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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드리머 님의 서재입니다.

솔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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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드리머
작품등록일 :
2020.08.07 14:20
최근연재일 :
2023.02.06 20:34
연재수 :
67 회
조회수 :
959
추천수 :
8
글자수 :
210,625

작성
21.01.14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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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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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2

DUMMY

"음? 빨리도 왔구만."


그렇게 다시 점장실.


서류를 한 쪽 손에 들면서 마침 어딘가의 전화를 마쳤는지 앤티크한 전화기의 수화기를 내려놓는 인피.


그 모습이 너무나도 안 어울려 라인은 웃을 뻔했지만 어떻게든 참아내면서 상품리스트의 번호가 적힌 종이를 가져다주었다.


"당장 필요한 것만 간추려서 대강 선택해서 빨리 끝냈거든―."


철컥. 하고 총구가 울린다.


"―요."


그 텀에 라인은 말끝을 바꿨다.


다시 철컥하고 그 총구가 가라앉는다.


"그래 뭐. 남정내들이 다 그런거겠지."


'···엇, 시간이 걸린 난 뭐였지?' 하고 테오가 뜨끔한다.


대충대충. 인피는 라인이 적은 종이를 어떤 입찰구에 집어넣는다.


"잠시 기다려라. 10분 정도면 될거다."


그러곤 서류에 눈을 둔다.


뭐가 어떻게 되는지 모를 라인. 더 이상 이 가게의 점장을 놀릴 맘도 없고, 할 일이 없어져서 주위를 어슬렁거리기로 했다.


접대를 위한 방은 깔끔하면서도 군데군데 고급적인 느낌이 느껴졌다. 테오와 함께 그런 부분을 구경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이것들도 마도구?라는 걸까?"


"글쎄. 자세히는 모르지만 중요해 보이는게 그렇지 않을까?"


"근데 왜 내가 만지면 반응을 안 하는걸까···. 집에 있었을 때 이런 신기해보이는 것들은 쓸 수 있었는데."


"그러게··· 나도 썼던 걸 보면 특수한 마도구가 아닐텐데··· 그런 대중적인 마도구가 반응조차 하지 않는건 처음봤어."


그런 설명에 라인은 떠올리는게 있었다.


'설마 내 마나의 성질 때문인가?'


라인의 마나의 성질.


정확히 이것이 무엇인지는 모른다. 수많은 검사와 조사가 있었지만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그저 어떤 종류의 성질이 있다는것만 알고 있을 뿐.


하나, 조절에 실패하여 몸에서 조금이라도 흘리면 흘린 부분, 즉, 몸이 망가져버린다. 양에 따라 그 정도가 다르지만, 조금이라도 흘리면 굉장히 아프다.


둘째, 접촉을 통해 마나를 흘려보내면 예외없이 부숴진다. 집중을 통해 마나의 흐름 혹은 룬의 위치를 특정해내 마나를 흘려보낼 수 있는데, 일정시간 후에 흘려보내진 마나가 터져버린다.


대강 이렇게 두가지의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이렇게 말하면 위험한 그 자체이며 쓸 방도가 없어보이지만, 라인은 어찌어찌 이 특성을 이용하여 자신의 '필살기'로 만들어냈다.


'설마 마도구는 주체성이 강해서 그런건가? 설마 마나를 흘려보내야되나··· 그럼 힘든데······.'


그렇게 생각하면서 손을 댈려하니.


"니들이 건들만한건 없을텐데."


목소리가 들려와서 멈칫한다.


그쪽을 보니, 서류에 집중하면서도 어떤 방법을 쓴건지 이쪽의 상황을 꿰뚫어보는 인피가 있었다.


"아니, 물건을 살 때 손을 대도 체험이 안돼서―요."


"말투, 그렇게 하지마라. 오히려 더 열받으니까. 편안하게 해."


"아, 그럼."


크흠, 하고 말투의 코드를 바꾼다.


"저쪽 방에 있던 생필품 방에서 말야. 테오는 만지면 체험시켜주던데 내가 만지면 아무 반응도 없었단 말이지."


가게의 물건이 의심받는 그 말이 신경이 쓰였는지, 인피는 서류를 뒤로하고 라인을 쳐다본다.


"뭐? 그건 손바닥에 자연스럽게 흐르는 마나를 감지해서 작동하는, 어린애가 만져도 작동할 정도로 작은 마나여도 상관없는 물건일텐데."


뭐가 생각을 하더니···.


"설마···."


라인의 얼굴을 보며 히죽하고 웃는다.


"너, 어린애보다 마나가 없는거냐?"


파직, 하고 라인의 얼굴 근육이 실룩거린다.


"하하하! 니콜라 녀석, 설마 어린애조차 못지않는 마나를 가진 놈을 제자로 삼다니."


웃음보가 터지는 그 모습에 너무나도 열불나는 라인은.


"하하하, 그럼 점장님이 만져도 작동 안 하겠네요···!"


새로운 불화를 일으켜버린다.


"······이 자식, 잘도 나불어댔겠다!"


"먼저 시작한 쪽은 그쪽 아닌가?"


마나가 있는지 없는지 보여주기 위해 마법을 준비하는 라인. 책걸상에 올라서선 언제 꺼내들었는지 모를 총을 날카롭게 세운 인피.


그런 둘 사이에 기류가 흐르고.


"두, 둘 다 진정해."


그 자리에서 제일 상식적인 테오 그 사이에 끼어들었다.


날카로운 분위기가 감도는 그 때.


"음?"


인피는 뭔가를 눈치챘는지 날카롭던 시선이 바뀐다.


라인의 모습을 위아래로 훓터본다.


"·········뭐야, 너. 그 옷의 주인이 너였냐?"


"옷?"


그 말에 라인도 자신의 옷을 내려다본다.


기사단 입단을 위한 제복. 별 특별해보이는건 없다고 생각한 이 옷을 인피는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기사단 제복 주제에 상호작용 하나없이 자가수복만 적용한 특이한 주문이 있었는데. 그렇군. 니가 주인이었나. 뭐, 그러면 이해되네."


"···무슨 소리야?"


"뭐, 그건 저쪽 꼬맹이한테서 듣도록 하고······."


테오에게 시선을 한 번 두더니, 책상에서 내려와 라인의 제복을 자세히 둘러본다.


"뭐야, 이거 왜 찢어져 있는거냐?"


"찢어져?"


라인의 눈에는 찢어진 부위는 하나도 보이지 않는데도 인피는 그런 말을 했다.


"멍청아. 자가수복이라고 말했다. 수복의 수치가 깍여있다고 말하는거다. 너, 도시에 온 지 얼마 안되지 않았나? 대체 오자마자 뭔 짓을 하고 다니는거냐?"


그 말에 라인은 떠올린다.


꿈과 같았던 그 일을, 한 바탕 큰 일을 벌였던 일을.


'아, 그건 꿈이 아니었던 거구나······.'


그걸 안 것만으로 왠지 경직된 몸이 풀리는 느낌이 들어왔다.


"···그렇군. 네가 하린과 르아의 자식이었나."


돌연 등장한 이름에 라인의 눈은 동그래진다.


"음? 점장, 우리 부모님을 알아?"


"당연하다마다. 학생시절부터 알던 사이고, 네 제복같은 특주품을 주문한 별난 손님을 내가 기억 못할리가 없지. 그건 그렇고······."


뭔가를 떠올린 건지, 인피는 라인의 제복에 곁눈질을 한번.


"그거 더 찢어지면 수복도 안되겠네~. 그렇게 되면 원상복구는 되지 않을테고···."


그리고 더불어 라인의 모습에 웃음기를 펼친다.


"특주품이어서 비쌌었지~ 상호작용 없이 자가수복만이라니 비용만 비싸지는 옵션을 굳이 말이지~ 그렇군 그렇군. 자식을 위한 거면 뭘 못하겠다는건가~."


"뭐, 뭘 말하고 싶은거야···."


라인은 덜컥 겁을 먹는다. 마치 호랑이에게 궁지에 몰린 토끼처럼.


"그런 중요한 걸 하루아침에, 그것도 도시에 올라오자마자! 말이지~."


뜨금하고 어깨를 움츠린다.


딱히 부모님이 제복을 망가뜨렸다는데 연연하실 분들이 아니었다.


중요한 건 부모님이 이 외견의 점장에게 부탁을 하면서까지 준비한, 소중한 제복을 하루 아침만에 망가뜨릴 수 있었다는 죄송함이 너무나도 컸다.


어쩔 줄 모르는 라인의 시선에 들어오는건.


외견은 어린애인데도 훌륭하게 음흉한 웃음을 짓고 있는 점장, 인피였다.


"으, 으윽···!"


"어때, 도와줄까? 도와줄까아~? 부탁하는 태도를 봐서 해줄 수도 있는데~."


라인은 깨닫는다.


자신은 이미 몰려있다는 걸.


"어, 어떻게 하면 될까―요?"


"너, 돈은?"


처음부터 막혀버렸다. 돈이라고해도 엄청 많이 있을리도 없을 뿐더러 이 돈은 부모님의 돈이다. 그럼 의미가 없다.


그에 인피는 더욱 히죽하고 웃음을 늘린다.


"있을리가 없지~. 있어봤자 그 돈은 자기 돈도 아니고 말야. 그럼 의미가 없겠지?"


다 들통이 나버린다.


그 때였다.


띵! 하고 알람음같은 것이 울렸다.


"그렇다면 해줘야 할 일이 있다."


정말로.


외견에 안 어울릴 정도로 악당얼굴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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