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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농곰의 서재입니당

리드리스 일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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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야농곰
작품등록일 :
2018.01.26 10:19
최근연재일 :
2018.09.30 17:30
연재수 :
206 회
조회수 :
67,735
추천수 :
957
글자수 :
1,177,611

작성
18.02.02 15:03
조회
374
추천
6
글자
11쪽

붉은 숲 9

DUMMY

“이곳이 감옥이란 말인가?”


벤자민은 잠깐 쉬고나서 상처를 추스렸는지 한결 편해진 안색이었다. 물론 여전히 치명적인 상처였지만 초인과 같은 신체능력으로 오히려 악화가 아니라 회복한것이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도대체 이 안에 무엇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무너지고 부숴졌지만 흔적은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담담히 고개 끄덕이며 벤자민이 이어받았다.


“그렇군. 문이 없으니 감옥이라. 그럼 이 안에 무언가 무시무시한것이 갇혀있었다는 거로군? 그래서 몬스터들이 함부로 접근하지 못했다 이건가?”


“그게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


무엇이 갇혀있었길래 이미 부숴진 폐허에 몬스터들이 접근할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걸까? 그리고 무엇보다 그것이 풀려났다면 그것은 어디에 있는걸까?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안에는 들어가봤는가?”


마셸이 고개저었고 벤자민은 한숨쉬었다.


“다행이군. 혼자 들어갔다가 무슨일이 있을지 모르지.”


그는 땅을 짚으며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어느새 입고 있었던 갑옷도 벗어두고 상처를 꽁꽁 메어싸고 있었다.


“자네도 갑옷은 벗는게 좋겠군. 이게 아니었다면 솔직히 죽었을지도 모르지만··· 이런 곳에서는 도저히 도움이 되지 않아.”


다행히 겨울인지라 상처가 부패하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갑옷조차 없다면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갑옷은 사람들끼리 싸우기 위한걸세. 소형 몬스터라면 모르겠지만 그 이상의 몬스터를 상대하면서는 오히려 불편한 것 같네. 더욱이 이런곳에서는 보다시피 그리 도움이 되지 못하는군.”


어차피 한대 맞으면 치명상에 가까운 상처를 입는다. 그럴바에 맞지않도록 무게를 줄이는게 현명하다는 생각이었다.

반대로 마셸은 한대라도 맞으면 죽는데 갑옷조차 없으면 어쩌냐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벤자민의 의견에 반대했고 서로의 의견에 수긍했다.


“그럼 그리하게. 아무튼 한번 들어가볼 필요는 있겠군.”


다행히 네크로맨서가 있는건 아니지만. 반대로 놈의 행방이 묘연해졌으니 좋다고도 말할 수 없었다. 애초에 숲을 탈출하려고 하다가 방향이 꼬인 것이었으니 달라질것도 없지만.


“여기만 보고 밤만 지내고 가세.”


“그게 좋겠습니다.”


일어나 폐허의 벽이 무너진 방향으로 벤자민을 부축하며 걸음을 옮겼다.


“정말이군. 이건 내가 봐도 감옥에 가깝네. 정말로 무언가를 가두려고 만든 것 같아. 이런게 있을줄이야···”


탑 하나를 벽으로 빙 둘러싼 모양이었다. 무너진 벽을 넘자 마찬가지로 망가진 탑이 눈에 들어왔다. 이곳저곳이 부숴져있었다.

성인 서른 명이 팔을 뻗어서 빙 둘러싸면 얼추 둘레가 맞을까? 그만큼 큰 탑이었다. 잠깐 걸으니 충분히 들어가고 남을만한 구멍이 있었다.


“여기로 들어가면 되겠군. 미안하지만 먼저 들어가주겠나?”


마셸이 알겠다며 탑 안으로 들어갔다. 조심히 주의했지만 전혀 모르는 곳, 그리고 완전히 어두운 곳에 발을 디디는것은 작은 용기가 필요했다.


“······!”


첫 걸음을 걷자 느낀점은 ‘두려움’이었다. 하지만 마셸은 마음을 굳게 다짐했다. 두 걸음을 더 걷자 발밑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조용히 손을 들어올리고 들어오려던 벤자민을 말렸다. 어두웠기에 시야가 보이지 않았지만 그 어둠에 적응한 밤눈으로 보니 알 수 있었다.


“피!”


진득한 피가 있었던 것이다.


“피가 있습니다!”


마셸은 재빨리 탑에서 빠져나갔고, 벤자민도 들어가려던 걸음을 멈췄다. 둘은 잠깐 밖에서 안을 살피다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자 조용히 숨을 골랐다.


“피라니? 그게 무슨 말인가?”


“아주 진득히 바닥에 눌러붙은 피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벤자민은 코를 킁킁거렸다.


“아무런 냄새도 나지 않네. 피가 아니라 다른건 아니었나? 예를 들면 기름이었다던가?”


“분명 피였습니다. 이 탑은 뭔가 이상합니다. 분명 무언가 비밀이 숨어있습니다.”


마셸은 탑밖에 몸을 둔 채 고개만 빼꼼 탑 안으로 밀어넣고 킁킁 냄새를 맡았다. 분명 심하게 진동하는 피 냄새가 맡아졌는데 탑밖으로 고개를 빼내자 아주 작은 거리차이임에도 불구하고 조금도 냄새가 나지 않았다.


“한번 맡아보세요. 탑 안에서만 냄새가 납니다.”


벤자민이 마셸의 말대로 따라서 고개를 빼꼼내밀고 코를 킁킁거리자 “정말 그렇군”하고는 한 걸음 안으로 들어갔다.


“안전한지는 모르겠지만 살펴볼 필요는 있겠네. 함께 들어가지.”


마셸이 고개를 끄덕이며 한 걸음 내딛었다. 두 걸음을 내딛을 무렵 벤자민이 끄응 하고 침음성을 흘렸다. 아무래도 그 진득한 피를 밟은 것 같았다.


“후, 신이시여”


마셸도 그 피를 밟고 다시 기분나쁜 감각을 느꼈다. 신발 아래가 아니라 맨발로 밟았다고 생각하면 소름이 돋을만큼 끔찍한 감촉이다.


“잘 안보이는군. 혹시 불키는 도구같은건 없나?”


“여기가 감옥이었다면 있는게 이상하겠죠.”


확실히 그 말대로였다. 바깥의 어둠보다 더욱 짙은 탑속의 어둠에 눈을 잠깐 적응시키고는 후 하고 길게 한숨을 내쉰다.


“대충 윤곽은 보이는군. 자네도 그렇지?”


마셸은 계단의 윤곽이 자기도 보인다고 말했고, 벤자민은 더듬더듬 주변을 짚었다. 윤곽만 보이는것 뿐이지 안이 제대로 보이는건 아니었기 때문이다.


“제가 먼저 올라가겠습니다.”


“그래주겠나?”


벤자민이 옆으로 살짝 비키자 기다렸다는듯이 마셸이 앞으로 나섰다. 들리는건 두 사람의 발자국 소리와 알 수 있는건 이곳에 왜인지 피가 가득하다는 것 뿐이었다.


“······.”


뚜벅거리며 두 사람은 조심히 계단을 올랐다. 탑을 나선형으로 빙 둘러싼 계단을 얼마나 올랐을까? 감각으로 일고여덟 바퀴를 돌았다고 생각할 즈음에 탑을 전부 오를 수 있었다. 계단의 끝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방같은것도 없었고 그냥 계단이 뚝 하고 끊겨있었다.


“여기가 끝인가보군요. 아무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상하지않나?”


확실히 그랬다.


“이 탑이 정말로 감옥이라면 계단같은게 있을 필요도 없을텐데 말입니다. 그리고··· 아무리 감옥이라지만 조그마한 문은 있을법합니다. 처음엔 감옥이라고 생각했지만 차라리 이건 무덤같습니다.”


“그래. 아니면 죄수를 영원히 바깥에 나오지 못하도록 만든 무덤을 겸한 감옥이겠지.”


“어느쪽이든 도대체 갇혀있던게 무엇이길래 이렇게까지 탑을 쌓은걸까요?”


“그걸 우리가 알아내야겠지. 참, 밑에는 아무것도 없었나?”


마셸은 어둠에 익숙해진 눈으로 계단을 올라가기 전을 떠올렸지만 별다른건 없었던 것 같았다. 이 탑은 그저 계단만이 있었다.


“······.”


“혹시 마법적 처리가 되어있는곳은 아니겠습니까?”


“마법이라···”


그럴법했다.

아니, 그럴것이다. 탑 밖에서는 피 냄새를 맡지 못했지만 탑 안에서는지독한 피 냄새가 난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이 탑에는 분명 무언가 마법이 걸려있었다. 다른 마법이 걸려있다고 해도 이상할건 없으리라.


“하지만 그래선 저희가 찾을 방법은 없지 않겠습니까?”


아무리 초인이라고는 하나 마법魔法과 강체强體는 전혀 다른 분야였다. 같은 이능이니만큼 아주 관련이 없다고는 못하겠지만, 일단 분야가 다르니 흔적을 찾기란 어려웠다.


“그쪽 방면에 능통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모르겠지만 말일세. 일단 나가야겠군. 숲에서 빠져나가는게 먼저일세.”


“···그래야겠죠.”


계단을 내려나와 밖으로 나왔다. 탑은 여전히 망가져 있었고 몬스터들은 접근하지 않았다. 내부에 아무것도 없다는것을 안 이상 잠깐의 피신처가 될 수 있었다.

솔솔히 불어오는 밤바람을 맞으며 숲속을 지그시 응시했다.


“좋지않군.”


“······그렇군요.”


밖에서 자세히 살피고서야 알 수 있었다. 몬스터들은 포기한게 아니라 기다리고 있었다. 차마 탑쪽으로는 접근하지 못하니 거리를 두고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포위당했습니다.”


“밤만 지새고 가려고 했는데 손님들이 우릴 놔주질 않는군. 껄껄!”


다시말하면 밖으로 나가는 순간 몬스터들이 습격할거란 소리와 같았다. 꼼짝없이 갇힌 신세가 되어버린 것이다.


“놈들의 먹이가 되거나 혹은 굶어죽거나 둘이겠어.”


놈들이 뻔히 보고있는데 노란화살촉 도마뱀의 오줌을 바른다고 속을리는 없었다. 고립된 상황에서 벤자민은 태평하게 드러누웠다.


“벤자민 경?”


“뭐··· 뾰족한 수도 없지않나? 잠시 쉬어두게. 놈들은 이 안으로 접근하려하지는 않으니까 말일세.”


“하하, 이 상황에서 말입니까?”


“몬스터들이 아니라 미녀들이라 생각하면 되잖나?”


경험이 담겨있는 말이기도 했지만 마셸은 그저 쓰게 웃었다.


“성기사가 할 말은 아닌것 같습니다.”


“아무렴 어떤가? 것보다 옆구리가 쑤셔서 미치겠군. 잠이라도 자야겠어”


“······.”


마셸은 잠깐 어쩔까 고민했지만 역시 방법이 없었다. 신전의 구조대가 온다면 모르겠지만···


“일단은 방법이 없군요.”


마셸도 조용히 눈을 감았다.







“교국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주교실의 문이 재빠르게 열렸다. 주교는 이미 알고있다는 듯한 표정으로 답했다.


“수정구로 먼저 연락을 받았어. 왕국에 협력하다고 했다는군.”


“······.”


머쓱해하며 정보사제가 되돌아가려는데 주교가 손을 들었다.


“기다리게. 그 꼬마··· 그 하쉬 경의 제자가 누구랑 붉은 숲으로 향했다고 했지?”


주교는 리드가 하쉬를 찾아 붉은 숲으로 향했다는걸 알고 있었다. 뒤늦게 알게된것이지만··· 그리고 왜 간지는 잘 모르겠지만 누군가를 데리고 붉은 숲으로 향했다는 것만은 알고 있었다.


“분명··· 모던이라고 했습니다.”


“흐음”


작게 침음하는 주교를 보며 정보사제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시는 이름이십니까?”


“잘 모르겠지만 들어본적 있는것 같군. 헌데··· 왜 이렇게 맘에 걸리는지 모르겠어”


몇번이나 주교는 떠올리려했지만 떠올려지지가 않는듯하다.


“마음에 걸리는군. 별일은 아니겠지만··· 한번 조사해보게. 모던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의 명단을 모아서 내게 알려주게”


“아, 알겠습니다.”


축객령을 내리듯이 주교가 손을 저었지만 정보사제는 나가지 않았고 의문을 가진다.


“왜 그러는가?”


꾸물대는 그가 답답했는지 주교가 두 세번 채근하자 꾸물대면서도 말했다.


“그··· 저에 대한 처분은···”


인상을 팍 찌푸리고 주교가 답했다.


“교국에서 내릴걸세. 지금은··· 아니겠지만 선처를 기대하긴 힘들걸세.”


정보사제는 한숨을 푹 쉬며 주교실 밖으로 나갔고 주교는 한숨지었다.


“늦게라도 구조대를 조직해야겠지. 살아돌아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가능하면 살아돌아오는편이 좋았다. 그리고 앞으로 왕국이 무슨 요구를 할지 생각하면 머리가 아파와 주교는 머리를 짚었다.


“끄응···”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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