일렁이는 화염을 그려내면서 골목길에 사나운 불길을 지핀다.


"허나 그게 무엇이든간에."


외투의 품안에 손을 집어넣으면서 단언할 뿐이었다.


"철저히 때려눕히면 되겠지."


주위를 철저히 메우듯 타오르는 화염의 열기와 함께, 그 담담한 표정은 너무나도 공포스럽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 때였다.


절대적인 우위에 서 있던 시리우스가 그걸 눈치채는 것을.


덤덤했던 표정이 눈을 찌푸린다.


끼득 끼득 끼득 끼드득.


···귀로 들려오는 이명이 커진다.


"···이건 네 짓인가."


그리고 정면을 바라본다.


뭔가 짐작이 있어보이는 소년.


그의 손에는.


자신의 품 안에 있어야할 것들이 있었다.


"이거··· 중요한 물건인가보지?"


라인의 손바닥에 있는 건.


담배케이스, 사탕주머니, 초콜렛봉투.


시리우스가 항상 품 안에 지니고 있으며 습관적으로 입에 대고 있는 것들이었다.


"네가 정령의 힘을 쓸 때마다 니 몸에 일어나는 색들. 그것들은 네가 이것들을 입에 넣을 때마다 바뀌었어."


그것들을 손에 쥐어선 뒤로 멀리 던져버린다.


"아마 이것들을 입에 넣는 걸로 사용하는 기술이 달라지거나 마나처럼 소비하는 거겠지."


그에 대한 대답은 없었지만, 담담했던 표정에 찌푸림이 있다는 건 대충 맞을거다.


라인은 그렇게.




착각했다.




"너······!"


라인의 앞이 아닌 뒤에서 뭔가 말하기도 전에.


순간.


엄청난 충격파가 터져나왔다.









아연자실하고 있었다.


지금의 라인이 그러고 있었다.


분명 저쪽의 허를 찔렀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럴터인데.


저쪽은 그 예상에 벗어나고 엄청난 힘을 두르기 시작했다.


눈앞의 광경은···.


너무나도 이질적이고 위협적이었다.


"하아···."


한 번 더, 이번에는 깊게 한숨을 쉬며 서있는 검은 정령술사 시리우스.


허나 지금은 그 이름이 무색하게 만들고 있었다.


"네 놈이 자처한 일이다."


전신이 온통 하얗다.


이제까지 검했던 옷, 문신, 머리카락, 그 모든게 하얗게 물들이면서 공중에 살짝 떠있는 감이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전신을 감싸듯 떠있는 원형의 백색 띄. 거대한 4개의 띄가 그를 지키듯 호버링하고 있었다.


미세하게 진동하는 모습이 등골을 서늘하게 만든다.


"너! 대체 뭔 일을 한거야?!!"


"이게 아니었나···? 약점인줄 알았는데······."


뒤에서 호통이 들려와서 고개를 돌리며 변명아닌 변명을 했다.


"그건 약점이 아니라 억제제였다고! 정령들의 힘을 원하는'만큼' 쓰기위한 마술적 도구였는데···!"


쿠구구궁!!! 엄청난 진동음이 골목을, 아니, 이 공간 자체에 울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우왓?!"


흰색 띄가 확장해나간다.


솟아오르듯, 날개를 펼친 것처럼, 공간을 장악하듯.


과가가가각!!! 골목을 이루는 건물들을 부시면서, 아니, 분해해나가면서 활개치는 백색의 띄. 허나 그런 단순한 일로 끝나지 않는다.


"이게 뭔···."


단순한 일, 건물을 분해하는 터무니없는 일을 그렇게 부를 수 있을 정도의.


하늘이 무너지고 있었다.


유리창이 조각조각 깨져 내려앉는 것처럼.


하늘이 무너져내려가고 있었다.


"말도 안돼··· 좌표공간 자체를 무너뜨릴 정도의 파괴력이였다니······."


뒤에서 중얼거리는 말이 저게 얼마나 위험한 건지 알려주고 있었다.


무너져가는 하늘의 너머 기묘한 공간이 기분 나쁜게 얼굴을 내민다. 주위의 풍경이 흰색 띄에 날라가버린다.


완전히.


살벌한 광경 한가운데였다.


"이제 저렇게 되면 시리우스의 마나가 떨어질 때까지 멈추지 않을거야."


절체절명의 순간. 차라리 이 얘를 짊어지고 전속력으로 도망칠까 떠올릴 정도의 순간.


"······망설일 틈이 없어."


뒤에서 뭔가 결단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뭘 어떡할려고?"


"···너. 원리는 모르겠지만 마법을 지울 수 있지?"


뜨끔했지만, 그럴 때가 아니라고 판단한다.


"몇 번 쓸 수 있는거야?"


어디까지 눈치채고 있을까, 그런 생각도 했지만.


"2번. 저런 어마무시한 건 어쩔지모르지만··· 완벽히 지울 수 있는건 이제 2번이야."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


"그렇다면."


그 말과 함께 뒤에서 감촉이 느껴져왔다.


딱 붙어와 느껴지는 사람결의 감촉. 작은 몸이 그려지는 감촉.


"뭐, 뭐뭐···!?"


이런 상황에서 뭘 하려는거지? 하고 말이 꼬이듯 나왔지만 제 빠르게 대답이 들려왔다.


"내 눈을 빌려줄게."


"눈?"


"그래. 내, '이계를 보는 눈'을."


이계를 본다는게 무슨 소리일까. 눈을 빌려준다는게 무슨 소리일까.


그런 생각을 떠올리기도 전에.


"으윽!?"


뭔가가 등을 통해 흘러들어온다. 따끔하고 뜨거운 열이 느껴지는.


무언가가 들어오고 있었다.


"으으윽! 뭘 하는거야?!"


"좀 참아! 이게 유일한 수단이니까."


뭐가 어떻게 된건지 모르겠지만 어떻게든 견뎌내자. 이것이 믿음직한 그녀가 말한 방도라고 한다면.


기묘한 고통을 쭉 버티고 있자니, 언제쯤일까. 그 고통이 사그러들어갔다.


그리고.


고통에 찡그리던 눈을 활짝 뜨자니.


"뭐야 이게."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사물이, 풍경이 겹겹이 겹쳐보였다. 원래의 세상에 허상이 일어나서 자릴 잡는, 정확히는 있지않으면서도 그곳에 존재하고 있다고 하는 것과 같이.


"이게 '이계를 보는 눈'?"


털썩. 뒤에서 주저앉는 소리가 들렸다.


"어? 너 괜찮아!?"


무슨 부작용이라도 있는걸까, 걱정이 앞서서 말이 튀어나왔으나.


"아하··· 하아······. 내 걱정은 하지말고, 그보다 앞을 봐."


더 이상의 걱정은 필요없다는 그 말에 다시 앞을 향하기로 했다.


"이건···."


무수한 끈이라고 해야할까. 그런 종류의 선같은 것들이 시리우스와 저 위험천만해 보이는 백색의 띄 사이에 무수히 존재했었다.


"집중해서 봐. 가장 중요한 건 시리우스 본인과 정령들이 이어진 진짜 연결고리야."


그 말을 듣고 집중한다.


눈이 뜨거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마치 타버릴것만 같이, 실제로 그렇지 않지만 감각적으로 열을 뿜어내듯 눈이 뜨거웠다.


하지만 그럴수록, 집중할수록, 불을 머금을수록.


원하는 걸 볼 수 있었다.


"그렇구나."


그제서야 납득됐다.


모든 게, 자신의 해야할 일과 더불어 이 '이계를 보는 눈'이라는 의미까지.


"그럼 다녀와."


툭, 하고 등을 주먹으로 맞았다.


쓰러져있는 주제에··· 정말로 터프하다고 생각했다.


"그래. 다녀올게."


그 마음가짐에.


눈이 타버릴 것만 같은 고통에도 웃으면서 나아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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