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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폴 님의 서재입니다.

주시자(Wat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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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폴
작품등록일 :
2020.12.01 20:00
최근연재일 :
2021.01.18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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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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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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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글자수 :
308,281

작성
21.01.07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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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36 - 신 안 (神 眼) [1]

DUMMY

저녁을 먹은 뒤 나는 피곤하다는 말과 함께 내 방으로 들어왔다.


사실 조금 혼란스러웠다.


레온하르트라는 명문세가에서 태어났음에도 순탄치 않은 인생을 산 알렉사의 이야기를 들었더니 마음이 조금 무거워진 것도 있지만 그것 때문에 혼란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내가 지금 마음이 복잡한 이유는 순전히 나에게 있었다.


알렉사의 말에 따르면 과거 하몬교의 성기사 단장과 이단 심판관들의 수장을 역임했었던 안토니오 대주교라는 사람이 자신을 쫓고 있다고 했다.


그 사람은 오늘 찾아온 이단 심판관들과는 차원이 다른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알렉사의 말로는 폭주한 자신보다 강하다고 했다.


거기까지 듣자 하나의 기억이 떠올랐다.


내 기억에도 안토니오라는 인물이 하나 있긴 했다.


안토니오 반데라스.


속칭 하몬의 괴물.


별다른 무기 없이 오로지 주먹 하나로 수많은 이단을 무릎 꿇리고 끝도 없이 흘러나오는 신성력으로 괴수들을 처참히 압살하는 그는, 게임 어나더 월드에서도 괴물이라고 불릴 정도로 강했다.


설정 상으로도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손속에 사정을 두지 않는 인물.


그를 기억한 순간부터 이미 예상한 바였지만 알렉사의 말로는 만약 그와 맞닥뜨린다면 그가 나를 죽일 수도 있다고 한다. 아니, 죽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내가 혼란스러운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그런 무시무시한 인간이 기다리고 있는데, 내 목숨이 위험할지도 모르는데.


어째서, 나는······.


지금 도망치지 않는 걸까?


평생을 나만을 위해서 살았는데, 누가 어떻게 되든 나만 잘 산다면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그렇게, 살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발버둥친 주제에, 어째서 나는 도망치지 않고 이곳에 남아있는 걸까?


···이건 내가 아니다.


···나는 이렇지 않다.


···나는 누군가를 위해 목숨을 걸지 않는다.


···나는 그런 놈이다.


그런 주제에, 대체 왜 아직도 여기에 있는 거냐고, 이 병신 같은 놈아···!


마음이 무겁다.


답은 이미 알고 있지만 도저히 어떻게 해야 할지 답을 내릴 수가 없었다.


“하아······.”


나는 머리를 흔들어 상념을 털어버리고는 방구석에 놓인 간이침대에 몸을 맡겼다.


생각할수록 머리만 아팠다. 다른 생각을 해야 한다.


나는 이참에 그간 제대로 하지 못했던 내 상태를 점검하기로 하고 상태창을 띄웠다.



[ 상 태 창 ]


이름 : 송 정안

등급 : ☆☆☆

레벨 : 32

수호성 : 유니버스(Universe)

별자리 : 유니버스(Universe)

클래스 : 거너(Gunner)

힘:7 민첩:0 체력:5 지능:0 마력:10

보너스 스텟 : 10




내 레벨은 어느새 32가 되어있었다.


“생각보다 많이 올렸네?”


4성으로 초월을 하기 위해서는 3성 만렙인 60레벨이 되어야 하지만 지금은 레벨업으로 얻는 보너스 스텟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샤벨 타이거와의 싸움에서 살기위해 힘과 체력에 5스텟씩 투자해 현재 남은 보너스 스텟은 10이 전부였다.


나는 남은 스텟을 어디에 투자할지 고심했다.


스텟의 효과를 가장 크게 느꼈던 것은 샤벨 타이거에게 물려 죽을 뻔 했을 때 올린 힘과 체력이었다.


궁여지책으로 투자한 스텟이었는데 스텟을 찍자마자 힘이 넘치고 턱 끝까지 차올랐던 숨이 순식간에 괜찮아졌다.


마력만 보더라도, 찍기 전에는 파워어택 한 방만 써도 마나고갈로 기절했는데 지금은 서른 번은 무리 없이 연달아 쓸 수 있다.


스텟의 중요성을 몸소 실감하다보니 스텟을 투자하는데 좀 더 신중해질 수밖에 없었다.


“흐음, 힘을 올리면 힘이 세지고, 체력을 올리면 체력이 좋아지고. 그럼 지능을 올리면 머리가 좋아지는 건가?”


사실, 살면서 내 스스로가 머리가 나쁘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고아원에서 자라면서 학원하나 다니지 않았어도 학업성적이 굉장히 좋은 편이었고 직장에서의 일머리도 꽤나 돌아가는 편이었으니까.


그래도 궁금하긴 했다.


찍지 않고서는 지능이 사고력과 판단력이 좋아지게 하는 것인지 아니면 뭔가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이해력을 향상시키는 것인지 알 수가 없지만 그렇다고 이 귀중한 스텟을 그깟 궁금증 하나 풀자고 낭비할 수는 없었다.


고심 끝에 나는 민첩에 5, 마력에 5를 투자했다.


애초에 신의 눈을 가진 나는 명중률이 백퍼센트이기 때문에 민첩 스텟을 찍을 필요가 없었지만 문제는 몸의 움직임과 반응속도에 있었다.


샤벨 타이거와의 싸움에서 신의 눈 덕분인지 동체시력이 엄청나게 좋아진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내 눈에는 샤벨 타이거의 재빠른 움직임이 훤히 보였고 녀석의 공격마저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녀석의 움직임을 눈과 머리로는 인지를 해도 정작 몸의 반응속도가 따라주지 않아 녀석을 총으로 맞히지도 못하고 녀석의 공격을 피하지도 못했다.


기본적인 움직임을 위해서라도 어느 정도의 민첩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상 태 창 ]


이름 : 송 정안

등급 : ☆☆☆

레벨 : 32

수호성 : 유니버스(Universe)

별자리 : 유니버스(Universe)

클래스 : 거너(Gunner)

힘:7 민첩:5 체력:5 지능:0 마력:15

보너스 스텟 : 0



스텟을 전부 찍고 나니 마력이 15나 되었다.


마력이야 많으면 많을수록 좋기 때문에 찍은 이유도 있지만 마력에 5나 더 투자한 가장 큰 이유는 지금 찍을 스킬 때문이었다.


나는 아직 배우지 않은 근본스킬 목록을 불러왔다.


수많은 스킬 중에서 단 하나의 스킬을 찾아내고는 곧바로 200개나 되는 스타 더스트를 사용해 그 스킬을 배웠다.



[ 원죄의 화살 ]


정보 : 막대한 기운을 화살 한발에 모아 적을 향해 쏘아내는 기술로, 이계의 천사들이 악을 심판할 때 사용하던 필살기다. 천사들이 사용하던 기술이지만 사용하는 에너지는 마나, 신성력, 마기를 가리지 않는다. 단, 사용하는 에너지에 따라 파괴력이 달라질 수 있다.

등급 : ☆

레벨 : 1

소모값 : 최대 에너지의 10~50%

제한 : 원거리 무기 착용.

효과 : 소모 에너지의 2배만큼의 데미지.

마력 계수 20


원죄의 화살이라는 이름을 보자마자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마나든 신성력이든 사용하는 에너지를 가리지 않고 사용한 에너지의 2배만큼의 데미지를 주는 괴랄한 스킬.


이 스킬의 좋은 점은 강력한 기본 데미지도 있지만 마력계수가 20이나 된다는 것이다.


말인즉슨, 만약 내 스킬 데미지가 1000이라면 마력 15에 계수 20을 곱해 300의 데미지를 추가로 줘서 총 1300의 데미지를 준다는 말이었다.


이 정도라면 지금의 등급, 지금의 레벨 대에 배울 수 있는 스킬 중에서는 단연 최고인 셈이다.


거기다 나에게 가장 필요한 원거리 스킬이니 현재, 파워어택 말고는 이렇다 할 공격스킬이 없는 내게는 동아줄과도 같은 스킬이었다.


새로 배운 스킬을 확인하고 스킬창을 닫으려는데 근본스킬 아래 칸에 있는 스킬 창에 없던 스킬 하나가 보였다.


뭐지?


나는 지금까지 근본스킬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스킬도 배운 적이 없다. 때문에 스킬이 있을 리가 없었다.


그런데 내 눈에는 스킬이 확연히 보였다.


“시, 신안??”


그 정체불명의 스킬의 이름은 ‘신안(神眼)’이었다.


나는 바로 신안이라는 스킬을 확인했다.



[ 신 안 ( 神 眼 ) ]


정보 :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신의 눈. 현재, 사용자의 수준에 맞춰 봉인된 상태다. 사용 가능 신안을 모두 해금하면 다음 단계의 신안을 개방할 수 있다.

등급 : ∞

레벨 : 1

사용가능 신안 : 6/10


천리안(千里眼)

궤적안(軌迹眼)

혜안(慧眼)

사안(死眼)

명안(明眼)

마안(魔眼)

???

???

???

???



맙소사······.


눈의 능력이 스킬화가 되었다.


대체 언제부터···. 아니, 언제 생긴 거지?


풍신의 발걸음을 배울 때까지만 해도 없었던 스킬이다. 그 뒤로는 열어보지 않아서 이런 스킬이 생겼다는 것조차도 모르고 있었다.


나는 찬찬히 신안이라는 스킬을 살펴봤고 한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 스킬은 그냥 사용스킬이 아닌, 하나의 카테고리였다.


수많은 능력을 묶어둔 카테고리.


그 예로 신안 안에는 수많은 눈이 있었고 하나, 하나가 독립적인 레벨과 특수한 효과를 가지고 있었다.



[ 천리안(千里眼) ]


정보 : 멀리 있는 대상도 지근거리에 있는 것처럼 볼 수 있게 해주는 신안(神眼).

레벨 : 2



[궤적안(軌迹眼)]


정보 : 투사체, 상대의 공격 등 모든 물체의 궤적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신안(神眼).

레벨 : 4



[ 혜안(慧眼) ]


정보 : 대상의 정보와 문제의 답, 현상의 원리를 알게 해주는 신안(神眼).

레벨 : 5



[ 사안(死眼) ]


정보 : 대상의 약점과 죽음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신안(神眼).

레벨 : 4



[명안(明眼)]


정보 : 장애물을 부정하고, 보고자 하는 모든 것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신안(神眼).

레벨 : 2



[ 마안(魔眼) ]


정보 : 상대에게 직접적으로 해를 가하는 신안(神眼). 상대의 정신을 지배하거나 반대로 정신을 지배당한 대상을 깨울 수 있다. 레벨이 상승할수록 대상에게 부여할 수 있는 디버프의 가짓수가 증가한다.

레벨 : 1



신안들을 모두 살펴본 나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대상의 정보를 알 수 있게 해주었던 혜안, 총을 조준할 때 멀리 있는 것을 바로 앞에 있는 것처럼 만들어준 천리안, 내게 총알이 나가는 궤적을 알려줬던 궤적안, 괴수의 약점과 사체를 해체할 부위를 알려주었던 사안까지······.


그동안 내가 사용했던 능력들이 무슨 뭐였는지 전부 알 수 있었다.


명안과 마안은 생소했지만 이내 이것들도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었다.


명안은 분명 어두운 동굴에서 밝게 볼 수 있게 해주었던 신안일 것이다.


그런데 명안의 능력은 그것뿐만이 아닌 것 같았다. 단순히 밝게 보는 것을 넘어서 모든 장애물을 무시한다는 것은 모든 것을 투시해서 볼 수 있다는 것과 같았다.


“투, 투시 능력이라니······.”


이런 능력이라면 땅속에 숨는 괴수나 주변 환경을 이용해 보호색으로 자신을 감추는 괴수들까지 쉽게 찾아낼 수 있었다.


마안이 제일 애매했다. 스킬 설명을 보면 정신계 공격을 할 수 있는 눈이라는 건데, 나는 그런 공격을 한 적이 없다.


그러다 문득 한 가지가 떠올랐다.


“아···!”


공격은 아니지만 하나 있었다. 그것도 바로 어제.


어제 알렉사가 폭주했을 때 나와 눈이 마주친 알렉사의 눈에서 에메랄드빛 스파크가 튀었다.


스킬의 설명대로라면 정신을 지배당한 대상의 정신지배를 풀수도 있다고 했으니, 내 생각이 맞다면 그게 마안의 효과일 것이다.


정확한 틀을 모르고 쓸 때는 몰랐는데 이렇게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것을 보니 내가 가진 눈이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 실감할 수 있었다.


설명은 간단하지만 단 하나도 빠트릴 것 없이 모두 다 엄청난 능력이다.


이런 능력이 여섯 개나······.


그런데 아직도 네 개나 더 있다고···?


이것도 놀라운데 모든 신안을 해금하면 더 높은 단계가 개방된다니, 대체 어떤 능력일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굉장히 충격적이었지만 이런 충격이라면 언제든 대환영이다.


나는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확실히 강지해고 있다는 게, 그리고 앞으로 더 강해질 수 있다는 게 확실하게 체감 됐다.


마음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던 불안이 조금씩 사그라들었다.


머릿속에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떠올랐다.


폭주한 알렉사를 상회하는 무력을 지닌 괴물.


그런 그를 상대할 방법이 하나 있다.


이길 수는 없어도 한 방 정도는 제대로 먹이고 틈을 만들 수 있었다.


그래······.


도망만이 능사는 아닐지도 모른다.


위기가 닥쳤다고 언제까지고 도망만 칠 수는 없다.


능력이 있다면 한 번쯤은 부딪혀 봐야한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해보고 안 되면 그때는 정말 도망칠 것이다.


정말 뒤도 안보고 도망칠 것이다.


그러니, 해보기도 전에 지레 겁먹고 도망치지는 말자.


그렇게 굳은 결심을 한 나는 내일을 기다리며 걱정 반, 결의 반으로 눈을 감았다.



하지만 그때는 알지 못했다.



그게 얼마나 오만한 생각이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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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041 - 결투대회 [2] 21.01.13 69 0 14쪽
40 040 - 결투대회 [1] 21.01.12 42 0 13쪽
39 039 - 괴 물 [3] +1 21.01.11 60 0 17쪽
38 038 - 괴 물 [2] 21.01.10 33 1 15쪽
37 037 - 괴 물 [1] 21.01.09 47 1 15쪽
» 036 - 신 안 (神 眼) [1] 21.01.07 54 1 12쪽
35 035 - 그녀의 속사정 [2] 21.01.06 36 1 15쪽
34 034 - 그녀의 속사정 [1] 21.01.05 60 1 20쪽
33 033 - 아스트롤라베 [6] 21.01.04 57 2 12쪽
32 032 - 아스트롤라베 [5] 21.01.03 49 1 16쪽
31 031 - 아스트롤라베 [4] 21.01.02 46 2 18쪽
30 030 - 아스트롤라베 [3] 21.01.01 43 1 15쪽
29 029 - 아스트롤라베 [2] 20.12.31 62 1 13쪽
28 028 - 아스트롤라베 [1] 20.12.30 111 1 12쪽
27 027 - 결성, 와치독스! [2] 20.12.29 57 1 15쪽
26 026 - 결성, 와치독스! [1] 20.12.28 52 1 17쪽
25 025 - 최악의 둔재(鈍才) [3] 20.12.27 62 1 19쪽
24 024 - 최악의 둔재(鈍才) [2] 20.12.26 53 1 20쪽
23 023 - 최악의 둔재(鈍才) [1] 20.12.25 64 1 20쪽
22 022 - 토 벌 [3] 20.12.24 90 1 13쪽
21 021 - 토 벌 [2] 20.12.23 58 1 12쪽
20 020 - 토벌 [1] 20.12.22 83 1 14쪽
19 019 - 주시자 [2] 20.12.21 63 1 18쪽
18 018 - 주시자 [2] 20.12.20 71 1 14쪽
17 017 - 주시자 [1] 20.12.19 6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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