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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enT02 님의 서재입니다.

검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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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enT02
작품등록일 :
2021.01.16 06:39
최근연재일 :
2022.06.22 00:26
연재수 :
463 회
조회수 :
188,486
추천수 :
2,802
글자수 :
2,648,899

작성
21.06.23 06:00
조회
412
추천
8
글자
12쪽

오크(4)

첫 작품이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시청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DUMMY

검의 전설 167화.







‘아무리 약해졌다고는 하지만 이건 너무 심한 거 아니야?’


공격력과 검술 데미지가 대폭 감소한 몸 상태이긴 하다.


그걸 모두 고려해봐도 데미지가 이렇게 안 나온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사실이다.


해신거참을 비롯하여 모든 검술을 다 때려 박았는데.


체력이 무려 80%나 남아 있다니.


“사제의 검술의 위력은 잘 알겠다. 스승님이 고안하신 검술과는 조금 다른 형태지만 훌륭하다. 역시 스승님의 후예라고 할 수 있겠군. 사형으로서 아주 자랑스러워.”


초록빛 육체는 이미 말끔히 회복된 상태이며 해신거참의 검술을 완벽히 무력화했다.


우주의 검기에게 입은 잔 상처들은 거짓말같이 수복하고 있었으며 날아간 팔 한쪽은 아무 일 없다는 듯 재생되어 있었다.


“스승님의 검기를 지닌 사제에게 힘으로 맞서 싸운다는 건 너무나 무의미한 짓이지. 스승님의 검기는 아무리 나라고 한들 받아치기는 너무나 힘들거든.”


무엇이든 벤다는 성질을 지닌 검성의 검기.


살을 내주고 뼈를 취한다는 것이 바로 저런 건가?


막으려 하지 않고 공격을 허용한 뒤 재생한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생각이지만 오크의 특성을 파악해보면 이론상 가능한 일이긴 했다.


높은 재생력을 비롯해 전투를 오래 끌고 가는 것 또한 오크의 장점이었으니깐.


밖에 있던 오크들은 한 방에 죽었지만, 족장은 다르다.


심지어 다른 오크들보다 월등히 높은 재생력을 지녔다고 판단해야만 했다.


‘실수했나.’


우주의 검기와 해신거참으로 모든 스테미나가 소모됐다.


손가락 하나도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지친 상태이다.


“사형이 사제에게 가르침을 하나 더 주도록 하지. 스승님에게 받은 은혜를 이렇게라도 갚을 수 있어 영광이다.”


여유를 부리며 자신을 과시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는 족장이 너무 얄미웠다.


자신이 이겼다고 확신하고 있는 것 같다.


아니. 저건 확신이 아니다.


이미 족장 생각해선 자기가 이긴 거다.


한쪽 무릎을 꿇고 있는 내게 천천히 다가와 의기양양하게 몸을 들이밀었다.


마치 부하가 잘못해서 벌을 주는 상관과 같았다.


엄청난 살점을 지닌 족장이 배를 들이밀자 고개를 차마 들 수 없었다.


너무나 보기 힘든 역겨운 광경이 기다리고 있어서였다.


아마 고개를 드는 순간 정신적으로 망가질 거다.


그만큼 혐오스러운 광경이 보일 것이다.


확신할 수 있다.


“고개를 들지 않는 것은 패배를 인정하는 것이겠지. 알겠다. 이번만큼은 내가 넘어가 주도록 하지. 사제의 귀여운 애교라고 생각하고 말이야.”


‘이 미친. 정신 나갔나?’


얼마 남지 않은 마나 상태로는 우주의 검기를 다시 만들 수는 없다.


이 상황을 타파하는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해신거참도 통하지 않았던 상대를 어떻게 이기겠는가.


뻥!!


경쾌한 소리와 함께 턱이 날아갔다.


족장의 발이 턱을 강타한 것이다.


턱과 함께 몸이 뒤로 젖혀지며 들어왔던 문을 활짝 열며 나뒹굴어 졌다.


자욱한 흙먼지와 함께 찬밥신세가 됐다.


족장이 불쌍한 눈초리와 함께 자신이 이겼다는 쾌락의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문을 닫았다.


이만큼 치욕스러운 상황도 없다.


“다음 도전에선 목숨을 빼앗겠다. 잘 생각하고 덤비도록.”


족장의 마지막 말이 뇌 속 깊이 남는다.


언제든지 네놈의 목숨 따위 뺏을 수 있다는 자신감.


아직 너무나 약하다며 한탄하는 목소리.


검성인 나를 무시하는 듯한 말투가 신경을 긁었다.


“젠장.”


짜증이 머리끝까지 난다.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몸 상태가 정상으로 돌아오더라도 이길 수는 없을 거야.’


냉정히 판단하면 내가 아직 이길 수 없는 상대다.


한 종족의 왕이라 말할 수 있는 오크 족장을 이기기에는 너무 시기가 이르다.


반용족처럼 상위 종족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한 구역을 다스리는 종족의 왕이다.


레벨이 최소 500은 넘을 거다.


가장 약한 오크도 레벨이 무려 360이나 되었으니깐.


아직 300레벨도 안 된 햇병아리한테 종족의 왕이 패배할 수는 없는 거다.


개연성과 시스템이 허락하지도 않을 거고.


“돌아갈까.”


얻은 것은 많다.


목표도 생겼으며 강해져야 할 이유도 생겼다.


그리고 아직 나는 약하다는 자각도 확연히 생겼다.


무의식에서 기사단장조차 놀라게 했다는 이유로 자만이 있었다.


자만은 언제나 나도 모르게 형성되며 피해를 준다.


그런 자만을 아예 없애줬다는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다.


앞으로 일주일 동안 몸 상태를 정비하며 다음 사냥터를 찾아야겠다.


오크들의 서식지에서 사냥할 수는 없었다.


만약 오크 족장이나 오크 전투원들이 나를 덮치면 저항하지도 못하고 목숨이 없어질 거다.


‘같은 이유로 리자드맨의 서식지도 안 되겠어.’


오크와 비슷한 강함을 지닌 것으로 추정되는 리자드맨.


전쟁 중이라 서식지에 남은 인원들은 전투 인원들이 아닐 거라고 판단할 수는 있다.


다만 오크와 똑같이 족장은 서식지에 남아 있을 거다.


오크 족장에게 농락당한 내가 리자드맨 족장을 이길 수 있을 리가 없다.


“어차피 지금 사냥해봤자 효율도 안 나올 거야.”


약해진 상태에서 무리하게 사냥하려고 했던 내가 나쁜 거다.


해야 할 일이 많은데 레벨부터 올린다는 것도 참 어리석은 짓이다.


레벨은 언제나 올릴 수 있는데 괜히 급하게 나섰다.


그럼 지금은.


“장비부터 새로 맞출까?”


현재 쓰고 있는 장비가 너무 오래됐다.


염석으로 만든 장비들은 낡아도 너무 많이 낡았다.


유니크 등급의 장비들이라 그나마 지금까지 버틸 수 있던 거다.


레벨도 많이 올라왔으니 슬슬 장비를 교체할 때가 온 거 같다.


“애들한테 물어봐야겠네.”


수준 높은 장비를 만들기 위해선 수준 높은 광물이 필요하다.


최초의 레전드리 검인 자연일검을 만드는데 대자연 중 하나인 세계수의 가지가 쓰였다.


또한 반용족의 숨결을 내포한 화석의 재료로 만들어진 반의 검은 어마어마한 공격력을 보여줬었다.


유니크 등급 이상의 장비가 아니면 앞으로 상대할 적들에게 너무 취약해질 거다.


즉 화석과 세계수의 가지만큼 세계관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재료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최소 유니크 등급의 장비들이 생성될 거다.


볼칸과 세나가 있어서 재료만 있으면 충분할 거다.


또 수준 높은 재료를 양분 삼아 그들의 기술도 한 층 진화할 것이다.


“찬식이나 민우한테 물어봐야겠네.”


최고의 정보력을 지닌 두 사람에게 물어본다면 아마 내가 다음으로 가야 할 목적지 정도는 유추할 수 있을 거다.


화석의 정보다 찬식이와 민우가 가져온 정보였다.


그들의 정보력은 그 누구보다 뛰어날 수도 있다.


“헤파이스토스로 가야겠네.”


터덜터덜 일어서 오크의 서식지 밖으로 나갔다.


무거운 몸을 이끌며 오크들의 시체를 밟고 지나갔다.


질퍽질퍽한 바닥이 기분을 더럽게 만들었다.


손끝에 묻어있던 피가 가슴을 아프게 했다.


생명을 죽였다는 죄책감이 이제야 느껴진다.


후회는 되지 않는다.


한낱 몬스터일 뿐이며 레벨을 올리는 도구에 불과했다.


검술을 갈고 닦을 수 있는 샌드백과 같은 취급을 하는 것이 옳았다.


그래도 이 마음은 없어지질 않는다.


생각을 의도적으로 바꾼다 한들 마음을 의도적으로 바꿀 수는 없으니깐.


상념을 떨치고 재빨리 텐트 쳐서 몸을 누워 로그아웃했다.


어차피 스테미나가 다 떨어져서 이동하지도 못한다.


다른 종족의 서식지 안에서는 로그아웃할 수 없다.


텐트를 친 이유는 스테미나 회복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빛이 조금씩 들어오는 텐트의 천장은 한순간에 사라졌고 익숙했던 천장이 나를 반겼다.


띠리링! 띠리링!


로그아웃한 지 몇 분이나 지났다고 벌써 전화벨이 울린다.


유나였다.


길드 창에서 내가 로그아웃한 것을 보자마자 전화를 건 것 같다.


항상 하는 정기 보고와 일과가 끝나면서 오늘 있었던 일을 말해주는 시간이다.


유나가 이렇게 신경 써주지 않았으면 지금 단원들이 뭘 하는지도 몰랐을 거다.


또한 별것 아닌 거를 즐겁게 말해주는 유나가 없었으면 스트레스가 쌓였을 수도 있다.


항상 많은 사람에게 기대와 존경심을 받고 있다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인 줄은 몰랐다.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의무가 생긴 느낌이다.


유나가 조절해주고 분담하여 같이 부담해주고 있다는 것만 해도 고마운 일인데 뒤처리까지 항상 깔끔히 마무리해준다.


유나가 길드에서 해주는 역할은 수도 없이 많다.


그래서 레벨이 상대적으로 낮다.


단원들이 매일 사냥터에 일부로 같이 데려간다고는 해도 한계가 있었다.


빨리 일이 없어졌으면 좋겠다.


불어나고만 있는 일이 조금은 밉다.


게임 해서 즐겁게 생활하고 싶었는데 바쁘기만 하다.


그게 좋을 수도 있지만 힘들어하고 있는 동료를 보면 볼수록 마음이 아프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별로 없다는 게 더 큰 문제지만.


유나의 전화를 받자마자 힘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드디어 정확한 일정이 나왔어요.”


“일정? 무슨 일정? 설마 대규모 퀘스트의 상세정보가 공개된 거야?”


“아뇨! 그건 아닌데. 대회 일정이 나왔어요.”


“아. 대회 말하는 거구나. 언제부터 시작인데?”


“2주 뒤부터 대회가 시작될 것으로 보여요. 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리그전으로 진행돼서 일주일에 2번 대결이 있어요.”


“2번이라. 생각보다 적네.”


“저희와는 다르게 다른 팀들의 수준이 다 비슷비슷하니까요. 전투 시간이 길 수밖에 없죠.”


“그러겠네.”


팀들의 수준은 소문으로 들을 것밖에 없다.


연습 시합을 통해 전략과 상대 팀의 수준을 확인한다.


소문을 토대로 거의 모든 팀의 전력을 알 수 있었다.


선수들의 정보를 모으는 것은 무척 쉬운 일이기도 해서 빠르게 그들의 대회 수준을 알 수 있었다.


물론 우리는 논외이기도 하다.


연습 시합을 단 한 번도 한 적도 없으며 전략 회의를 한 적도 없다.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실력으로는 아무리 날고 기어봤자 우리를 절대 이기지 못한다.


굳이 내가 나설 필요도 없을 만큼 선수들과 단원들의 수준 차이는 컸다.


대회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 같다.


“찬식이랑 민우는 뭐 하고 있어?”


“최근에 새로 발견한 지하 동굴에 들어간 이후로는 연락이 없네요.”


“지하 동굴? 던전이야?”


“아뇨. 히든 스테이지인 거 같아요. 대신 연락이 차단된 특수한 장소인 거 같네요.”


연락이 차단된 장소면 그만큼 위험하다는 뜻이다.


제약이 많을수록 몬스터들의 수준과 그 장소의 위험성이 올라간다.


제약이 많다는 뜻은 스테이지를 통괄하고 있는 보스의 수준이 높다는 뜻이니깐.


아무리 유니크 등급의 직업을 지닌 찬식이와 민우라 할지언정 쉽게 빠져나오지는 못할 거다.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거다.


“그렇구나. 언제쯤 나올까?”


“왜요? 뭐 물어볼 거라도 있어요?”


“장비를 슬슬 바꿀 시기가 된 거 같아서. 재료를 얻어야 하는데 정보가 부족해서.”


“그런 거라면 다른 사람한테 물어보는 게 편할 거에요.”


“누구? 우리 단원 중에 찬식이와 민우만큼 정보력이 좋은 사람이 있었나?”


“없죠. 우리 단원 중에서는 말이죠.”


“그럼 다른 사람한테 물어보라는 거야?”


“그렇죠.”


“누구 말하는 거야?”


“대마법사이자 현자의 후예인 인이요.”


“개는 왜? 친하지도 않은데.”


“현자의 후예니깐 정보력은 누구보다 뛰어나겠죠. 그리고 그가 섬기는 신도 이런 쪽에선 제일가는 신이기도 하니깐요.”


“어떤 신을 섬기고 있는지 알아?”


“예측은 할 수 있죠.”


“일단 알겠어.”


너무 피곤한 나머지 서둘러 대화를 끝냈다.


족장에게 당한 정신적 충격도 남아 있기도 하고.


어찌 됐건 유나의 말을 믿고 일단 인을 만나보자.


어색한 사이는 싫긴 한데.


어쩔 수 없지.


“일단 자자.”


“잘 자요~”


유나와 전화를 종료한 뒤 바로 잠이 들었다.


인과의 만남을 걱정하면서.




매일매일 성실히 연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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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 검성의 스승(1) +2 21.07.18 350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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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 훈련(2) +1 21.07.16 351 8 13쪽
188 훈련(1) +1 21.07.15 358 7 12쪽
187 인류를 구해라(8) +1 21.07.14 368 8 12쪽
186 인류를 구해라!(7) +1 21.07.13 360 10 12쪽
185 인류를 구해라!(6) +2 21.07.12 380 8 12쪽
184 인류를 구해라!(5) +1 21.07.11 370 9 11쪽
183 인류를 구해라!(4) +1 21.07.10 373 7 12쪽
182 인류를 구해라!(3) +1 21.07.09 378 7 12쪽
181 인류를 구해라!(2) +1 21.07.08 374 8 12쪽
180 인류를 구해라!(1) +2 21.07.07 407 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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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 아폴론 신의 인정(6) +1 21.07.05 380 9 12쪽
177 아폴론 신의 인정(5) +1 21.07.03 385 9 12쪽
176 아폴론 신의 인정(4) +1 21.07.02 386 10 12쪽
175 아폴론 신의 인정(3) +1 21.07.01 384 8 12쪽
174 아폴론 신의 인정(2) +1 21.06.30 395 10 12쪽
173 아폴론 신의 인정(1) +1 21.06.29 394 8 12쪽
172 암룡의 둥지(5) +1 21.06.28 390 8 13쪽
171 암룡의 둥지(4) +1 21.06.27 392 9 12쪽
170 암룡의 둥지(3) +1 21.06.26 403 10 13쪽
169 암룡의 둥지(2) +1 21.06.25 407 7 11쪽
168 암룡의 둥지(1) +1 21.06.24 414 8 12쪽
» 오크(4) +1 21.06.23 412 8 12쪽
166 오크(3) +1 21.06.22 394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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