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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드리머 님의 서재입니다.

솔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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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드리머
작품등록일 :
2020.08.07 14:20
최근연재일 :
2023.02.06 20:34
연재수 :
67 회
조회수 :
964
추천수 :
8
글자수 :
210,625

작성
20.11.21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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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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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4쪽

6

DUMMY

"하아··· 하아··· 하아···."


숨을 거칠게 몰아쉬면서 주위를 살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역시.


그대로 쓰러져있는 검은 정령술사, 시리우스였다.


억지로 강하게 쥐어서 망가져도 어떻게든 쓸 수 있게 만든 오른손 주먹. 그런 허술한 주먹에도 정령술사의 안면을 쳐내니 그대로 쓰러뜨릴 수 있었다.


이렇게 간단해도 되는 걸까, 라고 생각할 시간도 없이.


주저앉아버렸다.


"하아···카학!"


지금까지 참아왔던 숨이, 피로가, 고통이 순식간에 몰아쳐와 몸과 정신을 한순간에 무너뜨렸다.


주저앉은 몸을 어떻게든 무너진 빌딩의 벽에 기대어 정신을 붙잡을려 했다.


'걔는, 빵모자는···'


빵모자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 얘를 떠올라 그쪽 방향으로 돌리기 힘든 고개를 돌렸다.


흐려지는 시야에서 어떤 그림자가 다가오는 것만이 보였다. 작은 키의 그림자. 누구인지 잘 알 수 있었다.


'다행――.'


더 이상.


피로에 눈을 뜰 수가 없었다.








터벅. 터벅. 터벅.


힘든 걸음걸이라 느껴지는 발걸음으로 이리스는 그 현장에 다가갔다.


그리고 처음으로 내려다보는건 예전부터 알고 지냈던, 악연이라고 생각하는 녀석이었다.


"잘난 척하더니 꼴이 많이 부끄럽겠다."


"···시끄럽다."


얼굴을 얻어맞아 부어오른 채 쓰러져있는 주제에 눈만 떠서는 언제나처럼 담담한 어조를 갖추는 이 녀석.


짜증이 나긴하지만··· 미워할 수 없었다.


'이게 악연이라고 하는거겠지.'


그렇게 치부하고 다음으로 넘어갈려 했다.


"가는건가."


그 때, 악연이 발걸음을 붙잡았다.


대자로 쓰러져선 표정도 보이지 않고, 얻어맏아 부푸른 혹만 보이는 한심한 모습. 그 모습으로 언제나의 담담한 어조로 나의 발목, 어쩌면 어깨에 손을 얹는 것과 같이···.


"갈거야."


그렇기에 대답해주었다.


마지막의 시련을 마지막의 각오로 답해줘야만 했다.


"그 앞은 지옥같은 나날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갈거야."


눈길을 넘어갈려했던 다음으로 향했다.


"여기서 포기하면 노력해준 저 얘한테도 미안하니까."


"···그렇군."


그 말을 끝으로.


발목을, 어깨를 붙잡고 있던 말은 끊어졌다.


살짝 기분나쁜 웃음을 짓고 있을 것만 같은 악연을 뒤로하고, 다음을 향해 걸어갔다.


"···진짜."


벽에 걸터앉아 정신을 잃은 얘.


양손이 눈에 넣기 아플정도로 망가져있고 여기저기 온몸이 너덜너덜해보였다.


"무리만 하는 녀석이네."


다가가 그에 맞춰 쪼그라 앉았다.


하늘이 깨져가는, 이제 형체를 유지못하는 세상의 아래에서.


양손으로 그의 양손을 잡아올려 가슴 앞에 모아둔다.


정상이 아니었다.


처음 본 사람을 위해 이렇게 몸을 망가뜨리면서까지 도와주는게 정상일리가 없다.


"뭐하는 얘인지."


하지만 받은 것이 있었다.


반쯤 포기하고 있었는데··· 덕분에 넘어설 수 있는 용기를 받았다.


또.


가장 중요한 걸 다시 일깨워줬다.


"이건 다시 받아갈게."


맞잡은 손을 통해 빌려줬던 걸 돌려받는다.


상당히 위험한 방법이었지만, 어느정도의 근거가 있었던 방법을 통해.


'거의 도박같은거지만. 결과만 좋았으면 됐겠지.'


'내 눈'을 통해 보았던 근거. 그 근거가 중요한 열쇠였었다.


"그럼."


노력해준만큼 나도 뭔가를 해줘야겠지.


빌려줬던걸 돌려받는 동시에 그의 손의 통해 빛을 일으킨다.


작지만.


받았던 빛(용기)에 지지않을 것처럼.


'···결국 이것도 내 꺼가 아닌 이 얘의 것을 이용한거지만······.'


쓴웃음을 띄며.


이 무너져내려가는 세상에서 마지막 말을 건낸다.


"고마워."







그 말과 함께.


발걸음만이 크게 들려오는 세상은 마지막을 고했다.













'어라? 뭔가······.'


뭔가가 걸렸다. 돌려받은 눈 속에 뭔가가······.


허나 그 때는.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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