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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농곰의 서재입니당

리드리스 일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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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야농곰
작품등록일 :
2018.01.26 10:19
최근연재일 :
2018.09.30 17:30
연재수 :
206 회
조회수 :
67,729
추천수 :
957
글자수 :
1,177,611

작성
18.02.15 03:23
조회
316
추천
4
글자
11쪽

푸른 악마 6

DUMMY

-거기로 도망친다고 뭐가 바뀔줄 알았느냐!


무너진 탑의 잔해가 있는 이 장소만은 불타오르지 않았지만 그것 뿐이었다. 하쉬와 일행들은 그 좁은 공간에서 이리저리 움직일 뿐이었다.


“젠장! 언제까지 도망칠 수는 없다고!”


파도에 휩쓸리는 뗏목처럼 푸른 악마의 발길질에서 이리저리 피하고만 있었다. 그것도 오래가지는 않았다. 지금까지 살아있는건 오로지 푸른 악마가 거대한 덩치를 가지고 있는만큼 재빠른 동작이 힘들었기에 피할 수 있었던 것 뿐이다.

놈은 비루를 공격했을때처럼 허리를 숙여 팔을 휘두르거나 연신 발길질을 해댔다. 확신한것은 탑의 잔재가 있는 이 곳에는 역시 불이 붙지 않았다. 오히려 불을 밀어내고 있다.


“좋은 생각이 났소!”


그야말로 독 안에 갇힌 쥐 신세인 상황에서 모던이 외쳤다. 그는 탑의 무너진 잔재, 그 중 조그마한 돌맹이를 쥐고 힘껏 던졌다.

그러자 놀랍게도.


“오!”


비루는 탄성을 질렀다. 그래. 발 디딜 틈이 없이 불타오르는 이 상황에서 탑의 잔재들은 불을 밀어내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리저리 탑의 잔재들을 던지는 것만으로 불을 소화시킬 수 있다는 뜻이었다.


“되는군! 그렇다면!”


벤자민과 모던, 하쉬와 비루는 힘껏 돌을 던졌다. 힘겨워하며 마셸도 작은 돌맹이를 흩뿌리듯 던졌다.


-머리는 썼다만 거기까지다! 벌레들아!


이번에야말로 끝내겠다는듯이 푸른 악마는 잔재들이 무너진 그 곳으로 발을 높게 쳐들었다. 당장에 도망치지 않으면 모조리 짓뭉개질 상황에서 하쉬가 마셸을 부축했고 모두 푸른 불길속으로 뛰쳐들어갔다.

그래. 잔재가 불을 밀어낸다면 잔재를 들고 있으면 적어도 타 죽지는 않으리라는 생각에서였다.


“······참을만하군.”


분명 뜨거웠지만 이 돌을 품고 있으면 불은 접근해오지 못했다.


“먼저 가겠소!”


하쉬는 마셸을 모던에게 맡기고 돌을 품속에 넣고 내달렸다. 하쉬가 달릴때마다 타오르는 화염은 길을 열었다. 마치 기적같은 그 장면속에서 하쉬는 있는 힘껏 도약했다.

1미터··· 2미터··· 4미터··· 결국에 하쉬는 악마의 가슴께까지 한번에 도약했고 세차게 검을 휘둘렀다. 다리가 안된다면 가슴을 노리면 어떨까하는 생각이었다.

하쉬는 이제까지 수 많은 언데드를 상대해왔다.

언데드들의 가장 큰 특징은 불사不死.

죽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허나, 완벽한 불사란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것은 생겨나 없어지기 마련이었다. 그건 이미 죽어버린 언데드들조차 다르지 않았다. 모두 죽음을 피하고 있을 뿐이었다.

어떤 특정 조건하에 놈들은 죽는다.

완벽한 불사란 결코 존재할 수 없다는걸 잘 알고있다.

그건 하쉬가 성기사로서 살아가며 믿고 있는 하나의 신념과도 같았다. 그렇기에 무시무시한 언데드들을 상대로 하쉬는 물러나지 않고 싸워 결국에는 최강의 성기사라는 칭송을 받고 있다.

허면 이 악마조차 완벽한 불사는 아닐 터.


“흐아아아압!”


있는 힘껏, 방금 비루가 창을 내찌른것보다도 과한 동작으로 하쉬는 최고의 일격을 푸른 악마에게 선사했다.

그러나.


-크하하하하하!


푸른 악마는 그저 웃어버렸다.

살짝 아연해져버렸다. 자만하지는 않지만 하쉬는 자신의 실력을 믿고 있었다. 그런데도 전력을 다한 일격이 놈에게는 웃음거리밖에 되지 않았다.


-벌레가 제법 날카로운 이빨을 가지고 있다만 그것뿐이다. 결국은 벌레!


선고하듯이.


-네놈의 파멸은 정해져있노라!


푸른 악마는 팔을 휘둘렀다. 정말로 벌레를 퇴치하듯, 파리를 잡는것처럼 휘두른 손에 하쉬는 저 멀리 날아가버렸다.

쾅! 하며 거대한 나무에 자신을 새길 정도로 강한 충격을 받았다.

그건 분명 순간적으로 몸을 움직여 충격을 분산하지 않았더라면, 혹은 하쉬가 아니었더라면 즉사했을 일격이었다.


“커흑!”


너무나도 가벼워보이는 그런 일격에 하쉬는 입으로 토혈해내며 미끄러지듯 나무의 기둥을 타고 떨어졌다.


“하쉬!”


뒤늦게 누군가가 자신의 이름을 외쳤지만 하쉬에게는 들리지 않았다. 그 충격으로 고막이 날아가버린건지 귀가 먹먹했다.


“······.”


비루가 자신을 업고 달리고 있었다. 눈은 또렷하게 그 장면을 보고있는데 귀는 들리지가 않았다.


‘고막이 나간게 처음은 아니지만.’


그래도 양쪽 고막이 다 나간건 아닌지라 어느정도 들리기는 했다. 하쉬는 눈쌀을 찌푸리고 비루가 자신에게 했던말을 그대로 돌려주었다.


“언제까지 업고있을 생각이오? 슬슬 내려주시오.”


“젠장!”


젠장 소리는 이상하게도 또렷히 들리는걸 보면 좀 웃겼다. 피식 웃으며 하쉬는 비루가 내려주자 한번 더 피를 토했다.


“큽···”


“어이. 진짜로···”


괜찮은거냐고. 라고 물으려했을테지만 비루는 자신이 하는 질문이 얼마나 쓸데없는건지 알아차리고 꾹 입을 다물었다. 푸른 악마는 요리조리 도망치는 일행이 짜증난다는 듯이 이를 갈았다.


-잡것들이!


조금만 더 시간을 끈다면 어쩌면 모던이 봉인의 위치같은걸 알아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저 악마를 다시 한번 무덤속으로 보낼 수 있을텐데.

저 부조리할만큼 강한 폭력의 악마를 봉인할 방법을 찾아낼 수 있도록 모던에게 시간을 주어야했다.

마셸은 그 짧은 시간에 자신의 몸을 다스린건지 혹은 참아내는건지 모르겠지만 훨씬 나은 움직임으로 재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벤자민은 푸른 악마를 공격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모던과 함께 도망치고 있었다.

아, 도망친다기보다는 뭘 찾고있었다.


“비루! 들으시오.”


이미 일대는 연기가 자욱해졌다. 무너진 탑의 잔재는 분명 푸른 불을 막아주고 밀어내 불타오르지 않게끔 도와줬다. 그들이 지나가는 길은 불길이 사라지고 있었다.

하지만.

불은 연기를 동반하는 법이다.


“이 돌은 연기는 막지 못하는 모양이오. 우리는 괜찮다고 하지만.”


강체를 익히면 모든 신체능력이 평범한 사람과는 격이 다를정도로 차이가 나게된다. 하쉬와 비루, 그리고 벤자민은 그 강체를 익힌 사람들 중에서도 특히 뛰어난 사람들이었다. 일대를 뒤덮고 있는 숨막히는 연기속에서도 한 모금의 산소만 머금고 있다면 십분은 족히 버틸 수 있다.


“문제는 모던이오. 당신은 이 길로가서 모던을 데리고 먼저 도망쳐주시오.”


승산은 분명 있을것이다.

완전한 불사란 없으니 죽일 수 있다고 하쉬는 그렇게 생각하지만 이곳에서는 불가능한것과 다르지 않았다. 연기가 없어지지 않는 한. 기적이라도 일어나지 않는 한.

그러니까 도망쳐야했다.

이 숲에 붙은 불이 이대로 번진다면 주변 일대의 모든 생명체들은 질식하거나 죽을것이 분명했다.

승산은 있을테지만 이런 환경에서는 불가능했다.


“모두 들으시오! 우린 이 숲을 빠져나가야하오!”


하쉬는 도주를 결정했다.


“내가, 내가 놈을 틀어막겠소! 먼저 도망치시오!”


-벌레야! 네놈은 날 막지 못한다!


푸른 악마는 가소롭다는 듯이 하쉬를 내려다보았다. 그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눈에 하쉬는 등골이 섬뜩해지는걸 느꼈다.

이제까지 상대해왔던 모든 적들보다도 압도적으로 강한 존재. 그야말로 격이 달랐다.


“어이! 그건 무리야! 당신 혼자서 저걸 어떻게 막는다는거냐고!”


개소리하지 말라며 비루는 하쉬의 어깨를 잡아 끌었다. 하지만 하쉬는 비루의 손을 쳐냈다.


“당신은 무기가 없고 벤자민 경은 다쳤소! 마셸 경은 아직 싸울만한 상태가 아니오!”


“그건 당신도 마찬가지야! 당신도 다쳤다고!”


하쉬의 상처 또한 심각할 터였다. 제아무리 대단한 하쉬라고 하나 보통 사람이었다면 몇번이라도 즉사하고 남을 만큼의 일격이었다. 그런데도 멀쩡할리가 없었다.


“···난 괜찮소.”


답이 살짝 늦었던건 귀가 먹먹해서만은 아니리라.


“후퇴해야하오. 우리끼리 다툴 시간은 없소.”


이 순간에도 연기는 짙어져간다. 탁 트인 공터인지라 연기가 당장 숨을 막히게 만들건 아니었지만 금방 이곳은 연기로 가득찰 것이다.

그 때에는 늦는다.

지금이 아니면 안된다.


“설령 놈을 쓰러뜨렸다고 해도 질식한다면 농담도 되지 않소. 당신이 모던을 데리고 먼저 탈출해주시오. 나는 바로 따라가겠소.”


으드득 하며 이빨을 긁는 소리가 들렸다. 하쉬는 웃어버렸다.


“하하, 걱정마시오. 나도 죽고싶지는 않소.”


하쉬의 미소를 본 비루는 인상을 팍 찌푸리고 몸을 돌려 모던을 향해 달렸다.








“여기다! 모두 잘 들어라!”


붉은숲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신전의 병력이 진을 치고 있었다. 뒤늦게 온 구조대였고 그 인원이 참으로 많았다.

신전의 전 병력이나 다름없는 일흔명에 달하는 성기사와 그 두배가 넘는 사제들. 그리고 신전의 성기사단장이 지휘하고 있었다.


“붉은 숲으로 들어간 그들은 어쩌면 구원을 요청하고 있을것이다. 신의 뜻대로 우리는 그들을 구하기 위해 지금부터 붉은 숲으로 진···?”


구조대의 사기를 드높이기 위해 한 차례 짧은 연설을 하려던 단장은 멍청하게 말을 끊었다. 그도 그럴것이.

우르르르르르!

셀 수 없을만큼 많은 몬스터들이 붉은 숲에서 무작정 뛰쳐나오고 있었다. 그것들은 구조대를 경계하지도 않은채 뭔가에 쫒기듯 도망치고 있었다.


“무, 무슨일이야!”


“단장님! 불입니다! 불이 붙었습니다!”


대원하나가 그렇게 소리쳤다. 구조대장, 아니 성기사단장은 당황하며 되물었다.


“뭐? 불이라니! 이 숲에서 불이 났다는 소린가? 그런 일은 몇백년간 단 한번도 없었을텐데!”


단장이 자연스레 숲의 위로 시선을 들어올리자 제법 먼 곳에서 연기가 스멀스멀 올라오는것이 확실히 보였다.


“이런! 도대체 무슨 일이!”


당황했지만 단장은 일단 후퇴명령을 내렸다.


“일단 후퇴한다! 몬스터들이 이렇게 빠져나오고 있다면 함부로 들어갈 수 없어! 모두 후퇴하고 재정비한다!”


“뒤로! 물러나라!”


크게 한번 더 소리친 쯤에야 일동이 뒤로 물러났다. 뛰고있음에도 훈련받은 그들은 그런 상황에서도 오와 열을 맞추어 행진하듯 물러났고 조금 물러나서 보자 몬스터들이 이리저리 도망치는게 보였다.


“큰일이다! 이래서는 안 돼! 주변 영지의 피해가 장난이 아닐걸세! 붉은 숲의 그 많은 몬스터들이 빠져나가면 도대체 무슨 혼란이 있을지!”


성기사단장은 재빠르게 명령을 변경했다.


“지금 이 시간부로 구조대는 구조를 포기하고 가능한 도주하는 몬스터를 막는다!”


붉은 숲은 대륙에 드문 ‘몬스터 집결지’였다.

집결지.

왕국의 대부분의 몬스터가 붉은 숲에 서식한다고 봐도 될 정도로 많은 몬스터가 있었다. 이백명 남짓한 인원으로는 그야말로 계란으로 바위치기였지만 이렇게라도 할 수밖에 없었다.

불이 꺼지지 않는 이상에는 몬스터들은 계속해서 숲을 빠져나가게 되리라.

허나,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톡.


“이건?”


정말로, 기적적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조회 / 선작 ? 추천 @ 댓글 언제나 감사합니다.


아! 댓글은 아직 없지만.. 있는척 해본겁니다.. 헤헤


헐 뭐야 

5랑 6이랑 같은건데 같게 올렸엇네 ㄷㄷ 

바보인가진짜;;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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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붉은 숲 8 18.02.01 339 4 12쪽
30 붉은 숲 7 18.01.31 355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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