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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폴 님의 서재입니다.

주시자(Wat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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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폴
작품등록일 :
2020.12.01 20:00
최근연재일 :
2021.01.18 18:42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3,441
추천수 :
60
글자수 :
308,281

작성
21.01.10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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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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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5쪽

038 - 괴 물 [2]

DUMMY

“쇼오오온!!!”


애타게 숀의 이름을 불렀지만 숀은 미동조차 없었다.


곧바로 숀에게 달려가려 했지만 우리를 둘러싸고 있던 추수꾼들이 무기를 들어 올리며 내 앞을 가로막았다.


마치 잠자코 있으라는 듯 나를 뚫어지게 노려보았다.


당장에라도 숀에게 가야하지만 너무 무모했다. 지금으로서는 내가 이들을 이기기란 불가능이었다.


내가 그렇게 추수꾼들을 노려보며 이를 빠득 가는 동안 안토니오가 무심히 셔츠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고는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뒤로 쓸어 넘기며 우리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러더니 알렉사를 권태한 눈으로 쳐다보며 나직한 목소리로 말을 내뱉었다.


“그냥 계속 그렇게 서 계실 겁니까? 뭐든 보여주셔야지요. 이래서야 제가 여기까지 온 보람이 없지 않습니까?”


안토니오의 도발에 알렉사가 허공에 철퇴를 한 번 휘두르고는 내게 힐끗 시선을 옮기며 작게 속삭였다.


“틈이 만들어지면 죽어라 도망쳐.”


“···뭐?”


“다른 곳은 안 돼. 무조건 조사관 길드로 도망쳐야 해. 알겠지?”


“지금 그게 무슨···!”


알렉사는 내 말은 듣지도 많은 채 앞을 향해 몸을 던졌다.


엄청난 속도로 돌진한 알렉사가 온 힘을 실어 안토니오를 향해 철퇴를 내리쳤다.


콰아앙!!


지축을 울리는 굉음과, 동시에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기의 파동.


공격이 제대로 들어갔나 싶었지만 안토니오는 알렉사의 철퇴를 단순히 주먹 하나로, 아니 정확히는 손에 끼워진 반지 하나로 가볍게 막아냈다.


안토니오는 손에 잔뜩 끼워진 반지를 넉클로 쓰고 있었다.


권태롭기만 하던 안토니오의 눈이 다시금 광기로 빛났다.


“성녀님의 공격에는 저를 죽이겠다는 목적성이 있습니까?”


알렉사가 차가운 표정으로 그를 노려보며 대답했다.


“···물론입니다.”


알렉사는 대답과 함께 안토니오의 주먹과 맞대 힘겨루기를 하고 있던 철퇴를 빠르게 거두고는 방금 전보다 더 거세게 안토니오를 몰아쳤다.


콰앙! 콰앙! 콰앙!


하지만 그리도 무섭게 몰아치는 공격을, 안토니오는 너무나 쉽게 막아내고 있었고 오히려 그게 즐거운지 광소를 터트렸다.


“예!!! 그겁니다! 당연히 그러셔야지요!! 그래야 저의 제자라고 할 수 있지요!!”


생각지도 못한 안토니오의 발언에 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


제, 제자!?


알렉사가 안토니오의 제자라고?


콰아아앙!


유성처럼 떨어지는 알렉사의 철퇴를 주먹을 내질러 막아낸 안토니오가 얼굴을 알렉사에게 들이밀며 물었다.


“그런데······. 제 가르침은 어디로 갖다 버리신 겁니까? 어째, 실력이 전보다 더 퇴보하신 것 같습니다.”


“그럴 리가요.”


일순간 알렉사의 표정이 얼음장같이 차갑게 변하더니 그녀의 움직임이 급변했다.


동작은 더더욱 정교해지고 속도가 배는 빨라졌으며, 그 속도로 후려치는 철퇴에는 엄청난 힘이 담겼다.


콰앙!! 콰앙!! 콰앙!!


매섭게 몰아치는 그녀의 공격에 제자리에서 가볍게 철퇴를 받아치던 안토니오가 점점 뒤로 밀리기 시작했다.


저 괴물을 이렇게까지 몰아붙이다니······.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알렉사의 무위에, 나는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콰아앙!!


순간, 아래에서부터 위로 올려치는 강한 스윙에 안토니오의 팔이 위로 뜨면서 안토니오의 가드가 풀려버렸다.


알렉사는 그 찰나를 놓치지 않았다.


“이야아압!!!”


우우웅-!


강하게 휘둘러지는 알렉사의 철퇴에서 강한 진동이 일었다.


루시우스의 메이스에 있는 스킬 ‘철의 파동’


적의 내부부터 부숴버리는 막강한 스킬이 눈 깜짝할 사이에 안토니오의 복부로 파고들었다.


콰아아앙!!


들어갔다···!


철의 파동이 안토니오의 복부에 적중함과 동시에 강한 후폭풍이 주변을 휩쓸었다.


나는 철퇴가 정확히 안토니오의 복부에 정확히 꽂히는 것을 보았고 알렉사가 이겼음을 직감했다.


그러나 그 다음 순간, 나는 눈앞에 펼쳐진 믿지 못할 광경에 경악하고야 말았다.


“흐음, 고작 이따위 잔기술을 믿고 그리 자신만만 하셨던 겁니까?”


먼지구름이 사라진 곳에는 안토니오가 그 어떤 피해도 받지 않은 채로 당당히 서있었다.


오히려 철퇴를 향해 자신의 몸을 더 밀어 넣은 모습이었다.


그가 입은 피해라고는 철퇴에 맞아 찢어진 셔츠뿐이었다.


그럴 리가 없다. 철의 파동은 대상의 내부를 진탕시켜 파괴하는 스킬이라 대상의 방어력을 무시한다.


거기다 무기의 내구도에 비례해 파괴력이 증가하는 스킬이기에 아틸리움으로 만들어진 루시우스의 메이스는 철의파동을 쓰기에는 최적의 무기였다.


그런 무기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괴력을 가진 알렉사가 휘둘렀는데, 저렇게 멀쩡한 모습은 말이 되지 않는다.


설마 아무런 피해도 주지 못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는지 침통한 표정을 짓던 알렉사가 태연한 척 말을 꺼냈다.


“대주교께서도 제게 말씀하지 않으셨습니까? 적을 상대함에 있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고.”


“흐음, 분명 그리 가르쳤던 적이 있지요. 그런데······. 정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생각이시라면 진짜 힘을 보여주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설마, 이렇게 설렁설렁해서 저를 쓰러트릴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겠지요?”


알렉사를 보며 조소를 흘리던 안토니오가 그녀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너덜거리는 자신 셔츠를 바라보았다.


“이런, 아까운 옷만 상했군요.”


안토니오가 자신의 셔츠를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더니 옷깃을 잡고는 그대로 좌우로 찢어버렸다.


촤아악-


셔츠가 찢어져 바닥으로 떨어지자 괴물과도 같은 안토니오의 몸이 여실히 드러났다.


오로지 근육으로 가득한 그의 상체에는 섬뜩하다 싶을 만큼 커다란 흉터들이 셀 수 없이 많았고 그 흉터의 위로 수없이 많은 문자들이 기이한 형태의 문양들과 섞여, 몸을 빼곡하게 뒤덮고 있었다.


나는 천리안으로 그 글자들을 읽을 수 있었다.


지구의 것과는 다르지만 그것은 분명 성경이었다.


이 세계의 성경···.


미, 미친 사이코 새끼···! 자기 몸 전체에 성경 구절을 때려 박은 거야···?


나는 그의 몸을 빼곡하게 수놓은 글자에서 그의 광기를 볼 수 있었고 그 안에 새겨진 흉터에서 그가 얼마나 처절한 싸움을 해왔는지 볼 수 있었다.


과연, 저런 괴물을 이길 수 있을까···?


내 몸을 짓누르는 압도감에 심장이 미칠 듯이 뛰었다.


도망치고 싶다.


도망치고 싶어 미치겠다.


셔츠를 벗어버린 안토니오가 다시금 권태로운 눈으로 알렉사를 오시했다.


“저도 어서 성녀님을 모셔가야 하는 입장이라, 이제부터 대충하지는 않을 겁니다. 어떻게······. 제대로 하실 마음이 있으십니까?”


그의 말에 알렉사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제대로 하겠습니다. 대신, 주변부터 좀 물리세요. 저희 때문에 이 사람들이 크게 다쳐서는 안 되니까요.”


알렉사가 우리를 포위한 추구꾼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그 말에 안토니오가 광소를 터트렸다.


“키하하하하핫!!”


그리고는 눈을 부릅뜨며 말을 이었다.


“성녀님~ 잔대가리 굴리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립니다~? 그저 저 뒤에 계신 형제님이 걱정되어 그러시는 것 아닙니까?”


안토니오의 손가락이 바들바들 떨고 있는 나를 향했다.


안토니오가 고개를 끄덕였다.


“뭐, 좋습니다. ···형제님들?”


처억!


안토니오의 부름에 나를 응시하던 추수꾼들이 일제히 무기를 거두고 차렷 자세를 취했다.


“여기일은 제가 마무리 지을 테니, 해산하세요.”


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모든 추수꾼들이 가슴에 주먹을 대고 안토니오에게 경례를 한 뒤, 순식간에 자리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그들이 사라지자마자 나는 곧바로 숀에게 달려가 그의 상태를 확인했다.


의식은 없었지만 다행히 숨은 쉬고 있었다.


“이제 제대로 해볼 마음이 생기셨습니까?”


안토니오가 기대감에 찬 눈으로 입맛을 다셨다.


알렉사가 그런 안토니오를 응시하며 입을 열었다.


“정안, 지금이야. 숀을 데리고 도망쳐···!”


순간, 알렉사의 몸이 피처럼 붉은 오러를 발산하기 시작했다.


쿠오오오오!


처음 봤을 때와는 차원이 다른 양이었다.


그렇게 방출된 방대한 양의 핏빛 오러는 알렉사의 곁을 떠나지 않고 그녀의 주변에서 휘몰아쳤다.


쿠오오오오-


오러를 일으킨 풍압만으로 몸이 날아갈 것 같았다. 그만큼 오러가 만들어내는 광풍은 견디기가 힘들었다.


나는 숀과 알렉사를 번갈아보았다.


분명 숀과 내가 감당 못할 싸움이 벌어질 것이다.


여기 있으면 휘말리고 만다.


도망쳐야한다.


도망치지 않으면 죽는다···!


알렉사도 도망치라고 했잖아!


···그런데, 그런데 왜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거야?


핏빛 오러는 시간이 지날수록 짙어졌고 오러가 강해질수록 차갑기만 하던 알렉사의 얼굴에서 황홀감에 젖은 미소가 피어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어떻게 해서든 정신을 유지하려 하는 듯 알렉사의 표정이 쾌락과 고통스러운 신음을 넘나들며 계속해서 바뀌기를 반복했다.


그 모습을 본 안토니오가 광소를 터트렸다.


“키하하하핫!! 그겁니다!! 그 꼬락서니 좀 보십시오! 본인의 힘조차 통제 못해서 폭주하는 꼴이라니!! 그런 주제에 무엇을 하겠다고 하몬님을 등진 겁니까!! 푸하하핫!”


광인처럼 웃던 안토니오가 일순간 정색하더니 그의 눈동자에 살기가 깃들었다.


“주신께 영광을! 배신자에게는 죽음을! 아멘···!!”


파아앙!!


공기를 터트리는 파공성과 함께 주먹을 들어 올린 안토니오가 알렉사를 향해 탄환처럼 쏘아졌다.


그 순간.


“원죄의 화살!!”


푸른색의 거대한 빛줄기가 안토니오의 전신에 작렬했다.


콰콰콰콰앙!!


거대한 빛에 직격당한 안토니오의 몸에서 거센 폭발이 일었다.


새로 배운 근본스킬, ‘원죄의 화살’


전체 마나의 50%를 태운 내 일격필살의 필살기가 안토니오의 몸에 적중했다.


내가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내가 그런 생각을 했을 때는, 이미 하얀 사신의 방아쇠를 당긴 후였다.


사용할 수 있는 마나를 최대치까지 끌어올려 사용한 스킬이다. 제대로 들어갔으니 안토니오도 분명 큰 피해를 입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순전히 나의 착각이었다.


폭발이 가시자 다시 안토니오의 몸이 드러났다.


“마, 말도 안 돼······.”


여기저기 그을렸지만 확실히 그는 멀쩡했다.


다만 달라진 것이 있다면······.


안토니오의 얼굴에 처음으로 분노라는 감정이 담겼다는 것.


안토니오가 광기로 가득한 핏발이 선 눈으로 나를 응시하며 이를 빠득 갈며 말을 씹어 뱉었다.


“참으로 우매합니다. 기껏 살길을 열어주었더니 스스로 죽음을 자처하다니···!”


파아앙!!


다시 한 번 그의 몸이 탄환처럼 쏘아졌다.


나는 분명 그의 움직임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나는 그저 그의 움직임을 볼 수 있을 뿐, 내 몸은 그의 움직임을 따라갈 수 없었으니까.


엄청난 풍압과 함께 그의 주먹이 내 얼굴에 직격하려는 순간.


콰아앙!


언제 달려왔는지 알렉사가 철퇴를 휘둘러 주먹의 궤도를 바꾸었다.


알렉사의 방해를 받은 안토니오의 주먹이 공기를 찢으며 나를 지나치고는 그대로 땅을 가격했다.


콰아아앙!!!


단순히 주먹질이라기엔 궤가 다른 그의 공격은 엄청난 폭발을 만들어냈고 나는 그 폭발의 여파로 박살이 난 땅의 잔해를 온몸으로 맞으며 꼴사납게 바닥을 뒹굴었다.


“크아악!”


엄청난 고통에 비명을 지른 나는 치미는 통증을 참으며 안토니오에게로 시선을 집중했다.


알렉사가 오러가 잔뜩 실린 철퇴로 안토니오를 멀리 날려버렸다.


그리고는 나를 바라보며 힘겹게 입을 뗐다.


“도, 도망···치···라고······. 했······.”


하지만 알렉사의 말은 이어지지 않았다.


고통스러워하던 알렉사의 신음이 사라지더니 일순간 황홀감이 그녀의 얼굴을 뒤덮었다.


“하아···.”


쾌락에 젖은 눈으로 나를 내려다보는 알렉사.


결국, 정신을 완전히 잃어버리고야 말았다.


알렉사가 나를 향해 철퇴를 높이 들었다.


나는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그녀의 이름을 불었다.


“알렉사!!”


하지만 그녀에게는 더 이상 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듯 했다.


알렉사가 부릅뜬 눈으로 환한 미소를 지으며 철퇴를 내리치려는 찰나.


마안(魔眼)···!


나는 마안을 쓴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다시 한 번 그녀의 이름을 부르짖었다.


“알렉사아아아!!”


파지직-!


순간, 그녀의 눈에 에메랄드빛 스파크가 튀었다.


“크윽···!”


고통스러운 신음과 함께 당혹감에 휩싸인 그녀의 표정.


아주 잠깐이지만 나는 그녀가 의식을 되찾았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나는 그때를 놓치지 않고 다급하게 외쳤다.


“오러를 풀지 마!!”


다급하게 들끓는 오러를 잠재우려던 그녀가 내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며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계속해서 마안을 유지하면서 확고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깟 기운 따위에게 지면 안 돼! 내가 도와줄게! 같이 이겨낼 수 있어!!”


내 믿음이 담긴 눈빛을 읽었는지 알렉사는 내 눈을 똑바로 응시하며 잠재우려던 오러를 오히려 더 강하게 발산했다.


“으아아아!!”


쿠오오오오오-


휘몰아치는 광풍에, 금방이라도 몸이 날아갈 것 같았지만 나는 이를 악물고 버텼다. 그리고 단 한 순간도 알렉사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꺄아아아아악!!”


알렉사도 몸이 찢어지는 고통에 비명을 내지르면서도 끝까지 나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오러는 점점 거세졌고 숨쉬기도 힘든 짙은 오러에 우리 모두가 집어삼켜지는 순간, 알렉사가 털썩 무릎을 꿇더니 그녀의 고개가 아래로 떨어졌다.


하지만 오러는 여전히 넘실대고 있었다.


“아, 알렉사···?”


나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미동도 없던 알렉사가 서서히 나를 향해 손을 들어올렸다.


점점 내게로 뻗어지는 그녀의 손······.


나는 그녀의 손을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걱정 어린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다시 한 번 불렀다.


“아, 알렉사······.”


순간, 그녀가 부들부들 떨며 힘겹게 고개를 들어올렸다.


그녀는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결국···. 실패한 건가···?


그 모습을 본 나는 가만히 눈을 감았다.


정신이 돌아왔을 때, 알렉사가 자책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그게 내 마지막 생각이었다.


그렇게 모든 걸 체념하고 그녀의 손이 내게 닿기를 기다리고 있을 때, 그녀의 쉰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이···파이브······.”


그녀의 말에 순간, 눈이 번쩍 떠졌다.


“아, 아······.”


나는 놀란 눈으로 알렉사를 바라보았다.


- 하, 하이파이브 몰라?


- 그게 뭔데?


- 아······. 이거는 또 없나보네.


- 이렇게 손바닥끼리 부딪히는 거야. 내가 살던 곳에서 ‘잘했다.’ ‘수고했다.’ 뭐, ‘믿는다.’ ‘우리가 해냈다.’ 이런 말 할 때 쓰던 제스처야.


알렉사가 환하게 웃었다.


“이, 이럴 때···. 쓰는 거······. 마, 맞지···?”


알렉사의 미소는 더 이상 광기에 찬 미소가 아니었다.


나는 소매로 눈가를 훔치고는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리고 그녀와 같은 웃음으로 그녀의 미소에 화답했다.


그때 멀지 않은 곳에서 섬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떻게 한 겁니까?”


고개를 돌린 곳에는 안토니오가 경악과 분노가 가득한 눈으로 우리를 노려보고 있었다.


“형제님이······. 어떻게 신성력을 쓸 수 있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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