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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드리머 님의 서재입니다.

솔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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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드리머
작품등록일 :
2020.08.07 14:20
최근연재일 :
2023.02.06 20:34
연재수 :
67 회
조회수 :
956
추천수 :
8
글자수 :
210,625

작성
20.09.23 10:17
조회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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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5쪽

6

DUMMY

'살짝 미안한 짓해버렸나······.'


제 갈 길. 골목길의 바깥으로 향하는 것이 아닌 더욱 안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길을 모르는 건 아니다. 이게 바로 제 갈 길이란 것이다.


'시험하는 것처럼 되어버려서.'


걸어가며 떠올린다.


나이에 맞지 않는 탈색한듯한 백발의 남자애. 원래라면 혼자서 해결할 상황을······.


평범하지 않으면서도 평범한 그 얘에게 심술이라고 불러도 좋을 짓을 해버렸다.


"그래도······."


그 때 보았던 그의 모습에 느낀 바를······.


떠올리기 전에 고개를 휘저었다.


"뭐 상관없겠――."


그 때였다.


뒤에서 어깨를 툭하고 붙잡혔다.


바로 떠올린 사람은 한 명.


"또 뭘――."


끈질기게 굴질 말라 윽박을 지을려 했지만.


"―뭐야···?"


눈앞에 들어온.


정말로 울 것만 같은 표정에 입이 다물어져버렸다.


"까먹었었어···."


이번엔 또 무슨 말을 할까――.


"나 길 잃어버린 채 였어."


"············."


너무 어이가 없어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구깃구깃 구겨진 지도 달랑 하나를 의지하고, 둘은 좁은 골목길을 가고 있었다.


"정말 여기가 맞아?"


점점 좁아지는 골목길에 라인은 불안함을 표출한다.


"···못 믿겠으면 혼자서 가든가."


그에 반해 빵모자의 아이는 당당한 발걸음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할 말이 없어져버린 라인은 입을 다물고 따라가기로 했다.


"···근데 점점 안쪽으로 들어가는거 같은데 기분 탓인가?"


"말했지. 불평할거면 혼자가라고."


"···너는 좀 더 설명이란 걸······."


"·········."


"아, 알았어! 혼자 옅어져선 사라지지마!"


갑자기 모습이 옅어져 사라져가는 빵모자의 모습에 라인도 다급해졌다.


···이후부턴, 입도 뻐금거리지도 않고 그녀의 뒤를 따라가는 일 뿐이었다.


지도는 있음에도 길은 일정하지 않았고 어쩔 때에는 턱을 넘거나 담을 넘기도 했다.


조용한 길찾기에서는 오직, 또각또각하고 사이즈가 큰 신발을 재주좋게 옮기는 소리만이 좁은 골목길 속에 또랑또랑하게 울려퍼졌다.


그 작은 뒷모습에 무안함과 함께 근질거리는 입을 참을 수 없었다.


"···길찾기는 도와주는구나?"


"시끄러워."


"내가 말하긴 뭐하지만, 쓸데없는 참견 아니었나?"


"정말로 혼자서 찾아갈 생각인가?"


지금 당장 상황엔 치명적인 말. 하지만 라인은 조금 다른 점이 있다는 걸 깨닫는다.


거기엔 아까의 '쓸데없는 참견'같은 날카로움은 없었다는 걸.


"죽어도 사양이야."


시원스럽게 말하는 라인의 대답에.


뒷모습으로 보이지 않지만 빵모자의 얼굴은 살짝 뾰루퉁해져 있었다.


"······칫, 이러면 안되는데."


"뭐라고?"


"아무것도 아니야."


퉁명스러운 대화 때문일까, 어느새 또각또각하던 신발의 소리가 울려퍼지지 않게 되기 시작했다.


'어라? 분위기가 변한 듯한데?'


발걸음 소리가 울리지 않아서일까. 라인은 뭔가 주위 분위기가 변한 걸 느꼈다.


명확히는 모를 변화.


라인이 그것에 고개를 갸웃하고 잇을 때.


"도착했어."


"어? 진짜?"


구불구불한 길찾기에 짐작이란 걸 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갑작스러운 도착소식은 너무나 생소하게 다가왔다.


"저쪽으로 쭉 가면 돼."


정말 생소하고 놀랍게도. 가리킨 저곳엔 바깥, 골목길이 끝나고 대로로 빠져나오는 길이 있었다.


"·········."


"잔말 말고 가라?"


망설임이라는 단어가 라인의 발목을 붙잡았지만, 그에 따르는 모든 건 '쓸데없는 참견'이라는 말에 모두 일축된다.


그러니.


적어도 미덥잖게 웃어는 보이자고 라인은 생각한다.


"고마워. 쓸데없는 참견에 어울려줘서."


"·········."


대답은 없었지만 그것조차 참견이겠지. 그리 여긴 라인은 앞서 걸어간다.


"아, 맞다."


뭔가 번뜩 떠올린 라인.


그건 참견도 동정도 아닌, 당연하기 그지없는 말이었다.


"네 이름은――."


뒤를 돌아 본 그 순간.


그 골목길의 그늘 안쪽에는 아무도 없었다.


"···이것까지 쓸데없는 참견이었나?"


하지만.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작은 백청색의 실오라기와 함께.


살포시 웃는 표정을 본 것 같은 기분이었으니까.


"후우."


분명 괜찮을 거다.


라인은 생각한다.


그렇게 다부진 아이니까. 그렇게 당당한 아이니까.


······그렇다.


모두 '쓸데없는 참견'인 거다.


"·········음?"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고 나니, 눈앞의 풍경이 들어왔다.


손에 들린 구깃구깃한 지도와 번갈아보게되는 풍경.


대로로 이어져 있을 골목길의 끝이었었을 장소는 어느새인가.


라인에게 복잡하고 이해 안됐던 길들을 모두 넘긴, 거의 도착점에 가까운 장소로 바뀌어있었다.


"······언제 여기까지 온 거지?"


라인의 도시에 온 첫날은.


처음부터 수수께끼 투성인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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