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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드리머 님의 서재입니다.

솔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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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드리머
작품등록일 :
2020.08.07 14:20
최근연재일 :
2023.02.06 20:34
연재수 :
67 회
조회수 :
968
추천수 :
8
글자수 :
210,625

작성
20.11.01 04:21
조회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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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7쪽

검은 정령술사

DUMMY

라인은 떠올린다.


이 얘가 떨어져왔을 때, 마치 이 얘를 쫓듯이 불꽃의 잔재같은 것이 따라왔었다. 그리고 여기저기 그을려 해쳐진 옷가지와 생채기들.


바보인 라인도 무슨 상황인건지 알 수 있었다.


"넌 누구지."


어두운 골목길에서.


그 남자는 담담한 표정을 내서며 나왔다.


대충 보기에도 180은 넘어보이는 키가 컸다.


스트레이트로 턱 언저리 까지 내려온 검은 장발. 검은 눈동자. 두꺼워보이는 검은 코트와 검은 장부츠. 그리고 얼굴에는 무엇을 이미하는지 모를 검은 문신이 존재했다.


큰 키에 맞게 큰 덩치, 마치 일부러 그 전부를 검게 물든인 듯한.


검은 남자였다.


"네가 이렇게 만든 거냐?"


그 말에 검은 남자는 대꾸하지 않고 품안에서 담배 하나를 꺼내더니 입에 문다.


그러자.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불꽃이 생기더니 그 남자의 입에 물고 있던 담배에 불이 붙는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불꽃이?'


마법을 이룰 땐 어느정도의 전조, 마나의 흐름이 보인다. 마법을 쓰면 보이는 색이나, 오오라같은 것들이 그 예시이다. 하지만 저것엔 그런 전조가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


'설마 마술? 어딘가 불꽃을 생성하는 수단을 갖춘건가?'


마술이란, 마법을 어떤 '기원'을 통해 이뤄낸 고도의 구조적 마법이다.


그런 걸 이뤄낸 수준이라면······.


담배의 연기를 자욱하게 불어내며.


"그래서 넌 누구지. 무슨 이유에서 그 죄인을 돕는 것이지."


"죄인?"


"그 녀석이다."


검은 남자는 손가락으로 라인의 품 안에 있는 여자 아이를 가리킨다.


"그 녀석은 교회의 사물을 훔친 중대죄인이다."


"교회? 중대죄인?"


모르는 말을 되새기는 라인.


교회란 이 세계에서 중한 기관이라고 어른들에게 들었다. 그런 교회의 중대죄인이라고 한다면······.


"이 말이 얼마나 중대한 것인지··· 알고 있겠지."


불타 줄어든 담배꽁초를 아무렇게 뱉는 검은 남자.


떨어져가는 담배꽁초는 잡아먹히듯 불꽃에 삼켜져버린다.


그리고.


"비켜라."


검은 남자는 단호한 말을 꺼내든다.


이야기가 너무 비약되어 있었다.


이제 갓 도시에 도착했는데··· 교회라니 중대죄인이라니··· 라인에겐 전혀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다.


하지만···.


···바닥에 눕히는 형태가 됐지만 라인은 품안의 소녀를 살며시 내려주었다.


그리고.


일어서서 가로막듯이 앞에 선다.


"···무슨 짓이지."


"적어도 이런 작은 여자애한테 불같은 위험한 걸 쏘는 녀석이 정상은 아니겠지."


라인도 저쪽에 지지 않을 정도로 담담하게 말한다.


하아. 남자는 한숨을 내쉬며.


"실수하는거다."


담담하면서도.


무시무시한 말과 함께.


불꽃이 일렁인다.









전신을 검게 물들인 검은 남자. 그 검은 바탕에 불꽃과도 같은 붉은색이 일렁이기 시작한다.


검은 남자의 주위, 아무것도 없는 공중에 불꽃의 덩어리가 수 개 일렁이더니 쏜살같이 라인에게 날라왔다.


고온의 불꽃이 날라오는, 위협적이고 섬뜩한 상황.


하지만 라인은 주저앉지 않고 자세를 세웠다.


그러자.


드드득! 드드득!! 어디서 나온지 모를 나무의 등목이 라인의 주먹을 너클처럼 감싸기 시작했다.


"흡! 흡!! 흡!!!"


나무등목이 감싼 주먹을 휘둘러 날라오는 불꽃을 쳐낸다.


"신목의 가호인가. 하지만."


허나 그 중에는 쓰러져있는 아이를 노리는 것도 존재했었다.


"···!"


눈치챈 라인은 얼른 자세를 틀어 뛰어가 어떻게든 그 불꽃을 쳐낸다.


대신 틀어진 자세에서 불꽃이 쳐들어와 라인을 때렸다.


"크···윽!"


맞은 부위에 제복이 검게 그을리며, 충격과 함께 열상의 고통이 덮쳐왔다.


"보아하니."


여전히 여유를 가지며, 담담한 표정으로 새로운 연초를 입에 무는 검은 남자. 여전히 신기하게 등장하는 불꽃으로 연초에 불을 붙인다.


"너는 방출형이 아닌가 보군. 강화형, 그것도 눈에 띄지 않을정도의 높은 순도의 것이겠지. 그렇다면 한도에는 빠르게 도달하겠지."


"·········."


간파되고 있다. 마나를 내보낼 수 없다는 약점도, 어쩌면 그 이상으로.


'역시 여유롭게 불꽃을 날리고 있는 저쪽이 유리한가···.'


이쪽은 지킬 것도, 그리고 또 수단도 적다.


하지만.


물러서지는 않는다.


"···역시 이유를 모르겠군."


검은 남자는 점점 타들어가는 연초를 고쳐잡으며 입을 열었다.


"어째서 그 녀석을 돕는거지. 제복을 입은 걸 보아 너는 기사단생같아 보이는군. 기사라는 환상에 젖어 영웅놀이라도 할 셈인가."


"말이 많네."


검은 남자의 말에 지지 않을 정도로 단호하게.


"아니면 약한 사람을 괴롭히는데 명분이 필요한 건가?"


라인은 대답해주었다.


검은 남자의 입에 물고 있던 담배에서 재가 떨어져나간다.


누구도 모르게 아주 살짝, 담담했던 표정에 일그러짐이 생긴 것처럼.


"그렇군."


허나 작기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듯이.


"그렇다면 얼마나 오래 버티나 한 번 봐볼까."


다시, 그리고 여럿의 불꽃이 일렁이기 시작한다.









정체모를 기류 속에 몸이 흘러가고 있었다.


저항따위 할 수 없는,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어딘가로 흘러가는 것만 같았다.


그런데도 자신이 어딘가로 흘러가고 있다는, 이상한 자각은 존재했다.


'나는···.'


흘러가던 와중에서도 떠어오르는 것은 있었다.


'어떻게 된 거지······.'


쫓기고 있었다.


방심했었다.


안 하던 일을 해서일거다.


이렇게 될 때 정해놓았던 규칙도 깨고, 남에게 오지랖을 부리고, 제멋대로 행동해버렸다.


아니, 어쩌면 이건 나의 작은 버릇일지도 모른다.


거길 빠져나올 때.


'각오했을텐데.'


결국 무른 것이었다.


나는, 예전부터, 어쩌면 처음부터.


어중간한 각오일 뿐이었던거다.


'···인정하기 싫다.'


"싫어."


···분명 눈을 뜬다면 최악의 결과가 눈앞에 펼쳐지고 있을거다.


잡혀서 결국 정말로 지켜내고 싶은 걸 지켜내지 못하게 될 거라고.


저 멀리. 기류의 끝에.


빛이 비춰지고 있었다.


이젠 정말로 끝이다.


눈물이 뺨을 타고 흐르는게 느껴졌다.


분명.


눈을 뜨면.


그 빛의 너머에서.


"어째서···."


바라지도 않았던 광경을 본다.


"네가 여기 있는거야···?"


어느 한 남자아이.


일부로 접근하지 않게 만들려고 따끔하게 말했던 어제의 그 아이.


자신의 안좋은 버릇이자 약점과도 같았던 그 때의 그 아이.


각오를 부정했던 존재가 눈앞에서.


마치 지켜주듯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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