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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폴 님의 서재입니다.

주시자(Watcher)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랭폴
작품등록일 :
2020.12.01 20:00
최근연재일 :
2021.01.18 18:42
연재수 :
4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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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글자수 :
308,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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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28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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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026 - 결성, 와치독스! [1]

DUMMY

생각보다 부상이 심했던 숀과 나는 아쉽게도 남은 토벌에 참여하지 못하고 토벌이 끝날 때까지 병실 신세를 져야만 했다.


이번 토벌에서 한몫 단단히 잡고 레벨 업까지 할 계획이었던 나는 귀환 준비로 분주한 조사관들을 보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하아······. 제대로 공쳤네.”


내 말에 숀이 힘없이 동의했다.


“그러게요······,”


나야 그렇다 치더라도 숀은 무슨 일인지 회복 후에 얼굴이 오히려 더 수척해졌다.


숀이 한숨을 쉬며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었다.


“이번 토벌까지 성과 못 내면 조사관 길드에서 쫓겨나는데······. 저 이제 뭐 먹고 살죠···?”


그 이유 때문이었구나.


하긴, 그동안 성과도 거의 없었다가 겨우겨우 사정해서 토벌대에 참가했다고 들었는데, 이번까지 말아먹으면 방출될 게 뻔했다.


물론, 내 생각에는 굳이 먹고살 걱정까지는 할 필요가 없어 보이지만······.


우리가 그렇게 서로 다른 이유로 상심하며 잔디밭 벤치에 앉아있는 사이, 누군가 우리에게로 달려왔다.


“쇼, 숀! 숀!!”


“···삼촌?”


우리를 향해 헐레벌떡 달려오는 이는 다름 아닌 숀의 작은 아버지, 마크였다.


우리 앞으로 달려온 마크는 숨도 고를 새도 없이 숀의 어깨를 부여잡고 그의 몸 이곳저곳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너, 너 괜찮은 거냐!?”


몹시 어수선한 마크의 행동에 당황한 숀이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말을 했다.


“아니, 삼촌이 여길 어떻게······. 벌써 바깥 정리가 끝난 거예요?”


스케빈저인 마크는 지금쯤 게이트 바깥을 정리하고 있어야 할 시간인데 이곳에 있다는 게 이상했다.


“너 다쳐서 병상에 누워있다고 보급계원 제이크가 말해줬다. 너 괜찮은 거야? 많이 다친 거 아니야?”


그 말에 숀이 웃으며 마크의 손을 잡았다.


“아아, 난 또. 걱정 마세요. 크게 안 다쳤어요.”


크게 안 다치긴, 완~전 미라처럼 온몸에 붕대나 감고 있었던 주제에······.


“조금 위험할 뻔 하긴 했는데 여기 계신 조사관님이 저를 구해주셨어요.”


입을 삐쭉 내밀고 있던 나는 갑작스런 숀의 소개에 급히 표정을 바꾸었다.


숀의 말에 마크가 내 손을 잡으며 연신 몸을 숙였다.


“아이고, 감사합니다. 조사관님! 저희 조카 구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마크는 내 얼굴을 확인할 생각도 못하는 모양이었다.


나는 할 수 있는 최대한 다정다감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뭘요, 형님 조카인데 당연히 아우 된 도리로써 제가 챙겨야 되지 않겠습니까?”


“예, 예! 아무렴···예?”


그제야 뭔가 이상함을 느낀 마크가 고개를 들어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자, 자네는···!”


마크의 놀라는 표정에 내가 싱긋 웃으며 미소로 화답에 주었다.


“형님, 그간 잘 지내셨죠?”


마크는 크게 당황하며 물었다.


“아, 아니 정안, 자네가 왜 여기에 있나? 며칠 안 보이는가 싶더니 조사관이라니?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나는 마크의 손을 잡아주며 말했다.


“아무래도 제 적성에는 이쪽이 맞는 듯해서 조사관으로 전향했습니다.”


“그, 그랬구만! 하긴, 칼립 숨통도 한방을 끊을 정도니······. 그래도 그렇지, 사람이 어떻게 말 한마디도 없이 떠날 수가 있나? 자네가 그렇게 사라지고 나서 내가 얼마나 서운했는지 아나?”


마크의 토라진 표정에 내가 멋쩍게 웃었다.


“하하, 죄송합니다. 나름 사정이 있어서···. 안 그래도 어느 정도 일이 정리되면 연락드릴 생각이었습니다.”


물론, 예의상 하는 말이었다.


마크는 내 말에 화가 좀 풀렸는지 다시 질문을 이었다.


“그런데, 자네가 숀을 구하다니? 그게 무슨 소린가?”


마크의 질문에 숀이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전부 마크에게 말해주었다.


“그, 그런 일이 있었다니···! 자네는 대체 정체가 뭔가? 아니, 아니지. 내가 이렇게도 경우가 없네. 내 사과함세.”


그러고는 내 손을 꽉 붙들며 말했다.


“고맙네! 내 이 은혜는 절대 잊지 않겠네!”


마크의 눈빛에서는 진심으로 감사함이 묻어나왔다.


“은혜라니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요.”


물론, 이것도 예의상 하는 말이다.


내 대답에 숀이 호탕하게 웃으며 내 어깨를 두드렸다.


“하하, 우리 형이 마음씨까지 이렇게 넓다니까요!”


“우리 형이라니? 정안 동생이 왜 네 형이야?”


마치 황당한 소리를 들었다는 듯 마크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숀이 턱을 당당히 들며 자랑하듯 말을 했다.


“그 사선을 넘나들면서 호형호제하는 사이가 되었다는 거죠.”


아무리 떠올려 봐도 나는 허락한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으응? 너 이번 토벌에서 낙제점 받아서 조사관 길드에서 퇴출된다더니, 그럼 정안 동생을 따라다니기로 한 거야?”


마크의 물음에 숀의 얼굴이 사색이 되더니 말을 크게 더듬었다.


“아, 아뇨, 그건 아니고······. 그게···.”


그때 내가 숀의 말을 자르고 끼어들었다.


“예, 앞으로 저와 함께 다닐 것 같습니다. 숀이 너무 유능한 인재라 저희 조사단에서 숀을 스카웃했거든요.”


나는 숀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숀이 수락을 해줘야겠지만.”


숀은 큰 충격을 먹은 듯 꿀 먹은 벙어리가 된 채 멍하니 나를 바라보았다.


내 말을 들은 마크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내 손을 잡았다.


“고, 고맙네······. 정말 고마워.”


숀의 태생이 약하다는 것을 마크가 어찌 모를 수 있으랴.


마크의 그렁그렁한 눈물을 보고 있으니 마음 한 편이 미어지는 것 같았다.


자신을 이렇게까지 걱정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이렇게 부러운 일인 줄은 몰랐다.


지금 이순간만은 숀이 몹시도 부러웠다.


그렇게 숀에게로 고개를 돌리니 녀석 역시 금방이라도 눈물을 뚝뚝 흘릴 것처럼 눈가에 이슬을 한가득 머금은 채 울음을 참으려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있었다.


얼씨구?


마크야 그렇다 치지만 병실에서 그렇게 대성통곡을 해대던 놈이 또 울려고 하니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이 자식은 착즙기야 뭐야?


나는 숀에게서 관심을 거두고 다시 마크를 바라보았다.


마크는 뭐가 그리도 감사한지 연신 고개를 숙이며 내게 감사의 인사를 했다.


“내 이 빚은 꼭 갚겠네!”


“에이, 빚이라뇨~!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다니까요.”


나는 나를 붙잡은 마크의 손을 들어 올리며 미소를 지은 채 그와 눈을 마주쳤다.


“그래도 정 고마우시다면, 혹시 잘 아시는 대장간 하나 소개시켜주실 수 있으십니까?”


내 물음에 마크가 눈물을 닦고는 되물었다.


“대, 대장간?”


“예, 제가 총을 사용하는데 곧 총알이 다 떨어져서요. 혹시 형님이시라면 잘 아는 대장간 하나 있지 않을까 해서 여쭤보는 겁니다. 하하, 이왕이면 값이 싼 곳이···. 제가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아하하하하!”


나는 민망함을 감추기 위해 애써 호탕하게 웃었다.


사실 가격이 목적이었다.


괴수를 잡기위해서는 게이트의 금속으로 만든 탄환이 필요한데 그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내 말에 곰곰이 생각을 하던 마크가 말을 꺼냈다.


“흐음, 친한 대장간이라면 있긴 한데······.”


“이, 있으십니까?”


“어어, 있지. 내 짬밥이 얼만데. 근데···. 총이라면 대장간이 아니라 공방을 가야 할 텐데···?”


“공방이요?”


“그렇네, 공방! 창이나 도검류의 무기는 대장간에서 만들고 수리를 하지만 활이나 총 같은 무기들은 보통 공방에서 다루거든. 근데 이거 어쩌나, 공방 쪽은 나도 친분이 없는데······.”


“아, 그러십니까···?”


마크의 말에 나는 급격히 기분이 다운되는 걸 느꼈다.


가챠에서 얻은 총 200발의 탄알 중 내게 남은 탄은 40발도 채 되지 않는다.


총이 없으면 사냥도 불가능한데, 보통 난처한 상황이 아니었다.


“친분은 없지만, 실력 좋은 공방이라면 알고 있네. 뭐, 듣기로는 다른 공방보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라고 하고.”


그나마 다행인 것은 마크에게 실력 있는 공방의 위치를 알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마크에게 공방의 위치를 듣던 와중 누군가 마크를 찾아왔다.


“마크! 아직까지 여기서 뭐해?”


마크를 부른 사람은 동료 스케빈저였다.


친분은 없지만 현장에서 얼굴은 몇 번 본적이 있었다.


“오, 벤! 자네가 여긴 무슨 일인가?”


“무슨 일은, 감독관이 찾아! 얼른 와!”


그의 말에 마크가 난처한 기색을 보였다.


“이런, 아무래도 내가 자리를 너무 오래 비웠나보군. 나 먼저 가봐야겠네.”


나는 서글서글한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네, 저희는 이제 귀환하니 너무 신경 쓰지 마십시오.”


마크가 내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내 어깨를 토닥였다.


“고맙네, 내 조카 잘 좀 부탁함세.”


그 말에 숀이 눈을 흘겼다.


“아, 삼촌! 제가 무슨 코흘리개 어린 애인 줄 아세요?”


숀이 투정을 부리자 마크가 솥뚜껑 같은 주먹으로 숀의 머리에 꿀밤을 먹였다.


“아악!”


“자식이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부모한테는 항상 어린 애인거야, 이놈아!”


마크의 핀잔에 숀이 혼자 궁시렁 댔지만 마크와 나는 숀에게 신경을 끈 채 악수를 하며 작별을 했다.


마크가 떠나고 우리도 집으로 돌아갈 채비를 했다.


그렇게 한창 짐을 꾸리는 도중에 또 누군가가 찾아왔다.


그런데 이번엔 반갑지 않은 얼굴이었다.


“돌아왔다고 들었소.”


우리를 버리고 간 그 조사관 놈이었다.


“대체 어떻게 살아있는 거요?”


나는 기가 막혔다.


다짜고짜 찾아와서 고작 한다는 질문이 그거야?


나는 그를 빤히 바라보며 차갑게 대꾸했다.


“그게 왜 궁금합니까?”


“······.”


그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자 나는 몸을 돌렸다.


그렇게 본대가 모여 있는 곳으로 합류를 하려는데 뒤에서 그 조사관 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미안하게 됐소.”


그 말을 들은 나는 뒤를 돌아 무덤덤한 얼굴로 대꾸했다.


“전혀 미안할 거 없습니다. 나라도 똑같이 그랬을 테니까.”


사실, 우리를 버리고 간 것에는 크게 화가 나지 않았다.


내가 그 상황이었어도 내가 살기 위해서 그들을 버렸을 테니까.


내가 화가 난 것은 다른 이유였다.


“근데 말이죠, 본인이 싼 똥은 본인이 좀 치우시죠? 괜히 엄한 사람 피해주지 말고.”


불편한 티를 팍팍 내면서 멸시가 섞인 말을 내뱉은 나는 숀을 데리고 곧 귀환하는 본대로 다시 돌아갔다.


그런데 내가 그 자리에서 사라지는 동안에도 그 남자는 한참을 그 자리에 서서 내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남자가 조용히 말을 읊조렸다.


“하나 있었군······.”







다시 스텔란으로 귀환한 우리는 곧장 집으로 갔다.


내가 단원을 구해오자 알렉사는 내게 박수를 쳐주었다.


이렇게 빠르게 구해올 줄은 몰랐나 보다.


그러면서 숀의 신상과 등급을 말해주었는데 알렉사는 거기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는듯했다.


태생 5성의 자신감인가?


본인이 강하니 다른 이들은 그저 머릿수만 채우면 된다는 게 진심이었나 보다.


알렉사를 처음 본 숀은 아름다운 알렉사의 미모에 반해서 얼굴이 시뻘게진 채 꿀 먹은 벙어리가 돼버렸다.


네가 저 여자의 진짜 모습을 알면 그런 표정은 못 할 텐데······.


그렇게 간단히 서로 소개를 마친 우리는 곧장 마크가 알려준 공방으로 찾아갔다.


“여긴가···?”


공방의 첫인상은 단순하게 신비함 그 자체였다.


삐뚤빼뚤 기이하게 증축된 3층 건물에 지붕에서는 연기가 피어올랐고, 여기저기서 정체모를 이상한 기계들이 증기를 내뿜으며 돌아가고 있었다.


“오오······.”


나는 처음 접하는 신세계에 감탄을 터트렸다.


무기 말고도 생활 용품이나 기계를 다루는 곳이라 그런지 사방 천지에 신기한 물건들이 가득했다.


“우와!!”


숀이 뭔가를 발견했는지 감탄사를 터트렸다.


“혀, 형님! 여기 창도 있어요!”


숀의 손가락을 따라 시선을 옮기니 그곳에는 수 십 가지의 무기가 진열이 되어 있었다.


전기가 통하는 창부터 두 발의 화살을 동시에 발사할 수 있는 화살에 화염 인챈트가 걸려있는 전기톱까지, 정말 없는 게 없었다.


그러다 내 이목을 끄는 게 하나 있었다.


“이건······.”


내가 집어든 것은 바로 검은 색의 리볼버였다.


리볼버는 권총임에도 총신은 40cm는 될 정도로 길었고 탄이 들어가는 약실의 수도 보통은 6개인데 이 총은 12개로 굉장히 컸다.


문득 든 생각이지만 어나더 월드에서는 필요가 없었지만 지금은 현실이니 조사단 내에 대장장이나 기술자가 하나쯤은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군의 무기를 고쳐주거나 이런 새로운 장비들을 만들어주는 기술자가 있다면 분명 조사단에 도움이 될 것이다.


내가 그렇게 신기하다는 눈으로 총을 구경하고 있는데 뒤에서 누군가 말을 걸었다.


“안목이 좋은 손님이시군요!? 그 총으로 말할 것 같으면 저희 공방 수석 장인이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제품으로써 전신이 게이트의 금속으로 이루어져 있고 회전식 약실이 여타 리볼버에 비해 2배나 큰 엄청난 녀석이죠!”


나는 등장과 동시에 갑자기 제품 설명을 해주는 사람을 바라보았다.


나이는 많아봐야 20대 중 후반으로 보이는 마른 체형은 가진 사내였다.


“아, 인사가 늦었네요! 저는 이 공방의 주인, 로버트 마젤란 3세라고 합니다.”


“아, 예···.”


3세? 웬 3세? 왕족이야?


격식을 차리는 그의 인사에 나도 엉겁결에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물건을 보러 오셨나요?”


그의 질문에 나는 정신을 차리고 품에서 탄피를 하나 꺼냈다.


“혹시, 이런 종류의 탄이 있나요?”


받아든 탄피를 한참이나 살피던 로버트가 고개를 끄덕였다.


“되게 오래된 물건이네요? 뭐, 흔한 건 아니지만 있습니다. 물론, 제작도 가능 하고요.”


그의 말에 내 표정이 밝아졌다.


사실, 지구의 무기라 여기에 맞는 탄피가 없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었는데 정말 다행이었다.


“그럼 게이트용으로 300발 정도만 주문하고 싶은데요.”


그 말에 로버트의 눈이 커졌다.


“어이쿠, 300발씩이나요? 비용이 꽤 많이 드실 텐데······. 어디 보자, 개당 2코인에 특수상품비까지 포함하면···. 음! 다해서 650코인입니다. 저희 가게에는 처음 오신 것 같으니 제가 특별히 10% 할인해서 585코인에 드리겠습니다.”


히익···!


585코인? 뭐가 그렇게 비싸?


나는 안주머니는 뒤지는 척 하면서 인벤토리에 있는 코인의 개수를 확인했다.


토벌 정산비로 120코인, 사체 처분비로 130코인······.


다 합해도 250코인 밖에 되지 않았다.


나는 슬쩍 눈치를 보며 옆에 있던 알렉사에게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도, 돈 좀 빌려줘······.”


“뭐어?”


내 말에 알렉사가 황당하다는 듯 인상을 구겼다.


“너 돈 많다며···! 좀 만 빌려줘.”


나는 난처한 표정으로 재촉했고 그런 내 모습을 알렉사가 한심하게 바라보았다.


내가 알렉사에게 돈을 구걸하는데 로버트가 끼어들며 나를 부담스럽게 바라보았다.


“손님? 585코인입니다.”


그 말에 나는 더 강하게 속삭였다.


“아, 금방 갚을게! 제발 부탁이야, 쫌만 보태줘!”


내 애원에 알렉사가 도끼눈을 하더니 품에서 붉은 빛깔의 코인 6개를 꺼냈다.


“그러게, 돈도 없는 게 무슨 총을 쏘겠다고······.”


그러면서 로버트에게 그 코인을 건넸다.


“여기 600코인, 잔돈은 됐어요.”


헐······.


무덤덤한 듯 쿨하게 값을 치르며 거스름돈을 거절하는 그녀의 모습은 내게 있어서는 분명 바보 같은 짓이었지만 솔직히 조금은 멋있었다.


돈을 받아든 로버트의 표정이 환해지더니 자동으로 그의 허리가 굽어졌다.


“어이쿠! 감사합니다! 물건은 내일까지 확실하게 만들어두겠습니다.”


저 손으로 비비는 제스처는 분명 사기꾼들이 돈 냄새 하는 리액션인데······.


그렇게 로버트가 등을 돌려 안으로 들어가는데 마침 안쪽에서 누군가가 나오고 있었다.


“어, 로버트······.”


모습을 드러낸 사람은 아직 앳되어 보이는 여인이었다.


그가 이곳의 기술자였던 것인지 그녀의 코에는 시꺼먼 기름때가 잔뜩 묻어있었다.


“오, 로라! 작업은 다 끝났어?”


“그게······.”


그녀가 뭐라고 답을 하기도 전에 로버트는 그녀의 말을 끊으며 자신의 말을 이어나갔다.


“로라 새 주문 들어왔어. 이 탄피에 맞는 걸로 게이트 용 총알 300발!”


그의 말에 로라라는 여인이 화들짝 놀랐다.


“어어? 나, 방금 작업 끝났는데···? 오늘 새벽부터 일해서 지금은 너무 피곤한데······.”


“에이! 스텔란 최고의 장인이 될 사람이 그 무슨 약한 소리야! 넌 할 수 있어! 이제 슬슬 소문나기 시작했는데 이럴 때 바짝 해야지! 안 그래?”


“어, 어···. 그, 그래······.”

로버트의 말에 로라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나는 눈을 게슴츠레 뜬 채 고개를 저었다.


“흐음······.”


그런 내 모습이 이상했는지 알렉사가 다가와 로버트 일행과 나를 번갈아 보며 물었다.


“왜? 무슨 일이야?”


나는 눈은 그대로 로버트를 응시한 채, 고개만 살짝 돌려 알렉사에게 귓속말을 했다.


“아무래도 저 인간, 사짜 냄새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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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023 - 최악의 둔재(鈍才) [1] 20.12.25 65 1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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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021 - 토 벌 [2] 20.12.23 58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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