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야농곰의 서재입니당

리드리스 일대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야농곰
작품등록일 :
2018.01.26 10:19
최근연재일 :
2018.09.30 17:30
연재수 :
206 회
조회수 :
67,952
추천수 :
957
글자수 :
1,177,611

작성
18.01.26 10:50
조회
432
추천
4
글자
12쪽

붉은 숲

DUMMY

그 때, 하쉬는 부디 그래달라며 웃었다, 하하 웃어버린 하쉬와 비루는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당연하지만 비루도 하쉬를 따라가는 듯한 분위기였다. 나도 함께 가고 싶었지만, 그들은 내가 따라가는걸 절대 용납하지 않을것이다.

침울해지는 기분을 느낀다.


‘마셸 형···’


처음으로 형이라고 불러본 사람이었다. 물론 알고지낸 시간은 짧았다. 겨우 이틀? 실제 시간으로는 하루나 될까 싶은 정도인데도.

그래도 나는 마셸을 잊지 않았다. 몰래 따라가고 싶을 지경이었다. 자신이 이렇게 정이

많았나 싶으면서도 그저 도움은 커녕 방해나 안 되면 다행이라는걸 알아서 잠자코 있을 뿐이다.

고개를 돌렸다.


‘하쉬···’


하쉬는 주변의 모든 일까지 자신이 처리할 힘을 가지고 있다. 영지를 나서서 겪은 일들도, 화촌에서의 일들도 하쉬는 자신의 능력으로 처리해왔다. 억울하게 휘말린 일들도 리드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해결했다.

이번 일도 분명 그렇게 해결하리라.


‘······.’


나는 주먹을 쥐었다.

언젠가 하쉬처럼 자신의 일은 직접 처리할 수 있어야한다. 그를 위한 수련이었다.


‘헨리, 한스’


그 날을 기억한다. 헨리를 묻기전에 마을에 들러 한스도 묻었었다. 멕의 집에서 고이 숨을 거둔 그를 묻었다. 이제 선의를 베푼 소년과 용감한 퇴역병사는 편히 쉴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죽어서조차 헨리는···

나는 다짐했었다. 헨리를 위해 복수하겠다고 말이다. 하지만 그 다짐은 어느 성기사가 가져갔고, 나는 다신 이런일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 굳은 마음으로 수련에 임해왔다.

그건 겨우 2주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지금까지 살아온 모든 날들을 합친것보다도 충실했다. 그럼에도 부족하다고 느낀다.

분명 하쉬는 마셸을 구해오고 그들의 원한도 갚아주리라.


‘하쉬!’


아마도 하쉬는 평생을 그렇게 보냈을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믿고 의지한다. 나 또한 그랬다. 언제쯤되야 저 멋진 성기사와 어깨를 나란히하고 걸을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은 아직은 이를지도 모른다. 몇 년? 혹은 몇 십년? 그런 긴 시간이 지나고야 나는 겨우 한 사람 몫을 해낼 수 있을것이다.

나는 저 성기사의 등을 보며 조금씩 나아가면 된다.


그리고 다음날.

하쉬와 비루가 붉은 숲으로 떠났다. 단 둘이서 떠났지만 불안은 없어보였다. 배웅하는 신전의 사람들과 나에게 반드시 구해올테니 기다리고 있으라했다.

목적은 마셸과 벤자민의 구출, 네크로맨서의 처단과 푸른 악마의 확인의 세 가지였다.

다른 곳이라면 모르되 붉은 숲에서 해내기에는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렵고 힘든 일이다.


“기다리고 있어라.”


하쉬는 별다른 말은 하지 않고 수련에 열중하라고 말했다. 짤막한 말과 오랜만에 보는 그의 갑옷입은 모습이 신뢰감을 준다.

나는 한동안 그를 기다리며 미친듯 달리고, 휘둘렀다. 조금이라도 더 성장한 모습을 그에게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조용히 기다리고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그렇게 생각했다.

그 이야기를 듣기 전까지.








한센 남작은 옥좌위의 청년, 레너에게 고개를 조아렸다. 왕자에서 왕이 된 그는 씩 웃어보인다.


“무엇이 그리 두렵나? 한센 남작”


왕은 자신을 쳐다보지 못하는 한센 남작을 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고개를 들라 명하자 한센 남작의 눈동자가 미친듯 흔들린다. 어디선가 본 듯한 장면이다.

입술이 비틀렸다.

그래, 어리석고 무능한 선왕이 죽기전에 저런 표정이었지.


”···저, 저는 아무걱도!”


한센 남작이 혀를 씹었다. 누가봐도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너무 두려워말게. 이제 '잡것'들을 쓸어버렸으니 '그것'들만 처리하면 되지않는가?”


”아니, 아닙니다··· 저는, 저는 그저 신전이 반발하지 않을까 걱정했을 뿐입니다”


레너의 말에 한센 남작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하지만 그는 몇번이나 말을 더듬었다.

레너 왕은 한센 남작 개인을 이렇게 평한다. 분명 능력있고 쓸만하다. 욕심도 많지만 주제를 안다.

하지만 모렉 공작은 이리 평했다.


‘겁 많은 애송이’


그 말대로, 지금 한센 남작은 겁을 집어먹고 있었다. 일가친척도 살해한 왕인데 자신을 노리지 않으리라곤 장담할 수 없는 일이라고 겁먹고 있었다.

왕과 자신은 공범이었지만··· 아니다. 오히려 공범이기에 자신을 죽이려 할 수도 있다고 말이다.

레너 왕은 한눈에 남작의 상태를 꿰뚫어보고 있었지만 모른체 그의 의문에 답했다.

아직은 쓸만한 자였으니까.


“흐음.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은 이전에 했던걸로 기억하네만, 내 기억이 틀렸나?”


눈에 띄게 한센 남작이 움찔했다. 아마도 쓸데없는 소릴 했다고 자신이 무능하다고 생각되면 어쩌나 하는거겠지. 레너 왕은 차라리 이렇게 공포에 벌벌 떠는 한센 남작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다루기 쉬우니까.


“소년, 그래... 리드라는 아이. 그 아이가 있으니 신전은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했잖은가? 하쉬 경이 푸른 악마와 싸워 죽으면 그것으로 끝. 신전은 우릴 좋게보진 않겠지만 대놓고 적대하지도 않을걸세. 그리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그것'들의···”


“푸, 푸른 악마 말씀이십니까?”


겁을 집어먹은걸 티내지 않으려는지 레너의 말을 받았지만 사실 레너의 말을 자른거나 마찬가지였다. 뒤늦게 깨닫고 한센 남작이 사색이 되었다.

레너는 씩 웃었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후후. 그래. 하쉬 경이 푸른 악마를 죽이고 혹은 그것을 무찌르고 영웅으로 죽는다면? 그 제자의 가치는 무궁해진다네. 그 소년이 이 일을 모르는 한, 하쉬라는 최고의 성기사의 제자가 이 왕국의 국민인 이상은 교국은 우리와 오히려 우호관계를 맺고싶어할걸세. 적어도 척을 지는 일은 없다고 봐야지.”


“···알겠습니다.”


한센 남작은 두려움을 숨기려 꺼낸 의문에 답하는 레너에게 한번 더 고개를 숙였다.


“아, 부디 조심하게.”


알현실을 나가려던 한센 남작이 우뚝 몸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염려를 빙자한 협박과 같은 말에 한센 남작의 얼굴이 더욱 하얗게 질렸다.







하쉬와 비루가 떠나고 겨우 하루가 지난 시점.


“허어, 그런일이! 허어어..”


언제나 여유로웠던 주교의 표정이 진지하고, 굳어져있었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한방 먹었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실제로 그랬다.


“자네는 이 소식이 들리기까지 도대체 뭘 한겐가!”


주교는 사제를 강하게 질타했다. 질타당한 사제는 바로 신전, 아르미안 왕국 듀란드교 본부의 정보를 책임지는 사제였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레너 왕자의 반란이 시작되고 열흘이 지나서야 반란이 사흘전에 끝나고 레너 왕자가 새로운 왕으로 즉위했다는 소식을 알린것이다. 주교가 질타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다.


“죄, 죄송합니다. 주교님!”


그로서도 두말 할 수 없는 실책이라 느끼고 있었다. 물론 변명하자면 할 수는 있었다. 레너 왕자를 중심으로 뭉친 귀족들이 입을 굳게 다물었고, 수도에서 정보를 알려주던 신전의 신도가 쥐도새도 모르게 죽어 연락이 되지 않았을때도 그저 의아하게 여겼을뿐이다. 설마 그 탐욕적인 한센 남작이 입을 다물고, 평범하다 여긴 레너 왕자가 반란을 일으키고, 누구와도 함께하지 않을것 같던 모렉 공작이 함께할줄은 몰랐던것이다.

그리고 어느 누가 감히 신전의 인물을 건드릴거라 상상이나 했겠냐는 말이다.

하지만 정보사제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것들은 결국 변명이었다. 좀 더 주의했더라면!


“이건 수치일세!”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쉼 없이 변하는 주교를 보며 정보사제도 새하얗게 얼굴색이 변했다. 이토록 화난 주교를 보는건 그로써도 처음이었기에


“아무튼, 이건 틀림없는 사실이겠지?”


화난 주교에게 정보사제는 턱을 떨며 물론이라고 답한다.


“네! 물론입니다.”


“후우··· 지금은 레너 왕자에게 협력하는 수 밖에 없겠지. 자네는 교국에서 그 죄를 ‘톡톡히’씻어야할걸세.”


“하, 하지만!”


억울해하는 듯한 정보사제에게 책상을 쿵! 내리치며 주교는 정색한다.


“더 말하지 말게! 왕국, 왕자는 이미 즉위했고 반란의 이유를 선왕 덴 하이어 아르미안과 왕가를 참살한 이유가 누군가가 세뇌해 꼭두각시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발표했다고 말했는데도 모르겠는가! 젠장!”


“하, 하지만 왕국민들이 그 말을 믿겠습니까? 이건 누가봐도 억지입니다! 세뇌라니요? 그렇다고 일가를 몰살시킨다니요!”


“아니라는 증거도 없지! 또 신전은 그럴 능력이 있을 수 있다는게 문제고 말일세! 자칫하면 레너 왕이 말하는 ‘그 누군가’가 우리 신전이 될지도 모른다고! 지금은 순순히 왕국에 손을 보탤수밖에 없어! 어떤 어처구니없는 요구를 해올지는 모르지만 말이지!”


레너 왕자는 선왕을 살해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그들이 세뇌당했기 때문이라고 발표한

이상, 진실을 밝혀내지 못한다면 신전은 레너 왕자의 뜻대로 협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미 종료된 상황이다. 설령 그게 진실이건 거짓이건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것은 그가 도대체 얼마나 큰 독심을 가지고 있길래 아비를 살해했으며, 평범하다 여겼던 왕자가 발톱을 숨겼던 호랑이였단 것이다.


“분명 교국에서도 가만히있진 않을걸세! 그러나 그 동안에는 우리가 굽혀야해!”


즉위했다는것은 왕이 되었다는 것이다.


“협력하지 않고 뻗대고 있다가는 레너 왕자, 아니지. 레너 왕이 우릴 범인으로 몰아가서 그의 이빨이 우리를 향할거야. 아니면 바로 이 우라드 자작령의 병사들이 당장 우리를 노릴지도! 죄가 없다면 도망쳐서도 안되는걸세! 우리가 떳떳하단 것을 보여줘야해!”


“화, 확실히 저희가 이곳을 버리면 왕국민들이 정말로 저희가 저지른 일이라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주교는 화가난듯 서류를 구겨 정보사제에게 던졌다. 휙 날아간 종이뭉치는 정보사제의 안면을 강타했다.


“멍청한 작자같으니라고! 이제 이해가 됐는가! 자네가 그러고도 정말 신전의 정보사제가 맞아?! 자네의 실태는 반드시 교국에 보고할걸세! 으득!”


주교는 으득 이를 갈았다.

진실을 알 방법이 없으니 마녀사냥을 당하기 싫다면 협력해야한다. 맘같아서는 당장에라도 정보사제를 찢어발기고 싶은 심정이었다.


“알···겠습니다. 그럼?”


“뭘 멍하니 서 있나? 얼른 교국에 이 소식을 알리게!”


정보사제가 급히 집무실의 한쪽 문을 박차고 나갔다. 주교는 머리를 감싸쥐며 주저앉았다.


“후우! 어쩌면 신전을 버려야할지도 모르겠군.”


정보사제에게는 그리 말했지만, 레너 왕은 이토록 극단적이고 무서운 방법으로 왕위를‘찬탈’한 사람이다. 과연 앞으로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

차라리 왕국민들에게 의심을 받더라도 교국으로 돌아가는것이 왕국에서 그에게 이용당하는것보단 나을지도 모른다. 어느쪽이든 선택은 그가 아니라 윗선이 할테지만.


“만약 왕국에서 물러나야한다고 판단한다면··· 하쉬 경을 비롯한 마셸과 벤자민 경은 죽은 목숨이겠군.”


기운빠졌다는듯이 주교는 의자에 털썩 주저앉는다. 어느쪽으로 굴러가도 교국의 손실이고, 자신은 추락할 것이었다. 멍청한 정보사제 때문에 말이다.

한탄해봐도 달라지는것은 없다. 주교는 이 일을 더는 생각하기 싫었다.

하지만 우연히 지나가던 소년은 이 이야기를 듣게된다.

그리고 이것이 레너 왕자가 계획한 일들이 어긋나는 아주 작은 나비의 날개짓이었다.


작가의말

선작,추천,댓글,조회는 언제나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리드리스 일대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6 대주교 2 18.03.06 340 4 12쪽
55 대주교 18.03.05 320 4 12쪽
54 교국으로 3 18.03.02 338 4 12쪽
53 교국으로 2 18.03.01 323 5 11쪽
52 교국으로 18.02.28 333 5 11쪽
51 빈 자리 6 18.02.27 336 4 13쪽
50 빈 자리 5 18.02.26 340 5 16쪽
49 빈 자리 4 18.02.23 342 6 11쪽
48 빈 자리 3 18.02.23 343 4 14쪽
47 빈 자리 2 18.02.22 343 5 14쪽
46 빈 자리 18.02.21 392 4 12쪽
45 푸른 악마 9 18.02.19 338 4 12쪽
44 푸른 악마 8 18.02.19 342 6 18쪽
43 푸른 악마 7 18.02.16 305 4 13쪽
42 푸른 악마 6 18.02.15 317 4 11쪽
41 푸른 악마 5 18.02.14 325 5 11쪽
40 푸른 악마 4 18.02.14 346 5 14쪽
39 푸른 악마 3 18.02.13 318 5 14쪽
38 푸른 악마 2 18.02.12 324 4 16쪽
37 푸른 악마 18.02.09 361 6 15쪽
36 붉은 숲 13 18.02.08 357 4 12쪽
35 붉은 숲 12 18.02.07 349 5 12쪽
34 붉은 숲 11 18.02.06 357 4 13쪽
33 붉은 숲 10 18.02.05 352 5 10쪽
32 붉은 숲 9 18.02.02 375 6 11쪽
31 붉은 숲 8 18.02.01 341 4 12쪽
30 붉은 숲 7 18.01.31 355 4 11쪽
29 붉은 숲 6 18.01.30 347 5 10쪽
28 붉은 숲 5 18.01.29 386 4 10쪽
27 붉은 숲 4 18.01.26 393 5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