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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폴 님의 서재입니다.

주시자(Wat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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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폴
작품등록일 :
2020.12.01 20:00
최근연재일 :
2021.01.18 18:42
연재수 :
4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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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51
추천수 :
60
글자수 :
308,281

작성
21.01.03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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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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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032 - 아스트롤라베 [5]

DUMMY

“형, 형! 일어나세요!”


“으으······.”


숀이 깨우는 소리에, 나는 힘겹게 눈을 떴다.


딱딱하고 차디찬 대리석 바닥에서 잠을 잤더니 온몸이 비명을 질렀다.


“흐읍, 어우, 죽겠다······.”


겨우 몸을 일으켜 고개를 흔들어 정신을 차리자, 숀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윽박을 질렀다.


“후우···. 아, 저는 두 분이 어떻게 된 줄 알았잖아요!”


······.


기절은 지가 해놓고 왜 우릴 걱정한대?


“아니, 나란히 누워 있는 거 보면 모르겠냐? 쓸 때 없는 걱정을 하고 있어.”


나는 숀의 머리를 비비듯 쓰다듬어주고는 옆에 누워있는 알렉사를 깨웠다.


툭툭.


“야, 일어나라.”


“으음? 흐으······.”


덕분에 잠이 깬 알렉사도 좀 전의 나처럼 곧 죽을 것 같은 신음소리를 내며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눈도 제대로 못 뜨는 알렉사가 주변을 둘러보며 물었다.


“···몇 시야? 얼마나 잤어?”


숀이 손목에 찬 시계를 보며 말을 했다.


“9시예요. 이미 해 진지 오래됐어요.”


숀에 말에 알렉사가 얼굴을 비볐다.


“와, 되게 오래 잤네······.”


“어쩔 수 없죠 뭐. 오늘은 여기서 자고 내일 아침에 이동해야죠.”


나는 인벤토리에서 침낭 세 개를 꺼내 바닥에 내려놓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좀 더 누워있어.”


그러고는 볼품없이 찌그러져서 고철정어리가 되어버린 마스터 아머드 나이트에게로 가서 녀석의 사체(?)를 수거했다.


침낭만 꺼내두고는 다른 일을 하자 알렉사와 숀이 누우려다말고 내게로 다가왔다.


“뭐해?”


“뭐하긴, 기력도 차렸으니 할 일은 하고 자야지.”


원래 목적도 중요했지만 녀석의 파츠를 수거하는 일 역시 내게는 중요한 일이었다.


전신을 이루고 있는 순수한 아틸리움.


이 녀석 하나만으로도 한 층의 아머드 나이트를 모두 잡은 양을 훨씬 뛰어넘을 것이다.


이런 귀중한 자원은 바로바로 챙겨줘야 한다.


콧노래를 부르며 쇳덩이들을 수거하던 나는 잔해들 사이에서 반짝 거리는 무언가를 발견했다.


스타 더스트의 조금 더 큰 버전인 것 같은 주먹만 한 구슬이었다.


나는 그 구슬을 집어 들었다.


“이, 이거···!”


영롱한 푸른빛이 도는 스타 더스트와 달리 이 주먹만 한 구슬은 금색처럼 밝은 노란 빛을 띠고 있었다.


당연히, 나는 이게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와, 완제다···!”


이 노란 빛은 띠는 구슬은 다름 아닌 무기나 방어구 같은 완성형 아이템이 들어있는 완제품 구슬이었다.


이 세계에 넘어와서 처음 보는 완제품 구슬.


그동안 보이지 않던 완제품 구슬이 보스몬스터를 처치하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완제품 구슬의 영롱한 자태에 숀이 초롱초롱하게 눈을 빛냈다.


“형, 이게 그 말로만 듣던 완제품 구슬이에요?”


말은 하지 않았지만 조사관이 된지 얼마 되지 않은 알렉사도 완제품 구슬을 처음 보는지 신기해하는 것처럼 보였다.


“나도 실물로 보는 건 처음이야······.”


이걸 깨트리면 아이템이 드랍 될 것이다.


구슬을 쥔 손에 힘을 주니 구슬 표면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과연, 무슨 템을 줄까···!


지금 제일 필요한 건 방어구!


제발, 방어구 주세요!!


나는 그렇게 간절히 기도하며 구슬을 깨트렸다.


파앙!


구슬이 깨지자 안에 들어있던 반짝거리던 가루들이 별무리처럼 허공을 수놓았고 내 손 위에 맴돌더니 강한 빛을 뿌리며 하나의 아이템으로 변화했다.


파앗!


“오오···!”


숀이 놀라움에 탄성을 터트렸다.


내 손을 가득 감싸던 빛이 사라지자 내 손 위에는 반지 하나가 덩그러니 놓아져있었다.


나는 곧바로 아이템의 정보를 확인했다.


[ 루시우스의 반지 - A급 ]

등급 : ☆☆☆☆

종류 : 반지

정보 : 아스모 제국 황실기사단의 맹세 반지. 황실기사단장 루시우스가 단장으로 취임할 때 하사 받은 반지이다. 이 반지는 아스모 제국에 충성한다는 의미와 기사단장이라는 신분을 나타내는 의미가 함께 담긴 증표다.

옵션 : 물리방어력 2%증가.

스킬 - 기사의 맹세(A) 사용 가능.

스킬 - 강철의 의지(B) 사용 가능.



기껏 얻었는데 고작 반지인가 했더니 부가 스킬이 두 개나 붙어 있는, 무려 A급의 아티팩트였다.


SSS급 아이템으로 도배를 했었던 내게는 성에 찰리가 없는 물건이었지만 이곳에 떨어져서 하도 험하게 구르다보니 지금은 이것도 최고급 아이템처럼 보였다.


거기다가 하얀 사신을 봤을 때는 보이지 않던 옵션까지 볼 수 있었다.


옵션이 봤기 때문에 스킬의 유무도 확인을 할 수 있었다.


그새 눈의 능력이 또 향상이 된 모양이었다.


“아, 저 마스터 아머드 나이트 이름이 루시우스였구나······.”


나는 바로 반지에 붙은 스킬까지 확인했다.


[ 기사의 맹세 - A급]

정보 : 종말의 순간까지 아스모 제국을 지키려했던 기사단장 루시우스의 맹세가 담긴 스킬. 대상에게 사용한 뒤 사용한 대상을 지키기 위해 싸울 경우, 사용자의 능력치가 상승한다.

효과 : 하루 한 번 대상과 자신을 결속시킬수 있음.

결속된 대상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동안,

물리 공격력 20%증가.

물리 방어력 20%증가.

스테미너 최대치 30%증가.



와, 이거 정신 나간 스킬이잖아?


대상을 지킬 때만 발동한다는 조건이 붙긴 하지만 공, 방이 20%상승하는 효과는 절대 가볍게 볼 수 없는 수치다.


딱히 버프지속시간에 시간제한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잘 쳐주면 S급 정도로 봐도 무방할 만한 버프 스킬이었다.



[ 강철의 의지 - B급]

정보 : 아스모 제국 황실기사단의 굳건한 의지를 담은 스킬.

효과 : 5분간 물리 방어력 50%증가.

5분간 물리 방어력 +100

스킬 사용 중, 이동속도 30%감소.



강철의 의지 역시 꽤나 괜찮은 효과를 가지고 있었다.


이동속도 30%가 감소하는 것은 큰 패널티였지만 물리 방어력이 100에 추가로 50%를 더 올려주는 값으로는 나름 합리적인 패널티였다.


효과만 보면 SS급 방어스킬인 금강불괴의 하위호환쯤 되는 것 같았다.


스킬의 효과를 확인한 나는 곰곰이 생각을 하다 숀에게 넘겨주었다.


내가 반지를 건네자 숀이 화들짝 놀라며 뒤로 한걸음 물러섰다.


“이, 이걸 왜 저를 주세요? 형이나 누님이 끼셔야죠!”


숀의 거절에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래, 내가 낄 수 있는 거면 당연히 내가 꼈지. 알렉사는 이런 게 필요 없을 만큼 강하고···. 그러니 파티의 균형을 맞추려면 네가 끼는 게 맞아.”


나는 알렉사를 돌아보며 물었다.


“불만 없지?”


“아니, 뭐······.”


처음으로 얻은 완제품이라 그런지 알렉사도 조금 아쉬워 보이긴 했지만 크게 싫은 내색을 하지는 않았다.


나는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불만 있어도 어쩔 수 없어. 아이템 분배는 단장 재량이니까. 정 아쉬우면 넌 이거 가지면 되겠네.”


나는 내 앞에 거꾸로 꽂혀있는 철퇴를 들어올렸다.


“어우 씨, 무거워!”


양손으로 들어도 겨우 들 수 있을 정도의 무게였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철퇴를 알렉사는 한 손으로 휘두른 것이었다.



[ 루시우스의 메이스 - A급 ]

등급 : ☆☆☆☆

종류 : 둔기

정보 : 아스모 제국 황실기사단의 기사단장 루시우스의 무기다. 전신이 아틸리움으로 이루어져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내구성을 가지고 있다. 둔기의 특성상 그 튼튼한 내구도가 막강한 공격력을 제공한다.

공격력 : 근접+300

제한 : 힘 30

옵션 : 근접 공격력 10%증가.

스킬 - 웨폰 브레이크 피격 면역.

스킬 - 철의 파동(A) 사용가능.



반지와 마찬가지로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철퇴.


삼단봉을 쓰던 알렉사가 이 무기를 쓴다면 그녀의 전투력은 비약적으로 상승할 것이다.


“아, 빨리 받아. 나 팔 빠진다!”


내 외침에 알렉사가 얼른 루시우스의 메이스를 받아들었다.


철퇴를 이리저리 둘러보던 그녀도 손에 착착 감기는 루시우스의 메이스가 마음에 들었는지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나름 괜찮네.”


내게 반지를 건네받은 숀이 감격한 듯 하면서도 조금 우울한 표정을 지으며 내게 말을 걸었다.


“형······. 저한테 이런 귀한 걸 다 주시고······. 이렇게까지 안하셔도 되는데, 저는 도움도 못 드리고 있는데······.”


눈물까지 그렁그렁한 숀을 보며 나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코를 후비며 대꾸했다.


“뭔 개소리래? ‘조사단장은 자신의 단원에게 편의와 복지를 제공해야 한다.’ 이거 몰라? 조사관 행동강령 안 봤어?”


“그, 그래도 이렇게까지 잘해주실 줄은······.”


숀은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았다.


얼씨구, 옘병하네······.


나는 녀석의 머리를 쥐어박으며 말했다.


“야, 착각 하지 마~ 누가 공짜래? 너 이거 목줄이야 인마~ 이거 받으면 더 개처럼 일해서 나한테 돈 갖다 바쳐야 돼~ 마냥 좋아할 게 아니라고. 알고는 있냐?”


내 말에 울음을 꾹 참고 있던 숀의 눈의 수도꼭지가 열려버리고 말았다.


“느어어엉~ 열시미할게요오······. 흐흑, 진짜 잘 할게요오~ 감사합니다, 형니임!”


“···너 혹시 아까 부딪히면서 머리 다쳤니?”


어으, 이 모질이······.


그딴 소리를 듣고도 어떻게 저런 반응이 나오지?


나는 즙을 짜다 못해 꺼이꺼이 우는 숀을 보며 고개를 젓고는 남은 아틸리움들을 수거했다.


모든 수확을 마친 나는 맨 처음 루시우스가 앉아있던 옥자를 향해 걸어가 이리저리 둘러봤다.


분명, 여기 어딘가에 있을 텐데······.


그러다 옥좌의 뒤편에서 수상한 레버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찾았다!”


내 외침에 알렉사가 물었다.


“또 뭐가 있어? 아···. 혹시 여기 오기 전에 네가 말했던 그 최강의 무기?”


나는 그 레버를 힘껏 당기며 말했다.


“그 무기가 있는 곳으로 가는 길···!”


내 말과 동시에 옥좌 뒤의 석벽이 드르륵하고 소리를 내더니 위로 향하는 계단 하나가 나타났다.


알렉사가 신기한 듯 갑자기 나타난 계단을 살폈다.


“너는 여기 처음 오면서 여기에 이런 게 있다는 걸 어떻게 아는 거야?”


“비밀! 나중에 가면 다 알게 돼.”


거짓말은 하지 말라고 했으니 나는 그냥 비밀로 퉁쳤다.


내 말에 알렉사가 찜찜한 표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아, 너 방금 표정도 되게 재수 없었어. 한 대 쥐어 박고 싶네.”


역시나 표현에 가감이 없는 친구였다.


하지만 나는 개의치 않고 계단을 가리키며 말했다.


“얼른 다녀오자. 빨리 일을 마쳐야 잠을 자지.”


그렇게 우리 일행은 계단을 올랐다.


계단을 올라가니 주변이 훤히 보이는 옥상으로 나올 수 있었다.


그 옥상의 정중앙에는 누가 봐도 수상한 굉장히 낡은 상자 하나가 놓여있었다.


나는 망설임 없이 그 상자로 다가갔다.


내 거리낌없는 행동에 숀이 다듭하게 나를 제지하려 했다.


“어, 형! 그거 함부로 열면···!”


“괜찮아, 이 위엔 위험한 거 없어.”


나는 그를 안심시키며 상자에 손을 얹었다.


안전하다는 내 말에 알렉사와 숀도 내 곁으로 다가왔다.


내 옆으로 온 두 사람 역시, 나처럼 기대에 부푼 목소리로 물었다.


“그, 그러니까······. 이 안에 최강의 무기가 있다는 거죠?”


“뭐가 들었어? 크기를 봐서는 대형 병장기는 아닌 것 같은데, 검? 활?”


검, 활···. 뭐가 되었든 이 안에 든 것과는 비교도 할 수가 없다.


이게 있어야지만 나는 이 게임의 끝을 볼 수 있다. 이 안에는 그 정도로 강력한 것이 잠들어있다.


나는 기대에 찬 표정으로 상자를 열었다.


끼이익.


낡은 쇳소리를 내며 상자가 열리고 곧바로 안에 있던 물건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물건을 본 알렉사의 표정이 묘하게 구겨졌다.


“···뭐야? 무기라며?”


옆에 있던 숀도 당황한 듯 말을 더듬었다.


“이, 이게 무기에요?”


그들의 태세 변환에 웃음이 났다.


나는 조심스럽게 그 물건을 집어들었다.


“그럼, 무기지. 그것도 아주 강력한 무기. 아스트롤라베.”


내가 말한 최강의 무기.


아스트롤라베.


나는 아스트롤라베에 내려앉은 먼지를 조심스럽게 털었다.


아스트롤라베라는 것은 사실, 오래 전에 고대부터 중세까지 천체의 위치를 관측할 때 쓰는 천문기계다.


내가 아스트롤라베를 신주단지 안 듯 소중하게 다루자 허탈한 마음이 들었는지 역정을 냈다.


“진짜 죽고 싶냐? 고작 이딴 고물하나 줍자고 그 고생을 했다고!?”


정말 나를 한 대 칠 기세로 달려들자 숀이 다듭하게 알렉사를 막았다.


“워, 워! 누님 진정하세요! 혹시 모르잖아요! 저게 고위급 마법을 난사할 수 있는 아티팩트일 수도 있죠!”


숀에 말에 내가 고개를 갸웃하며 대꾸했다.


“마법? 그딴 거 못 쓰는데···?”


······.


“놔, 씨발! 저 새끼 그냥 지금 죽여버리게!”


“누, 누님! 참으세요!!”


알렉사는 눈이 뒤집혀 당장에라도 나를 죽일 듯 달려들었고 숀을 필사적으로 그런 알렉사를 막았다.


그런 둘의 모습을 보던 나는 싱긋 웃으며 아스트롤라베를 들어올렸다.


마법? 이건 그것보다 더 엄청난 걸 할 수 있지.


나는 곧바로 인벤토리에서 스타 더스트 하나를 꺼냈다.


그리고는 아스트롤라베 위에서 깨트려 아스트롤라베에 별가루를 뿌렸다.


“놔! 놔아!!”


“아, 혀엉~! 왜 자꾸 그러세요! 저도 이제 못 막아요~!”


나의 기이한 행동에 알렉사와 숀이 더 큰 난동을 부리려는 순간.


피이잉-


아스트롤라베가 강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스스로 자신의 몸을 이루고 있는 세 개의 링을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이윽고 정중앙에 있는 바늘이 하늘 어딘가를 향해 방향을 돌렸다.


···이제 시작이다.


갑작스럽게 일어난 상황에 난동을 부리던 알렉사와 숀의 움직임도 순간 멈춰버렸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고물로만 보였던 물건이 영롱한 빛을 뿜어내며 스스로 움직이자 숀이 놀란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무, 무슨······.”


그 순간.


번-쩍!


아스트롤라베의 바늘이 가리키고 있는 하늘을 향해 강한 빛줄기를 쏘아냈다.


얼마나 강한 빛인지 그 빛줄기가 끝도 없이 이어지는 것이 보일 정도였고 잠시 후, 빛이 쏘아진 하늘에서 푸른색의 파장이 폭발하듯 넓게 퍼졌다.


이제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그가 올 때까지······.


거칠게 주먹과 발을 휘두르던 알렉사가 천천히 자신을 붙잡은 숀의 손을 떼어내고는 내 옆으로 다가왔다.


그리고는 빛이 쏘아진 하늘을 향해 시선을 돌리며 물었다.


“너, 뭐 한 거야···?”


나는 조금 긴장한 얼굴로 대답했다.


“곧 있으면 알게 돼···.”


그때, 빛이 쏘아지고 푸른 파장이 퍼졌던 하늘에서 다시금 우리를 향해 빛줄기가 엄청난 속도로 떨어졌다.


그것도, 엄청나게 큰 빛줄기가.


쿠아아아아아아-!


우리의 앞으로 드래곤의 브레스와도 같은 빛이 폭사되더니 버티기 힘들 정도의 바람이 우리의 주변으로 몰아쳤다.


“크윽!”


“으아아아!”


우리는 너나 할 것 없이 바람에 날아가지 않기 위해 바닥에 납작 엎드려 이 빛이 사그라들기만을 기다렸다.


그렇게 지상을 향해 한참을 내리꽂던 빛의 폭사가 가시더니 바람이 멎었다.


숀이 영혼이 반쯤 나간, 멍한 눈으로 물었다.


“끄, 끝난 거예요?”


“아마도?”


그때였다.


“너냐? 날 부른 게?”


납작 엎으려있던 우리의 앞에서 낯선 사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백옥같이 고운 얼굴에 쉽게 볼 수 없는 바다색의 머리카락, 거기에 하늘하늘한 하얀색 실크 가운.


내가 기다린 바로 그 사람이었다.


이곳에서 반드시 만나야 하는 바로 그 사람.


아니, 신.


나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어 그의 이름을 입에 담았다.




“차원···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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